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해진 인상, 변함없는 편안함 - 렉서스 ES300h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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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해진 인상, 변함없는 편안함 - 렉서스 ES300h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5.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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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코리아는 지난 1일, 자사의 역사와 전통을 대변하는 주력 세단, `ES`의 신형 모델을 발표하고 시판에 돌입했다. 또한, 새로운 ES의 시판에 맞춰, 언론을 비롯한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 행사를 개최, 새로운 ES의 매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시승에 동원된 모델은 하이브리드 모델인 ES300h. 오늘날 대한민국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렉서스 모델이자, ES 판매량의 9할을 책임지는 볼륨 모델이다. 글로벌 기준으로 11.9%의 ES300h가 한국에서 판매될 정도인 만큼, 렉서스에게 있어서 중요한 모델이다.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 온 ES300h를 시승하며 그 매력을 짚어 본다.



새로운 렉서스 ES300h는 대대적인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기존의 ES와는 확연히 다른 인상으로 다가온다. 달라진 인상을 받는 주된 요인으로는 기존에 비해 더욱 과격하게 도드라진 스핀들 그릴과 날카로운 형상으로 변한 헤드램프 등이 있다. 단정하게 배치되어 있었던 스핀들 그릴은 전방으로 크게 돌출되어 있는 데다, 그릴 중앙을 가로지르고 있었던 바를 없애고, 날카로운 가로줄을 더했다. 헤드램프는 작살을 연상케 하는 LED 데이라이트와 실린더 형상을 적극 채용한 헤드램프 구성을 통해, 신형 IS와 유사한, 위압적인 눈매로 탈바꿈했다.




뒷모습에서는 리어 디퓨저의 추가와 함께, `L` 자를 형상화한 디자인의 테일램프가 눈에 띈다. 테일램프의 `L` 형상은 트렁크 리드의 가니쉬와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일체감을 더한다. 또한, 모델에 따라, 서로 다른 규격과 디자인의 알로이 휠을 도입하였으며, 플래그십 세단 LS에 적용된 바 있는 `스크래치 복원 페인팅`을 도입했다. 스크래치 복원 페인팅은 자체적으로 탄력을 되찾는 소재를 사용한 도장 기술로, 자가 복원층이 코팅되어 있어 도어 핸들 주변의 손톱자국이나 세차과정에서 발생하는 잔 스크래치 등을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실내 역시, 외모만큼이나 크게 변화했다. 주로, 기존에 비해 고급스런 소재를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 고급 세단으로서의 격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손이 닿는 부분들에 적용된 부드러운 가죽 소재 등이 시각적 만족감을 높여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인 `LS`에 적용되는 `시마모쿠(縞杢: Shimamoku)` 무늬목 소재가 가장 눈에 띄는 요소이다. 시마모쿠는 일본의 전통 목공예 기법 중 하나로, 어두운 색으로 착색한 목재와 밝은 색상의 목재를 적층함으로써 무늬를 만들어 내는 기법이다. 그 외에도 스웨이드 소재의 헤드라이닝은 물론, 부드러운 질감의 무릎 패드 등이 고루 적용되어, 체감 상의 고급감을 크게 끌어 올렸다.



계기판 중앙의 디스플레이는 4.2인치로 규격을 늘려서 시인성을 높였고, 그래픽도 보다 세련된 스타일로 변경되었다. 또한,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은 상하단에 나무무늬 장식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가죽 마감을 개선하여, 부드러우면서도 손에 감기는 느낌이 일품이다. 변속 레버는 기존 게이트식에서 부츠식으로 변경되었으며, 렉서스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의 디자인과 마감 또한 변경하여, 질감을 개선했다. 도어 패널의 장식은 기존 하이글로스 페인팅에서 메탈릭 페인팅으로 변경하여, 소재의 고급화를 도모했다.



시승한 ES300h는 라인업 최상위 모델인 이그제큐티브 모델로, 퀼팅 패턴을 적용한 전용 가죽 마감이 적용되어 있다. 이로써 기존에 비해 더욱 향상된 착좌감을 느낄 수 있다. 앞좌석은 8방향 전동 조절 기능은 물론, 2방향 전동식 요추받침, 3단계의 열선 및 통풍 기능을 제공한다. 운전석의 경우에는 전동식 착좌부 전후 거리 조절 기능과 함께 3개의 메모리 기능이 추가된다.



ES 세단의 특장점인 뒷좌석은 여전히 안락하고 쾌적하다. ES300h 이그제큐티브 모델의 뒷좌석은 기존의 장점인 낮은 센터 터널과 동급 최대 수준의 다리공간을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소재의 변경을 통해, 착좌감을 보다 향상시켰음은 물론, 뒷좌석 다기능 암레스트 등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다기능 암레스트는 컵홀더는 물론, 독립식 공조장치 조절 기능, 열선 기능, 멀티미디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 VIP의 의전에도 대응할 수 있을 만한 정도의 구성을 취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사용하는 ES300h는 순수 가솔린 모델인 ES350 등에 비해, 트렁크 공간에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동을 위한 거대한 배터리팩이 트렁크 부분에 실리기 때문이다. 가솔린 모델인 ES350의 트렁크 공간이 430리터인데 비해, ES300h의 트렁크 공간은 343리터 가량을 확보하고 있다. 준대형 세단으로서는 다소 부족한 용량이기는 하지만, 공간 설계가 잘 이루어져 있어, 골프백 3개 정도는 무난하게 실을 수 있다.



새로운 ES300h의 파워트레인은 기존과 같은 앳킨슨 사이클 방식의 2.5리터 직렬4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및 E-CVT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시스템 최대출력은 203마력이며, 2.5리터 엔진의 최대 토크는 21.6kg.m/4,500rpm이다.



새로운 ES는 앞서 언급했듯이, 눈에 보이고 손에 닿는 요소들에서 큰 폭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ES300h의 시동을 걸고, 운전을 시작하면, 이전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기존의 파워트레인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점은 차치한다고 해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부드럽고 정숙하며, 그로 인해 쾌적한 느낌을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시동 초기에는 배터리의 용량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보된 상태에서는 시동을 걸어도 엔진은 침묵하고 있다. ES300h에 적용된 토요타식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특성 때문이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조작하면 그제서야 엔진을 깨운다. 전기차 상태인 EV 모드 하에서는 물론, 엔진에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도 변함 없이 정숙한 감각으로 일관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가속에 돌입하면, 그제서야 엔진의 소음이 실내로 확실하게 흘러 들어오기 시작한다.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 역시, 이전과 다르지 않다. 노면의 요철을 부드럽게 흡수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잔한 너울거림이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 한 가지는 약간의 개선이 이루어진 모습이 보인다. 바로, `안정감`이다. 기존의 ES는 고속주행이나 급격한 노면의 굴곡 및 고저차 변화에서 차체가 허둥대며, 불안한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ES는 체감 상으로 기존에 비해 안정감을 더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느낌을 받게 된 이유는 새로운 ES의 차체와 섀시에 가해진 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렉서스새로운 ES는 차체 구조용 접착제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여 차체 강성의 증대를 도모했으며, 섀시에서는 쇽업소버를 개량하는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새로운 ES는 기존에 비해 다소 향상된 고속 주행 안정감을 느낄 수 있으며, 급격한 기동에서의 안정감 또한 다소 개선된 느낌을 받는다. 기존 모델은 급회전 구간에서 롤이 크게 발생하고,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주기 일쑤였으나, 새로운 ES는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 꽤나 적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본격 스포츠 세단인 IS나 GS처럼 몰아 붙일 수 있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여전히 ES는 초대 모델의 데뷔 후부터 줄곧 유지해 왔던 `정숙함`과 `안락함`에 역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ES300h는 파워트레인 부분에서 큰 변화가 없지만, 여전히 우수한 연비를 선보인다. 기본적으로 도심 16.1km/l, 고속도로 16.7km/l, 복합 16.4km/l의 공인 연비를 보이고 있으며, 시승 행사 중 측정한 연비에서는 오르막에서는 20km/l를 상회하는 결과들도 종종 나왔다. ES300h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70km/h 이하의 속도에서 EV모드로 전환시켜, 일종의 코스팅 기능을 구현하는데, 이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팀이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새로운 ES는 렉서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ES300h와 3,5리터 V6 가솔린 엔진을 실은 ES350의 두 가지 모델 및 파워트레인을 제공하며, 각각 이그제큐티브, 슈프림, 프리미엄의 세 가지 트림으로 나뉘어 판매된다. 가격은 ES300h 이그제큐티브 6,370만원, 슈프림 5,590만원, 프리미엄 5,180만원이고, ES350 이그제큐티브 6,540만원, 슈프림 5,680만원, 프리미엄 5,270만원이다.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렉서스 ES는 임팩트 있는 인상으로 변화했지만, 그 내면은 여전히 정중한 신사의 모습이 살아있다. 오히려, 가끔씩 서툰 모습을 보여주던 이전에 비하면 예법에 있어서 더욱 향상된 기량을 보인다. 2016년형으로 변화한 렉서스 ES는 안정감을 더한 주행 감각과 임팩트 있게 달라진 디자인, 한층 고급스러워진 실내 및 증강된 편의 사양 등을 통해, 향후에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인기를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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