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성숙해졌다. BMW X5 30d X-Drive 시승기
상태바
더 성숙해졌다. BMW X5 30d X-Drive 시승기
  • motoya
  • 승인 2014.04.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UV가 황금기를 이어가고 있었던 1999년, BMW는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SUV를 선보였다. 자사의 미들급 세단인 5시리즈를 기반으로 ‘X5’가 바로 그것이다. BMW는 SUV의 형상과 세단의 역동적인 주행질감 구현을 골자로 하는 ‘SAV(Sport Activity Vehicle)’라는 개념을 선보였다. 프레임 구조를 사용하지 않고 승용 세단과 같은 모노코크 구조를 전폭 채용함은 물론, 저속 트랜스퍼 케이스 등의 설치 또한 고려하지 않았다. 오프로드에 대한 부분들을 배제하는 대신 도심, 도로에서의 주행환경을 끌어 올렸다.



이렇게 태어난 X5는 등장하자마자 글로벌 판매량 70만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라이벌이었던 메르세데스-벤츠의 M클래스를 판매량으로 압도했다. 승용차에 근접한 승차감과 주행감을 이뤄낸 X5는 이후 프리미엄급 SUV 시장의 주류로 발돋움하게 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등장 이래 15년이 지난 지금도 X5는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모토야에서 이번에 시승한 X5는 3세대로 거듭난 신형 모델이다. 한층 새로워진 모습으로 리프레쉬를 마친 X5를 시승하며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외관


새로운 X5는 2세대 모델에 비해 덩치가 눈에 띄게 커졌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선과 면의 구성을 좀 더 직선적으로 변화되어 좀 더 날렵한 인상을 가지고 있다. 전장X전폭X전고는 4,886 X 1,938 X 1,762(mm)이고 휠베이스는 2,933mm다. 2세대에 비해 전장은 32mm가 늘어났고 전고는 3mm 낮아졌다. 키드니 그릴을 중심으로 칼로 그어낸 듯 예리하게 잡혀 있는 보닛의 라인들이 인상적이다. 커다란 덩치임에도 불구하고 속도감 있는 이미지를 자아낸다. 하지만 키드니 그릴과 맞닿아 있는 헤드램프나 범퍼 상단에 배치된 안개등의 위치 등은 호불호가 다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실내


새로운 X5의 인테리어는 기존 BMW 모델들이 가진 것들과 비슷한 레이아웃을 따르고 있다. 2세대에 비해 곡선적인 느낌을 더했다. 운전석 방향으로 완만하게 기울어진 패널들은 운전자 중심의 자동차를 지향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새로이 업데이트된 BMW i-Drive 시스템은 필기인식 기능 등이 더해져 조작 편의성이 나아진 듯 하다. 센터 페시아 상단의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시각적으로 높은 만족감을 제공한다.




BMW의 고유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는 계기류는 여전하다. 심플한 구성이지만 별다른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시승차인 30d X-Drive에는 BMW의 풀-컬러 HUD가 준비되어 있다. 기본적인 주행 정보를 확인하는 데에는 큰 불편함은 없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높이 및 각도 조정 기능이 제외되어 있다는 점이 아쉽다. 스티어링 휠은 림의 굵기가 적당하고 무난한 그립감을 가지고 있다. 크루즈 컨트롤 버튼이나 볼륨조절 버튼의 감촉 또한 나쁘지 않다.





실내 공간은 대형 SUV인 만큼,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앞좌석에 적용되는 시트는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무르지도 않은 착좌감을 가지고 있다. 요추받침이 제외된 점을 제외하면 무난한 느낌이다. 8방향 전동 조절 기능 및 3단계 열선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뒷좌석의 공간 역시 충분하다. 신장 180cm이상의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공간이 모자라지 않다. 등받이의 각도도 무난하고 착석감 또한 부드러운 편이어서 세단형 승용차가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뒷좌석 또한 앞좌석과 같은 열선 기능을 가지고 있다. 시승차인 30d X-Drive 5인승 모델 기준으로 트렁크 용량은 기본 650리터를 확보했다. 4:2:4 비율로 접히는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총 1,870리터의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


시승차인 X5 30d X-Drive 모델에는 3.0리터의 직렬 6기통 터보디젤 엔진을 탑재되어 있다. 최고출력 258마력/4000rpm, 최대토크 57.1kg.m/1500~3000rpm로 2세대에 비해 13마력의 출력 상승과 2.0kg.m의 토크 상승치를 보인다. 변속기는 2010년부터 선보인 자동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를 채택했다. 공인 연비는 도심 11.1km/l, 고속도로 14.3km/l, 복합 12.3km/l로, 배기량에 비해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시승하며...


디젤 엔진을 탑재한 SUV로서 정숙성은 무난한 편으로 보인다. 디젤 특유의 걸걸거리는 소음이 또렷하게 들려오기는 하지만 직렬 6기통 모델인 만큼, 4기통 모델 대비 진동은 적은 편이다. 직렬 6기통 레이아웃 특유의 깔끔한 회전 질감 덕분이다. 이 정도면 디젤에 대한 선입견을 가진 운전자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만하다.




초반 가속감은 동급 디젤엔진들에 대비하여 감각적인 면에서 훌륭하다. 풍부한 토크는 물론 반응이 비교적 빠른 편이라 시원스런 맛이 있다.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는 엔진과의 궁합이 맞는 듯 울컥거림 없이 자연스러운 변속을 보여준다. 기어비(Gear Ratio)가 조금 느슨한 것이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지만 일상 영역에서의 사용 또한 감안하면 적당한 세팅이 아닐까 싶다.



X5 30d X-Drive는 에코 프로(Eco Pro), 컴포트(Comfort), 스포트(Sport)로 선택할 수 있다. 모드 별로 명백한 성격 변화가 체감된다. ‘에코 프로’는 연비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모드다. 회전 수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고 변속 로직도 경제 운행을 위한 로직으로 변환되며 스로틀 반응 또한 둔감해진다. 물론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 또한 적극적으로 작동시킨다. ‘컴포트’는 일반적인 운행환경에서 사용되는 모드다. ‘스포트’는 운전의 즐거움을 위한 모드다. 엔진의 회전 수 저하를 억제하고 고회전 영역에서 변속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한다.



X5 30d X-Drive의 주행 감각은 BMW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승용 모델들과 비교해도 크게 모자라지 않는다. 지상고가 높은 SUV임에도 불구하고 BMW 특유의 로드 홀딩 능력이 살아 있다. 급격한 코너에서도 2톤이 넘는 차체는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히 노면에 전달 시켜준다. 힘 좋은 엔진을 비롯하여 대체로 균형이 잘 잡혀 있다. 확실히 BMW가 주장하고 있는 SAV 개념에 부합한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물리 법칙을 완전히 거스를 수는 없는가 보다. 코너링 이후 차가 자세를 추스를 때 거동이 흐트러지는 것이 느껴진다. 이는 일상적인 운행 환경을 위해 지난 세대보다 다소 부드러워진 서스펜션에서 기인한 듯하다. 댐핑 압력이 기존의 BMW 모델들에 비해 무른 편이다. 이전의 탄탄했던 감각이 못내 아쉬운 대목이다. 시장의 요구에 의해 SAV에서 SUV적인 면모가 가미된 결과라 볼 수 있겠다.



연비는 3.0리터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SUV로서 무난한 수준을 보인다. 온보드 컴퓨터 상으로 나타난 평균 연비는 도심 8km/l대, 고속도로 12km/l대로 나타났다. 교통상황이 원활할 때는 도심 9km/l대, 고속도로 13km/l대까지 오르기도 한다.




마치며...


등장 당시부터 SAV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출발했던 X5. 3세대에 접어들며 한층 성숙해진 스타일과 성능으로 돌아 왔다. 탄탄하고 세련된 주행질감을 다소 양보하는 대신 안락함을 더 끌어 올렸다. SAV의 그 탄탄했던 감각이 조금 무뎌진 것은 아쉽지만 이를 통해 X5는 더 많은 소비자를 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3세대로 돌아온 BMW X5는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X5 중고차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