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에 대한 편견을 깨다 - 렉서스 GS450h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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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에 대한 편견을 깨다 - 렉서스 GS450h 시승기
  • 김재민
  • 승인 2014.04.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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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는 2004년, 최초의 하이브리드 SUV인 RX400h 컨셉트를 내놓았다. 1997년부터 프리우스를 통해 착실히 쌓아 올린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만나게 된 GS450h 는 5년의 개발기간을 거쳐 탄생한 준대형 스포츠 세단으로 렉서스가 말하는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의 전형을 보여준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물론, 최신 디자인 트렌드인 스핀들 그릴이 처음 적용된 모델이기도 하다.





GS450h와 대면하다


GS450h 의 첫 인상은 렉서스의 최신 트레이드 마크인 스핀들 그릴로 인해 다이내믹하면서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라인이나 면의 흐름은 우아한 느낌을 잘 보여준다. 리어는 좌우 폭이 넓게 강조된 모습으로 역동성이 잘 묻어나 보인다. 하체 기류를 최적화시킨 배기 디퓨저까지 마련되어 있다. 거기에 안정감 있는 운전에 도움을 주는 에어로 핀이 적용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힌 차체와 강렬한 전면덕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실내에 앉아보니


실내 공간 자체는 후륜 구동 기반의 세단 중에서는 넓은 편에 속하지만 비슷한 레인지의 ES보다는 아무래도 체감되는 실내공간이 좁게 느껴진다. 특히 레그룸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각종 버튼들은 큼직한 사이즈 덕에 조작 면에서는 편의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트렌드에 맞지 않는 투박한 형태와 배열들이 세련된 외관과는 대비된다. 하지만 조립 품질은 흠 잡을 곳이 없다.



GS450h에는 아틀란맵 기반의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탑재되어 있다. 이전에 지적했던, 트렌드에 뒤쳐져 보이는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그대로여서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내비게이션 아래에 위치한 시계는 아날로그와 CD 삽입구, 주위를 아우르고 있는 메탈 소재와 어우러져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장점이라 꼽을 수 있는 두 가지 중 첫 번째는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이고 두 번째는 시트의 착좌감이다. 코너링에서 시트 홀딩 능력이 나쁘지 않다. 거기에 장시간 운전시에도 피로하지 않다.


오디오 시스템은 마크레빈슨 오디오가 아닌 렉서스 자체 제품이 장착되어 만족스러운 소리는 들려주지 못했다. 하지만 오디오필만큼 귀가 예민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무난한 수준으로 느껴질 수 있다.




시동을 걸고…


연비를 알아보기 위해 ECO 모드에서 ‘EV모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더니 트립 컴퓨터 상으로 시내에서 평균 15~17km/l 의 결과를 보여준다. 전기차 모드인 ‘EV모드’ 사용 시 40km/h까지 가속이 가능하지만 타력 주행을 요령껏 해주면 60km/h까지도 EV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EV 모드에서의 정숙성은 가히 렉서스답다. 구동의 주체가 엔진으로 변환되어도 정숙성은 명불허전이다. 고속으로 올라가면서 안정감 또한 뛰어나다. 장시간 운전을 해도 피로감이 덜하다. 승차감은 안락함 그 자체다.





스티어링 휠을 감아 돌리며…


GS450h의 감춰진 얼굴을 끄집어 내고 싶어진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전환시키고 남산 와인딩 코스에 들어섰다. 인적이 한산한 새벽 공기. 온도는 15도. 테스트를 위해 천천히 타이어 그립력 확보를 위한 예열 작업에 들어간다. 기자는 이때까지만 해도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에 따라 붙는 선입견 때문에 이 차는 과격한 주행에서 무리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스포츠플러스 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 들어가자, 무서운 기세로 튀어나가기 시작한다. 모터와 엔진이 결합하여 만들어 내는 도합 345마력의 최고 출력이 느껴진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ECVT변속기가 갖는 특성 때문에 체감되는 속도감은 그다지 높지 않다.


후륜구동이 주는 코너링의 감각은 역시 매력적이다. 응답성이 빠른 경쾌한 조향감과 부드럽기만 하던 하체의 변화로 다이내믹한 스티어링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GS450h는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출력과 구동 계통의 특성 상, 오버스티어가 가끔씩 발생하지만 1900kg에 이르는 중량 때문에 언더스티어가 발생되는 일이 없지 않아, 고속 코너링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서스펜션의 댐핑 스트로크는 짧은 편이라 로드홀딩 능력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타이어가 스포츠세단에 걸맞는 고성능 타이어가 아니어서 그랬는지 그런지 코스를 인-아웃 할 때마다 비명 소리가 귀를 자극했다. 전체적으로 본격적인 스포츠세단이라고 하기엔 살짝 모자란 정도의 감흥이다.




키를 반납하며


이번 시승은 지루하기만 할 것 같은 하이브리드에 대한 편견이 깨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고배기량 고출력 엔진이 혼자 하던 일을 전기모터에게 분배함으로써 남다른 감흥을 만들어낸 듯하다. 또한 그러한 분업화는 스포츠 세단에서 연비와 친환경성, 그리고 맹렬한 가속력이라는 서로 상충되는 부분들을 모두 잡았다고 할 만하다. 하이브리드 스포츠 세단, GS450h는 일상의 안락하고 경제적인 에코 드라이빙부터 즐거운 스포츠 드라이빙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세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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