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소형차에 대한 아우디의 대답 - 아우디 A3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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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소형차에 대한 아우디의 대답 - 아우디 A3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4.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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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입차 시장은 프리미엄 소형차들의 불꽃 튀는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BMW그룹 내에서는 1시리즈와 함께 미니를 프리미엄 소형차로 내세웠고, 메르세데스-벤츠에서는 A클래스와 CLA클래스를, 그리고 아우디는 A3로 이 시장에 뛰어 들었다. A3는 본래 골프를 기반으로 태어난 아우디의 C세그먼트 해치백 모델이었다. 하지만 작년 베이징 모터쇼에서 아우디 A3의 세단 모델이 공개되었다. 세단을 선호하는 아시아 시장의 기호에 맞춰 재탄생한 A3는 올해 초, 국내에도 정식으로 소개된 바 있다.



프리미엄을 주장하는 소형차들은 저마다의 강렬한 개성이 있어야 시장에서 선전을 기대할 수 있다. 미니는 특유의 유니크한 디자인과 시종일관 짜릿한 주행감각을 가진 고-카트의 개성을 내세운다. BMW 1시리즈는 세그먼트 유일의 후륜구동계를 통한 운동성능을 강조한다. 또한 메르세데스-벤츠의 CLA클래스와 A클래스 는 차별화된 고급스러움과 스타일로 승부수를 띄우고자 한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아우디다. 아우디는 세단형으로 변신한 A3로 시장에 뛰어 들었다. 가장 늦게 합류한 만큼, 경쟁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자기만의 개성과 장점이 필요하다. 아우디 A3 2.0 TDI 다이나믹을 시승하면서 A3가 가진 매력을 알아본다.




A3는 작은 차체에 아우디의 최근 패밀리룩을 고스란히 녹여 냈다. A4, A6와 같은 아우디 세단 라인업이 가진 공통적인 디자인 요소를 차용하여 작은 몸집에 남김 없이 채워 넣었다. 이전의 해치백 타입 A3와 비교하면 많은 부분이 다르다. 전반적으로 A4를 축소한 듯한 형태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인상은 A4나 A6와 같은 두리뭉실한 느낌과는 거리가 있다. 날카롭게 각을 세운 벨트라인과 캐릭터 라인들, 그리고 한층 대담하게 짜여진 면 구성 때문이다. 다른 아우디 모델들의 디자인이 평면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 A3는 그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도드라져 보인다. 디테일에서도 그러한 부분들이 드러난다. 사이드 미러는 떡 벌어진 어깨 위에 올려져 있고,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검으로 베어낸 듯 날카롭게 다듬어져 있다. 트렁크 리드는 숫제 리어 스포일러와 한 몸이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아우디의 초고성능 라인업인 RS 시리즈와 동일한 사양의 전면 범퍼 디자인을 가져왔다.




그러나 인테리어 디자인은 외관만큼 화려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다. 화려함보다는 명료함을 추구한 듯하다. 불필요한 장식적 요소를 최대한 줄이고, 필요한 것들만 배치시켰다. 단순하기 그지 없는 인테리어 디자인은 초대 아우디 TT의 인테리어가 연상되기도 한다.




송풍구의 디자인에서부터 그러한 방향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원형의 송풍구는 조작이 용이하고 가까이서 보면 마치 터보 제트 엔진의 임펠러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또한 그 주위를 아우르고 있는 섬세한 디자인의 크롬 테두리는 송풍구의 개폐기능을 맡고 있다. 스티어링 휠은 림이 가는 편이고 직경이 작은 편이다. 손이 작은 사람에게는 든든한 감각을 주고, 손이 큰 사람에게는 손 안에 쏙쏙 들어오는 감각을 준다. 계기류의 분위기는 중앙을 기점으로 좌우의 스케일이 다른 속도계부터 시작해서 여느 아우디 모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를 보이고 있다. 아우디의 MMI 시스템은 가장 작은 아우디 세단인 A3에도 어김없이 적용되어 있다. 그러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의 부재는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앞좌석은 탄탄한 착석감과 함께, 10방향 전동조절 기능을 지원한다. 작지만 든든하게 몸을 받쳐주는 좌석은 매력적인 부분이다. 조수석은 운전석과 다르게, 수동조절 기능만이 지원된다. 열선 기능은 양쪽 모두 제공된다. 뒷좌석은 소형차임을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의 공간이다. 동급의 다른 모델들이 그리 넉넉지 못한 공간을 가진 것에 비해 성인 여성이라면 무리 없이 승차할 만한 공간을 지녔다. 그러나 평균적인 체형의 성인 남성이 타기에는 전반적으로 머리 공간과 다리 공간이 부족하다. 그에 반해 트렁크의 용량은 넉넉한 편이다. 총 425리터의 공간을 확보했다. 6:4 비율로 접히는 뒷좌석을 이용하면 도합 880리터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아우디 A3 TDI 다이나믹에 적용되는 파워트레인은 150마력/3500~4000rpm의 최고출력과 32.7kg.m의 토크를 내는 2.0리터 TDI 엔진과 자동 6단 S-트로닉 더블클러치 변속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폭스바겐 골프 2.0 TDI와 동일한 구성이다.



A3 2.0 TDI의 정숙성은 C세그먼트급의 크기를 갖는 소형 세단으로서는 정숙한 편이다. 디젤 엔진을 얹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 거슬릴 정도로 시끄럽진 않다. 승차감은 다소 탄탄한 편이지만 ``딱딱함``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동급에서는 안락한 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고속 주행 중의 안정감 또한 높은 편이다. 젊은 연령대의 운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으면서도 일상에서의 운행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주행 질감은 소형차가 갖게 되는 경쾌한 맛을 잘 살린 느낌이다. 특히 가속감 부분에서 그러한 감각을 나타난다. 저회전 토크가 강한 2.0리터 TDI 엔진은 1.4톤이 채 안 되는 가벼운 중량을 가진 A3를 9초 안으로 100km/h에 도달하게 한다. S-트로닉 더블 클러치 변속기의 실력 또한 만족스럽다. 패들시프트의 부재가 아쉽지만, 빠르고 즉각적인 변속속도와 똘똘한 반응을 통해 가속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그러나 고속 영역으로 돌입하게 되면, 초반의 경쾌한 느낌은 크게 반감된다. 일반적인 디젤 파워트레인이 그렇듯이, 고속에서 뒷심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핸들링 역시 경쾌한 느낌이 잘 살아 있다. 앞 부분의 반응이 즉각적이고, 뒷 부분도 늦지 않게 따라 붙어 준다. 상기한 가벼운 중량 덕에, 몸놀림 자체가 꽤나 영민하다. 탄탄한 섀시와 멀티링크 방식의 후륜 서스펜션 덕에 직관적이면서도 나름대로의 손맛이 있는 핸들링을 구현해내었다. 작은 차체를 가지고 있지만,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쉽사리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작은 차체가 노면을 악착같이 붙들어 매는 모습이 용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 한계는 다른 경쟁자들에 비하면 다소 낮은 편이다. 브레이크는 그리 민감하지도, 둔하지도 않다. 하지만 제동력 하나는 확실하다. 제동 초반부터 후반까지 꾸준한 제동력이 나오는 타입이다.



연비는 TDI 엔진과 더블클러치 변속기의 조합인 만큼, 우수한 능력을 보인다. 공인 연비 상으로는 도심 15 km/l, 고속도로 19.4 km/l, 복합 16.7km/l,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실제 운행해 본 결과, 도심 13 km/l 내외, 고속도로는 20 km/l 내외의 수치를 보였다.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편한 대로 운행해도 최소 11km/l 이상의 도심연비와 17 km/l 내외의 고속도로 연비가 나온다. 동력 전달 능력이 뛰어난 더블클러치 변속기와 효율이 높은 아우디/폭스바겐의 2.0TDI 엔진 덕이다.


아우디 A3의 VAT포함 가격은 기본형 3,750만원, 시승차인 다이나믹 사양은 4,190만원이다. 차의 크기에 비해 현저히 높은 가격임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주된 경쟁 상대인 메르세데스-벤츠의 CLA클래스보다 낮은 가격이고 BMW의 1시리즈와는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므로,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에는 크게 무리가 없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A3는 프리미엄 소형차에 대한 아우디의 대답이다. 아우디는 동급의 경쟁자들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차를 빚어내었다. 대다수의 운전자들에게 친숙한 전륜구동계를 기반으로, 체급에 비해 안락한 승차감과 안정감을 구현해냈다. 또한 더블클러치 변속기와 효율 높은 디젤엔진을 기반으로 알뜰살뜰한 연비까지 챙겼다. 물론 대다수 프리미엄 소형차들이 내세우는 성능에 대한 부분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 A3는 `일상을 위한 데일리카`로서 필요충분한 성능과 주행질감을 가졌다. 동급의 다른 모델들이 `성능`이나 `스타일`에 초점을 두었다면, A3는 `일상`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 일상을 배려한 프리미엄 소형 세단, A3는 경쟁자들에 대항하기에 충분한 개성과 매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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