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안 스포츠 세단의 야무진 매력 - 볼보 S60 D4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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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안 스포츠 세단의 야무진 매력 - 볼보 S60 D4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4.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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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S60은 지난 해 하반기의 페이스리프트와 올 해 상반기의 새로운 4기통 파워트레인 출시로 그 상품성을 끌어올린 바 있다. 과거, VEA(Volvo Engine Architecture)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DRIVE-E 파워트레인은 기존의 5기통 엔진을 순차적으로 대체해 나가며, 종국에는 볼보 승용 자동차의 모든 엔진 라인업을 대체할 예정이다. 과거의 5기통 엔진을 대체하는 이 새로운 4기통 엔진은 현재 국내에서 판매중인 모든 볼보 차종의 D4 라인업을 대체하고, 새로이 T5 라인업을 추가하는 형태로 출시되었다.



파워트레인의 교체는 볼보의 2.0리터급 디젤 엔진 모델군인 D4모델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승차인 S60 D4 역시 이러한 흐름에 놓여 있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2.0리터 4기통 트윈터보 디젤엔진과 자동 8단 변속기로 무장하고 돌아온 S60 D4를 만나보며 스칸디나비안 스포츠 세단의 내공을 짚어본다. VAT포함 가격은 4,640만원이다.




D세그먼트 스포츠 세단인 S60은 스포츠세단다운 매끈하고 날렵한 스타일의 형상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테라 브론즈 컬러의 스타일링 패키지가 적용되어, 스포티한 느낌을 배가시켰다. 범퍼와 사이드 스커트 하단의 테라 브론즈 색상의 바디킷이 이채롭다. 바디킷과 동일한 테라 브론즈 색상의 18인치 Modin 휠도 별도 구입 품목. 타이어는 235/40 ZR18의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를 사용하고 있다. Modin휠 및 타이어가 포함된 해당 액세서리 키트는 D4모델과 T5모델에 적용 가능하다. 이 액세서리 키트는 현재 11키트 한정으로 420만원에 판매 중이다. 스타일링 패키지의 자세한 가격은 볼보자동차 홈페이지나 영업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년 하반기의 대대적인 페이스리프트로 바뀐 S60은 그 얼굴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범퍼와 헤드램프, 널찍한 형상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서로 어울리며, 시원스럽고 핸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개성적이지만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기존의 분리형 헤드램프보다 현재의 디자인을 도입한 것은 유효한 한 수라고 할 수 있다. 헤드램프는 제논 벌브를 사용하고 있으며, 코너링 램프 기능을 지원한다. 또한 헤드램프 하단에는 LED 주간주행등도 적용되어 있다. 뒷모습에서 달라진 점은 범퍼와 머플러 팁의 디자인 정도다. 테일램프의 디자인은 여전히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만 볼보, 그리고 S60만의 개성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이케아(IKEA)의 나라에서 태어난 S60의 인테리어는 독특하면서도 단순한 실내 디자인이 특징이다. S40부터 시작된 특유의 센터 스택, 독특한 에어벤트의 배치, 여타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절제된 장식적 요소는 시각적인 안정감을 우선하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전형에 충실하다. 다크 그레이 톤의 컴포트 가죽 시트와 센터 스택의 메탈 장식, 메탈로 악센트를 준 스티어링 휠 등은 S60의 주력모델인 D4의 표준사양이다. 볼보의 센서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 3 가지 시각 테마를 제공하는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도 적용되어 있다.




S60 D4의 앞좌석에 적용된 컴포트 시트는 부드럽고 풍부한 쿠션감과 허리에 자연스럽게 감겨오는 착좌감 덕에, 장시간 운전 시 피로감이 적게 드는 편이다. 급격한 주행환경에서 몸을 잡아주는 능력 또한 동급 세단들 중에서도 딱히 나무랄 데 없다. 뒷좌석 역시 허리에 자연스럽게 감겨오는 착좌감을 갖고 있다. 늘씬한 루프 라인에도 불구하고 머리와 다리 공간 모두 넉넉한 편이다.



트렁크 용량은 380리터로, 넉넉하다고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하지만 돌출부가 적어, 쓰임새가 좋은 편이고, 가벼운 짐을 임시 고정하기에 좋은 그로서리 홀더도 기본 적용 되어있다. 6:4 분할 식의 리어시트와 스키 쓰루 기능도 지원하여, 적재 공간의 부족을 제한적으로 극복 가능하다.



S60 D4는 기존의 5기통 디젤 엔진과 6단 기어트로닉의 조합에서 새로운 DRIVE-E 4기통 디젤엔진과 아이신 8단자동변속기 구성으로 변경되었다. 이 파워트레인은 기존 엔진 라인업에 비해 실린더는 1개 줄었지만 성능과 연소 효율 면에서 향상되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시승차인 S60 D4는 181마력/4250rpm의 최고출력과 40.8kg.m/1750~2500rpm의 최대토크를 가진 직렬 4기통 트윈 터보 디젤엔진을 사용한다. 기존에 탑재했던 2.0리터 직렬5기통 엔진과 비교하면 토크 수치는 상동이고 출력은 10% 이상 증대되었다.


이러한 기술적 향상을 일궈낸 새로운 4기통 디젤 엔진의 핵심은 i-ART 분사 시스템이다. 하나의 센서로 제어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4개의 실린더 모두에 독립적으로 혼합기 센서를 탑재한다. 실린더 별로 유입되는 혼합기의 양에 필연적으로 차이가 생기는 기존의 방식에 비해 모든 실린더에 균일한 양의 혼합기를 유입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연소 효율은 증대되고, 연료 소비는 적어진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의 능력에 힘입어, 공인 연비는 도심 15.1km/l, 고속도로 20.4km/l, 복합 17.1km/l를 달성했다. 이는 기존 5기통 D4 모델의 도심 12.2km/l, 고속도로17.1 km/l, 복합14.0 km/l에 비해 크게 향상된 수치다. 실제 운행하며 트립컴퓨터 상으로 기록한 평균 연비는 도심(혼잡) 13.0km/l, 도심(원활) 16.1km/l, 고속도로는 공인연비인 20.4km/l를 훨씬 웃도는 22.8km/l까지 뽑아낼 수 있었다.



새로운 심장을 이식 받은 S60 D4는 기존 5기통 모델에 비하여 정숙성이 한 단계 향상된 느낌이다. 기존의 5기통 모델도 무난한 정숙성을 보였지만 현재의 모델은 확실히 발전된 모습이다. 특히 파워트레인에서 오는 진동이나 소음 등이 효과적으로 억제되었다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대부분의 회전 영역에서 부드러운 회전 질감을 일관하는 새로운 4기통 엔진과 능숙한 솜씨로 부드럽게 변속을 진행하는 8단 자동변속기 덕분이다. 여기에 이중접합 라미네이트 글라스를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등의 N.V.H 대책은 외부 소음의 유입량을 절감하여, S60 D4의 정숙성을 완성한다.


또한 디젤 엔진으로서는 세련된 축에 속하는 음색도 쾌적한 질감을 만들어내는 데 한 몫을 한다. 5기통 모델의 거친 느낌과는 확실히 다른 감각이다. 파워트레인의 성격이 바뀌면서, 기존 5기통 파워트레인이 주던 감성을 잃었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엄격해져만 가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연비를 향상시켜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연적인 수순을 밟은 것이 아닐까 한다.



쾌적한 질감의 파워트레인을 지닌데다, 부드러운 느낌의 하체 덕분에 S60 D4는 가족용 세단으로도 손색 없는 승차감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일반적인 가족용 자동차들처럼 대책 없이 무른 느낌과는 거리가 있다. 부드럽되 무르지 않은 하체는 노면의 요철을 탄력적으로 걸러내며, 요철을 통과할 때의 움직임이 절도가 있다. 탄력이 있는 하체는 고속 주행에서도 우수한 편에 드는 안정감을 만들어낸다.



S60 D4는 독일 브랜드들의 스포츠 세단에 비해 가속력이 딱히 뒤떨어지지는 않는다. 트윈터보를 채용한 2.0리터 디젤 엔진은 동급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40.8kg.m의 최대토크를 자랑하며, 뒷심도 나쁘지 않다. 새로이 도입한 자동 8단 아이신 자동변속기와의 궁합도 좋은 편이다. 출발 후 40km/h 근처에서 2단으로 넘어가고 70km/h언저리에서 3단으로 넘어가며 100km/h에 도달한 직후에 4단으로 넘어간다. 0-100km/h가속은 7.4초 만에 해치운다. 초반부터 중후반까지 비교적 고르게 힘을 내어주는 파워트레인 덕에 가속이 즐거운 편이다. 가속 페달의 반응은 약간의 여유가 있지만, 격렬한 주행 상황에서 부족하지 않은 응답성을 보인다.



코너가 굽이치는 와인딩 로드에서 S60 D4는 안정적인 몸놀림을 보인다. 전반적으로 뉴트럴에 가까운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인다. 공격적으로 코너에 돌입하면 부드럽되 무르지 않은 하체가 숨기고 있었던 탄력이 드러난다. 클리핑 포인트를 향해 달려들 때부터 코너를 탈출할 때까지 이어지는 균형감과 안정감이 꽤나 각별하게 다가온다. 동급에서 가장 무거운 축에 드는 1.645kg의 중량을 가지고 있지만 무겁다는 느낌이 적게 드는 점도 특기할 만한 점이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브레이크다. 제동 시스템에 대해 보강이 조금 더 필요할 듯하다. 일상적인 운행에서는 충분하고도 남는 수준이지만 격렬한 주행 상황에서 때때로 힘이 부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S60 D4는 안전으로 명망이 높은 볼보 가문의 소생인 만큼, 안전사양도 적절하게 구비되어 있다. 사각지대 경고장치(BLIS)는 경고등에 점멸 패턴이 더해졌다.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도 업그레이드가 이루졌다. 기능을 활성화시킨 상태에서 운행 중에 차선을 벗어나게 되면, 차가 스스로 조향을 시도하여 능동적으로 차선 이탈을 방지한다. 그 외에도 충돌 경고 기능, 50km/h 이하의 속도에서 작동하는 저속 대인/대물 충돌 방지 시스템인 시티-세이프티 등의 안전 장비가 마련되어 있다.



볼보 S60 D4는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도입함으로써, 세련된 정숙성과 쾌적한 운행환경, 그리고 설득력 있는 경제성을 얻었다. 그러면서도 주행질감은 변함 없이 스포츠세단의 본분에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 물론 5기통 시절의 독특한 감성은 크게 희석됐지만, 소수의 소비자가 아닌, 대다수의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점에서 보자면, 상품으로서 바람직한 변화라 할 수 있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무기로 삼은 S60 D4는 보다 강력해진 상품성으로 거듭났다. 무난한 수준의 편의사양과 강점으로 부각되는 안전사양, 독일 세단들에 비해 다소 낮은 가격, 그리고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만한 성능과 경제성으로 야무지게 무장한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가족용 세단으로도 손색없는 실내공간과 쾌적함을 겸비하고 있다. 2.0리터급의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유러피언 D세그먼트 스포츠세단으로서 S60 D4는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대안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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