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스프린터 740 이동업무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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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스프린터 740 이동업무용차
  • 박병하
  • 승인 2013.10.1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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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메르세데스)라면 ‘S-클래스’로 대표되는 고급 대형 세단만을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메르세데스엔 승용차 부문이외 트럭과 상용차 부문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흔치 않다. 특이한 디자인의 스프린터와 같은 메르세데스의 상용차들이 유독 어색하고 생소해 보이는 이유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는 상용차 부문에서도 그 활용도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지금 기자의 눈 앞에 있는 차도, 엄연한 메르세데스 혈통의 상용차다. 그것도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뿌리를 내렸고, 부모의 고향인 유럽까지 뻗어나간 메르세데스의 베스트셀러 상용차, ‘스프린터’다.

 

미국에서는 상용차로 유명한 ‘프레이트라이너’와 제휴 하여 OEM 방식으로 생산되고, 유럽에서는 독일의 메르세데스 공장에서 직접 생산해서 판매한다. 베스트셀러 상용차답게, 차체의 길이와 루프의 높이에 따라 수많은 가지치기 모델이 존재한다. 심지어는 현대의 리베로처럼 운전석 부분을 상용 트럭의 캡 형태로 남겨두고, 뒷부분을 섀시만 남긴 후, 완전히 개조하여 견인차 등의 특수 목적으로 사용하는 모델이 있다고 하니 그 활용도가 놀랄만하다.

이번에 만나게 된 스프린터는 국내의 제일모빌에서 이동식 오피스와 레저활동을 겸한 럭셔리 캠핑카로 개조된 모델이다. 라인업은 VIP 스프린터 700모델, 740모델이 준비되어 있다. 오늘 만나 본 스프린터는 라인업의 맏형인 740 모델이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외관

VIP 스프린터 740의 외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인상은 그냥 짐차에 불과해야만 한다. 베이스인 스프린터는 말로 치면 전형적인 ‘사역마’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근위 기병대들이 타고 다니는 날씬하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말이 아니라, 장사꾼들의 마차를 끄는 다리 굵고 힘센 말과 같은 차다. 그리고 거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인상도, ‘멋지다’라는 말 보다는 ‘힘 좀 쓰게 생겼네’와 같은 느낌을 준다.

전면부의 인상부터 대단히 압도적이다. 낮게 깔린 거대한 범퍼와 선이 굵고 큼직큼직한 면 구성을 지닌 서글서글한 생김새는 첫 대면부터 주눅이 들게 만든다. 덩치만큼이나 거대한 양쪽 사이드 미러에는 보통 사람의 주먹보다도 더 큰 사이드 리피터가 튀어 나와 있다. 차의 크기를 감안하면 이 정도는 돼야 시인성이 확보될 듯 싶은 느낌마저 들었다. VIP 스프린터 740의 전장X전폭X전고는 7345X1995X2830mm이다. 

옆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스프린터 740이 가진 7,345mm의 어마어마한 전장이 몸소 실감된다. 거기다 전고는 2.830mm로, 루프가 보이지 않는다. 엄청난 크기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휀더에는 무려 3개의 포지셔닝 램프가 붙어 있다. 이런 거대한 사이즈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이목을 단번에 잡아 끈다. 그리고 메르세데스의 삼각 별 때문에 한 번 더 시선이 집중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거대한 사이즈를 자랑하는 데도, 의외로 휠의 사이즈는 그리 크지 않다. 스프린터의 휠과 타이어는 16인치 스틸 휠에 235/65 R16 사이즈다. 우측면에는 캠핑장 등지에서 이용할 수 있는 거대한 어닝이 달려 있다. 

서두부터 기자는 계속 이 어마어마한 놈의 사이즈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했는데, 체감이 안 될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 비교 사진을 준비했다. 먼저, 근처에 세워져 있던 고속 버스와의 비교 사진이다.

이 정도 가지고는 감이 안 온다면, 다음 사진을 주목할 것. 

확실히 고속버스보다는 작은 크기지만, 절대로 무시할 만한 사이즈가 아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유럽에서 판매되는 스프린터의 사양 중에서, 40여명의 승객이 입석으로 타고 내릴 수 있도록 만든 버스 모델도 존재한다는 것.

 

다음은 국내 상용차 시장의 베스트셀러, ‘스타렉스’와의 비교 사진이다.

스타렉스도 상당히 큰 차에 속하는데, 스프린터는 통상적인 밴의 범주에 넣기 어려울 정도로 큰 몸집을 자랑한다. 물론 수많은 사람이 타는 고속버스보다는 확실히 작은 체구지만, 이쯤 되면 이 녀석의 어마어마한 크기에 조금은 놀랄 것이다. 다른 부분을 좀 더 둘러 보겠다.

뒷모습을 보면, 캐비닛 타입의 도어가 자리잡고 있다. 대체로 유럽이나 미국식의 밴들이 많이 취하는 형태이다. 짐을 싣고 부리는 데는 이러한 캐비닛 타입의 도어가 더 어울리지만, 한국은 여전히 해치 도어가 더 인기 있는 상황이라 흔하게 볼 수는 없는 구성이다. 단, VIP 스프린터 740에서 이 도어는 짐을 싣고 내리는 용도가 아니다. 소파의 하단 부분에 자리하는 전기 장치를 정비하거나, 공구함의 용도로 사용되는 공간에 접근하기 위한 용도의 도어다. 

뒷좌석의 VIP를 위한 호화로운 인테리어

압도적인 거대함으로 점철된 익스테리어를 뒤로 하고, 인테리어를 둘러보기로 했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도어는 여느 상용차와 같이 크고 무겁다. 크기가 거의 사람 키와 맞먹는 도어를 열어 젖히면 상용차다운 광활한 운전공간이 운전자를 맞는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기어 노브 외에는 어떠한 장애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센터페시아의 조금은 과다한 우드그레인 장식만 제외하면, 간단명료한 콕핏의 분위기가 상용차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다.

하지만 스프린터의 상용차스러운 모습은 여기서 끝이다. 고개를 뒤로 돌리는 순간, 웬지(Wenge) 무늬목으로 마감된 실내 패널, 와인색의 천연 가죽과 알칸타라 마감으로 호화롭게 빚어낸 VIP 시트가 호사스러움을 뽐낸다. VIP 시트는 팔걸이를 제외하면 완전히 전동으로 움직이고, 항공기의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처럼 완전히 눕힐 수도 있으며 다리받침까지 갖추고 있다. 열선과 함께, 메모리 기능과 마사지 기능까지 두루 갖춘 VIP 시트는 탑승자에게 진귀한 경험을 선사해 준다.

뒷자리의 각각의 좌석에는 금속을 일일이 절삭하여 만들어진 컵 홀더와 측면으로 수납이 가능한 테이블이 하나씩 배치되어 있다. 참고로, 목재나 가죽, 스웨이드 등의 내부 마감재는 제작사인 제일모빌에서 공급 가능한 품목이라면 변경이 가능하니 참고할 것.

 

인테리어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목재 패널과 스웨이드 마감재로 치장되어 호사스러운 느낌을 주고, 좌석의 배치와 구성 등에서 항공기의 좌석 배치가 연상된다. 모든 VIP 시트는 360도로 회전이 가능하여, 기차처럼 승객들이 서로 마주보며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천장의 높이는 키 180cm의 기자가 고개를 들고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높고 여유롭다.

2열 좌석 오른편에 마련된 슬라이딩 도어는 전동으로 움직이고, 실외에서도 버튼만 눌러주면 전동으로 열리도록 만들어져 있다. 수동으로도 조작이 가능하지만 개조된 인테리어 자재 등이 더해져, 무시무시한 중량을 자랑하기 때문에, 팔 힘에 자신이 없다면 조용히 전동 개폐 스위치를 눌러주자.

실내의 수납 공간은 충분한 편이다. 차내 전체를 아울러서 다양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튼튼한 선반과 일주일 치 옷을 충분히 넣어 둘 만한 큰 옷장이 마련되어 있다. 옷장의 맞은 편에는 무늬목과 대리석으로 마감된 작은 주방이 마련되어 있다. 

주방의 구성은 전기 쿠커와 싱크대, 대리석 조리대로 이루어져 있다. 위쪽에는 전자레인지가 마련되어 있고 아래쪽에는 냉장고가 자리잡고 있다. 용량이 조금 작은 것이 아쉽지만, 짧은 일정의 여행이라면 이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캠핑카로도 이동식 오피스로서도 이상적인 규모의 주방이라 할 수 있다.

차의 맨 뒤편에는 식탁과 응접실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소파와 테이블 세트가 마련되어 있다. 전방 좌석과는 다른 베이지 컬러의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다. 바닥과 벽면에 마감된 베이지 컬러의 스웨이드와 어울리는 색 구성이지만 전방 좌석과의 통일감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 가운데 마련된 웬지 무늬목으로 마감된 티 테이블은 구조가 튼튼하고, 접이식으로 되어 있고 소파 아래로 수납이 가능하다. 테이블을 수납하고 소파를 재구성하면, 성인 2명이 충분히 사용 가능한 침대가 완성된다.

공조 시스템도 매우 충실하게 갖추어져 있다. 차내의 공조시스템을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별도의 루프 마운트 타입 에어컨과 환기 시스템이 준비 되어 있다. 천장은 전 구간에 걸쳐서 베이지 컬러의 스웨이드로 마감되어 있고, 양 옆을 따라 할로겐 램프 타입의 실내 조명이 드리워져 있다.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빠지지 않는다. 뒷좌석에 마련된 23인치 크기의 모니터와 양 옆에 마련된 7인치 크기의 보조 모니터, 그리고 소니의 Xplod 계열의 카 오디오 시스템이 여행과 휴식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스카이라이프 위성 TV를 이용하기 위한 셋톱박스도 갖추고 있다. 물론, 대형 모니터를 이용해서, 프레젠테이션과 브리핑 또한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스프린터 740이 레저만을 위한 차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부분이다.

 

캠핑카와 이동식 오피스 양쪽의 기능을 병행할 수 있는 스프린터 740은 사용하기 편리한 주방과 응접실을 갖추어 야외에서의 업무 뿐만아니라 캠핑에도 적합하다. 물론 인증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구매자의 요구에 맞게 사양의 변경이 가능하므로 모든 스프린터 740의 사양이 똑같지는 않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운전석은 상용차, 뒷좌석은 1등석 

스프린터 740의 승차감은 상당히 묵직하고 더디긴 했지만 캠핑이나 이동식 업무시 이동하기엔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운전석에 앉아 있을 땐, 군대 시절에 버스 운전을 처음 경험했을 때에 느낌이 전해져왔다. 그만큼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운전석과 거대한 사이드 미러 덕분에 주행중 전방시야 확보는 매우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장거리 운행을 위한 배려가 잘 된 운전석 시트는 운전을 보다 편하게 해준다. 여기에 자동 5단 변속기가 기본으로 장착되어있다. 차의 크기만 머리속에 잘 인지된다면 주행에 따른 어려움은 대부분 해결된다.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겨보자.

뒷좌석의 VIP시트에 몸을 맡겼다. 아우디의 A8리무진, 마이바흐에 장착된 오토만 시트만큼이나 안락하고 편한 느낌을 받았다. 매끈한 노면을 달리고 있을 동안에는 기차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묵직하고 여유로운 감각을 온 몸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스프린터는 기차가 아니므로, 고속도로에 들어서게 되면 안전벨트는 잊지 말자. 고급스런 실내와 충실한 엔터테인먼트 기능, 안락하고 여유로운 승차감은 승객들에게 두말 할 나위 없는 즐거움을 주었다.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가격

VIP 스프린터 740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스프린터 319CDI 모델을 직접 수입한 후, 제일모빌의 이천 공장에서 인테리어를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구매자가 요구하는 사양에 따라 1억 4,000만원 ~ 1억 6,000만원까지 가격대가 형성된다. 6인승 사양의 업무용 이동차량으로 주문을 하게 되면 1억 5,000만원의 가격이 형성되고, 4인승의 캠핑능력에 집중한 사양으로 주문을 하게 되면 가격이 1억 6,000만원까지 이른다. 따라서, 여러가지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 지, 온전히 가족만을 위한 캠핑카로 사용할 것인지에 관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나들이 일정에도 안성맞춤

740에 탑재된 거대한 어닝은 그에 걸 맞는 충분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피크닉 테이블, 의자만 있으면 가족을 위한 별장으로 변신한다. 간단한 주방은 나들이 때 마시게 될 차와 음료, 간식을 준비해 주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뒤편의 응접실은 간단한 과정만 거치면 충분히 쓸만한 침대로 변신하기 때문에, 잠이 많은 아이들을 먼저 재우는 데에도 요긴하다.

일과 휴식, 모두 놓치고 싶지 않다면

이번에 만나 본 VIP 스프린터 740은 호화롭고 넉넉한 공간과 캠핑을 위한 여러 기능들이 한데 어우러져, 일과 휴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기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업무량이 많은 아빠가 아이들과 야외에서 캠핑과 업무를 효율적으로 병행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구성은 스프린터의 가치를 높여주는 부분이다. 자동차를 단지 이동의 수단 만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업무와 휴식 양쪽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은 VIP 스프린터 740이 가진 최고의 매력 포인트이다. 향후 한국 시장에서 VIP 스프린터 740의 활약을 기대해 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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