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포드의 디젤 SUV - 포드 쿠가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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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포드의 디젤 SUV - 포드 쿠가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6.0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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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쿠가는 동사의 컴팩트 SUV인 `이스케이프`의 디젤 버전으로 알려지며 지난 2015 서울 모터쇼에서 대한민국 시장에 얼굴을 알렸다. 포드세일즈서비스 코리아(이하 포드코리아)는 쿠가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으며, 지난 2년 연속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링카 등극에 빛나는 시장의 최강자인 티구안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포드에 따르면, 쿠가는 포커스, 몬데오와 함께, 포드코리아가 판매중인 나머지 모델들과 출신지와 활동 영역이 다르다고 말한다. 이는 쿠가가 단순히 이스케이프의 디젤 버전에 불과하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자사의 디젤 파워트레인을 장비하고 판매중인 모델들이 `유럽산`임을 유독 강조한다. 포드 쿠가를 직접 경험해보며 유럽에서 온 또 하나의 포드의 실력을 가늠해본다. 시승차는 국내 시판 모델 중 상위 트림에 해당하는 티타늄 모델이다. VAT 포함 가격은 4,470만원.







하지만 지금의 쿠가와 이스케이프 사이의 디자인 차이는 퓨전과 몬데오 만큼의 차이만큼이나 적다. 굳이 찾아내자면 LED 주간주행등을 비롯하여, 코너링 램프 및 자동 조사각 조절 기능이 붙은 바이제논 헤드램프, 그리고 미묘하게 달라진 느낌의 범퍼 정도가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여전히 동사의 C세그먼트 해치백, `포커스`를 떠올리게 하는 인상이며, 스포티한 감각이 강조되어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도 이스케이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적으로 V자 형태를 그리는 대시보드를 비롯하여, 스티어링 휠, 계기판, 센터페시아에 이르는 대부분의 디자인과 쓰임새 등의 디테일마저 이스케이프와 같다. 다만, 쿠가는 디젤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회전계의 스케일은 에코부스트 엔진을 사용했던 이스케이프와 다르다.



스티어링 휠은 가느다란 림 덕분에 손이 작은 사람도 쥐기 편하게 되어 있다. 4 스포크 스타일을 취하고 있으며 좌우에 상하좌우 버튼 및 확인 버튼으로 구성된 컨트롤러가 자리한다. 시승차인 티타늄 모델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물론, 유럽 출신임을 어필이라도 하듯, 스피드리미터까지 탑재되어 있다. 이 스피드리미터는 엔트리 사양인 트렌디 모델에도 기본 적용된다. 이 외의 운전석 주변을 둘러싼 각종 편의장비들은 이스케이프와 큰 차이가 없다.



쿠가의 앞좌석은 탄탄하게 여민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는데, 착석감은 다소 부드러운 편이다. 운전석에는 8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과 2방향의 전동식 허리받침을 제공한다. 조수석의 각도 및 높이 조절은 모두 수동 레버로 조절해야 한다. 열선 기능은 5단계까지 조정 가능하다.




뒷좌석은 제법 폭넓은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며, 부드러운 착석감과 체급에 비해 넉넉한 공간을 지니고 있다. 신장 180cm 이상의 성인 남성에게도 부족하지 않은 정도다. 뿐만 아니라, 개폐가 가능한 파노라마 선루프를 기본 장착하여, 시각적인 공간감을 키워준다. 편의장비로는 컵홀더 기능을 겸하는 팔걸이와 뒷좌석 송풍구, 12V 단자 등이 제공된다.




쿠가는 제원 상 450리터의 기본 트렁크 용량을 제공하지만, 쓰임새가 좋은 편이다. 특히 트렁크 바닥의 높이가 낮고, 높게 열리는 개구부가 짐을 싣고 내리기가 더욱 편하다. 돌출부가 다소 있지만, 전반적인 공간이 넓고 짜임새가 있어, 공간 활용에 부족함이 없다. 6:4 비율로 접히는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총 1,650리터에 달하는 공간이 조성된다.



포드 쿠가의 파워트레인은 파워트레인은 쿠가와 이스케이프 사이의 가장 확실한 차이점이다. 쿠가는 이미 몬데오를 통해 선보인 바 있는 180마력 사양의 듀라토크 TDCi 게트락 6단 파워시프트 더블클러치 변속기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한다. 쿠가의 듀라토크 엔진은 180마력/3,500rpm의 최고출력과 40.8kg.m/2,0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파워트레인에서 생성된 동력은 토크 벡터링이 가능한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네 개의 바퀴로 전달되며, 시동을 정지하여 연료의 낭비를 막아주는 스톱/스타트 시스템 또한 탑재되어 있다. 공인 연비는 도심 12.0km/l, 고속도로 14.6km/l, 복합 13.0km/l이다.



디젤 심장을 지닌 쿠가는 적당한 수준의 소음과 진동 억제를 보여준다. 일상적인 운행 환경에서는 무난한 수준의 정숙성을 보여 준다. 부드럽게 구동력을 전달하는 더블클러치 변속기는 유연한 대응으로 마치 통상적인 자동변속기의 반응을 연상케 하여, 일상적 운전에 잘 어울린다. 에코 스타트/스톱의 작동 완성도 또한, 무난한 수준이다. 차가 완전히 정지한 뒤에 작동함은 물론, 재시동 시간 면에서도 딱히 부족한 점은 없으며, 시동 중의 충격도 적은 편이다. 승차감은 부드러움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의 움직임이나 거친 노면에서의 진동 흡수 및 자세 유지 등에서 꽤나 세련되고 절도 있는 모습을 보인다.



가속 능력은 무난한 수준이다. 디젤 터보 엔진의 특성 상, 중/저회전 대역에서의 반응이 좋은 편이며, 발진 가속과 추월가속 모두 시원스러운 느낌을 준다. 두툼한 저회전 토크를 바탕으로 한 펀치력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거칠게 몰아 붙이기에는 변속기의 능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게트락의 6단 파워시프트는 폭스바겐 DSG식의 신속한 변속보다는 더블클러치의 변속 충격을 줄이는 데 집중하여 반응이 그다지 빠른 편이 아니다. 이 점은 수동 모드에서 더욱 확연히 드러나는데, 고회전 영역으로 올라갈수록 수동 변속에 대한 응답성이 큰 폭으로 저하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반면, 고속 주행 시의 직진 안정성은 우수한 수준이다. 특히, 차체 전후가 상하로 기우는 피칭(Pitching)에 대한 대응이 잘 이루어졌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거친 노면, 그리고 고속 주행에서 쿠가의 하체는 시종일관 세련되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었다. 완만한 곡률의 램프 구간 등에서는 속도가 다소 높아도 노면을 곧잘 물고 늘어지고, 조타에 대한 차체의 반응이 무난하여 무심코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러나 타이트한 코너가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한계가 확실히 드러난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높은 지상고 때문에 롤 안정성 면에서 동급 SUV에 비해 약간 손해를 본 느낌이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동급의 SUV들이 고속 주행 안정성은 물론, 급선회 등의 기동에서도 대체로 승용차에 가까운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쿠가의 기동성은 전형적인 SUV의 몸놀림에 보다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쿠가의 공인 연비는 도심 12.0km/l, 고속도로 14.6km/l, 복합 13.0km/l이다. 트립 컴퓨터 상으로 기록한 구간 별 평균 연비는 혼잡한 도심에서 11.7km/l, 교통 상황이 원활(규정속도대로 통행 가능)한 경우 12.4km/l를 기록했다. 고속도로에서 100km/h로 정속 주행하는 경우에는 17.0km/l의 평균연비를 기록했다.



포드 쿠가는 체급에 비해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을 제공한다. 엔트리급 사양인 트렌드 트림에도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7개의 에어백,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ane Keeping Assist),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Lane Departure Warning) 등이 제공된다. 이 외에도 사각지대 경고 장치와 전방 추돌 감지장치는 물론, 저속 추돌 방지를 위한 긴급 제동 시스템인 `액티브 시트 스톱`까지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그 외에도 빗물감지 와이퍼와 파노라마 썬루프, 전자동 에어컨, 내비게이션, 그리고 스피드 리미터 기능이 포함된 크루즈 컨트롤을 기본 제공한다. 시승차인 티타늄 모델은 여기에 더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제공함은 물론, 핸즈프리 오픈 기능이 포함된 전동식 테일게이트, 그릴 셔터 등의 장비를 추가로 제공한다. VAT 포함 가격은 트렌디 3,990만원, 티타늄 4,470만원이다



포드 쿠가는 자신의 본분인 가족을 위한 SUV로서 제 역할에 충실함은 물론, 유럽 포드의 완성도 높은 디젤 파워트레인이 주는 연비 상의 이점을 갖는다. 또한,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따분할 정도로 미국식이었던 이스케이프에 비해, 주행 감각 면에서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준다. 여기에 본래 이스케이프가 가지고 있었던 우수한 공간 활용성은 그대로 가져왔다.



물론, 디젤 SUV의 인기가 이미 정점에 이른 작금의 시점에서는 쿠가의 진출이 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아직 기회는 충분하다.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티구안의 인기가 조금씩 시들해지고 있고, 보다 차별화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존재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스케이프의 자리를 대신하는 포드의 새롭지 않은 듯하면서도 새로운 SUV, 쿠가는 이스케이프의 뒤를 이어, 향후 포드코리아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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