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인 크로스오버, 부담을 줄이다 - 볼보 V40 크로스컨트리 D3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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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인 크로스오버, 부담을 줄이다 - 볼보 V40 크로스컨트리 D3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5.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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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가 소형 크로스오버, `V40 크로스컨트리(이하 V40XC)`는 대한민국을 강타한 소형 SUV 붐에 발맞춰 연초에 국내 시장에 등장했다. V40XC는 볼보 유일의 5도어 해치백 모델인 V40을 기반으로 SUV의 맛을 곁들여진 특유의 스타일과 탄탄한 주행성능을 자랑하며 볼보자동차코리아(이하 볼보코리아)의 성장을 돕고 있다.



그리고 올 여름, 볼보코리아가 보다 합리화된 사양과 가격으로 무장한 D3 모델군을 발표하면서 D4 모델 하나로 버티고 있었던 V40XC에도 지원군이 생기게 되었다. 새로이 추가된 D3 모델군은 1.6리터 4기통 디젤엔진과 게트락 사의 듀얼클러치 변속기 조합으로 판매되고 있었던 D2 라인업을 대체하는 포지션으로 등장, 파워트레인의 일원화와 함께, 사양의 조정을 통하여, 엔트리급 모델로서의 상품성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본 시승기의 주인공인 V40XC D3도 이러한 맥락에 따르고 있는 모델이다. VAT 포함 가격은 4,180만원이다.



V40XC D3는 외형 상으로는 윗급인 V40XC D4 모델과 비교해서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허니컴 패턴 라디에이터 그릴의 좌측에 자리한 레이더가 빠진 점과 한 치수 작은 사이즈의 휠과 타이어를 사용한다는 점 정도다.



크로스컨트리 라인업에는 허니컴 패턴을 적용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되어, 터프하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 여름 출시된 V60 크로스컨트리는 물론, 최근 출시된 크로스오버 세단 S60 크로스컨트리도 이러한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사용하고 있는 점에서, 이는 크로스컨트리 라인업의 상징으로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안개등 주변은 SUV 스타일의 플라스틱 패널로 덮었고, 전방 범퍼 하단에는 은은하게 반짝이는 스키드 플레이트를 덧대어, `SUV스러운` 느낌을 살린다.





측면과 후면에서도 `SUV스러운` 느낌을 살리기 위한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후방 범퍼와 측면의 사이드 스커트에도 플라스틱 패널이 둘러져 있다. 또한, 원형으로 디자인된 테일파이프 주변에는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를 큼직하게 새겨 놓은 스키드 플레이트가 에워싸고 있다.



실내는 V40과 비교하여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을 굳이 찾아내라면 크로스컨트리가 새겨진 크롬 장식이 추가로 더 붙은 점 정도다. 실내는 2010년대 초반에 등장한 볼보 모델들이 그러한 것처럼, `센터 스택`으로 불리는 패널 형태의 센터페시아와 센서스 시스템, 가죽의 무늬를 형상화한 대시보드 마감재 등이 특징적이다.




스티어링 휠은 디자인은 다른 볼보 모델들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적당한 크기와 함께, 부족하지 않은 그립감을 모두 지니고 있다. 인터페이스를 개선한 신형의 센서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한글의 적용으로 사용 환경이 크게 개선되었다. 하지만 기존에서 지원했던 터치스크린이 지원되지 않는 관계로, 내비게이션의 사용이 보다 불편해졌다. 계기반은 볼보 모델들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채웠다.



앞좌석은 소형차의 좌석으로서는 꽤나 과분하다 싶은 수준의 안락한 착석감을 자랑한다. V40XC의 컴포트 시트는 볼보의 시트 짜는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8방향 전동조절 기능과 다이얼 조절식 허리받침, 그리고 3단계의 열선 기능 지원하며, 운전적에는 3개의 메모리 기능이 존재.




뒷좌석도 만만치 않은 품질의 안락한 좌석을 제공한다.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으며, 가운데 자리에 개폐식으로 마련된 컵홀더와 도어 패널 사이에 작은 선반을 양쪽에 마련하여, 수납공간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다만 공간에서는 다소 아쉽다. V40이라는 차종 자체가 해치백으로서는 지붕이 낮은 편에 속하며, 실내 전반의 공간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머리 공간의 부족이 가장 아쉬운 부분. 기본적으로 천장이 낮은 데다, 착좌부의 위치가 높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신장 180cm 전후의 성인 남성의 경우, 머리 공간의 부족을 호소하게 된다.



제원 상의 트렁크 공간은 335리터. 뒷좌석 등받이는 6:4 비율로 분할 접이가 가능하며, 격벽처럼 사용할 수 있는 트렁크 바닥재가 활용성을 한층 더 높여준다. 뒷좌석 등받이에 완전히 밀착시켜 트렁크 공간을 확보하거나, 트렁크에 실은 물건들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하며, 짐은 많지는 않은데, 부득이하게 공간을 나눠야 할 경우 등의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새로이 추가된 D3 모델군은 1.6리터 4기통 디젤엔진과 게트락 사의 듀얼클러치 변속기 조합으로 판매되고 있었던 D2 라인업을 대체하는 포지션으로 등장했으며, 2.0리터 4기통 레이아웃으로 단일화된 DRIVE-E 엔진으로의 교체와 함께, 사양의 조정을 통하여, 상품성을 높였다. 시승차인 V40XC D3에는 i-ART 기술로 무장한 직렬4기통 2.0리터 DRIVE-E 디젤 엔진과 6단 기어트로닉 자동변속기로 구성된다. 엔진의 최고출력은 150마력/3,750rpm, 최대토크는 32.6kg.m/1,750~3,000rpm이다.



최근 볼보의 D3 모델들을 시승하면서 공통적으로 느끼게 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소음이다. V40XC D3에 탑재된 D3 엔진은 윗급 엔진인 D4에 비해 확실히 소음이 더 크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외부에서건 내부에서건 마찬가지다. 회전질감도 보다 거친 느낌을 받게 된다. V40XC D4 모델에 비해서도 소음이 큰 편이다. 또한, 같은 계열의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소음 차이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승차감은 V40XC D4 모델이 보여주었던 것과 같은 단단한 느낌이 주를 이룬다.



가속을 시작하면 가볍고 쾌활하게 몸을 움직인다. 1단 40km/h에서 2단으로, 2단 70km/h에서 3단으로 변속되며 4단으로 변속되기 직전에 100km/h를 돌파한다. 가속 시의 느낌은 적당히 경쾌한 느낌이 있는 편. 속 시원하게 나아가지는 않지만, 일상적인 운행 환경에서 순발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어려운 정도다.



코너가 굽이치는 산악 도로 등지에서는 단단한 하체 덕에 자신감 있는 기동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크로스오버들이 보여주는 어정쩡한 세팅이 아니다. 물론, 무게중심이 다소 높아지긴 했으나, 급격한 회전 기동에서 롤과 피칭이 수준급으로 억제되어 있다. 이러한 점은 원판이자 해치백 모델인 V40보다도 더 우수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영민한 몸놀림 덕에, 운전자도 자신 있게 차를 몰아 붙일 수 있다. 제동 성능에서도 큰 불만은 없다.



V40XC D3의 공인 연비는 도심 14.8km/l, 고속도로 19.2km/l, 복합 16.5km/l로, 윗급 모델인 D4에 비해 차이가 크지 않다. 시승을 진행하면서 트립컴퓨터로 기록한 구간별 평균 연비는 도심(혼잡) 11.5km/l, 도심(원활) 14.3km/l, 고속도로 20.7km/l를 보였다. 지난 여름에 시승했던 V40XC D4와 비교하면, 도심에서 연비가 미묘하게 높고, 고속도로에서 미묘하게 낮은 수치를 보였다.



V40XC D3는 세련된 스칸디나비안 해치백, V40을 기반으로 SUV의 터프함을 살린 독특한 외모와 해치백과 다르지 않은 실내 및 인테리어 구성, 그리고 탄탄한 주행 질감으로 완성된, 볼보만의 크로스오버다. 통념 상의 크로스오버와는 달리, 기존의 모델을 가지고 크게 다른 성격의 모델을 만들어낸 것에 가깝다.




이는 V40XC가 크로스오버 시장에서 차별화된 매력을 갖게 되는 이유다. 통상적으로 어떤 승용차를 기반으로 크로스오버 모델을 만들게 되면 그 결과물은 가족친화적으로 변모하는 것이 약속된 전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하다. 하지만 볼보는 V40XC를 통해, 이와 같은 통념과는 꽤나 다른 방향의 결과물을 선보였다. 자동차가 갖는 기능성을 보강하면서도 운전의 즐거움까지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사양으로 접근성을 크게 높인 D3 모델의 추가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크로스오버를 더욱 부담 없이 만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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