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혼다 뉴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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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혼다 뉴 레전드
  • 김재민
  • 승인 2015.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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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에서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A6, 렉서스 GS 등의 막강한 경쟁상대로 고군분투해야만 하는 혼다의 프리미엄 럭셔리 세단 레전드의 운명은 가혹하다. 2005년 출시된 4세대모델은 단단한 하체와 세계 최초로 각 구동 축에 동력을 전달하고 제어 가능한 시스템인 SH-AWD 4륜 구동 시스템을 탑재하는 등 상품성을 높였다. 그러나 출시 이후, 부분 또는 완전 변경 모델의 부재로 인해 소비자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없었다. 시장 확장을 위한 경쟁 모델들의 발 빠른 횡보의 폭은 더욱 크고 넓은 반면에 레전드의 횡보는 더뎠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시장에서의 판매중단이라는 쓰디 쓴 결과를 낳게 했다. 그런 레전드가 환골탈태되어 지난 3월 아시아 최초로 ‘5세대 뉴 레전드’를 국내시장에 등장시켰다. 왕의 귀환은 아니지만 초야에 묻혔던 실력자의 돌아옴임에는 틀림없다. 새롭게 디자인된 외관과 파워트레인, 그리고 다양한 프리미엄 사양들을 적용한 뉴 레전드에 대해 알아보자.



외관은 혼다의 모델 라인업 중 가장 역동적이고 공격적인 실루엣을 가지고 있다. 전면의 일체형 범퍼 위의 V자형 그리드는 더욱 세련되고 날렵한 인상을 만들어 낸다. 굵은 크롬 막대 위의 혼다 로고는 역 오각형 라디에이터 그릴 상단에서 뛰어난 존재감을 드러낸다. Jewel Eye™ LED 헤드 램프는 보석을 형상화했다. 8개의 각각 독립된 LED 전구를 머금은 광학렌즈는 기존의 헤드램프보다 폭넓은 빛의 분포를 가능하게 한다. 상하 4개씩 배치시켜 더욱 멋스럽고 중후한 느낌을 배가했다. 주간주행등, 안개등, 방향지시등 모두 LED 전구를 채용해 배광 성능을 높였다.



측면은 뉴 렌전드의 새로운 디자인의 면모가 더욱 두드러지는 면이다. 헤드램프에서 시작된 라인은 휠하우스를 둥글게 감싸며 하나는 올 곧게 뻗은 벨트 라인으로, 또 다른 나머지는 벨트라인 밑으로 흐른다. 곧게 뻗은 벨트 라인은 테일 램프까지 한 숨에 치 닫는다. 밋밋했던 지난 모델의 것보다 럭셔리 세단이란 존재감을 더욱 효율적으로 살려내는 라인들이다.



트렁크 덮개는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같은 모형으로 큼지막한 테일 램프와 함께 듬직한 후면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좌우 테일 램프를 이어주는 막대와 리플렉터의 테두리는 모두 크롬소재를 적용해 듬직함에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Aero Dynamic 디자인이 적용된 뉴 레전드는 차체에 흐르는 공기 유입과 압력을 최적화해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공기 역학 성능을 만들어 냈다. 차체는 4세대 모델에 비해 좀더 커졌다. 전장은 15mm 길어진 5,000mm, 전폭은 40mm 넓어진 1,890mm, 전고는 25mm 높인 1,480mm, 축거는 50mm 길어진 2,850mm다. 공차중량은 1,825kg이다. 타이어는 전후 모두 245/40R 19을 사용한다.



내부는 럭셔리 세단을 지향하는 만큼 극히 고급스럽다. 우드와 메탈 소재의 패널을 곳곳에 적용해 편안하고 차분한 느낌을 배가시켰다. 세련된 분위기는 전작에 비해 많은 진보가 있었음을 증명한다. 특히 부채꼴 형태의 센터페시아는 운전자의 사용에 따른 적정거리와 조작감이 매우 우수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센터페시아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 영역이 중심을 잡고 있다. 상단의 움푹 들어간 8인치 모니터를 통해 내비게이션을 작동할 수 있다. 바로 밑 영역에는 터치를 통해 조작이 가능한 7인치 디스플레이가 위치한다. 오디오와 냉난방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하단에는 다이얼과 버튼을 마련해 좀 더 손 쉽게 두 개의 모니터를 조작할 수 있게 했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패들시프트가 적용되어 있어 보다 신속한 기어변속을 가능하게 한다. 주행정보, 오디오, 블루투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자동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 등의 버튼들을 마련했다. 주행 중 간편한 조작으로 작동할 수 있다. 콘솔 박스는 운전자석, 동승자석 각 방향에서 좌우 개폐가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사용하기 편리하다. 슬라이딩 방식으로도 개폐가 가능하다.



밀라노 가죽 시트는 몸을 감싸는 촉감이 매우 뛰어나다. 4방향럼버 서포트와 8방향 전동 조절이 가능하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가죽의 성향과 맞물려 운전자의 체형에 알맞은 시트 포지션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주행 중 운전자의 피로도를 덜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뒷좌석은 늘어난 축거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넓고 편안한 공간을 자랑한다. 성인 남성 세 명이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이다. 머리공간과 무릎공간 모두가 여유롭고 넉넉하다. 경쟁 모델과 비교 시, 앞좌석 1,074mm, 뒷좌석 986mm의 가장 넓은 무릎공간을 확보했다.



트렁크는 골프백 4개를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이다. 422리터의 적재 용량을 가진다.



파워트레인은 3.5리터 i-VTEC V6 직분사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314ps/6,500rpm, 최대토크 37.6kg.m/4,5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다운사이징이란 최근의 추세와 비교해 볼 때 혼다의 고배기량 고출력의 일관된 정책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효율성 측면에서의 문제다. 엔진의 배기량을 낮추면서 출력은 그대로 유지하고, 연비는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공인 복합연비는 9.7km/ℓ(도심 8.1km/ℓ, 고속도로 12.6km/ℓ)다.



버튼을 눌려 시동을 켜면 제법 묵직한 사운드를 내며 달릴 준비를 알린다. 묵직한 사운드는 금새 아기의 새근새근한 숨소리처럼 조용히 잦아든다. 가속을 시도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운전자의 기대 이상으로 빠른 반응 보인다. 민첩한 반응이다. 6,500rpm 근처까지 연신 오르내리며 속도를 증가시킨다. 변속간 주춤거림도 찾아볼 수 없다. 출발부터 고속까지 하나의 선으로 줄기찬 움직임으로 몰아 부친다. 측면의 곧게 뻗은 벨트라인처럼 듬직하고 정직한 주행 성격을 보인다. 주행 중 N.V.H도 우수하다. 이전 모델 대비 5mm 두꺼워진 4.7m 유리를 앞과 측면 유리에 채용했다. 14.7dB이상 소음을 개선하고 1600Hz 이상의 주파수를 감쇠한다. 14 스피커 시스템을 가진 크렐 오디오 시스템은 주행 중 운전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지원군 역할을 해낸다. 고해상도의 음질은 선명하고 입체감 높은 음향을 제공해준다.



스포츠버튼을 눌려 좀 더 기민하게 움직여 본다. 음색은 더욱 다부져지고 스티어링 휠은 견고해진다. 엔진회전수도 조금 올라간다. 가속의 반응도 한 층 예민해진다. 일반모드에서의 만족스러운 반응은 금새 잊혀진다. 더욱 견고하고 우직한 반응으로 운전자를 만족시킨다. 최고속도까지 한걸음으로 치달을 기세다. 반복되는 선회구간에의 반응은 더욱 만족스럽다. P-AWS는 도로의 주행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드로 차체의 안정화에 기여했다. 아래의 이미지를 참고하면 이해가 쉽다.



좀 더 편안한 정속 주행을 위해 자동감응식 어댑티브 쿠르즈 (ACC, Adaptive Cruise Control)을 실행했다. 저속 추종 기능이 추가된 이 기능은 선행 차량을 자동으로 인지하고 차간 거리 및 속도에 맞추어 주행이 가능하다. 선행차량이 차선을 변경하면 목표가 되는 차량을 자동으로 선택하고, 일탈 시에는 시스템이 자동으로 해제된다. 다른 모델의 것보다 다소 진보된 류의 것이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인 LKAS(Lane Keeping Assist System)도 차량 중심으로 좌우 차선을 인식한 후, 차량을 주행중인 차선의 중앙으로 위치하게 한다. 주행에 따른 운전자의 피로도를 덜게 하는 주행 안전 장치들이다. 더불어 멀티뷰 카메라 시스템은 주행 중인 차량 주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주차, 좁은 골목길, 교차로, 후진 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도우미역할을 한다. 실제 주행을 통해 얻은 연비는 고속도로 정속 주행 기준으로 리터당 15km, 도심은 6.5km였다. 고배기량 고출력의 차량임을 감안한다면 그다지 나쁜 수치의 연비는 아니다.



1986년 일본자동차메이커로의 럭셔리 브랜드로는 북미시장에 최초로 아큐라란 모델명으로 진입했다. 미국인의 성향에 걸맞은 넓고 안락한 공간과 시트, 그리고 강력한 오디오 시스템을 포함한 다양한 편의사양을 갖춘 아큐라는 현재까지도 북미 현지에서는 인기가 높은 차량으로 사랑 받고 있다. 한때 국내에서도 아카디아란 이름으로 대우자동차에서 조립 생산해 판매하기도 했다. 유독 국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레전드의 과거를 밀어내고 새롭게 등장한 뉴 레전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판매가격은 부가가치세 포함해 6,48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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