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린 터보가 실감난다. NX200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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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 터보가 실감난다. NX200t
  • 김재민
  • 승인 2015.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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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브랜드 최초의 컴팩트 SUV인 `NX`는 작년 10월경부터 하이브리드 모델인 NX300h를 시작으로 시판에 돌입했으며, 한국 시장의 볼륨 모델인 ES300h와의 투 톱 체제를 이루고 있다. 그로부터 반 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 렉서스는 NX에 브랜드 최초의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을 장비한 `NX200t`를 공개했다. 그리고 공개한 지 일주일 뒤인 3월 3일부터 본격적으로 데뷔하여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렇게 시장에 데뷔한 렉서스 NX200t는 앞서 언급하였듯이, `브랜드 최초`라는 수식어를 두 개나 가지고 있다. 하나는 `최초의 컴팩트 SUV`, 남은 하나는 `최초의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 적용`이다. 새로운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으로 무장한 NX200t는 신세대 렉서스가 보이게 될 변화들을 보여주고 있다. 시승한 NX200t는 `F 스포트` 모델로, NX200t 모델에만 준비된 특별한 모델이다. VAT 포함 가격은 6,100만원.



NX200t, 그 중에서도 F 스포트 모델은 일반 모델과는 보다 색다른 인상으로 다가온다. Bi-LED를 장비한 3연장 헤드램프와 작살 형상의 방향지시등 겸 주간주행등으로 이루어진 과감한 스타일의 눈매는 일반 모델과 같다. 하지만 전용 격자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전용 프론트 범퍼, 전용 18인치 알로이 휠과 F 로고 등으로 꾸며져 있어, F 스포트만의 특별함이 묻어난다. F 스포트의 디테일은 NX가 가진 파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보다 강렬하게 부각시킨다.



디테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라디에이터 그릴. 일반 모델의 굵직한 가로줄 라디에이터 그릴 대신 특유의 전용 격자 무늬 라디에이터 그릴이 자리하고 있다. F 스포트 모델만을 위한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은 일본의 전통 문양을 연상케 하는 화려함과 섬세함을 느끼게 된다. 이 특유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렉서스 스핀들 그릴의 모래시계 형상을 시각적으로 보다 도드라지게 만들어준다. 이렇게 빚어진 얼굴에서는 마치 갑옷을 갖춰 입은 무사와 같은 당당함이 느껴진다.



옆모습과 뒷모습은 일반형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굳이 차이점을 잡아 내라면 하이글로스 페인팅이 적용된 전용 18인치 알로이 휠과 앞 휀더에 붙어 있는 F 스포트 로고 정도. 하지만 얼굴에서의 변화는 차를 전반적으로 달리 보이게 만들어준다.



NX200t F 스포트의 실내는 전체적으로 호평 받은 NX의 인테리어에 F 스포트의 디테일을 더해, 보다 강렬한 감각으로 거듭났다. 다크 로즈 컬러의 좌석 악센트와 가죽으로 감싼 실내 패널에 꼼꼼히 박음질된 스티칭으로 마무리되어 있어, 한층 스포티하고 자극적인 감각을 준다. 손이 닿을 만한 부분에는 소프트 패드를 내장하여, 촉각적인 면까지 고려한 점은 다분히 렉서스 다운 배려가 드러나는 부분.



하단에 F 스포트 로고가 붙어 있는 전용 스티어링 휠은 적당한 컴팩트한 사이즈를 지니고 있다. 부드러운 재질의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어, 그립감이 우수하다. 특히, 3시와 9시 방향을 잡았을 때, 손바닥 안쪽으로 감겨 오는 감촉이 일품. 좌우 스포크에는 오디오 리모콘 및 핸즈프리, 중앙 디스플레이를 조작할 수 있는 버튼들이 위치하고 뒤편에는 시프트 패들이 자리하고 있다. 계기판에는 일반적인 타코미터가 자리잡고 있다. 중앙에는 주행 정보 등을 표시하는 창이 마련되어 있으며, 내비게이션과의 연동도 가능하다. 이 부분은 스티어링 휠 우측에 배치된 컨트롤러로 조작할 수 있으며, 설정 메뉴에서 운전자가 원하는 정보만을 표시할 수 있도록 변경할 수도 있다. 과감한 디자인의 센터페시아에 배치된 각종 기능 버튼들은 조작하기 용이한 곳에 배치되어 있어 사용하기 편리하다. 또한, 각각의 버튼들은 또렷한 작동감을 지니면서도 조작 중 어떠한 불쾌한 소리도 내지 않는다. 이는 사소한 디테일에도 충분히 신경을 쓰는 렉서스 다운 부분. 공조장치 조작부와 송풍구 사이에 위치한 아날로그 시계는 인테리어의 멋스러움을 더해주는 요소다.



NX 전모델에는 조작부를 터치패드로 교체한 렉서스의 신형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가 장비된다. 커서가 이동할 때마다 햅틱 반응이 나타나며, 클릭은 터치패드 자체를 버튼처럼 눌러주면 된다. 컨트롤러의 손잡이 뒤편은 키를 넣어둘 수 있는 작은 수납함이 있는데, 이 수납함의 뚜껑은 따로 떼어서 손거울로도 사용할 수 있다. 시승차인 F 스포트 모델에는 렉서스의 자체 오디오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다. 사운드 시스템의 만족도는 프리미엄급 자동차에 충분한 정도. 대체로 저음이 강조되어 있는 편이다.



NX200t F스포트 모델의 앞좌석은 버킷 타입으로 만들어져 있다. 착석감 자체는 약간의 단단함이 느껴지면서도 부드러운의 느낌이다. 뿐만 아니라, 몸을 잡아주는 능력 또한 좋은 편이다. 안락한 착석감과 든든한 홀딩 능력 사이에서 조율이 잘 되어 있는 느낌을 준다. 운전석은 허리 받침을 포함, 10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을 지원하며, 허리 받침이 없는 조수석은 8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을 지원한다. 양쪽 좌석 모두, 3단계로 작동하는 열선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뒷좌석은 안락한 착석감을 제공한다. 좌석의 질감과 할당된 공간 모두 만족스럽게 다가온다. 머리와 어깨, 다리 공간 모두 성인 남성에게도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렉서스 NX가 경쟁 모델들 중에서 꽤나 짧은 수준의 휠베이스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제원 상의 불리한 점을 세심한 공간 설계로 극복해냈다고 할 수 있겠다. 센터 터널이 거의 돌출되어 있지 않은 평탄한 바닥 역시, NX의 공간감을 더욱 끌어 올려주는 부분.



트렁크 공간 또한 여유가 있는 편이다. 500리터에 가까운 기본 용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렉서스의 설명에 따르면, 9.5인치 골프백을 총 4개까지 수납할 수 있다고 한다. 6:4 비율로 접을 수 있는 뒷좌석을 활용하면 공간을 보다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트렁크 룸 하단에는 별도의 수납 공간이 존재하며, 뒷좌석 선반을 위한 수납 공간 또한 마련되어 있다.



NX200t F 스포트에 적용된 파워트레인은 렉서스가 NX200t를 통해 브랜드 최초로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2.0리터 다운사이징 엔진과 신규 개발된 `수퍼 ECT` 6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된다. NX200t의 심장을 맡는 엔진은 토요타 AR 계열의 최신예 엔진인 `8AR-FTS` 엔진으로, 토요타의 직분사 시스템과 개선된 앳킨슨 싸이클 방식, 신규 가변밸브 타이밍 기술인 VVT-iW, 브랜드 최초의 전용 트윈스크롤 터보차저, 그리고 실린더 헤드와 일체형으로 제작된 배기 매니폴드가 주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렉서스에 따르면, 이 통합형 배기 매니폴드는 기존 직렬 4기통 엔진이 통상적으로 갖게 되는 `4-2-1` 방식의 구조를 `2-1`로 단순화했다고 한다. 이로써 전용 트윈스크롤 터보차저의 구동에 필요한 배기가스를 보다 원활하게 공급함은 물론, 기존 4-2-1 구조에서 오는 배기가스 간섭을 줄여, 터보랙을 크게 줄였다고 한다.



2.0 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238마력/4,800~5,600rpm, 최대 토크는 35.7kg.m/1,650~4,000rpm이다. 디젤 엔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2,000rpm 이하의 극단적인 저회전 영역에서부터 최대 토크가 발휘된다는 점이 제원 상의 특징이다. 또한, 모든 NX200t에는 토요타의 `다이나믹 토크 컨트롤 AWD`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노면 상황 등의 주행 조건에 따라 100:0~50:50까지 전/후륜의 토크 분배를 자동 제어한다.



NX200t F 스포트는 그 파격적이고 도전적인 마스크에서는 연상하기 어려운 정숙함을 지니고 있다. 이는 소음과 진동을 잡아내는 능력이 기(技)를 넘어, 도(道)의 영역에 들어설 기세인 렉서스의 내공이 유감 없이 발휘되는 부분. 파워트레인에서 차내로 들어오는 진동과 소음이 충실히 억제되어 있으며,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도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외부로 배출되는 소음의 강도 또한 꽤나 낮은 편이다. 엔진 자체의 정숙성이 우수하다는 이야기다. 회전 질감 역시, 여타의 4기통 엔진에 비해 부드러운 느낌을 받게 된다. 수퍼 ECT 6단 자동변속기는 엔진과 양질의 호흡을 보이며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승차감에서는 단단함이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안락함보다는 급기동 상황과 고속주행 시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듯한 느낌. 요철을 타고 넘을 때의 감각이 사뭇 탄탄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일상적인 운전에서 불쾌감을 줄 정도로 딱딱하지 않은 점이 특징.



NX200t F 스포트의 주행 모드를 `스포트`에 두고,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자, 묵직한 음색의 엔진음이 차내를 휘감으며 경쾌하게 전진을 시작한다. 주행 모드를 스포트로 설정하면 NX200t가 가진 최대한의 스로틀 반응을 이용할 수 있으며, 엔진이 본격적으로 혈기를 띠기 시작한다. 3,000rpm 이상의 고회전 영역에 들어가자, 엔진의 음색이 혈기를 띄게 된다. 가속감 자체는 꽤나 호쾌한 느낌을 준다. 공차중량만 1,840kg에 달하는 SUV임에도 불구하고 생기 있게 차를 앞으로 내몬다. 이는 초반의 저회전 영역에서부터 최대토크가 터져 나오는 엔진의 특성에서 기인한 듯하다. 스포트 모드에서 측정한 0-100km/h 가속 시간은 8초대를 기록했다. 이 체급의 SUV에게는 충분하고도 남는 순발력. 100km/h는 3단에서 나오며, 1단에서 50km/h 언저리를 넘기는 시점에서 2단으로, 2단에서 90km/h 부근을 지나는 순간 3단으로 변속되며 100km/h를 넘어 선다. SUV로서는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우수한 편이기에, 고속 주행에서 불안감을 안겨주는 일도 적다.


NX200t F 스포트는 직선 주로에서 비교적 만족스러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구불구불한 산악 도로에서는 그보다 더 좋은 느낌을 받게 된다. 굽이길을 하나 하나 제쳐 나갈수록 섀시 설계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느낌이 전해져 온다. 부족함 없이 든든한 하드웨어에서 나오는 쫀득하면서도 안정적인 거동과 적당히 기분 좋게 밀어 붙여주는 느낌이 맞물려, SUV로서는 꽤나 즐거운 감각으로 운전을 즐길 수 있다. 렉서스는 NX200t를 설계하면서 용접 부위를 늘려 차체의 강성을 높이고, 섀시 전반에 걸쳐 손을 보았다고 한다. NX200t F 스포트는 전용의 스포츠 섀시와 퍼포먼스 댐퍼, 그리고 전/후륜이 기계적으로 연결된 상시 4륜구동 시스템 등의 든든한 하드웨어로 무장했다. 이를 통해, 굽이길이 몰아치는 산악도로에서도 쉽사리 기가 죽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수준급의 조작감과 직결감을 지닌 조향 시스템, 든든한 차체와 탄탄한 하체에서 오는 깔끔하고 안정된 몸놀림은 NX200t F 스포트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다. 여기에 제동력 또한 충분한 수준의 성능을 확보한 점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밟을수록 꾸준히 제동력이 상승하는 감각의 브레이크는 NX200t F 스포트를 보다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한다.



연비는 가솔린 엔진을 장비한 SUV로서는 꽤나 선방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트립 컴퓨터 상으로, 혼잡한 도심지에서는 대체로 8km/l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는 평균 연비를 보여주었다. 원활한 교통 상황의 도심지에서는 10km/l 가량의 평균연비를 기록했고, 고속도로에서의 정속 주행에서는 13km/l 이상의 평균연비를 기록하기도 했다. 운행은 에코 모드에서 급가속과 급제동을 자제하며 되도록 정속 운행을 위주로 진행했다. 연비에 크게 상관 없이 흐름에 따라 운행하다 보면 이보다 1~2km/l 정도 낮은 평균 연비를 보였다. 스톱/스타트 기능이 마련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시내에서의 연비는 무난한 수준이다.



렉서스 NX200t F스포트는 향후 렉서스 디자인의 향방을 보여주는 새로운 디자인 개념과 브랜드최초의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에 F 스포트 모델의 특별함을 솜씨 좋게 배합해 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을 채용함으로써 성능, 경제성, 그리고 친환경성의 세 마리 토끼를 잡게 되었다. 또한 여기에 F의 디테일이 더해진 NX200t F 스포트는 외모와 어울릴 법한 스포티한 주행 질감이 어울려, NX200t의 세 가지 모델 중에서도 특히나 신선하고 매력적인 결과물로 완성되었다.



렉서스 NX200t는 유가가 대폭 하락한 현재의 시점에서 하이브리드 모델군의 뒤를 받쳐줄 든든한 지원군임과 동시에, 렉서스식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의 첫 타자로 활동하게 되었다. `SUV=디젤`이라는 고정관념이 만연한 대한민국의 자동차 시장에서 가솔린 엔진으로 승부수를 띄운 렉서스 NX200t. 디젤 모델들의 생존율이 높은 현재의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흔치 않은 가솔린 엔진 SUV임과 동시에, 강렬하고 독특한 매력으로 소비자를 사로 잡을 수 있을 만한 매력적인 SUV로 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NX200t F 스포츠의 강력한 주행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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