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특별한 캠핑카 한 대가 있다. 오지 탐험용으로 부족함이 없는 메르세데스-벤츠 유니목(U500NA)과 각종 첨단 장비를 갖춰 연구용 차량으로 손색이 없는 트레일러가 만났다. 그러나 이 캠핑카가 특별한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번에 소개할 캠핑카의 이름은 `키라밴(Kiravan)`. 세계 곳곳을 탐험하기 위해 제작된 이 캠핑카는 그 목적에 걸맞게 다양한 첨단 장비와 주행성능을 갖췄다. 어찌나 많은 기능을 갖췄는지 글보다 위의 사진을 보는 것이 빠를 정도다. 지붕에는 탐험을 위한 캠핑카답게 각종 조명과 안테나, 망원경을 설치했으며, 발전기 2개와 배터리팩, 태양광 충전시설 등을 통해 전기에 대한 고민도 해결했다. 22대의 카메라를 통해 주변 상황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트레일러 후면에는 오토바이도 실을 수 있도록 설계돼 이동성까지 살렸다.
운전석에 들어서면 항공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미래지향적인 구성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대시보드뿐만 아니라 센터 콘솔, 운전석 지붕까지 버튼으로 채워졌으며, 총 11개의 디스플레이로 차량과 주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트레일러 내부 역시 각종 첨단 장비와 작업 장비로 구성되어 있다. 트레일러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유니목과 떨어져 있어도 데이터 연결을 통해 완전히 독립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를 갖췄다. 그러면서도 사람 사는 곳답게 침실과 부엌, 샤워실 겸 화장실 등의 시설을 갖춰 편안한 여행을 즐기는 데 모자람이 없도록 했다. 냉장고는 3명이 3주 동안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보관할 수 있으며, 가스레인지와 전자레인지, 수도 시설을 완비해 따뜻한 요리를 즐길 수도 있다. 여기에 자동 냉난방 시스템이 자동으로 쾌적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도록 했으며, 화장실의 변기는 배설물을 가루로 만들어 소각하는 기능을 갖춰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는데 일조한다.
각종 장비를 실은 만큼 무게는 상당하다. 키라밴의 무게는 23.4톤. 여기에 전장과 전고가 각각 15.8m, 3m에 달해 `한 덩치`하는 크기까지 갖췄다. 자연스럽게 이 차량을 잘 이끌어줄 만한 주행 성능을 갖췄는지에 초점이 맞춰지는 상황. 그러나 걱정하지 말자. 키라밴은 `세계 곳곳을 탐험한다`는 개발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온-오프로드를 아우르는 주행 성능까지 갖췄다.
키라밴은 유니목의 6.4L 6기통 디젤 엔진과 전진 8단/후진 6단 변속기와의 조합을 통해 파워트레인을 구성한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263마력, 96.7kg.m이다. 바퀴도 어느 지형이나 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미쉐린에서 제공하는 46인치 특수 타이어를 장착했다. 이와 함께 모든 바퀴를 굴리는 6륜 구동 시스템을 탑재했으며, 특수 서스펜션을 적용해 지형에 따라 차체 높낮이를 조절하고 40도가 넘는 경사도 오를 수 있다. 아울러 770L 대용량 연료탱크를 탑재해 연료 보급 없이도 3,200km를 달릴 수 있다.
범상치 않은 캠핑카만큼이나 제작자의 `스펙`도 만만치 않다. 키라밴을 제작한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발명가 브런 페런(Bran Ferren). 20대부터 회사를 설립할 정도로 남다른 능력과 열정을 가졌던 그는 현재 미 공군과 인텔, GM 등을 고객사로 둔 `어플라이 마인즈`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과거 할리우드에서 일한 이채로운 경력도 가진 그는 온갖 지형에서의 촬영이 가능한 특수트럭을 개발한 경력이 키라밴을 제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한다.
글머리에서 키라밴이 특별한 이유가 이뿐만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그가 세계에서 단 한 대뿐인 이 캠핑카를 자신의 딸 `키라`를 위해 제작했기 때문이다. 브런 패런은 키라밴을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자신의 늦둥이 딸 키라와 함께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때묻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키라밴 내부에는 그녀만을 위한 다락방 침실과 놀이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그녀 스스로 자연에 대해 조사할 수 있는 `작업 공간`도 준비되어 있다. 여기에 원격으로 친구와 연락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춰 딸 키라에 대한 브런 패런의 부성애를 엿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