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케이프는 잊어라. `쿠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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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케이프는 잊어라. `쿠가`가 왔다
  • 박병하
  • 승인 2015.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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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이하, 포드코리아)가 12월 7일부터 포드 쿠가를 출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포드 쿠가는 지난 4월에 열렸던 2015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으며, 동사의 중형 세단, 몬데오에도 탑재된 바 있는 2.0리터 듀라토크 디젤 엔진을 탑재한 유럽 시장을 위한 중형 SUV 모델로, 국내 시장에서는 기존의 이스케이프를 대체한다. VAT 포함 가격은 3,940만원부터 시작한다.



포드코리아는 쿠가의 출시와 함께, 미디어를 대상으로 인천 영종도에서 대대적인 시승행사를 벌였다. 새로운 엔진을 실은 포드 쿠가는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을까? 포드 쿠가를 시승 행사에서 만나보며 그 매력을 짚어 본다.




쿠가는 이스케이프의 유럽형 모델이다. 따라서 쿠가와 이스케이프 사이의 디자인 차이는 곧, 몬데오와 퓨전 사이의 디자인 차이와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보면 된다. 몬데오와 퓨전의 디자인 상의 차이가 디테일에서 오듯, 쿠가와 이스케이프의 디자인 상의 차이 역시 디테일에서 온다. LED 주간주행등을 비롯하여, 코너링 램프 및 자동 조사각 조절 기능이 붙은 바이제논 헤드램프, 그리고 미묘하게 달라진 느낌의 범퍼 정도가 있겠다. 그 외에는 이스케이프에서 이미 보여주었던 대로, 포드의 키네틱 디자인 언어에 충실하면서도 포커스를 문득 떠올리게 하는 스포티한 인상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역동적인 형상을 추구하는 키네틱 디자인 언어의 지향점을 그대로 드러내며 전작인 이스케이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적으로 V자 형태를 그리는 대시보드를 비롯하여, 스티어링 휠, 계기판, 센터페시아에 이르는 대부분의 디자인과 쓰임새 등의 디테일마저 이스케이프와 같다. 다만, 쿠가는 디젤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회전계의 스케일은 에코부스트 엔진을 사용했던 이스케이프와 다르다. 실내 공간은 같은 체급에서는 대체로 무난한 정도를 보이고 있으며,탄탄한 만듦새의 가죽시트 덕에 착석감이 좋은 편이다. 뒷좌석의 공간은 동급에서 무난한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으며, 개폐가 가능한 파노라마 선루프를 기본 장착하여, 시각적인 공간감을 키워준다. 트렁크 역시 널직하여, 가족용 SUV로 손색 없는 활용도를 자랑한다.



쿠가를 이스케이프와 다른 차로 만들어 주는 가장 큰 차이점을 꼽으라면, 뭐니뭐니해도 파워트레인이다. 기존 이스케이프가 다운사이징 터보 가솔린 엔진인 1.6, 혹은 2.0리터 에코부스트 엔진을 사용한 데 반해, 쿠가는 유럽 포드의 2.0리터 듀라토크 TDCi 디젤 엔진을 심장으로 사용한다. 이 엔진은 몬데오에도 실리는 엔진으로, 최고출력 180마력/3,500rpm, 최대토크 40.8kg.m/2,000rpm의 성능을 낸다. 변속기 역시, 몬데오에 탑재된 바 있는 파워시프트 6단 더블클러치 변속기가 장착된다. 또한, 상시 4륜구동계를 전 모델 기본 장착한다. 공인 연비는 도심 12.0km/l, 고속도로 14.6km/l, 복합 13.0km/l이다.



디젤 심장을 지닌 쿠가는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동급의 다른 SUV들에 비해, 적당한 수준의 소음과 진동 억제를 보여준다. 일상적인 운행 환경에서는 무난한 수준의 정숙성을 보여 준다. 부드럽게 구동력을 전달하는 더블클러치 변속기는 유연한 대응으로 일상적인 운행 환경을 무난하게 소화한다. 또한, 에코 스타트/스톱의 작동 완성도 또한, 무난한 수준. 차가 완전히 정지한 뒤에 작동하며, 재시동 시간 면에서도 딱히 부족한 점은 없다. 승차감은 동급에서 부족하지 않은 정도이며, 특히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의 움직임이나 거친 노면에서의 진동 흡수 및 자세 유지 등에서 꽤나 세련되고 절도 있는 모습을 보인다.



가속 능력 역시 무난한 수준이다. 저회전에서 대부분의 토크를 쏟아 내는 디젤 터보 엔진의 특성 상, 중/저회전 대역에서의 반응이 좋은 편이며, 고회전에서 힘이 빠지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출발 가속보다는 추월가속에서 보다 기분 좋게 속도를 올려주며, 두툼한 저회전 토크를 바탕으로 한 펀치력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거칠게 몰아 붙이기에는 변속기의 능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변속 충격을 줄이는 데 집중하여 반응이 그다지 빠른 편이 아니다. 이 점은 수동 모드에서 더욱 확연히 드러나는데, 고회전 영역으로 올라갈수록 수동 변속에 대한 응답성이 꽤나 저하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고속 주행 시의 직진 안정성은 우수한 수준이다. 특히, 차체 전후가 상하로 기우는 피칭(Pitching)에 대한 대응이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거친 노면, 그리고 고속 주행에서 세련된 느낌을 준 하체에 걸었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코너링에서는 차체가 높은 SUV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완만한 곡률의 고속 코너링에서 보이는 움직임은 대체로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편. 그러나 급격한 곡률의 저속 코너에서는 확실히 롤 안정성 면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상시 4륜 구동 시스템의 덕을 봐서, 노면을 곧잘 붙들어 주기는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동급의 SUV들이 고속 주행 안정성은 물론, 급선회 등의 기동에서도 대체로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있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쿠가의 핸들링은 보다 전형적인 SUV의 몸놀림에 가깝다.



핸들링에 관한 부분만 제외하면, 포드 쿠가는 본분인 가족형 SUV로서는 준수한 실력과 구성을 지니고 있다. 유럽 포드의 내실 있는 듀라토크 디젤 엔진을 장비한 점을 시작으로, 전 모델에 상시 4륜구동을 기본 제공함은 물론, 이스케이프의 준수한 공간 활용성을 그대로 품었다. 데뷔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포드 쿠가는 이스케이프의 뒤를 이어, 향후의 포드코리아의 성장에 공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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