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개성의 야무진 CUV - 시트로엥 C4 피카소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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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개성의 야무진 CUV - 시트로엥 C4 피카소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5.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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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출시되었던 시트로엥의 `그랜드 C4 피카소`는 닮은 꼴을 찾아보기 힘든 개성 만점의 외모와 7인승 좌석, 그리고 새롭게 도입된 고효율의 BlueHDi 엔진을 앞세우며 등장과 동시에 수입 미니밴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한, 독보적 개성을 자랑하는 디자인의 내면에 한정된 차체에서 최대한의 실용성을 확보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유럽식 MPV의 전형적 구성을 재치 있게 풀어낸 그랜드 C4 피카소는 MPV 모델이 부족한 국내의 수입차 시장에서 월 50대 내외의 판매고를 꾸준히 올려 왔다.



그로부터 반년을 조금 지날 무렵, 푸조-시트로엥의 국내 공식 수입 및 판매를 맡고 있는 한불모터스는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시트로엥 전시장에서 그랜드 C4 피카소의 원형이 되는 `C4 피카소`를 정식으로 선보이고 시판에 들어갔다. 한불모터스는 C4 피카소를 소개하면서, ``미니밴의 성격이 강한 `그랜드 C4 피카소`와는 달리, `CUV`의 성격을 지닌다.``고 덧붙였다. 7인승 좌석을 갖춘 그랜드 C4 피카소와는 달리, C4 피카소에는 5개의 좌석이 배치되어 있으며, 길이는 그랜드 C4 피카소에 비해 차체가 더 짧다. 독특한 매력의 MPV 그랜드 C4 피카소의 원형, C4 피카소를 직접 만나보며 그 매력과 가치에 대해 알아 본다. VAT 포함 가격은 4,190만원이다.




C4 피카소는 먼저 선보였던 그랜드 C4 피카소의 독보적인 개성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오히려 몇몇 부분에서는 더 화려한 느낌마저 준다. 차체 전반을 아우르는 유선형 디자인으로 완만한 볼륨감을 이뤄냈다. 전면부는 시트로엥의 스타일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에 통째로 녹여 넣은 더블 쉐브론 엠블럼은 물론, 좌우 끝에 심어져 있는 LED 주간주행등을 겸하는 방향지시등, 그리고 그 아래에 독립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전조등은 C4 피카소만의 독특한 인상을 자아내는 핵심 요소다. 전반적으로 독특한 개성과 모던한 감각이 잘 살아 있는 디자인이라 볼 수 있다.





C4 피카소는 전장 X 전폭 X 전고가 4,430 X 1,825 X 1,610mm이며, 그랜드 C4 피카소에 비해 전장이 165mm가 짧고, 전고는 45mm 더 낮다. 전반적으로 몸집을 불린 해치백과 같은 형상, 혹은 CUV에 가까운 형상으로 만들어져 있다. 휠베이스는 2,785mm로, 그랜드 C4 피카소에 비해 55mm 더 짧다. 휠과 타이어는 그랜드 C4 피카소 인텐시브 플러스 모델부터 들어가는 17인치 휠과 205/55R17 규격의 타이어를 사용한다.






측면의 형상은 완만하게 내려오는 모습과 크롬으로 마무리된 윈도우 라인의 장식이 눈에 띈다. 또한, C4 피카소는 보다 굵직하고 단순한 캐릭터 라인을 지니고 있다. 둘로 나뉜 A필러, 블랙 하이글로스 패널과 크롬 도금이 혼용되어 있는 도어 핸들 등도 특징적인 부분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루프 레일이 장비되어 있지 않은 점 정도다. C4 피카소가 그랜드 C4 피카소와 가장 확연하게 다른 느낌을 주는 부분이 있다면 뒷모습이다. 그랜드 C4 피카소에 장비된 `3D 리어램프`와 다른, 일반적인 구성과 형상을 지닌 LED 테일램프가 장비되어 있다.



C4 피카소의 인테리어는 독보적인 개성을 자랑하는 익스테리어에 상응하는 수준의 파격적 디자인으로 완성되었다. 7인치 터치스크린과 12인치 파노라믹 HD 스크린을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두드러진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오는 부분은 앞좌석의 시야를 각별히 배려한 점이다. C4 피카소의 앞좌석에 설치된 파노라믹 윈드 스크린은 확 트인 시야와 시원한 개방감을 제공하며, 2개로 나눠진 좌우 A필러는 사각지대를 최소화해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돕는다. 그 외에도 뒷좌석 끝까지 뻗어 있는 대형 글라스루프 덕에, 앞좌석과 동일한 수준의 시원스런 개방감을 만끽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고품질의 새틴 크롬 장식과 다기능 스티어링 휠 등으로 꾸며져 있다. 또한 C4 피카소의 대시보드는 투톤으로 마무리했다.



스티어링 휠은 손에 쏙 들어오는 그립감을 지니고 있다. 큼직한 버튼들과 4개의 다이얼이 배치된스티어링 휠은 무난한 쓰임새를 지니고 있다. C4 피카소의 운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컬럼 마운트 타입의 시프트 레버. 이 시프트 레버는 가느다란 펜과 같은 형상과 질감, 그리고 조작감을 지니고 있다. 작동감이 가벼워 쓰기가 편하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7인치 터치패드는 네비게이션, 오디오, 전화, 차량 세팅 등 차내의 모든 기능을 통합시켰다. 12인치 파노라믹 HD 스크린은 기본적인 운행 정보를 표시해주며, 운전자는 필요에 따라 네비게이션 또는 차량 세팅 정보를 선택 설정할 수 있다. 또한, USB를 이용해 스크린 배경화면을 원하는 사진으로 변경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3가지의 디스플레이 테마 또한 갖추고 있다. 다만, 시스템의 반응 및 처리 속도가 약간 느리며, 테마를 변경하는 중에는 시스템의 재부팅이 필요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C4 피카소는 수납공간에 대한 배려도 충실한 편이다. 앞좌석에 배치된 컵홀더 일체형의 센터 콘솔 박스는 각티슈도 들어갈 만한 넉넉한 공간은 물론, 필요한 경우 탈착도 가능하여, 공간을 보다 넉넉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재미있는 점은 콘솔 박스를 탈착하면 그 하단에도 2개의 컵홀더와 트레이가 또 나타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스티어링 컬럼 하단에도 휴대용 티슈 등의 자잘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트레이를 마련해 두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전후 좌석 구분 없이 큼지막하게 마련된 도어 포켓은 물론, 대용량의 글로브박스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센터페시아 하단의 수납 공간에는 스마트폰 등을 넣을 수 있으며, 사용 기기에 따라 도어를 간이 거치대로도 활용할 수도 있다. 이 공간의 내부에는 2개의 USB 포트, 각 1개의 AUX 단자와 12V 소켓 등이 마련되어 있다. 앞좌석의 등받이에는 그물형 포켓은 물론, 피크닉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으며, 봉지 등의 가벼운 물건을 붙잡아둘 수 있는 고무밴드도 마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뒷좌석의 바닥 아래에는 얇은 담요 등을 넣어둘 수 있는 수납 공간도 존재한다. C4 피카소에 마련된 각종 수납공간은 실용성을 중심의 가족용 자동차라는 점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C4 피카소의 좌석은 일절 직물로 마감되어 있다. 직물의 질감은 무난한 편. 운전석과 조수석의 형상이 대칭되는 형태로 디자인된 앞좌석은 독특한 구성을 보인다. 앞좌석은 양쪽 모두 펌핑 레버로 높이를, 측면의 레버로 등받이 각도를 조정한다. 특이한 점은 차내 방향에 각도 조절 레버가 있다는 점이다. 3단계로 조절되는 열선 기능을 지니고 있으며, 양쪽 모두 팔걸이가 마련되어 있다. 뒷좌석은 3개로 나뉘어진 독립식 좌석이 특징적인 부분이다. 3개의 좌석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각도 및 전후 거리 조정이 가능하며, 필요에 따라 접는 것도 가능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덩치가 큰 성인 남성에게는 다소 작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



테일램프까지 한 덩어리로 열리는 해치도어를 열면 C4 피카소의 트렁크과 대면하게 된다. 개구부가 넓은 점은 짐을 실을 때의 편의성을 올려주는 부분. 트렁크 공간은 뒷좌석을 접지 않은 상태에서 630리터의 공간을 제공한다. 뒷좌석을 모두 접을 경우, 길이 2.5m의 물건을 수납 가능하다. 넉넉한 트렁크 용량은 C4 피카소가 가진 CUV로서의 가치를 높여주는 부분이다.



C4 피카소는 디젤 파워트레인을 심장으로 삼은 점을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의 정숙성을 보인다. 하지만 외부 소음 유입을 막아내는 능력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디젤 엔진의 소음이 외부로부터 흘러 들어오는 것은 물론, 풍절음도 그리 적다고 보기 어렵다. 파노라믹 윈드 스크린과 글라스루프, 2개로 나뉜 A필러 등에서 오는 압도적 시야는 분명 쾌적한 운전환경을 제공해주지만, 전반적으로 유리의 사용량이 많은 데에서 오는 반대급부를 조금 더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지는 부분이다.



그러나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 정숙성을 제외하면, C4 피카소는 운전하기에 편리한 차다. 특히 운행 편의성을 높여주는 부분은 가히 압권이라 할 만한 전방 시야다. 사각이 현저하게 적은 운전 시야는 도심에서도, 교외에서도 여타의 CUV들이나 RV 차종들에 비해서도 명백한 비교 우위를 지닌다. 또한, 넓은 운전 시야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운전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스톱/스타트 시스템은 알맞은 타이밍에 정확하게 작동해주고, 재시동에 대한 불쾌감이 적어, 그 완성도를 짐작케 한다. 적당히 가벼운 조작감을 지닌 스티어링 휠은 복잡한 도심에서의 운행 편의성을 높여주는 부분이다. 승차감은 CUV로서는 다소 단단한 편. 노면의 요철을 꽤나 직설적으로 전달하는 성격을 보이며, 전반적으로 댐핑 스트로크가 다소 짧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가속감은 답답하지 않으며, 정지상태에서의 가속보다는 추월을 위한 가속에서 더 좋은 느낌을 준다. 일상적인 속도 대역에서의 순발력은 적당한 수준으로, 소형차와도 닮은 듯한 경쾌한 느낌을 준다. S 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스로틀을 최대로 전개하면 1단은 50km/h, 2단은 80, 3단은 120km/h에 못 미친 시점에서 시프트업이 차근차근 이루어진다. 0-100km/h 가속은 10초 초반대에 끝낸다. 6단 자동변속기의 반응은 자동변속기로서는 무난한 편. 패들 시프트도 여흥 삼아 사용해 봄직한 정도의 성능을 확보하고 있다. 고속 주행에서는 풍절음이 다소 들어오기는 하지만, 꽤나 안정적으로 달려준다. 이는 C4 피카소가 가진, MPV로서는 다소 단단한 하체와 균형감 좋은 차체 설계 덕분이 아닐까 한다. 100km/h를 상회하는 고속에서도 차체는 불안한 느낌이 적은 편이다.



단단한 하체와 가벼우면서도 직결감이 나쁘지 않은 조향장치, 그리고 균형감 좋은 차체 덕에 C4 피카소는 CUV로서는 기대 이상의 몸놀림을 보여준다. C4 피카소의 몸놀림은 CUV나 MPV보다는 승용차에 좀 더 가깝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PSA가 신규 개발한 EMP2 플랫폼을 그 기저에 깔고 있는 C4 피카소는 플랫폼의 특징인 낮은 무게 중심을 십분 활용한 듯한 기민함을 유감 없이 발휘한다. 스티어링 휠은 다소 가볍기는 하지만, 그리 헐거운 느낌이 들지 않아, 차를 좀 더 적극적으로 다룰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일반적인 CUV나 MPV에 비해 사뭇 단단한 감각의 하체는 수준급의 실력을 갖춰, CUV로서는 꽤나 인상적인 안정감을 준다. 따라서 코너가 몰아치는 산간도로에서도 자신감을 쉽게 잃지 않는다. 브레이크가 뒷심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하는 소소한 아쉬움이 있지만, 제동력에서 딱히 모자란 구석은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C4 피카소의 조향 감각이나 운동 성능은 일반적인 승용 세단 혹은 해치백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MPV, 혹은 CUV 등의 기준에서는 분명, 평균 이상의 재주를 지니고 있음은 분명하다.



공인연비는 도심 13.2km/l, 고속도로 16.1km/l, 복합 14.4km/l로 명시되어 있다. 시승을 진행하며 트립컴퓨터 상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연비를 측정했다. 빈 차 상태에서 가속페달 조작을 최대한 줄이고 타력운행을 중시한 경제운행을 했을 때를 기준으로 하는 평균 결과값은 다음과 같다. 도심에서의 연비는 교통 상황이 나쁠 때는 11.2km/l, 여유가 있을 때에는 13.0km/l를 약간 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고속도로에서는 공인 연비인 16.1km/l를 한참 상회하는 21.2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연비에 관계 없이 편한 대로 운행 했을 때, 원활한 도심에서는 평균 10~11km/l대, 고속도로에서는 16km/l 대의 연비를 보여주었다. 시승을 하며 총 6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렸지만, 연료 게이지는 아직도 1/4 지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C4 피카소는 프랑스식 미학을 안팎으로 담아낸 독보적 개성의 디자인, 프랑스식의 합리주의를 그대로 닮은 실용성과 경제성, 그리고 승용차를 연상시키는 경쾌하고 강단 있는 주행 감각이 공존하고 있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자동차다. 어느 것 하나도 남과 같은 것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특별한 개성을 추구하는 C4 피카소는 시트로엥의 슬로건,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Creative Technology)`를 온몸으로 나타내는 매력적인 자동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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