정숙하고 편안한 하이브리드 세단 - 렉서스 ES30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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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하고 편안한 하이브리드 세단 - 렉서스 ES300h
  • 김재민
  • 승인 2014.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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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까지 가장 편안하고 정숙하게 갈 수 있는 차’, ‘운전자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차’, ‘잔 고장이 적은 차’, ‘유지 및 관리의 효율성이 좋은 차’ 등 렉서스 브랜드를 비유하는 문구들은 즐비하다. 이 문구들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1989년 렉서스 브랜드가 선보임과 동시에 세계시장에서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구가해 왔다. 적어도 2008년 미국발 불황과 리콜 사태에 이어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악재가 겹치기 전까지는 말이다. 렉서스의 총체적인 위기였다.



특히, ES350의 브레이크 결함 문제는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그로 인해 아키오 사장은 미 청문회에 불러가는 수치스러운 사건도 겪게 된다. 렉서스는 사고 발생 후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다. 이번에 만나본 시승차는 리콜 대상이었던 5세대 모델을 이어 새롭게 출신 된 6세대 ES 시리즈의 연속선상에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ES300h다.





외모


전체적으로 5세대의 아픈 기억들을 잊기에 충분한 새로운 모습을 갖췄다. 완전히 달라졌다. ‘The sporty of new Elegant’의 콘셉트를 적용했다고 렉서스 측은 이야기하고 있다. 좀 더 스포티한 이미지를 곳곳에 심으면서 공기역학의 효율성을 최대한 살린 우아한 디자인 실루엣을 가져가겠다는 의지이다.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전면 중앙의 그릴이다. 멀리서도 렉서스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디자인한 스핀들 그릴을 채용한 것이다.




LED 데이라이트를 머금은 헤드램프와 범퍼 양쪽 부분의 흡기구 위치의 안개등과 일체형으로 날렵하고 단단한 느낌을 준다. 측면은 간결하며 안정적이다. 헤드 램프에서 테일 램프까지 곧게 뻗은 벨트라인은 올곧은 성격을 보여준다. 뒷문 하단부 사이드 스커트 바로 위로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알리는 배지가 위치해 있다.




후면은 스포일러와 테일 램프, 크롬바 등이 비교적 잘 어우러져 있다.테일 램프는 차체 면보다 밖으로 조금 돌출시켰다. 공기흐름을 보다 효율적으로 돕는다고 한다. 6세대 ES는 하드트레이닝을 통해 군살은 태워버리고 멋진 식스 팩을 갖추었다. 그래서 6세대는 좀 더 진취적이고 공격적인 인상이다. 그러나 ES는 GS, RX, CT시리즈 보다는 조금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인상을 지녔다. 모든 시리즈의 전면에는 스핀들 그릴이 패밀리 룩으로 적용됐다. 타이어규격은 215/55R17이다. 전장X전폭X전고는 4,860×1,820×1,450mm이다.




실내


휠 베이스가 전 세대와 비교해 45mm 늘어난 2,820mm이다. 덕분에 무릎공간도 71mm이나 커졌다. 발을 놓는 공간도 104mm, 머리부분의 공간도 18mm나 커졌다. 전체적으로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특히, 앞 바퀴 굴림 방식인 ES는 뒷좌석의 바닥부분이 평면으로 구성되어 있어 공간활용도와 이용에 따른 편리성을 극대화했다. 건장한 성인 3명이 탑승해도 매우 여유롭고 넉넉하다. 인테리어는 기존의 평면적 구성과 좌우대칭의 일반적인 구성에서 완전히 탈바꿈 되었다. 미미한 페이스 리프트 수준의 출시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외형으로 등장한 덕분에 실내도 새롭게 구성된 것이다.




실내 분위기는 마치 SF영화속에 등장되는 우주선의 조종석과 같은 느낌이다. 입체적으로 구성된 T자형 대시보드는 어색하고 낯설어 보인다. 5세대의 차분하고 직관적인 구성이 더욱 매력적일 수도 있어 보인다.




투 톤 타입의 대시보드는 한 땀 한 땀 꿰맨 바느질 자국이 센터페시아를 포함한 하단부와 경계를 만들었다. 경계 위쪽으로 디스플레이영역, 중앙부에는 8인치 디스플레이 창을 안으로 머금고 각종 멀티미디어 정보를 표현해 준다. 계기판에는 속도계와 회전계, 주행정보 장치 등이 자리잡고 있다. 에코, 노멀 모드에서는 하이브리드 파워 게이지 미터로, 스포츠 모드에서는 RPM 회전계로 나뉘어 표시된다. 아래쪽으로는 조작부 영역인 메탈 재질의 센터페시아가 마련되어 있다.






냉난방, 멀티미디어 등의 버튼 등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들이 자리잡고 있다. 신형 새미 애널린 가죽시트는 푹신하고 편안하다. 운전석의 경우 12방향, 동반석은 10방향 전동파워 시트이다. 트렁크의 용량은 343이다, 가솔린 모델의 경우 430리터다. 배터리가 트렁크내부에 위치하고 있어 트렁크 용량은 상대적으로 좁은 편이다. 그러나 골프백 3개 정도는 무리 없이 실을 수 있다.




편의장비


‘2세대로 진화된 리모트 터치 컨트롤’을 통해 모든 기능들을 조정 및 조절할 수 있다. 마우스 조작에 익숙하다면 사용하기에 매우 편리한 구성이다. 통합 인포테이먼트 시스템은 첨단 TPEG기능을 포함한 3D 한글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DMB을 포함하고 있다. 나무 재질과 가죽을 혼용한 3스포크 스티어링 휠에는 열선기능이 내장되어 있다.




스티어링 휠의 각도는 24도에서 22도로 좀 더 반듯하게 세웠다. 운전자의 허리를 좀 더 반듯이 펼 수 있어 스포티한 주행 시 도움이 된다.오디오는 15개의 스피커, 12채널 서라운드 시스템로 구성된 마크레빈슨을 탑재했다. 클래식, 재즈,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감상하기에 뛰어난 해상도로 각 각의 음질을 잘 살려준다. 강렬한 햇빛을 피할 수 있는 리어 윈도우 및 뒷좌석 도어 윈도우에는 햇빛 가리개가 마련되어 있다.




눈에 띄는 안전장치


타이어 공기압 경고 장치인 AL-TPWS는 각각의 타이어에 해당되는 공기압을 색깔 별로 표시해 운전자가 쉽게 인식하고 점검할 수 있게 해준다. 동급 최대 개수인 에어백도 눈에 띈다. 10개의 SRS 에어백이 기본사양으로 장착되었다. 충돌 흡수 구조의 차체는 외부의 충격을 분산시킨다. 각 필러 내부, 루프내부는 충격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 재질과 구조로 만들어 졌다. 탑승자의 머리부분을 충격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파워트레인


ES350에는 3.5리퍼 V6가솔린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시승차인 ES300h의 경우에는 직렬 4기통 2.5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을 얹었다. 최고출력 158ps/5,700rpm, 최대토크는 21.6kgm/4,500 rpm 이다. 전기모터의 출력 143ps/4,500rpm까지 합하면 총출력은 203ps/5,700rpm이다. 배터리는 245볼트의 니켈 수소 (NiMH) 배터리 팩이 사용된다. 변속기는 무단변속기(CVT)가 탑재되었다.



사용 편의성 및 주행 능력


파워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계기판에 은은하게 묻어 나는 파란색 조명이 눈에 띈다. 달릴 준비가 되었다는 표시이다. 가장 먼저 운전자의 습성에 알맞게 시트의 높낮이/경사도/허리지지정도/스티어링 휠과의 거리 등을 조정한다. 스티어링 휠의 각도와 높낮이를 조정하고 사이드미러와 룸미러의 각도도 적합하게 맞춘다. 그리고 리모트 터치 컨트롤을 통해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주행에 나선다. 주행에 나서기 전까지의 일련의 세팅 작업은 매우 용이했다. 다양한 기능을 찾기 위한 불편함은 분명 경쟁차종들 보다 훨씬 적어 보인다. 주요 버튼들의 크기와 문자 크기도 시인성 측면에서 알맞은 편이다. 꼭 필요한 기능의 버튼 중심으로 구성된 센터페시아와 중앙 콘솔부의 리모트 터치 컨트롤은 ES를 구입해서 처음 주행하는 소비자들이 사용하기에도 무척이나 편리한 구성임이 분명하다.



움직여본다. 40Km까지의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구동된다. 소음이라곤 스티어링 휠의 작동 시 발생 되는 소리와 CD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뿐이다. 도심 구간에서의 편의성과 연비테스트를 위해 주행에 나섰다. 먼저 저속 중심인 도심주행의 특성상 EV모드로 변경해 주행해 보았다.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주행할 수 있다. 가솔린 엔진의 간섭은 없다. 배터리 용량이 다할 때까지 주행할 수 있다. 엔진의 힘을 빌리지 않기 때문에 소모되는 연료는 충전된 배터리의 양뿐이다. 그러나 그리 긴 시간을 주행할 수 없다. 배터리의 용량 때문이다. 20~30분내외면 소모된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가솔린 엔진이 간섭하기 시작한다. 지원병인 셈이다. 엔진을 돌려 방전되어가는 배터리를 충전시킨다.



동승한 기자 2명은 뒷좌석에 탑승했다. 180Cm, 186Cm의 거구임에도 공간은 매우 넉넉하고 편안하다. 시트에 앉았을 때의 편안한 느낌 정도도 매우 뛰어나다. 거실의 소파에 앉아 있는 느낌처럼 매우 편안하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정체구간에서는 정차되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주행 중이나 정차 시 느껴지는 불편함은 그리 크지 않았다. 신호가 2번이나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신호를 받지 못하고 계속 정지선에 서있어야 한다는 사실에만 짜증이 날 뿐. 뒷좌석의 기자는 잡담에만 열중이다. 도심주행연비는 15Km/L. 에코, 노멀 모드로만 주행했다. 승차감은 수입 브랜드 중 가장 우수한 편에 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부드럽고 편안하다.



좀 더 빠듯한 움직임을 느끼기 위해 고속도로로 향했다. 노멀 모드에서 스포츠모드로 주행타입을 변경했다. 스티어링 휠과 차체가 단단해진다. 가속페달을 깊이 밟아 갈 길을 재촉해 본다. 기대보다 경쾌하지는 않지만 발 빠르게 운전자의 의도대로 거친 숨을 내쉬며 움직여준다. 가속 시 엔진 의 배기음도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 ES350의 V6 가솔린 엔진에 비해 직렬 4기통 앳킨슨 사이클 엔진을 얹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티한 음색을 가지고 있다. 기분 나쁜 소리가 아니다. 좀 더 재미있는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된다. 직진 시 밸런스의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배터리가 트렁크내부에 위치하고 있어 차량의 이상적인 무게배분의 효과를 가져오는 듯 하다. 가속능력은 ES350보다는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굼뜬 반응은 절대 아니다. 일상에서 빈번이 사용 되는 영역대의 속도까지는 즉각적으로 반응해준다.



길고 짧은 다양한 와인딩 구간에서의 과감한 진입과 진출 공략 시, 뒤꽁무니가 바깥쪽으로 밀리는 언더 스티어 현상이 발생한다. 물론, 규정속도를 준수한다면 이러한 고민은 말끔히 사라진다. 브레이킹 능력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다소 밀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짧게 여러 번 나누어 제동해야만 한다. GS350에서도 브레이킹 시 밀리는 현상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어떠한 조건에서도 렉서스만의 장점인 정숙함과 안락한 승차감은 운전자를 만족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연비의 경우 100km/L 정속 주행 시 17.7Km/L, 속도감을 즐기며 스포티한 주행 시 12~13Km/L를 보였다. 내리막 구간이나 제동 시 구동에 따른 에너지는 배터리로 충전된다.




가격


ES300h 프리미엄 4,950만원, 슈프림 5,630만원, 익스큐티브 6,190만원(VAT포함)이다. 특이한사항은 판매가격이다. 대부분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솔린 모델보다 고가인 점을 감안한다면 ES300h의 판매가격은 파격적이다. 하이브리드 슈프림모델이 동급 가솔린 엔진 모델인 ES350 슈프림 모델 보다 100만원이 싸다. 판매량은 2013년 1월부터 10월까지 2,189대가 판매되었다. 매월 220대 정도가 팔린 셈이다. 2013년 10월까지의 렉서스 전체 누적 판매의 50%를 차지하는 수치이다.



시승을 마치며..




새로 출시된 6세대 모델은 5세대에 비해 차체 강성을 높이면서 중량은 줄였다. 서스펜션도 단단하게 다졌다. 기어비까지 촘촘히 줄여 즉각적인 반응도 유도해 냈다. 그리고 공기역학을 감안한 디자인 요소도 곳곳에 적용했다. 모두 재미있는 주행을 위한 배려이다. 그러나 렉서스의 모토인 안락함과 정숙성을 보장한 승차감으로부터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기에는 이러한 노력을 통한 결과치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아키오 사장의 절치부심이 반영된 모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외형을 제외한 주행성능에서는 기존의 느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감한 결단성이 아쉽다. 그러나 ES300h는 넓은 실내공간과 다양한 편의사양과 안전장치, 편안한 승차감, 가격 등은 동급 경쟁자보다는 훨씬 매력적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조건들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강남 쏘나타’란 애칭을 다시 얻기 위한 렉서스의 고군분투를 기대해보며 시승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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