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꽉 찬 알짜배기 스포츠 왜건 - 볼보 V60 D4 R-Design DRIVE-E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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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꽉 찬 알짜배기 스포츠 왜건 - 볼보 V60 D4 R-Design DRIVE-E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4.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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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는 지난 6월, 새로운 DRIVE-E 파워트레인 모델을 출시했다. DRIVE-E 파워트레인 중 국내 시장에 먼저 선보인 것은 T5 가솔린 엔진과 D4 디젤 엔진이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모델은 D4 디젤 엔진이 탑재된 볼보의 스포츠 왜건, V60 R-디자인이다. V60은 기본에 충실한 균형 잡힌 스포츠 세단, S60의 왜건 모델이다.



스포티한 실루엣에 R-디자인을 입히다


V60은 이전까지의 볼보 왜건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요소 하나를 과감히 버렸다. 직각에 가깝게 떨어지는 D필러 디자인이 그것이다. 기존의 볼보 왜건들이 가지고 있었던 직각에 가까운 D필러 디자인을 버린 덕분에, 날렵하고 스포티한 실루엣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뒤로 갈수록 완만하게 내려오는 뒤쪽 라인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일반 사양의 S60/V60은 단정하면서도 믿음직한 인상을 지녔다. 하지만 V60 R-디자인은 여기에 R-디자인 전용 외장 사양을 적용하여 용맹하고 도전적인 인상으로 거듭났다. R-디자인을 입은 V60은 스포츠 왜건이라 부르기에 일말의 부족함이 없는 당당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 또한 C30의 것을 재해석한 듯한 스타일의 후면 디자인은 V60이 V40보다 먼저 선보였다. 강렬한 개성을 가진 후면 디자인은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앞 범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디테일의 변화는 V60 R-디자인을 좀 더 특별하게 보이도록 만들어준다. R-디자인 전용 외관 패키지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블랙 하이글로스 페인팅 라디에이터 그릴과 푸른 빛 R-디자인 뱃지, 공격적인 디자인의 전용 전/후방 범퍼, 무광 실버 페인팅으로 마감된 윈도우 몰딩과 사이드미러 커버, R-디자인 전용의 18인치 Ixion 알로이 휠, 그리고 총포의 강선(腔線)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의 머플러 팁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R-디자인으로 마무리된 스칸디나비안 인테리어


V60 R-디자인의 전반적인 인테리어 레이아웃은 세단형인 S60에 비교하여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R-디자인 전용 인테리어 패키지가 완연히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블랙 원-톤 인테리어와 전용 스포츠 시트, R-디자인 뱃지들, R-디자인 전용 투-톤 컬러 센터 스택 마감,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의 전용 테마 등을 통해, R-디자인만의 독특한 감각을 전달해 준다.






특히 R-디자인의 스포츠 시트는 과격한 주행에서 몸을 잘 잡아주면서도 안락한 착석감을 지니고 있어, 장거리 운행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그 외에도 8방향 전동 조절 기능과 다이얼식 요추 받침, 3단계 열선 기능, 3가지의 메모리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또한 V60 D4 R-디자인에 적용된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의 엘레강스 테마는 R-디자인 전용의 파란색 배경이 적용되어 있어, 신선한 느낌을 준다.


왜건 명가, 볼보가 빚어낸 넉넉한 공간


V60 D4 R-디자인의 뒷좌석은 다른 스포츠 세단, 혹은 왜건에 비해 넉넉한 실내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성인 남성이 무리 없이 승차할 수 있고 안락한 착석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족을 동반한 여행에도 충분히 그 역할을 수행해 낸다. 또한 V60은 S60과는 달리, 뒷좌석 좌우의 착좌부에 어린이를 위한 부스터 시트가 준비되어 있다. 부스터 시트는 착석하는 어린이의 신장에 따라 총 2 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V60의 테일게이트를 열면 위로 불쑥 올라온 트렁크 룸의 바닥 때문에 체감되는 공간이 그리 크지 않게 느껴진다. 하지만 기본 용량은 넉넉한 편으로, 성인용 스키 부츠 6족(부츠 백 포함)을 무리 없이 실을 수 있다. 트렁크 스크린을 제거하고 시트를 접어서 공간 활용성을 더욱 높일 수도 있다. V60의 뒷좌석은 4:2:4 비율로 접을 수 있으며, 가운데 부분만을 접어서 스키쓰루 기능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가운데 시트를 접으면 성인용 스키 장비 4세트를 너끈히 실을 수 있다. 벨트라인 위쪽 공간까지 이용한다면 더 많은 양의 짐을 실을 수 있다. 스포티한 디자인을 위해 적재공간을 다소 희생했지만, V60은 기대 이상의 공간 활용성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짐이 실내로 침입하는 것을 막는 그물망 또한 포함되어 있다. 트렁크 룸의 바닥을 들어 올리면 그 내부에 잡다한 공구나 트렁크 그물망 등을 수납할 수 있는 야트막한 공간이 조성되어 있고 그 아래에는 타이어 수리 키트가 들어있다.


변화의 중심, DRIVE-E 파워트레인


볼보의 새로운 파워트레인으로 공개된 `DRIVE-E` 파워트레인은 이전에 `VEA(Volvo Engine Architecture)`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신형 4기통 엔진과 아이신의 8단 자동변속기로 이루어진다. 기존 엔진 라인업에 비해 성능과 연소 효율 면에서 한 단계 발전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승차인 V60 D4 R-Design DRIVE-E는 D4 유닛으로, 181마력/4250rpm의 최고출력과 40.8kg.m/1750~2500rp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내뿜는다. 이는 기존 V60 D4 모델에 탑재됐던 2.0리터 직렬5기통 엔진과 비교하면 토크 수치는 동일하고 출력은 10% 이상 상승했다. 대신,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구간이 다소 짧아졌다.


달라진 심장, 달라진 느낌, 그리고 R-디자인


달라진 심장을 이식 받은 볼보 V60 D4 R-디자인 DRIVE-E는 기존 5기통 모델에 비하여 정숙성이 다소 향상된 느낌이다. 새로운 4기통 엔진은 회전 질감이 부드럽다.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N.V.H 대책은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의 소음과 진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의 음색은 디젤엔진 중에서 상당히 세련된 축에 든다. 따라서 기존 5기통 모델에 비하여 좀 더 쾌적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예전 5기통 엔진과 같은 맥동감은 느끼기 어렵다. 소음과 진동이 적어져, 부드럽고 세련되게 변화한 것은 분명 좋은 점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그 때문에 예전 5기통 엔진이 가지고 있던 맥동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감성적인 면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5기통의 거친 질감보다 4기통의 무난한 감각을 선호하는 운전자라면 반가운 변화라고 볼 수 있겠다.



V60 D4 R-디자인 DRIVE-E는 독일 브랜드들의 스포츠 세단 혹은 왜건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 가속력을 지니고 있다. 기존 5기통 D4 모델에 비해 최대토크 발생 구간이 250rpm정도 짧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뒷심이 나쁜 편은 아니다. 최고출력은 증강되었고, 그 최고출력은 기존의 3500rpm에 비해 한층 고회전 영역인 4250rpm에서 발휘된다. 게다가 여전히 40.8kg.m라는 최대토크를 가지고 있으며, 엔진의 힘을 남김 없이 노면에 쏟아내기 위해 8단 아이신 자동변속기가 바쁘게 움직인다. 따라서 톱스피드인 225km/h에 도달하는 것이 크게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0-100km/h가속은 7.6초에 처리해내며, 이는 기존 D4 모델의 9.4초에 비해 1.8초를 단축한 기록이다.



다만 그 감성은 5기통 시절의 맹렬한 느낌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진득하고 꾸준한 느낌에 더 가깝다. 이러한 느낌이 나오는 데에는 두 가지의 이유가 있다. 하나는 파워트레인이다. 전반적으로 파워트레인의 질감이 쾌적한 감각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하나는 스로틀 유닛의 반응이다. 스로틀의 반응이 독일산 스포츠 세단들에 비해 한 템포 정도 여유가 있는 편이다. 따라서 가속 초기에서 느끼게 되는 긴장감을 반감시킨다. 변속기를 S모드에 두면 반응이 반 템포 정도 빨라지긴 하지만 즉각적인 반응성을 가진 독일산 스포츠 세단들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는 `굼뜨다`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볼보는 R-디자인의 ´R´이 ´레이싱(Racing)´의 R이 아니라 ´정제(Refinement)´의 R이라고 말한다. 또한 여기에 ´디자인´이라는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의 단어가 매칭되어 있다. R-디자인은 독일 브랜드들이 당당하게 `스포츠`를 붙일 때, `디자인`을 붙였고, 레이싱이 아닌, `정제`를 내세운다. 이런 뉘앙스에서 알 수 있듯이, R-디자인은 하드코어한 고성능을 지향하는 라인업은 아니다. 하지만 그 ´정제´된 설계(Design)를 통해, 기본 모델들과는 차이가 분명한 감각을 얻을 수 있다.



`R-디자인`이 그 역할을 발휘하는 부분은 역시 와인딩 로드다. 물론 일반형 S60이나 V60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V60 D4 R-디자인 DRIVE-E는 R-디자인 전용의 스포츠 섀시를 통해 한 단계 세련되고 정제된 코너링을 선보인다. 급격한 코너에서 네 바퀴를 단단히 노면에 밀착시키는 실력이 수준급이다. 다른 스포츠 모델들에 비해 부드러운 세팅임에도 불구하고, 롤링과 피칭도 수준급으로 억제되어 있다.



그에 반해, 코너에 진입하는 느낌은 한 템포 여유가 있는 편이다. 공격적으로 코너에 달려드는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의 특성과는 거리가 있다. 전륜구동 모델의 특성 상, 핸들링 성향은 약한 언더스티어에 가깝다. 하지만 균형감이 준수하고 한계까지 밀어붙이지만 않는다면, 레일 위를 달리듯 깔끔한 코너링을 구사한다.


일상에서


V60 D4 R-디자인 DRIVE-E는 일상에서 운행하기 편하다. 부드러운 질감의 R-디자인 스포츠 시트와 부드러운 감각의 하체 덕분이다. 특히 시내에서 운행할 때, 가족용 세단처럼 편안히 운행할 수 있다. 정숙하고 세련된 반응의 파워트레인은 쾌적한 운전 환경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일상적인 운행에서의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뿐만 아니라, 아낌없이 쏟아 넣은 각종 전자장비들 또한 편리한 도심지 운행을 돕는다. 사각지대 보조 시스템인 BLIS는 경고등에 점멸 패턴이 더해져, 그 쓰임새가 더욱 요긴해졌다. 자연스럽게 작동함은 물론, 30km/h에서도 작동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이에 기반한 큐 어시스트 시스템은 도심 운행에서 오른발의 피로를 현저히 줄여준다. 또한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은 기존의 경고음만 울리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더욱 적극적으로 운행에 개입한다. 운전 중 차선을 이탈할 때, 차가 스스로 조향을 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연비는?


볼보는 새로운 DRIVE-E 파워트레인을 통해, 기존 5기통 모델들에 비해 연비를 큰 폭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V60 D4 R-디자인도 예외는 아니다. 기존 D4 모델의 공인 연비는 도심 12.2 km/l, 고속도로 17.1 km/l, 복합 14.0 km/l였다. 새로운 DRIVE-E 파워트레인으로 교체된 V60 D4의 공인연비는 도심 13.9 km/l, 고속도로 19.1 km/l, 복합 15.8 km/l로 등록되어 있다.



급출발과 급제동을 자제해 가며 경제운행 중심으로 기록한 트립 컴퓨터 상의 평균 연비는 다음과 같다. 도심에서 혼잡할 때 11km/l, 원활할 때 13km/l 내외를 기록했다. 고속도로에서는 20km/l를 상회했다. 타력주행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ECO 모드가 높은 연비를 기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속이 꽉 찬 알짜배기 스포츠 왜건


달라진 심장을 갖게 된 볼보 V60 R-디자인은 훨씬 세련된 차가 되었다. 5기통 엔진을 사용하던 과거의 독특한 감성이 희석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여전히 활력이 있으며 기분 좋은 감각을 전달해 준다. 독일산 스포츠 세단 혹은 왜건에 비해 느슨하지만, 일상에서는 오히려 그러한 점이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일상과 일탈 모두를 무난하게 소화가 가능한 차다. 또한 가족과 가장 모두에게 훌륭한 선택지가 되어줄 수 있다.



V60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거주성과 왜건의 실용성, 그리고 맛깔진 주행감각과 준수한 연비 모두를 겸비하고 있는 팔방미인이다. 여기에 새로운 DRIVE-E 파워트레인, R-디자인의 스포티한 매력, 그리고 아낌없이 쏟아 넣은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이 V60 D4 R-디자인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준다.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던 속이 꽉 찬 자동차였다. V60 D4 R-디자인의 가격은 VAT 포함 5,51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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