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티볼리, 새로운 심장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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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티볼리, 새로운 심장을 얻다
  • 박병하
  • 승인 2015.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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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는 2015년 1월, 자사의 사활을 건 프로젝트이자, 쌍용차 최초의 B세그먼트급 소형 SUV, `티볼리`를 대대적으로 공개하고 판매에 돌입한 바 있다. 티볼리는 쌍용차 독자개발의 1.6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심장으로 삼고, B세그먼트급의 컴팩트한 차체에 담긴 넉넉한 공간 구성과 우수한 상품성을 무기로, 등장 이후부터 뜨거운 인기와 꾸준한 판매 증가를 보여 왔다.



티볼리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5천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지난 6월, 내수 시장에서 3,630대, 수출 시장에서 2,409대를 판매하여, 6천 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판매 비율로 보면, 6월 쌍용차 내수 판매 8,420대 중 43.1%를 차지하며, 수출 3,952대 중 무려 60%를 차지한다.



그리고 7월, 쌍용차는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티볼리의 인기 몰이에 더욱 격렬하게 박차를 가할 심산이다. 출시 초기에 언급되었었던 티볼리의 디젤 모델이 추가된 것이다. 디젤 엔진이 정석으로 통하는 한국의 SUV 시장에서 티볼리에 디젤 엔진을 추가함으로써, 쌍용차는 새로운 도약의 국면을 맞이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티볼리의 인기 몰이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될 디젤 모델은 7월 6일,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인제 스피디움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울러 쌍용차는 언론사를 비롯한 미디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시승 행사를 벌였다. 인제 스피디움을 중심으로 벌어진 시승 행사는 서킷 주행, 짐카나, 그리고 인근의 산악 도로에서 펼쳐진 일반 도로 주행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디젤 엔진을 심장으로 삼은 티볼리를 경험하며 그 매력을 짚어 본다.



티볼리 디젤은 외견 상으로는 가솔린 모델과의 차이를 느끼기가 어렵다. 트렁크 리드에 붙어 있는 이름표 오른쪽 끝에 자리한 조그마한 `XDI` 엠블럼은 이 차가 디젤 심장을 품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유일한 표식이라 해도 좋을 수준이다. 그 외에는 나지막히 걸걸거리는 디젤엔진 특유의 소음 정도. 이 점은 실내에도 상통하는 부분이다. 별달리 변경을 시도하거나 한 흔적을 굳이 찾는다면, 디젤 엔진의 회전 수에 맞춘 타코미터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티볼리 디젤은 쌍용차가 티볼리의 출시 초기에 밝힌 대로, 신규 개발한 1.6리터 디젤 엔진을 심장으로 삼았다. `e-XDI160`이라는 이름의 신형 1.6리터 터보 디젤 엔진은 3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된 쌍용차의 또 다른 독자 개발 엔진이다. 이 엔진의 최고출력은 115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30.6kg.m/1,500~2,500rpm이다. 1,500rpm의 저회전에서부터 시작되는 두툼한 토크밴드가 특징적이다. 변속기는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아이신의 자동 6단 변속기를 사용한다.



티볼리 디젤에 몸을 싣고, 인제 스피디움의 메인 서킷에 올라, 주행을 시작했다. 티볼리 디젤은 기본적으로 민감한 수준의 가속 페달 반응을 보인다. 가속 페달의 반만 밟아도 이미 스로틀의 80%가량이 개방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 덕분에 코너 탈출 후 재가속이나 추월 가속에서의 순발력이 꽤나 발 빠르게 느껴진다. 정지 상태에서 급가속 대의 초기 반응도 좋은 편. 100km/h 이하의 속도에서는 경쾌하고 똘똘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최대토크가 저회전 영역에 몰려 있는 디젤 엔진의 특성 상, 고속에서는 다소 힘에 부친다는 느낌이 든다.



시승 코스 중 하나인 인제 스피디움의 서킷은 고저차가 크고 블라인드 코너가 많아, 험난한 서킷 중 하나다. 하지만 티볼리 디젤은 가솔린 모델이 보여준 기민한 운동 성능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서킷을 열정적으로 달려 나갔다. 차체의 균형은 물론, 하체에서도 탄탄함을 견지하는 설정을 지닌 티볼리는 경쾌하게 인제 스피디움의 코너를 하나 둘씩 차근차근 처리해 낸다. 물론, 상대적으로 무거운 디젤 엔진을 싣고 있는 만큼, 차체 앞부분이 가솔린에 비해 다소 무겁다는 느낌은 든다. ESP의 개입 시점은 빠른 편이고, ESP를 해제하여도 자주 개입해 오는 편이다.



스티어링 시스템의 직결감은 양호한 편이며, 반응 역시 그리 둔하지 않은 편이다. 비교적 높은 무게중심 때문에 급격한 코너에서 롤의 발생량이 크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큰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무난하고 깔끔하게 코너를 소화한다. 하지만 브레이크의 설정에는 다소 보완이 필요할 듯하다. 브레이크 자체의 성능은 신뢰할 만 하나, 브레이크 페달의 반응이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느낌이 든다. 간혹 고속 주핼 중의 급제동에서 뒤쪽에 다소 불안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어진 짐카나 코스에서는 서킷에서 느낄 수 있었던 티볼리의 영민함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티볼리 디젤은 작은 차체에서 오는 영민함과 탄탄한 하체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슬라롬 구간과 8자 회전, 긴급 제동으로 이루어진 짐카나 코스의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하였다.



인제 서킷 주변의 산악 도로에서 시승한 티볼리 디젤은 디젤 모델로서는 인상적인 수준의 정숙성을 보인다. 특히, 3,000rpm 이내의 저회전 구간에서 발생하는 체감 소음의 양은 체감 상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이는 도심에서의 운행에 있어서 경쟁자들에 대해 비교 우위를 갖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승차감은 가솔린 모델이 그랬듯, 탄탄함을 바탕에 두고 있지만 체급에 비해서는 제법 안락한 편이다. 탄탄한 섀시와 하체 주변을 바탕으로 융통성을 갖추고 있는 느낌이다.



그 외에도, 저회전에서의 토크가 강한 디젤 엔진의 특성 덕분에, 경사로를 등판하면서도 회전 수를 크게 높일 필요가 없어, 스트레스도 적은 편이다. 국도 구간에서의 시승에서 약 60~80km/h를 오가며 트립컴퓨터로 측정한 평균 연비는 17.3km/l.가 나왔다. 고속도로에서 100km/h의 속도로 정속 주행을 하게 된다면 이보다 높은 값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인 연비는 도심 13.7km/l, 고속도로 17.8km/l, 복합 15.3km/l이다.



쌍용차는 연초, 티볼리를 출시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4년여에 이르는 시간 끝에 태어난 쌍용차 최초의 소형 SUV는 쌍용차의 발돋움에 큰 힘이 되어 주고 있다. 그리고 반 년 뒤인 7월, 쌍용차는 티볼리 디젤의 추가로, 더 큰 도약을 노리고 있다. 디젤 심장을 얹은 티볼리가 `SUV의 명가`로 불렸던 과거 쌍용차의 전성시대를 다시금 열어 줄 열쇠가 될 수 있을지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렸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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