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알뜰한` 그랜드 C4 피카소를 경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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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알뜰한` 그랜드 C4 피카소를 경험하다
  • 박병하
  • 승인 2015.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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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개성을 자랑하는 디자인과 균형 잡힌 성능, MPV의 본분에 충실한 공간 활용성은 물론, 우수한 연비까지 갖춘 시트로엥의 그랜드 C4 피카소에 새로운 심장이 추가되었다. 지난 해 상반기에 2.0 디젤의 한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분투를 이어 왔던 C4 피카소 라인업에 지원군이 생긴 것이다. 새로운 심장은 유로 6 사양의 신규 1.6리터 BlueHDi 엔진. 더 작은 심장을 지닌 그랜드 C4 피카소 1.6 BlueHDi는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을까?



일반적으로 낮은 배기량의 엔진을 탑재하는 엔트리급 모델들은 상급 모델들과의 확실한 가격 차이를 두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필연적으로 모델 라인업에서 가장 부족한 사양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현재 그랜드 C4 피카소의 엔트리급 모델이 되는 1.6리터 모델은 2.0 모델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외형 면에서는 타이어와 휠의 규격이 2.0 모델에 비해 더 작은 규격을 사용하고 있는 점을 제외하면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DRL을 겸하는 방향지시등과 일체화된 더블쉐브론 엠블럼과 라디에이터 그릴, 둘로 나뉜 A필러, A필러 바깥과 D필러 끝까지 뻗어나가는 독특한 루프 레일은 물론, 3D 리어램프라 명명된 독특한 디자인의 리어콤비네이션 램프 등의 요소들은 2.0리터 모델들과 큰 차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랜드 C4 피카소 1.6 모델은 기본적으로 엔트리급 모델이기는 하지만 시트로엥이기에 가능한 기발하고 독특한 스타일링은 물론, 기상천외한 실내의 디자인도 모두 상동에 가깝다. 기본적으로 2.0리터 모델의 엔트리급 사양에 해당하는 인텐시브 모델의 사양에서 가죽시트, 전동식 테일게이트, 네비게이션이 추가된 사양을 갖추고 있다.





또한, 압도적인 시야와 개방감을 자랑하는 파노라믹 윈드스크린과 이중접합 통유리로 만들어진 글라스 루프도 그대로 장비하고 있다. 계기판을 겸하는 시원스런 사이즈의 중앙 상단 디스플레이는 물론, 컨트롤 패널과 내비게이션 역할을 겸하는 7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역시 그대로며, 세 가지의 독특한 테마를 제공하는 점 역시 같다. MPV 모델임을 실감할 수 있는 다채로운 수납 공간 역시 매력적이다.






가죽시트는 1열과 2열에만 적용되어 있다. 좌석을 모두 전개한 상태에서는 모양새가 좋지 않아 보일 수도 있지만, 3열 좌석의 실용성과 이용 빈도를 고려하면, 이해할 수 없는 구성은 아니다. 그 외의 부분에서는 크게 부족한 점을 딱히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2.0리터 모델 대비, 내장 사양이나 편의 사양 면에서 큰 아쉬움은 없다.




트렁크 공간은 3열좌석까지 모두 전개한 경우, 130리터. 하지만 3열 좌석을 바닥으로 접어 넣으면, 2열 좌석의 전후 거리에 따라 최소 575리터에서 최대 704리터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2열 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843리터에 달하는 공간이 조성된다.



그랜드 C4 피카소 1.6리터 모델의 핵심은 바로 엔진이다. 앞서 한불모터스에서 선보였던 푸조 308의 1.6리터 모델에도 탑재된 바 있는 엔진과 동일한 1.6리터 BlueHDi 엔진이다. 새 엔진은 유로 6 규제를 만족하며, 최고출력은 120마력/3,500rpm, 최대토크는 30.6kg.m/1,750rpm이다. 1,750rpm의 극저회전에서 정점을 찍는 최대토크와 4,000rpm에 다다르기도 전에 최고출력에 도달한다는 점에서, 일상 영역에서의 운행을 중시한 설정임을 알 수 있다. 이 엔진과 짝을 이루는 변속기는 과거부터 PSA 그룹의 1.6리터급 디젤 모델들에 도입되었던 자동화 수동변속기(MCP)가 아닌, 최근 PSA 그룹의 모델들에 일괄적으로 적용 중에 있는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다.



그랜드 C4 피카소 1.6모델은 2.0리터에 비해 다소 정숙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차체에 방음재 등을 보강하는 수동적 측면이 아닌, 파워트레인 자체의 정숙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0리터 엔진에 비해 소음과 진동 양쪽에서 고르게 억제된 모습을 보인다. 승차감은 2.0리터 모델에 비해 크게 다른 점은 없다. 부드러운 승차감보다는 다소 탄탄한 맛이 있는 하체를 통한 안정감에 더 집중한 느낌을 준다. 물론, 운전자나 동승자를 괴롭힐 정도로 딱딱하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가족을 위한 자동차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다소 탄탄한 하체 설정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 프랑스식 승차감보다는 부드러운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랜드 C4 피카소의 1.6리터 엔진은 다수의 승객이나 다수의 짐을 실어야 하는 7인승 구성의 MPV에게 있어서, 부족하지 않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 가속 능력은 2.0리터 모델에 비해 확실히 부족하기는 하지만, 일상적 운행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줄 정도로 나약하지 않으며, 오히려 `필요 충분`에 더 가깝다. 똑똑한 아이신 변속기와 만난 1.6리터 디젤 엔진은 덩치 큰 7인승 MPV를 가뿐하게 전진시키며, 운전자 포함, 성인 승객 5명을 승차시키고도 크게 부족하지 않은 가속 능력을 보인다. 이렇듯, 체급에 비해 작은 엔진을 싣고도 부족함 없는 성능과 정숙함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저회전에 집중한 엔진 설정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고속으로 밀어 붙이기에는 다소 간의 인내가 필요하긴 하지만, 답답하지 않은 정도로 진득하게 속도를 차근차근 높여 나간다. 고속 주행 중의 안정감 역시 수준급.



더 작은 엔진을 싣고 있는 그랜드 C4 피카소 1.6은 2.0모델이 보여주었던, MPV로서는 기대 이상의 운동 성능을 발휘한다. 보다 작은 타이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접지력의 한계가 더 낮기는 하지만, 보다 가벼워진 차체 덕인지, 보다 가볍고 경쾌한 몸놀림을 선보인다. 그랜드 C4 피카소의 기저에 깔린 저중심 설계의 EMP2 플랫폼, 탄탄함에서 비롯된 안정감을 중시하는 섀시 설정은 그랜드 C4 피카소를 급회전 구간에서 쉽게 주눅들지 않게 한다.



기자가 이전에 시승했던 그랜드 C4 피카소 2.0리터 모델의 공인 연비는 도심 13.0km/l, 고속도로 15.6km/l, 복합 14.0km/l이다. 하지만 트림컴퓨터를 통해 측정한 연비는 꽤나 차이가 있었다. 강남 일대의 혼잡한 도로에서 평균 10.3km/l, 원활한 도심 구간에서 평균 14.0km/l를 기록하더니, 고속도로에서는 공인 연비를 한참 상회하는 22.2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또한, 서울에서 출발하여 거제를 지나, 부산을 왕복하는 1,000여 km의 여정을 단 1회의 재급유 없이 수행해 낸 전례가 있다.



그렇다면, 실제 운행 면에서 충분한 성능을 보여준 신규 1.6리터 엔진을 탑재한 그랜드 C4 피카소의 연비는 어떨까? 먼저, 공인연비는 도심 14.0km/l, 고속도로 16.7km/l, 복합 15.1km/l로, 2.0모델에 비해 월등하다. 그리고 역시나, 2.0리터 모델이 공인연비와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던 것처럼, 1.6리터 모델도 그와 같은 맥락의 결과를 냈다. 2.0리터 모델을 운행했을 때와 같이, 강남의 혼잡한 도심 구간을 운행하며 측정한 연비는 12.3km/l의 평균 연비를 내었다. 교통량이 줄어들어 원활한 소통을 보이는 도심 구간에서는 14.8km/l를 기록했다. 그리고 고속도로에서는 23.8km/l라는 결과를 내었다. 스케쥴 상, 고속도로 구간의 운행 거리가 2.0리터 모델에 비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분명, 2.0리터 모델 이상의 연비를 기대할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재 그랜드 C4 피카소의 1.6리터 모델은 `인텐시브` 단일 모델로 판매될 예정이며 VAT 포함 3,990만원의 가격표가 붙어 있다. 비슷한 사양의 2.0 모델이 4천만원 중후반 대의 가격이 설정된 점, 그리고 현재 수입차 시장에서 보기 드문 정통 유럽식 MPV 모델임을 감안하면, 그랜드 C4 피카소 1.6의 가격은 꽤나 매력적인 축에 든다고 볼 수 있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는 시트로엥만이 빚어낼 수 있는 기상천외한 디자인과 운송수단의 가치를 중시한 실용성을 모두 담은 정통 유러피언 MPV다. 여기에 1.6리터 엔진의 막내 모델을 더함으로써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그랜드 C4 피카소가 가진 독특한 개성과 매력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시장의 요구에 따라, 기존의 EGS 자동화 수동변속기 대신, 일반적인 토크 컨버터 기반의 자동변속기를 도입하여, 자동화 수동변속기에 반감을 가진 고객 또한 끌어 안을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3천만원 대의 가격으로,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2.0리터 모델에 비해 부족하지 않은 패키징을 통해 그 매력을 더욱 끌어 올렸다.


시트로엥의 슬로건인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를 온 몸으로 나타내 주는 그랜드 C4 피카소. 1.6리터 엔진의 추가로, 더욱 가까워진 접근성은 물론 경제성까지 챙긴 그랜드 C4 피카소는 앞으로도 매력적인 유러피언 MPV로서 시장에서 순항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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