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 레저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만능 재주꾼 - 혼다 CR-V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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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여행, 레저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만능 재주꾼 - 혼다 CR-V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5.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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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CR-V는 혼다의 SUV 라인업을 대표하는 모델로, 북미와 유럽 등의 지역에서 중형 크로스오버 SUV 시장의 강자로 통하고 있는 모델이다. 1997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혼다 CR-V는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4세대에 걸친 변화 끝에,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CR-V는 국내 수입 SUV시장에서도 적지 않은 판매고를 올려 왔던 혼다코리아의 주력 모델이다. 그리고 작년 말 경부터 디자인 변경과 함께 직분사 기술이 적용된 신 모델을 출시하여 판매 중에 있다. 새로운 CR-V를 시승하며 CR-V의 매력을 짚어 본다. 시승차는 AWD 시스템이 적용된 EX-L 모델로, 현재 신형 CR-V의 유일한 제품 라인업이기도 하다. VAT포함 가격은 3,790만원.




부분 변경을 마친 CR-V는 파격적인 스타일링 때문에 호오가 확실하게 갈렸었던 기존 모델에 비해 한층 현대적이고 세련미 있는 스타일로 거듭났다. 전체적으로 훨씬 정돈된 느낌을 주며, 차례로 출시되고 있는 신형 혼다 모델들의 디자인과 패밀리 룩을 이룬다. 세부 사항으로는 HID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을 채용함은 물론, 기존의 3개의 가로줄로 이루어진 라디에이터 그릴은 헤드램프의 LED 주간주행등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스타일로 마무리되었다. 굵직한 양감의 블랙 하이글로스 그릴 아래는 헥사고날 패턴의 블랙 매쉬로 마무리 되어 있으며, 범퍼 하단은 메탈릭 컬러의 스키드 플레이트 등으로 한껏 멋을 부렸다.




후면에서는 기본적인 형상은 변함이 없으나, 몇 가지 디테일들이 추가되었다. 뒷유리 좌우 끝까지 굵직하게 이어지는 크롬 가니시와 구성이 변화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채용했다. 또한 전방 범퍼와 마찬가지로, 후방 범퍼 하단에도 메탈릭 컬러의 스키드 플레이트가 마련되었다. 이로써 기존 모델에 비해, 보다 입체적인 스타일로 탈바꿈했다.




실내 역시 부분적으로 손질이 가했다. 에어벤트 주변을 메탈 장식으로 악센트를 주었고, 기어 레버 주변의 장식이 변경되었다. 센터 페시아와 센터 터널 주변도 재구성되었다. 센터 터널의 수납 공간은 기존에 비해 쓰임새가 늘었고 앞좌석 팔걸이 아래 수납 공간에 배치된 단자들은 12V 전원 소켓 1개와 USB 포트 2개, 그리고 HDMI 포트 1개로 구성된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제외된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



앞좌석은 등을 부드럽게 받쳐주는 느낌의 착석감을 지니고 있으며, 안락한 운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운전석은 8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과 2방향의 전동식 허리받침 기능을 지원하며, 2단계의 열선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조수석의 조정은 수동으로 이루어지며, 운전석과 동일한 2단계 열선 기능을 갖추고 있다.



뒷좌석은 성인 남성에게 안락한 착석감을 제공하며, 팔걸이와 컴홀더, 뒷좌석 에어벤트 등의 기본적인 편의사양을 제공한다. 또한, 뒷좌석에서는 CR-V의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다. 뒷좌석에 할당된 공간이 넓어,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제공하며, 다리 공간을 비롯하여, 머리와 어깨 공간 모두 넉넉하게 배려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



뒷좌석은 6:4 비율로 접을 수 있는데, 동급의 일반적인 SUV가 갖는 방식이 아닌, 소형 해치백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더블 폴딩 방식으로 접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트렁크 룸의 레버, 혹은 뒷좌석의 착좌부 측면의 끈 하나만 잡아 당기면 간단하게 폴딩이 이루어진다. 좌석을 접는 과정에서 힘이 들어가는 구석이 없다. 좌석을 전개할 때에도 등받이가 가볍게 올라가 주므로, 접는 것 만큼이나 손쉬운 조작이 가능하다. 혼다는 이 방식을 `원-모션(One-Motion) 폴딩 기능`이라 부르며, 완력이 약한 여성이나 노인 운전자들도 손쉽게 뒷좌석을 접을 수 있도록 한 혼다의 배려.



뒷좌석에 이어, 트렁크에서는 CR-V의 공간 설계를 다시 한 번 체감할 수 있다. CR-V는 선반을 제거한 상태에서만 1,053리터에 달하는 트렁크 용량을 자랑하며, 원-모션 폴딩 기능을 사용하여 좌석을 모두 접으면 2,007리터에 달하는 공간이 조성된다. 특히, 좌석을 접었을 경우, 등받이와 트렁크 바닥이 수평을 이루는 것은 물론, 트렁크 바닥이 낮고, 바닥에서 천장까지의 높이가 높게 설계되어 있다. 이 덕에 자전거를 세운 채로 실을 수도 있을 정도. 이러한 공간 설계는 짐이 많은 캠핑이나 레포츠 활동에서 유용한 활용도를 뽐낸다.



CR-V는 페이스리프트 과정에서 다양한 변화를 맞았지만, 무엇보다도 핵심이 되는 변화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엔진이다. 배기량은 기존의 2.4리터 엔진과 다르지 않지만, 새 엔진에는 혼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직분사 기술, `어스 드림 테크놀로지(Earth Dreams Technology)`가 도입되어 있다. 이 기술이 적용된 엔진은 한국 시장 기준으로, 지난 2012년에 선보인 바 있는 신형 어코드에 이어, CR-V에 두 번째로 도입되었다. 이 기술은 향후의 혼다 차세대 모델들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이 기술의 도입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CR-V는 기존 모델 대비 12% 가까이 향상된 188마력/6,400rpm의 최고출력과 25.0kg.m/3,9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지난 모델의 5단 자동 변속기에서 CVT 변속기로 교체되어, 기존 모델 대비 9%이상 향상된 도심 10.6km/l, 고속도로 13.1km/l, 복합 11.6km/l의 공인 연비를 보이고 있다.



혼다 CR-V는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만큼, 정숙성 면에서만큼은 디젤 엔진을 채용한 SUV들보다 몇 수 위에 서 있다. 직분사 기술이 적용된 2.4리터 엔진은 진동이 적고, 회전 질감이 매끄러운 편에 속한다. 변속 충격이 적은 CVT변속기의 완성도도 일품. 또한, 전체적으로 방음 처리가 잘 된 편인 데다, 실내 마감재의 조립 완성도가 높아, 잡소리도 적은 편이다.



승차감은 부드러움으로 일관한다. 요철에 대하여 거친 구석 없이 부드럽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모습에서 가족형 자동차에 걸맞은 면모를 드러낸다. 부드러운 승차감은 도심에서의 일상적 운행에서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주지 않는다. 유연한 하체 덕에, 간혹 고속도로 운행 중에 차가 이따금씩 요철에 따라 넘실거릴 때도 있을 정도.



가속 능력은 SUV의 체급에 2.4리터 가솔린 엔진을 얹은 차로서는 무난한 수준이다. 적어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는다. 물론, 제대로 힘을 쓰려면 회전 수를 다소 높여야 하지만, 디젤 엔진에 비해 딱히 부족한 힘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CVT의 특성 상, 가속 페달을 조금씩 달래가며 완급 조절을 하다 보면, 순조롭게 속도가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CR-V는 IIHS의 충돌 앙전 테스트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만큼, 튼튼한 차체 강성을 지니고 있음은 확실하다. 그러나 섀시가 전반적으로 부드러움에 치중하고 있어, 급회전 구간 등에서의 기동에는 부족한 면모를 보인다. 고속도로의 램프 구간이나 회전구간이 많은 산악 도로에서는 롤이 발생하며, 다소 불안한 느낌을 준다. 일상을 중시하는 타입의 크로스오버 SUV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브레이크의 성능은 충실하며, 페달 조작의 처음부터 끝까지 균일하고 안정적으로 제동력을 끌어 낸다.



연비의 경우, 가솔린 엔진에, 상시 4륜 구동을 사용하는 SUV인 점을 감안하면 `선방`이라 볼 수 있다. CR-V는 도심 10.6km/l, 고속도로 13.1km/l, 복합 11.6km/l의 공인 연비를 보이는데, CR-V를 시승하면서 트립컴퓨터로 기록한 연비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도심 운행은 혼잡한 경우에 8.6km/l, 원활한 경우에는 10.4km/l를 기록했으며, 도시고속도로 등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더욱 상승한다. 인천 신공항 고속도로에서 측정한 고속도로 연비는 평균 13.5km/l를 기록했다. 연비 측정 중에는 `EC-ON` 기능을 항시 활성화 시킨 상태에서 운행했으며, 급가속과 급제동을 자제하고,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였으며, 각 도로별 규정속도에 맞춰 정속 운행을 중시하여 운행하였다.



혼다 CR-V는 정숙함과 안락함, 넉넉한 공간을 기반으로, 원-모션 폴딩 기능을 적용한 효율적 공간 설계로 일상과 여행을 든든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크로스오버 SUV다. 여기에 연소 효율을 높인 새 엔진과 CVT 변속기 등에 힘입어, 향상된 경쟁력을 갖춰, 일상과 가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여기에 IIHS의 신차 안전 평가에서 획득한 우수한 점수를 통해 증명해 보인 안전도까지 더해지면, 그 매력은 더욱 배가된다.



일상과 여행을 보다 편안하게, 레저를 보다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CR-V는 크로스오버 SUV가 가진 본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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