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를 더 넉넉하게 즐겨라! - 미니 클럽맨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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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를 더 넉넉하게 즐겨라! - 미니 클럽맨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5.11.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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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그룹 코리아(이하 BMW)가 11월 초, 언론/미디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시승행사를 벌였다. 본 행사에서는 최근 출시된 신형 7시리즈와 함께 올해 출시된 고성능 X5 M, X6 M, 액티브투어러, 1시리즈, 3시리즈, 6시리즈의 신형 모델들과 미니 5도어, 신형 미니 JCW 등 BMW와 미니의 신규 모델들을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본 행사에서 기자가 시승한 모델은 BMW M6, BMW X6 M, 신형 7시리즈의 750Li, 그리고 새로운 미니의 모델의 총 4종이었다. 본 시승기에서는 이 날 시승 행사의 히든 카드였던 새로운 미니 모델을 다룬다. 그리고 그 새로운 미니는 바로, 3세대 미니를 기반으로 다시 태어난 `클럽맨`이다.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세대의 미니 클럽맨은 좌우 앞문 1개씩, 후방의 스플릿 도어 2개, 그리고 조수석 뒤쪽의 수어사이드 도어(도어 힌지가 후방에 위치하는 형태로, 일반적인 도어의 반대방향으로 열리는 구조) 1개를 포함하여 총 5개의 문을 가지고 있었다. 후방의 스플릿 도어와 함께, 클럽맨의 아이덴티티로 통했던 후방 수어사이드 도어는 우측에만 마련되어 있었기에, 좌측통행을 시행하고 있는 지역에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3세대 미니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미니 클럽맨은 2세대 미니를 기반으로 했던 지난 클럽맨과 큰 차이점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문 하나를 더 늘린 것이다. 따라서 좌/우/후방 포함 총 6개의 도어를 지닌다. 뿐만 아니라, 기존 클럽맨의 뒷좌석 도어가 수어사이드 도어였던 것에 반해, 새로운 클럽맨은 뒷좌석 도어가 모두 일반적인 구조로 여닫게 되어 있다. 물론, 클럽맨의 상징인 후방의 스플릿 도어는 그대로다.


미니는 BMW의 손에 넘어간 뒤로, 세대를 거듭할수록 덩치가 커져만 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새로운 클럽맨에도 여지 없이 이어졌다. 현행의 미니 5도어 모델과 비교해도 전장 270mm, 전폭 90mm, 휠베이스는 100mm가 더 길다. 따라서 새로운 클럽맨은 미니 역사 상 `가장 거대한 미니`라는, 아이러니하기 짝이 없는 타이틀을 보유하게 되었다. 이렇게 거대해진 클럽맨은 지난 클럽맨과 마찬가지로, 해치백으로도, 스테이션 왜건으로도, 그렇다고 MPV로도 정의 내리기 어려운, 독자적인 형태를 띤다.



MINI에 따르면, 새로운 클럽맨은 보다 고급스러운 감각을 중점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그런 만큼, 차체 곳곳의 디테일은 물론, 외장 색상까지 보다 진중하고 기품 있는 감각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들이 숨어 있다. 기존의 클럽맨이 미니의 얼굴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과는 반대로, 디테일 전반에 걸쳐, 미묘하게 다른 느낌을 낸다. 디자인에서부터 단순히 3도어 미니의 연장형이 아닌, 별개의 모델임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더욱 넓고 낮아 보이는 인상을 주고 있으며, 테일램프는 기존의 세로형이 아닌, 현행 미니의 테일램프를 눕혀놓은 것과 유사한 형태로 디자인했다.



실내는 대체로 오리지널 미니나 미니 5도어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를 지닌다. 하지만 공간적인 면에서 월등히 넓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넓어진 전폭과 높아진 전고를 살려낸 공간 설계 덕분에, 컨트리맨을 제외한, 다른 미니 모델들에 비해 한층 쾌적한 기분이 든다. 실내의 디테일은 3세대 미니에서 온 토글 스위치 형태의 버튼들과 원형을 테마로 하는 인테리어 디자인 요소는 그대로다. 하지만, 3도어 혹은 5도어 미니에 비해 소재 및 마무리 면에서 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특히, 실내공간의 확대는 클럽맨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부분이다.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에 고르게 공간이 할당되어 있으며,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큰 불편이 없을 정도로 부족함이 없다. 트렁크의 용량은 360리터로, 일반적인 소형 세단 이상의 트렁크 용량을 확보했다. 뒷자리를 접어서 공간을 더욱 늘릴 수도 있다는 점은 서비스다.


이 날 시승한 새로운 클럽맨은 모두 쿠퍼S 모델로, 대부분의 미니 쿠퍼S 라인업에 탑재되는 엔진을 그대로 얹는다. 직렬 4기통 구조에 터보차저를 장착한 2.0리터 엔진은 192마력의 최고출력과 28.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자동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새로워진 미니 클럽맨의 시동을 걸면 의외의 일면에 놀란다. `정숙함` 때문이다. 새로운 클럽맨은 이전까지의 그 어떤 미니 모델들에 비해 한결 월등한 정숙성을 지니고 있다. 파워트레인으로부터 전달되는 진동이 큰 폭으로 억제되어 있으며, 운행 중 발생하는 불쾌한 잡소리도 다른 미니들에 비하면 체감 상 훨씬 적게 느껴진다. 이 뿐만 아니라 승차감 역시 한결 부드러워진 모습을 보인다. 요철 하나하나를 훑는 것은 기본이요, 심지어는 등을 사정 없이 두들겨 대기까지 했던 기존 미니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심지어는 묵직한 조작감의 스티어링 휠조차 한결 가벼워졌다! 이렇게 한결 정숙하고 부드러워진 덕에, 새로운 클럽맨을 시승하는 동안, 이 차가 미니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을 때가 있을 정도다.


물론, 시승차는 쿠퍼S인 만큼,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고 나서 가속 페달을 카펫 너머로 짓이기는 순간부터, 마치 꺅꺅 소리 지르며 동네를 뛰노는 꼬맹이들처럼 기운찬 달리기를 시작한다.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와 짝을 이룬 2.0리터 터보 엔진은 덩치 큰 클럽맨을 기운찬 활력으로 밀어 붙이는 맛이 쏠쏠하며,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때마다 휘파람 소리를 내는 블로우 오프 밸브의 소리가 한 번 더 즐겁게 만들어 준다. 일상적인 운행에서의 부드러운 모습과는 다른, 긴장감 있고 똘똘한 가속감에서 다시금 이 차가 미니의 일원임을 상기할 수 있게 된다.


전반적으로 커진 클럽맨이지만, 미니 스타일의 핸들링은 잊지 않았다. 물론, 다른 미니들에 비하면 한참 크고, 휠베이스도 길어진 만큼, 예리한 느낌도 다소 반감되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코너 앞에서 발랄하고 적극적인 느낌을 준다. 하지만 확실히 다른 미니들에 비해, 예리함보다는 안정감 쪽에 무게가 실려있다는 느낌이 든다. 구불구불한 산악 도로에서도 불안한 느낌 없이, 깔끔하고 안정적으로 차체를 선회시켜 나간다. 스포츠 모드 하에서는 가벼웠던 스티어링 휠이 한층 묵직해지며 즉각적인 조타를 돕는다. 브레이크의 성능 역시 만족스럽다. 내리막길에서 잦은 제동을 걸었음에도 쉽게 피로해지지 않는 모습을 보임은 물론, 밟는 만큼 꾸준히 상승하는 제동력 덕에, 더욱 안심하고 차를 다룰 수 있다.



지난 2015 도쿄 모터쇼에서 미니 클럽맨은 이제 더 이상 `미니`라고 불러주기도 민망할 지경으로 덩치가 커지기는 했다. 하지만, 단순히 덩치만 키운 파생 모델에서 그치지 않고, 하나의 독자 모델로 거듭나기 위한 손질이 충실히 가해졌다. 이를 위해 안팎으로 내실을 키우고, 보다 고급스러운 미니로 거듭나면서 상품성을 크게 높였다. 보다 진중하고 정숙하며, 넉넉하면서도 미니의 감성을 최대한 살려내는 방향으로 완성된 새로운 클럽맨은 향후 미니의 시장 공략에서 적지 않은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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