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만족스러운 수입 SUV. 혼다 파일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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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만족스러운 수입 SUV. 혼다 파일럿
  • 김재민
  • 승인 2014.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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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로만 치면 가장 만족스러운 수입 SUV이다.


결론부터 말하고 시승기를 시작한다. ‘가성비’로만 치면 가장 만족스러운 수입 SUV이다. 그 동안 많은 수입 SUV를 시승하며 느껴왔던 불만족스러웠던 부분들을 대부분 불식시켜주기에 충분했다. 성능과 활용도, 가격 등의 다양한 방면에서 경쟁 모델들보다 우수한 장점을 보유한 차임은 분명하다.



2002년, 2003년 모델로 북미시장에 처음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2002년, 2008년, 2009년을 제외하고 매년 10만대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3년에는 126천대를 팔아 치웠다.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충돌안전성능 테스트에서도 최고안전등급을 획득했을 정도로 안전성도 높은 편이다. 한번의 세대교체와 부분 변경을 거쳐 현재 2세대에 이르고 있다. 럭셔리 SUV인 아큐라 MDX의 프레임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고 있다. 미국의 알리바마주에 위치한 링컨사에서 생산되고 있는 전형적인 미국형 대형 SUV이다.


파일럿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장점과 단점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 보자.


3~4년전부터 시작된 캠핑에 대한 열기는 최근까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인 캠핑에서 차량을 이용한 오토캠핑, 캠핑에 필요한 도구들이 설치된 시설을 사용하는 글램핑, 캠핑카나 카라반을 이용하는 캠핑 등의 다양한 캠핑문화가 자리잡아 나가고 있다. 이러한 캠핑의 열풍은 자동차 시장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일상과 아웃도어, 두 가지 활동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차량을 소비자들이 선호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UV나 RV 모델들의 판매량이 증가됐다. 생산 중단 위기의 모하비도 기사회생되기도 했다. 파일럿은 이러한 개념을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되었다. 인텔리전트 패밀리 어드벤쳐(Intelligent Family Adventure)라는 기치를 내세웠다. 일상과 업무에 적합한 승차 및 적재공간을 확보하고 가족단위의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할 수 있는 차임을 의미한다.



주인에게 충직하고 성실한 상머슴을 떠올리게 하는 모양이다.


외관은 듬직하고 순수해 보인다. 주인에게 충직하고 성실한 상머슴을 떠올리게 하는 모양이다. 겉면에 많은 라인들을 과도하게 돌출시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그런 느낌은 받지 않는다. 굵은 3개의 수평 막대기 가운데 혼다 로고를 머금은 크롬재질의 그릴은 커다란 헤드램프와 일체형으로 어우러져 있다. 전면은 유선형의 라인을 사용하지 않았다. 거의 직선의 느낌으로 이미지를 심었다.



헤드 램프와 테일 램프가 측면까지 넘어 서지 않고 전면이나 후면의 면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측면을 고스란히 지켜내고 있다. 때로는 지루하고 따분하게 느껴지지만 견고하고 듬직한 느낌을 만들어 낸다. 헤드램프부터 3열 시트부에 위치한 창까지의 벨트라인은 직선으로 깔끔하고 간결하다. 항공기의 창과 유사한 D필러 창은 튼튼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방향표시가 가능한 사이드 미러는 차체와 잘 어울리는 크기이다. 18인치 알루미늄 휠에 235/60R의 타이어를 사용해 2톤이 넘는 차체를 든든히 받치고 있다.




후면은 혼다 로고가 깊이 새겨진 두꺼운 크롬재질의 수평 막대기가 눈에 띈다. 다소 억지스러운 분위기다. 차라리 혼다 로고만 위치시켰으면 더욱 미려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상부의 제동등과 테일 램프는 후면의 테두리에 심었다. 전체적으로 간결하고 단정한 느낌을 전달한다. 범퍼 중앙부에는 탈착이 가능한 패널로 견인장치를 숨겨두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파일럿은 다양한 아웃도어 생활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위해 견인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판단된다.  




X5나 ML350처럼 날렵하고 세련된 이미지는 아니다. 하지만 듬직하고 충직한 이미지로 기분 좋은 느낌을 받는다. 언제나 호불호가 가장 큰 부분인 디자인은 각 자의 해석에 맡길 수 밖에 없지만 파일럿의 경우는 한 가족의 가장이나 전원생활을 영위하는 이들에게는 적합한 디자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실내는 RV차량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넓고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실내는 RV차량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넓고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특히 머리공간 부분을 여유롭게 확보해 체감상으로는 더욱 넓고 쾌적하게 느껴진다. 시트는 2:3:3 형태의 8인승으로 구성되었다. 7인승이던 작년 모델과는 달리 3열 시트를 재구성함으로써 8인승으로의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3열의 경우는 모든 SUV가 그렇듯이 편안한 탑승과 이동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인이 아닌 어린이 전용으로 사용하면 무방하다. 그러나 타 SUV보다는 훨씬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2열과 3열은 6:4 분할시트로 구성되어 있다. 2열과 3열의 등받이에 위치한 레버를 당기면 시트를 원 터치 방식으로 접을 수 있다. 슬라이딩 방식으로 움직일 수 도 있다. 접을 모두 접으면 성인 2~3명이 활용하기에 충분한 공간을 만들어 낸다. 부피가 큰 캠핑용품이나 많은 짐을 적재하기에도 넉넉한 공간이다. 캠핑 시, 취침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후면 창은 개폐가 가능한 구조인 리프트 업 글래스로 구성되어 있다. 각 각의 시트 주변에는 컵 홀더 및 수납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크고 사용하기 편리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계기판, 센터페시아, 글로브박스로 명확히 구분되는 구성을 가진 대시보드가 눈에 띈다. 센터페시아는 상하로 디스플레이 영역과 조작 영역으로 나뉜다. 디스플레이 영역은 대시보드 안 쪽으로 살짝 들어가 있다. 네비게이션, 오디오, 상세주행정보 등을 표시한다. 네비게이션을 조작하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 영역의 앞쪽으로 돌출된 버튼을 사용해야 한다. 조작 영역은 다소 산만 편이다. 버튼과 문자의 크기가 작아 한 참을 살펴봐야 인지되는 단점이 있다. 좀 더 크기를 키웠으면 좋을 듯 하다. 계기판은 속도계, 회전계, 연료계로 나뉘어 있다. 중앙 하단에 사각형의 트립컴퓨터가 위치하고 있다. 스티어링 휠의 크기와 림의 두께는 적당한 편이다. 사용하기에도 편리하다.




송풍구는 그리 흔하지 않는 모양새이다. 탑승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하기 쉽지 않다.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시트는 푹신하지도 그렇다고 단단하지도 않는 구성. 적당한 안락감으로 운전자의 몸을 적절히 지탱해 준다. 센터콘솔의 수납공간은 매우 넓다. 크기가 큰 DSLR 카메라도 감쪽같이 숨겨버릴 정도로 공간이 넉넉하다. 시가 잭과 재떨이가 마련되어 있는 것은 다소 생소했다. 대부분의 차량에서 사라진 과거의 흔적을 발견한 기분. 조작부 하단부에는 4각형 형태의 공간, 글로브박스 바로 위쪽으로는 3개로 나뉜 작은 선반이 마련되어 있다. 바닥 재질이 고무로 되어 있어 휴대폰이나 동전 등을 올려 놓더라도 미끄러 지지 않아 편리하다.




CD 플레이어, USB, 아이 팟, CD 라이브러리 등을 통해 재생되는 오디오 시스템의 고른 해상도는 다양한 음악을 감상하기에 적당한 수준이다.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차체 강성을 높였고 6개의 에어백, 힐 스타트 어시스트(Hill Start Asist), 타이어 공기압 경고 장치 등의 안전 사양에도 신경을 썼다.   


다단 구성의 변속기였으면 더욱 좋았을 파워트레인 


3.5리터 V6 SOHC i-VTEC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257마력/5700RPM, 최대토크는 35.4Kg.m/4800RPM이다. 변속기는 5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이러한 파워트레인에는 혼다가 자랑하는 4륜 구동 시스템인 VTM-4(Variable Torque Management)가 적용되어 더욱 안전한 주행을 돕고 있다. 구동력을 수동으로 직접 분배해 불안정한 조건의 노면을 탈출할 수 있다. 운전자가 효율적으로 차체를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이다. 전장X전고X전폭은 4875mmX1840mmX1995mm. 공차중량은 2080Kg이다.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으로 파일럿을 알아본다.


주행을 위해 시트에 몸을 실었다. 시트의 포지션을 주행에 적합하게 조절했다. 전후상하, 허리지지 그리고 사이드 미러와 룸 미러의 각도를 운전자의 시각과 적절히 맞추었다. 도심주행을 위해 천천히 거동했다. 2톤이 넘는 체구임에도 소리 없이 자연스럽게 움직여 준다. 도심 주행의 특성상 가다 서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주행감성보다는 연비와 막히는 교통상황에서의 거동 편의성에 대한 평가에 중점을 두었다. 좌우로 차선 변경 시 큰 불편이 없었다. 높은 지상고 덕분에 넓고 먼 전방 시야를 확보 할 수 있어 많은 차량들의 움직임을 적절히 판단하고 미리미리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트의 착좌감은 적당히 단단하고 편안했다. 같이 동승한 기자들도 만족하는 표정이다. 2열시트에서의 공간도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2열에 탑승한 신장 186Cm 의 기자도 불편함이 적다고 이야기 한다. 연비는 실제 주행을 통해 약 4.8~5.3Km/l의 결과치를 얻을 수 있었다. 가다 서다와 신호대기를 감안한 수치이다.



방향을 틀어 고속도로로 향했다. 가장 먼저 체감되는 특성은 요트처럼 출렁이지 않는 승차감이다. 적당히 단단한 서스펜션은 저속부터 고속영역대까지 무리 없이 차체를 견고하고 안정적으로 잡아주었다. 패스파인더, 그랜드 체로키에서 느꼈던 지나치게 안락한 승차감과는 분명 차이가 있어 보인다. 가속 능력은 디젤엔진을 탑재한 차량들과 차이를 보였다. 초반에 힘들 다 쓰고 후반에 더딘 반응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고속 영역에서도 꾸준하게 반응해 주는 것이 일품이었다. 단 초반 영역에서의 기어비 영역대가 다소 넓어 일정 속도까지는 반응이 더딘 것이 흠. 5단 자동변속기의 한계로 보인다. 코너 구간에서의 진입 및 탈출 능력도 반듯하다. 큰 불안감 없이 진입하고 빠르게 탈출할 수 있다. 제동능력도 우수한 편이다. 단, 아쉬운 점은 고속 주행 시 조금은 가벼워 지는 스티어링 휠의 반응이었다. 연비는 10~12Km/l를 보였다. 100Km/h 정속 주행시의 연비이다.



카라반을 연결하고 캠핑에 투입된 파일럿


이번 시승기에서는 파일럿에 카라반을 연결해서 주행 및 캠핑까지 체험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파일럿에는 허용한계 2톤까지의 차량을 견인할 수 있는 커플러가 설치되어 있다. 후면의 범퍼 중앙부에 위치한 커플러에 아드리아 아도라 512UP를 연결시켰다.




카라반의 공차중량은 1181Kg이다. 파일럿의 견인 능력과 오프로드 주행 성능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연결 후 움직임에는 어떤 거리낌 없이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카라반을 이동시켰다. 단지 카라반을 포함한 거의 10M가 넘는 전장 때문에 좌회전, 우회전 또는 유턴 구간에서는 고생이 많았다. 그러나 조금씩 익숙해지자 생각보다 운행이 어렵지는 않았다.



오르막에서도 파일럿의 파워트레인은 제 힘을 발휘해 주었다. 일반도로와 오프로드의 다양한 조건에서도 주행에 따른 견인력은 충분했다. 만족스러운 성능을 발휘해 준다. 캠핑 사이트에 도착해 카라반을 정박시키고 타프를 치고 파일럿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멋지게 연출해 보았다. 여기 저기서 카라반과 파일럿에 대한 문의를 한다. 같이 동행한 또 다른 카라반의 캠퍼와 함께 멋진 밤을 보냈다.



소유하고 싶은 차량 파일럿


파일럿은 다방면으로 출중한 성능으로 시승기간 동안 만족스러운 결과치를 보여 주었다. 물론 발빠른 움직임으로 또는 만족스러운 연비 등으로의 조건이 아니었다. 도심, 고속도로, 오프로드 등의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전반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성실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었다. 여유를 가지고 아웃도어 생활을 즐기거나, 업무용으로 좀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거나, 생활에서의 다양한 수행능력이 필요하다면 파일럿을 권유하고 싶다. 충분한 자격을 가지고 있는 탈 것임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가격면에서 더욱 매력적이기만 하다. VAT를 포함한 가격이 49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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