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적이고 합리적인 독일 세단 폭스바겐 제타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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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적이고 합리적인 독일 세단 폭스바겐 제타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5.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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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제타는 폭스바겐의 간판 모델인 `골프`의 4도어 세단형 모델로도 알려져 있다. 제타는 1979년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30년을 넘는 세월 동안 다섯 차례에 걸친 변화를 겪으며 오늘날에도 폭스바겐의 대표적 컴팩트 세단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차명인 `제타(Jetta)`는 바람의 이름을 차용하는 폭스바겐식 작명법에 따라서 지어졌다. 어원이 되는 바람은 `제트 기류(Jet Stream)`이다. 유럽에서는 시기에 따라 벤토(Vento), 혹은 보라(Bora)로 개명되었다가, 5세대부터 다시금 제타로 돌아와,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제타는 해치백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취했던 북미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으며, 현재에도 가장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폭스바겐 모델이기도 하다. 또한, 국내에서는 2006년부터 시장에 데뷔하여 현재까지 약 12,000여대가 판매된 인기 모델이기도 하다.



지난 해 하반기, 안팎으로 세부 사항을 손질하고 유로 6 기준을 만족시키는 디젤엔진 등으로 상품성을 높인 2015년형 제타가 선보였다. 폭스바겐의 대표 컴팩트 세단인 제타를 시승하며 그 특징과 가치를 가늠해 본다. 시승한 제타는 2.0TDI 블루모션 프리미엄 모델로, VAT 포함 가격은 3,650만원이다.





2015년형으로 거듭난 제타는 폭스바겐의 새로운 디자인 경향에 따라 외관의 일부를 변경했다. 헤드램프에서부터 범퍼, 테일램프 등의 디자인이 보다 날카롭고 직선적인 느낌으로 다듬어져 있다. 공기 흡입구를 크게 키운 전방 범퍼는 다소 수수한 인상을 가졌던 제타에게 보다 공격적인 인상을 부여한다. 등화류의 경우, 프리미엄 모델을 기준으로, 헤드램프에 주간 주행등이 포함된 신형 바이-제논 램프가 적용되었으며, 테일램프에는 LED 램프를 적용했다.





외모 전반에 흐르는 느낌은 날을 조금 더 세운 듯한 모양새로 다가온다. 그러나 여전히 튀지 않고 무난한 스타일을 지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각종 디테일의 변화는 출시 4년차인 제타에게 보다 현대적 감각을 부여한다. 전장 X 전폭 X 전고는 4,660 mm X 1,780 X 1,480mm로, 기존에 비해 소폭 증대되었다. 폭스바겐 측은 외관 디자인의 변화를 통해, 제타의 공기저항이 약 10% 가량 낮아졌다고 말한다.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의 검정 색상으로 꾸며진 인테리어는 무난한 스타일링을 지닌 제타와 어울리는 구성으로 보인다. 2015년형으로의 변경에 따라 실내에서 달라진 점은 인스트루먼트 패널, 스티어링 휠, 각종 내장재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7세대 골프의 것을 가져왔으며,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경우, 보다 확대된 중앙 디스플레이를 갖는다. 기존 모델의 단순한 조작부는 그대로 가져간다. 내장재는 좀 더 부드러운 소재로 변경되어, 질감의 개선을 도모했다.





앞좌석은 단단한 착좌감을 지니고 있다. 좌석의 높이 조절은 펌핑 레버로, 등받이의 각도는 일반적인 레버 방식으로 조절된다. 운전석에 한하여, 레버식의 허리 받침이 마련되어 있다. 그 외에도 3단계로 조절되는 열선 기능을 제공한다.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승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공간을 확보했으며, 앞좌석과 마찬가지로, 단단한 착좌감을 지니고 있다. 체감되는 실내 공간은 그리 넓지도, 비좁지도 않은 무난한 수준. 트렁크 용량은 510리터로, 체급에 비해 꽤나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시승차인 제타 2.0TDI 블루모션 프리미엄 모델에 탑재되는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50마력/3,500-4,000rpm, 최대토크 34.7kg.m/1,750-3,000rpm의 성능을 내는 2.0 TDI 엔진과 6단 DSG 더블 클러치 변속기로 구성된다. 제원 상 0-100km/h 가속 시간은 8.9초, 그리고 218km/h의 최고속도를 낼 수 있다. 공인 연비는 15.5km/l(도심 13.8km/l, 고속도로 18.1km/l)이다.



제타는 정숙성 면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정차했을 때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의 양이 적지 않은 편이다. 파워트레인에서 오는 소음 및 진동을 잡아내는 능력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외부 소음의 유입을 차단하는 부분에서도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디젤 엔진을 심장으로 하는 소형 세단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수준의 정숙성이라고 말해줄 수는 있다. 그러나 보다 향상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소음 및 진동에 대한 보강이 조금 더 이루어져야 할 듯하다. 승차감은 체급에 비해 다소 부드러운 편이다. 하지만 요철이 커질수록 이따금씩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은 다소 묵직한 편이다.


(연출된 이미지입니다)


가속 페달을 최대로 조작하며 차를 다그치기 시작하면 경쾌한 감각으로 노면을 박차며 달려나간다. 폭스바겐의 2.0 TDI 엔진과 더블클러치 변속기는 바쁘게 움직이며 속도를 높여나간다. 제타에 탑재된 6단 DSG 변속기는 이전까지의 DSG 변속기에 비해 다소 두루뭉술한 변속 감각을 주기는 하지만, 허둥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며 제 역할을 다 해낸다. 고속으로 돌입하는 과정에서는 뒷심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지만 속도계의 바늘은 꾸준히, 그리고 진득하게 상승한다.


(연출된 이미지입니다)


굽이진 길을 달려나가는 솜씨는 형제차인 골프에 비해서는 한 수 아래로 보인다. 차체의 균형감을 시작으로 섀시의 특성과 조향 시의 반응에 이르는 여러 부분에서 스포티하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 스티어링 휠은 직결감이 부족하고 차체 앞뒤에서 오는 반응도 무딘 편이다. 부드러운 하체는 무딘 반응과 함께, 격한 운행 환경에서 이따금씩 다소 간의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주행 감각에서는 제타가 운전자 중심의 주행 특성보다 가족과 일상을 중시하는 세단임이 드러나게 된다.



연비는 제타의 가장 큰 강점으로, 공인 연비는 도심 13.8km/l, 고속도로 18.1km/l, 복합 15.5km/l이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자제해가며 연비를 중시하여 운행했을 때, 트립 컴퓨터로 기록한 평균 연비는 도심(혼잡) 10.4km/l, 도심(원활)12.7km/l, 고속도로는 20km/l에 가까운 결과를 보였다.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교통의 흐름에 따라 편하게 운행해도 도심에서 10km/l 밑으로 떨어지는 일이 적다.



폭스바겐의 대표적 컴팩트 세단, 제타는 적당한 사이즈와 넉넉한 공간 구성, 그리고 우수한 연비가 돋보이는 세단이다. 가족을 위한 세단으로서 한 점 부족함 없는 구성을 갖추고 있으며, 부족하지 않은 힘을 갖춰, 일상적 운전 환경에서의 편의성도 충분한 편이다. 가격 역시, 유럽제 수입 세단으로서는 합리적인 편에 속하는 점도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승용 자동차가 갖는 운송수단으로서의 가치, 그리고 합리적 구성과 가격 등을 두루 갖춘 폭스바겐 제타. 향후에도 국내 시장에서 꾸준한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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