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의 기대주, 200을 경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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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의 기대주, 200을 경험하다
  • 박병하
  • 승인 2015.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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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FCA 코리아는 크라이슬러 라인업에 새 식구를 들였다. 새 식구의 이름은 `200`. 크라이슬러 200은 2014년의 LA 오토쇼에서 처음 등장한, 크라이슬러 브랜드 최대의 기대주로 손꼽히는 중형 세단으로, 알파 로메오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태어났으며, 브랜드의 차세대 디자인 큐로 작용하게 될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테마의 인테리어, 그리고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으로 무장했다.



크라이슬러 200의 국내 출시는 크라이슬러에게 있어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미주지역 출시 이후, 첫 글로벌 시장 데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미주지역 이외의 지역에서 처음으로 크라이슬러 200이 출시된 국가가 되었다. 이는 곧, 한국 시장에서의 반응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도를 가늠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크라이슬러 200의 계보에는 닷지 스트라투스와 크라이슬러 세브링이 있다. 두 모델 모두, 대한민국에서 크라이슬러의 판매를 견인해 온 볼륨 모델들이었다. 또한, 200의 등장 직전까지만 해도, 크라이슬러는 대형 세단, `300`과 미니밴, `그랜드 보이저`의 단 2개 모델로 버티고 있었다. 판매고를 확실하게 올려 줄 볼륨 모델의 존재가 절실했다. 따라서 새로운 크라이슬러 200에게는 이들의 임무를 이어 받아, 중형 세그먼트에서 크라이슬러의 판매량을 끌어 올려야만 하는 중요한 임무가 주어졌다. 과연 새로운 200은 이 임무를 맡기에 적합한 재목이 되어줄 수 있을까? 크라이슬러 200의 최고 등급 모델인 `200C`와 함께 하며 그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크라이슬러 200의 외관 디자인은 크라이슬러 브랜드의 향후 디자인 방향을 제시한다. 크라이슬러 200의 외모에는 미국의 다양한 건축물 등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코닉 디자인`을 반영했다고 한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이 더해져, 크라이슬러 200은 `300C`로 대표되는 기존 크라이슬러 모델들과는 딴판인 외모를 지닌다. 직선적이고 남성 호르몬이 넘쳐 흐르던 마초적 스타일링과 깨끗하게 결별했다. 새로운 200의 디자인은 보다 여성적이고 세련되며, 현대적이다.




디테일한 부분으로 들어갈수록 그러한 여성적인 감각에 보다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얼굴의중심에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빚어진 한 줄의 크롬 라인이 자리한다. 또한, 그와 상하로 대칭을 이루는 또 한 줄의 크롬 라인이 자리 한다. 상단의 크롬라인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사이를 가르며, 하단의 크롬 라인은 안개등을 따라 부드럽게 흐른다. 이 두 줄의 크롬 라인은 200의 인상을 부드럽게 자아낸다. 헤드램프는 바이-제논 벌브와 LED 주간주행등을 도입했으며, 시승차인 200C 모델에는 LED 안개등이 적용된다.



측면의 실루엣에서도 부드러움이 강조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유연한 형상으로 빚어진 200의 실루엣은 그들이 주장하는 0.26cd에 불과한 공기저항 계수를 시각적으로 짐작하게 한다. 크라이슬러는 200의 개발 과정에서 600시간이 넘는 풍동 실험을 거쳤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공력 특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라디에이터 그릴의 개방량을 조절 가능한 액티브 그릴 셔터를 채용하기도 했다. 시승차인 200C 모델에는 18인치의 반광 알로이휠이 독특한 광택을 내며 세련된 느낌을 준다.




뒷모습은 극단적 덕-테일(Duck-Tail) 형상을 취했다. 트렁크리드 자체를 리어스포일러와 같은 역할을 하도록 굵직하게 접어 두었으며, 새로운 디자인의 테일램프와 범퍼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인상의 200과 상호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유럽이나 일본 세단을 크게 의식한, 부드럽고 현대적인 스타일링으로 일신되었다.



인테리어는 외관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부드러움과 현대적인 감각이 그대로 이어진다. 크라이슬러 200의 인테리어는 워즈 오토(Ward’s Auto) 선정 `10 Best Interior`에 선정된 바 있다. 그간의 미국 자동차에서 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시도들이 인테리어를 에워싸고 있다. 인테리어 패널의 형상은 깔끔한 형태로 만들어졌으며, 마감재는 연질의 소재를 사용했다. 또한, 시원한 개방감을 주는 파노라마 썬루프가 준비되어 있다.



스티어링 휠은 새로운 스타일이 적용되었다. 두툼한 림은 손에 든든하게 감겨오며, 큼직한 버튼들은 무난한 조작감을 지닌다. 계기판 또한 새로운 스타일이 적용되었다. 중앙의 거대한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화려하게 치장된 두 개의 원형 계기가 자리한다. 중앙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연동은 물론, 각종 주행 정보를 제공한다.


시승차인 200C의 대시보드 중앙에는 크라이슬러 그룹의 통합 제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유커넥트(U-Connect)` 멀티미디어 커맨드 센터가 자리한다. 8.4 인치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터치 스크린 기반의 제어시스템은 운전자와 동승자 방향에서 모두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음성명령 시스템도 적용되어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내비게이션 시스템 정도. 같은 그룹 내의 그랜드 체로키에 적용된것과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계기판과의 연동을 지원하는 점은 장점이지만, 인터페이스는 물론, 지도의 완성도가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든다. 오디오 시스템은 9스피커로 구성된 알파인의 시스템을 사용한다.




하지만 200의 인테리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모델에서나 볼 수 있었던 동급 최초의 `로터리 E-Shift`를 들 수 있다. P-R-N-D-S의 5개 레인지로 구성된다. 또한, 로터리 E-Shift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생긴 빈 공간을 활용, 개방형으로 조성된 센터 콘솔 수납 공간 역시 눈에 띈다. 이 공간은 E-시프트와 조작 패널 아래의 공간과 센터 콘솔의 두 구획으로 나뉜다. 대용량의 패스-스루 수납 공간에는 태블릿 PC는 물론, 여성용 핸드백 등의 크고 작은 짐을 손쉽게 수납할 수 있다. 컵홀더는 컵을 수납하지 않을 경우에는 전후 방향으로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다.






앞좌석은 세미 버킷 스타일로 만들어져 있으며, 허리를 부드럽게 감싸준다. 착좌감은 부드러운 편. 시승차인 200C의 운전석은 허리받침을 포함, 12방향의 전동조절 기능을 지닌다. 운전석과 조주석은 모두 3단계의 열선 및 통풍 기능이 장비된다. 뒷좌석은 안락한 착좌감을 지니고 있다. 공간은 대체로 넓은 편. 하지만 머리 공간은 체격이 큰 사람에게는 다소 간의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다. 트렁크 공간은 453리터로 무난한 편. 가족용 세단으로서도 무난한 트렁크 용량을 지니고 있다. 또한, 스키 쓰루 기능과 6:4 분할 접이식 뒷좌석을 적용했다.



새로운 크라이슬러 200의 심장은 대서양 너머의 이탈리아에서 온, 현재 크라이슬러의 모기업인 피아트의 엔진이다. 200에 탑재된 엔진은 피아트의 신형 2.4-liter MultiAir®2 타이거샤크 직렬 4기통 엔진. 최고출력은 187마력/6,400rpm, 최대토크는 24.2kg.m/4,000rpm 의 성능을 낸다. 표준 연비는 복합 모드 기준으로 10.9km/l이다.



이탈리아의 심장을 품은 200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정숙성을 지니고 있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만큼, 정숙성은 우수한 편이다. 특히. 아이들링 상태에서의 정숙성이 우수한 편. 9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럽게 변속하며, 변속 충격이 적다. 승차감은 부드럽고 안락한 편이다. 하지만 대책 없이 출렁대는 타입은 아니다.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적당히 안정된 움직임을 보인다. 하체는 노면에서 올라오는 각종 충격을 융통성 있게 흡수해낸다. 정숙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지닌 200은 일상적인 운행 환경에서 큰 스트레스를 안겨주지 않는다. 이러한 승차감의 뒷면에는 크라이슬러 200의 뼈대와도 연관이 있다. 새로운 크라이슬러 200의 뼈대는 엔진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에서 왔다. 최근 크라이슬러 그룹의 신모델들이 하나 둘씩 채용하기 시작한 알파 로메오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2.4리터 멀티에어 타이거샤크 엔진은 200에게 부족하지 않은 힘을 전달해 준다. 회전 수가 올라갈수록 똘똘하고 생기 있는 음색을 들려주는 점도 매력적이다. 가속감 자체는 그리 호쾌한 느낌은 아니지만, 부드럽게 변속하는 ZF의 자동 9단 변속기와 어울려, 진득하게 차를 전진시켜준다. 0-100km/h 가속 시간은 10초를 약간 넘는다. 일상을 위한 세단으로서는 충분한 순발력으로 보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수동모드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정도. 주행에서의 안정감은 다소 부드러운 하체에도 불구하고 꽤나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



크라이슬러 200은 일상을 위한 세단으로서는 무난한 수준의 조종성을 지니고 있다. 섀시의 반응과 차체의 움직임에서 은근히 세련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200이 가진 조종성 자체는 꽤나 흥미롭다. 미국차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과는 감각적인 부분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운전자의 제어에 순순히 따르며, 차체의 움직임에서도 통상적인 미국차에 비하면, 뒤뚱거림이나 불안감은 꽤나 적은 편이다. 그러나 산악 도로 등의 험난한 곡선 주로에서는 밑천이 금방 바닥을 드러낸다. 부드러움을 치중한 하체가 차가 가진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200이 알파로메오 줄리에타는 물론, 같은 그룹의 스포츠 세단인 닷지 다트와 같은 기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다소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연비의 경우, 도심과 고속도로 상의 연비가 큰 차이를 보인다. 시승차인 200C의 연비는 도심 8.7km/l, 고속도로 13.8km/l, 복합 10.5km/l다. 시승을 진행하며 구간별로 기록한 평균 연비는 도심(혼잡) 7.1km/l, 도심(원활) 10.7km/l, 고속도로 14.3km/l를 각각 기록했다. 스타트/스톱 기능이 존재한다면 도심에서의 연비를 다소 끌어 올릴 수 있을 듯하다. 2.4리터의 가솔린 엔진이지만, 9단에 이르는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그럭저럭 무난한 수준의 연비를 보인다.


크라이슬러 200은 사양 구성을 합리화하여 가격을 낮춘 200 리미티드와 고급 사양을 아낌 없이 적용한 200C 모델의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VAT포함 판매가는 200 리미티드가 3,180만원, 시승차인 200C는 3,780만원이다.



크라이슬러 200은 신선한 디자인과 다양한 각종 안전/편의사양을 합리적 가격에 담아냈다. 특히,수입 중형 세단 시장은 물론,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 세단과도 제한적으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크라이슬러 200과 함께 하며, 서두에 언급했던 스트라투스와 세브링을 떠올려 본다. 두 차 모두 합리적인 가격과 사양으로 인기를 얻은 모델들이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지금, 그들의 후계자로서 등장한 200은 그들의 뒤를 잇기에 충분한 자질과 소양을 지녔다. 크라이슬러 최대의 기대주로 통하는 200은 2015년도, 수입차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활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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