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을 입은 스포츠 세단의 정석, BMW 320d M Performance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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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을 입은 스포츠 세단의 정석, BMW 320d M Performance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4.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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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3시리즈에게는 항상 ´스포츠 세단의 표준´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1975년에 탄생한 초대(E21) 모델부터 현재의 6세대(F30) 모델까지 BMW 3시리즈는 항상 스포츠 세단 시장의 표준으로, 그리고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으며 이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BMW 외의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새로운 스포츠 세단을 내놓을 때 마다 3시리즈는 항상 비교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BMW 3시리즈가 시장을 선도하는 데에는 어떤 비결이 내재되어 있을까? BMW 3시리즈를 직접 경험해 보며, 그 실력과 가치를 알아본다. 시승차는 3시리즈 중에서도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320d. 하지만 일반적인 320d가 아닌, M 퍼포먼스 패키지가 적용된 특별한 모델이다.





시승차는 일반적인 3시리즈의 모습과 다르다. 훨씬 도전적이고 공격적이다. 앞뒤 범퍼, 사이드 스커트, 탄소 섬유 리어 스포일러, 대형 알로이 휠 등에서 일반적인 3시리즈와는 차원이 다른 위압감과 긴장감을 준다. M 퍼포먼스 패키지가 적용된 외관은 지난 부산 모터쇼에서 공개됐던 M3와 비교해도 손색 없을 분위기다. 좌측의 키드니 그릴부터 시작해서 트렁크리드까지 이어지는 검정색 스트라이프도 이러한 도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일조한다. 직경만 20인치에 달하는 M 퍼포먼스 알로이 휠은 앞 225/35 R20, 뒤 255/30 R20 규격의 피렐리 P제로 타이어를 신었다.





시승차의 실내 구성은 320d 기본형 모델과 대부분이 같은 구성이다. 운전자를 향하고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은 초대 3시리즈 이후부터 줄곧 유지되고 있는 3시리즈의 아이덴티티와도 같다. 기본형 320d의 인테리어 구성과 다른 점을 굳이 꼽자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M 퍼포먼스 패키지에 포함된 전용 스티어링 휠이다. 림이 스웨이드로 마감되어 있고, D컷 스타일로 마무리되어있다. 나머지 하나는 전용 알루미늄 페달 킷이다. 미끄럼 방지 처리를 통해 더 향상된 조작감을 보여준다.



좌석은 기본형 320d와 같다. 운전석은 8방향 전동 조절 기능을, 조수석은 4방향 전동 조절 기능을 갖추고 있다. 양쪽 모두 3단계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좌석 자체는 형태로 보나, 착좌감으로 보나, 일상적인 운행을 위한 좌석이다. 착좌감은 부드러운 편이고, 격렬한 주행에서 몸을 잘 잡아주는 능력은 부족하다. 좌석에서 아쉬움이 드는 점이 한 가지 더 있다면 요추받침이 제외되어 있는 점이다.




뒷좌석 공간은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신장 175cm에, 평균 체형인 남성이 승차하게 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불편함을 호소한다. 물론 6세대 3시리즈는 지난 세대 모델들에 비해 괄목할 만한 공간 증가가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일반적인 성인 남성이 안락함을 느낄 수 있을 만한 공간은 아니다. 트렁크 용량은 480리터로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320d에 쓰이는 엔진은 2.0리터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이다. 최고출력 184마력/4000rpm, 최대토크 38.8kg.m/1750~2750rpm으로, 120d, 220d, 420d, 520d 등, 많은 BMW 모델들에 두루 쓰이는 엔진이다. 변속기는 자동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다. 시승차는 M 퍼포먼스의 파워 킷이 장착되어 있어,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는 42.9kg.m에 달한다. 엔진의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만큼, 냉각계통에 보강이 가해졌다.



BMW 320d는 동급의 다른 디젤 엔진 세단에 비해 정숙함이 부족한 느낌을 받는다. 디젤 엔진 특유의 걸걸거리는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내장재에서 나는 잡소리도 다소 발견된다. M 퍼포먼스 패키지를 통해 장착된 스포츠 타이어 때문에 노면 소음도 크게 들어오는 편이다. 노면의 굴곡을 일일이 훑기 때문에 승차감 또한 안락함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 편평비가 앞 35, 뒤 30으로 낮은 편이기 때문에 일상에서는 다소간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일상에서는 그다지 좋은 느낌을 주지 못한 320d M 퍼포먼스. 하지만 일상을 벗어나면 그 도전적인 얼굴에 합당한 성능으로 만족감을 준다. 일단 기본 모델에 비해 눈에 띄게 향상된 가속력이 돋보인다. 0-100km/h 가속 시간은 7초 초중반 대를 기록한다. 데이터 상으로는 눈에 띌 정도의 향상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감각적인 면에서는 한층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다. 100km/h는 3단에서 나오고, 100km/h로 정속 운행 중일 때 회전 수는 1,800rpm을 가리킨다.



파워 킷으로 향상된 성능은 고속 영역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기존의 320d 모델은 140km/h 이상의 고속 영역에서 뒷심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M 퍼포먼스 패키지의 파워 킷으로 무장한 320d는 그 이상의 영역에서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 8단 자동변속기는 바쁘게 움직이며 엔진의 힘을 착실하게 노면에 전달한다.



핸들링은 3시리즈를 스포츠 세단의 표준으로 만들어 주는 중요한 요소다. M퍼포먼스 패키지로 무장한 320d는 코너가 굽이치는 와인딩 로드에서 그 실력을 제대로 발산한다. 탄탄한 섀시와 저편평비의 고성능 타이어, 반응이 빠른 차체의 움직임이 한데 어우러져 날카로운 감각을 만들어 낸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에 따른 앞부분의 반응은 직설적이며 코너의 클리핑 포인트를 날카롭게 파고든다. 뒷부분의 움직임 또한 기민하고 시종일관 노면을 단단하게 붙들어 매어준다.



연비는 BMW의 디젤 모델답게 준수한 편이다. 연비에 신경 쓰며 운행했을 때, 혼잡한 출퇴근 시간대의 도심에서 트립 컴퓨터 기준으로 12km/l 대의 평균연비를 보였다. 연비에 관계 없이 편한 대로 운행해도 10km/l 대를 줄곧 유지했다. 고속도로에서 100km/h로 정속 주행 했을 때에는 17~18km/l의 연비를 보인다.



BMW 320d 세단은 경제성 지향의 이피션트 다이나믹스, 기본형, 스포츠, 럭셔리, 상시 4륜 구동계를 가진 xDrive의 5개 모델로 이루어져 있다. 320d 라인업의 VAT 포함 가격은 320d 이피션트 다이나믹스 4,390만원, 320d 기본형 4,760만원, 320d 스포츠 5,400만원, 320d 럭셔리 5,510만원이다. 3시리즈는 이들 외에도 더 다양한 모델들이 마련되어 있다. 가솔린 모델인 320i, 2.0리터로 245마력의 최고출력을 자랑하는 328i 스포츠, 최고출력 218마력의 2.0리터 디젤 엔진을 갖춘 325d 스포츠, 3.0리터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액티브 하이브리드, 그리고 왜건형인 투어링 모델 3종까지 무려 12개 모델들이 준비되어 있다. 가격은 320i 4,530만원, 328i 스포츠 6,070만원, 325d 스포츠 5,990만원, 액티브 하이브리드 8,560만원, 320d 투어링 5,110만원, 320d 투어링 M스포츠 5,880만원, 320d xDrive 5,470만원이다. 엔진과 사양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은 점은 3시리즈의 강점이라 할 수 있겠다. 시승차와 같은 320d M 퍼포먼스 사양을 갖추려면 차 값은 물론, 1,000만원이 넘는 비용이 추가된다.



스포츠 세단의 기준, BMW의 3시리즈는 시장을 선도해 나갈 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과거의 3시리즈를 경험한 이들은 현재의 3시리즈를 두고 `무뎌졌다`는 감상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여전히 그 본질적인 가치는 여전히 퇴색되지 않았다고 본다. 여전히 달리고, 돌고, 서는 기본기에 철저하며 흐트러짐이 없는 실력을 과시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 비해 일상을 큰 폭으로 배려하여 상품성 또한 증대됐다. 디젤 엔진의 준수한 연비와 과거에 비해 훨씬 여유 있는 공간설계를 더했다. 그리하여 현재의 3시리즈는 시장에서 더욱 매력적인 스포츠 세단으로 거듭났다. 이리하여 3시리즈의 라이벌들이 풀어야 할 과제는 또 늘었다. BMW 3시리즈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스포츠 세단의 표준이자 절대 강자로 군림하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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