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적인 다운사이징 - SM5 TCE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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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적인 다운사이징 - SM5 TCE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4.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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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는 2013년 서울 모터쇼에서 특별한 SM5를 내놓았다. 이 SM5에게는 TCE라는 이름이 붙었다. TCE는 Turbo Charged Efficiency의 머릿 글자에서 따왔다. SM5 TCE는 1,618cc 직분사 터보 엔진과 6단 더블클러치 변속기를 채용한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으로 주목 받았다.



배기량은 낮아졌지만 출력과 토크는 모두 증대되었다. 기존 SM5의 2.0리터 엔진과 비교하면 최고출력이 49마력, 최대토크는 4.7kg.m가 상승되었다. 터보차저를 사용하면서 토크밴드까지 넓어진 것은 덤이다. 일단 제원 상으론 문제없다. 하지만 르노삼성의 이 다운사이징 중형 세단은 과연 그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 SM5 TCE를 시승하며 그 내실과 매력을 알아본다.





익스테리어


2010년에 시장에 등장했던 기존의 모델은 데뷔하자마자 인터넷의 자동차 커뮤니티 등지에서 ´죠스바´라는 멸칭을 얻었다. 극단적으로 긴 전륜 오버행, 헤드램프 및 라디에이터 그릴이 하나로 이어지는 형태의 전면부 디자인 때문이었다. 이 부분은 SM5의 디자인에서 호불호가 가장 크게 나뉘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2012년의 페이스 리프트가 꽤나 반가웠다. 기존의 인상을 지워내기 위해 애를 쓴 흔적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훨씬 감각적이면서도 스포티한 모습의 전면부는 SM5의 인상을 크게 바꿔 놓았다.






변화의 중심은 얼굴이다. 측면과 후면은 기존 모델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 TCE 모델의 경우는 몇가지의 디테일이 추가되었다. TCE와 XE뱃지, 그리고 후면부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트윈 머플러가 그것이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잘 다듬어져 있는 측면과 후면이 유지된 것은 반길 만한 일이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다소 밋밋하다는 견해도 있다.








인테리어


실내는 TCE 모델을 위한 전용 화이트/블랙 하이글로스 마감이 눈에 띈다. 연식이 변경된 최근의 모델은 화이트로 도장된 부분이 제거되고 현행 모델들의 우드그레인 패널로 대체되었다.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은 무난한 편이고, 손이 큰 사람에게도 잘 맞는다. 특이하게도, 스포크 양쪽에는 크루즈 컨트롤을 위한 버튼들만 배치되어 있다. 오디오/핸즈프리 리모컨은 뒤편에 별도의 모듈을 구성하여 배치되어 있다.





앞좌석은 XE가 프린팅된 전용 가죽 재질로 마감되어 있다. 운전석은 8방향 전동 조절 및 2단계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조수석은 펌핑식 높이 조절 기능, 레버식 각도 조절 기능, 그리고 2단계 열선 기능 으로 구성된다. SM5를 시승하며 가장 불만스런 부분이 있다고 한다면 바로 앞좌석의 시트 포지션이다. 착좌부의 위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느낌이 든다. 좌석의 위치를 최대한 아래로 낮췄지만 대시보드의 높이가 가슴팍에도 못 미치는 느낌이 든다. 조수석의 경우는 좌석위치의 상하조절이 불가능하여 더욱 불편한 느낌이 든다.





그에 비해 뒷좌석은 만족스럽다. 넓은 공간과 함께 적당한 등받이 각도를 확보한 덕분이다. 뒷좌석을 위한 상단의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또한 만족감을 높여주는 부분이다. 뒷좌석은 따로 접을 수는 없으나, 스키쓰루 기능을 가지고 있다. 트렁크는 무난한 용량을 보여준다. 트렁크룸 하단에는 템포러리 스페어 타이어와 공구함이 위치한다.




파워트레인


SM5 TCE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있다면 뭐니뭐니해도 파워트레인이다. SM5 TCE에 장착된MR190DDT GDi Turbo엔진은 1,618cc의 4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터보차저로 구성된 엔진이다. 이 엔진은 르노의 핫해치백, 클리오 RS와 닛산의 스포티 CUV인 쥬크가 함께 사용하고 있는 엔진이다. 190마력/6,000rpm의 최고출력과 24.5kg.m/2,000rpm의 최대토크를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짝을 이루는 변속기는 게트락의 파워시프트 6단 더블클러치 변속기다. 다운사이징을 표방하지만 성능 또한 놓치지 않는 구성이다.





시승하며


정숙성 면에서는 나무랄 곳이 없다. 도심을 따라 유유히 운행하기 시작하면 SM5는 여느 중형 세단만큼이나 조용하고 안락한 느낌을 전달해 준다.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소음도 잘 차단되어 있고 내부의 소음 또한 착실하게 억제되어 있다. 회전 수를 올려도 신경이 곤두설 정도로 시끄러워지지 않는다. 서스펜션의 세팅 역시 현행 SM5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없기에 부드럽게 요철을 걸러준다. 충분한 출력과 토크를 가진 파워트레인 덕에 출력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적은 편이다.



더블클러치 변속기는 유체 클러치를 사용하는 자동변속기보다 상대적으로 변속 감각이 거칠기 마련이다. 하지만 SM5 TCE의 더블클러치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와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부드러운 편이다. 일상적인 운행에서 운전자를 쓸데 없이 자극하는 일이 적다.



SM5 TCE의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 엔진을 다그치기 시작한다. 엔진은 다부진 반응을 보이며 힘차게 가속을 시작한다. 더블클러치 변속기는 엔진의 페이스에 맞추어 변속을 시작한다. 엔진과 변속기는 적절하게 궁합을 이루며 9초 내로 0-100km/h 가속을 해치운다. 1단에서 45km/h, 2단에서 80km/h 이후를 지나며 3단에 들어가면서 100km/h를 살짝 넘어선다. 변속 레버를 D레인지 옆의 S레인지로 두고 가속을 하면 레드존 직전인 6200rpm에서 변속이 이루어진다. 직선 주로에서의 고속 안정성은 무난한 수준이다. 고속 영역으로 이행함에 있어서 딱히 큰 불안감을 일으키지 않는다.



다소 간의 여유는 있지만 체결되는 느낌이 좋은 변속기, 그리고 다부진 엔진은 덩치 큰 중형 세단을 힘 있게 밀어 붙여준다. 다른 국산 중형 세단에서 맛보기 힘든 가속감이다. 하지만 변속기의 부드러운 설정은 다소 아쉽게 다가온다. 체감되는 퍼포먼스가 반감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는 부드러운 감각을 선호하는 한국 시장의 기호에 맞춘 듯한 부분이다.



직선 주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SM5 TCE. 하지만 곡선 주로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안락한 승차감에 중점을 둔 하체는 코너 구간에서 일말의 아쉬움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에서 SM5 TCE는 어디까지나 ´가족을 위한 세단´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한 가지 만족스런 점은 제동 성능이다. 밀리는 느낌 없이 안정적으로 차를 세워준다. 고속에서의 풀 브레이킹도 문제 없이 소화해낸다. 확실히 브레이크 부문에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 진 것이 느껴진다. 르노삼성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SM5 TCE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SM7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월등히 상승한 가속력을 제어하기 위한 제동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SM5 TCE의 MR190DDT GDi Turbo엔진은 분명 성능 면에서 기존의 2.0리터 중형 세단보다 우수한 성능을 확보했다. 하지만 다운사이징의 주요 목적은 성능향상보다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연소효율을 높이는 것에 있다. SM5 TCE의 공인연비는 도심 11.3km/l, 고속도로 15.7km/l, 복합 13km/l다. 시승을 하며 트립 컴퓨터로 기록한 평균 연비는 도심 10.4km/l, 고속도로 14.8km/l 정도로 나타났다. 출/퇴근 시간대의 혼잡한 상황에서는 8~9km/l대를 오락가락했다.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운행했을 때에는 도심 8km/l대, 고속도로 12km/l대를 기록했다.





마치며


SM5 TCE는 다운사이징을 통해 기존 2.0리터 모델에 비해 한층 견실한 차로 거듭났다. 한국의 2.0리터급 중형 세단 시장에서 필히 갖춰야 할 요소들을 남김 없이 갖추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다른 모델들에 대한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춘 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추구한 파워트레인이다. 배기량은 줄이고 성능과 효율은 높아진 모범적인 파워트레인은 SM5 TCE의 매력을 배가시켜준다. 가격은 VAT 포함, 기본형 TCE 모델이 2,710만원이다. 현재 르노삼성에서 스페셜 패키지 모델로 출시하고 있는 TCE 스프링 스페셜 컬렉션 모델은 2,80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다운사이징을 통해 한층 견실해진 SM5 TCE. 기존의 2.0리터급 중형 세단에서 맛볼 수 없는 활력과 경제성을 갖춘 SM5 TCE는 사랑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SM5 중고차 보기


글. 사진 박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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