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나타난 꿈의 차, 재규어 XF 20d
상태바
현실로 나타난 꿈의 차, 재규어 XF 20d
  • 김재민
  • 승인 2016.05.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XF는 1998년 버밍엄 모터쇼에 데뷔하고 2008년에 단종된 S-타입의 후속 모델이다. 재규어에 있어서 XF는 재규어를 태동시킨 SS1 모델만큼이나 커다란 의미를 가진 모델이다. 포드에서 타타로 자리를 옮긴 재규어의 재건을 견고하게 이끄는 모델이며, 재규어가 나아가야 할 변화와 혁신의 철학이 깃든 모델이기 때문이다.



2세대 올 뉴 XF 20d 포트폴리오 모델을 시승하며 ‘현실로 나타난 꿈의 차’라는 찬사를 받은 차량의 매력을 짚어본다.


보다 현대적 이미지를 강조한 외관


이안 폴더의 손을 거친 디자인은 고풍스러웠던 이전의 이미지로부터 완벽하게 벗어났다. 재규어의 디자인 언어가 XF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혁신적인 틀을 갖게 했다. 시승하는 2세대 모델은 부분변경을 거친 1세대의 외형보다 더욱 날렵하고 우아한 인상을 자아낸다.



안정적이면서 공격적인 비율로 구성된 전면에서의 인상은 특히 더하다. J-블레이드 주간주행등이 반영된 헤드램프는 부드러운 곡선의 비율을 줄이고 맹수가 눈을 치켜뜬 것처럼 날카로움을 가미했다. 헤드램프에는 어댑티브 LED 전구를 적용했다. 코끝을 살포시 내민 라디에이터 그릴은 재규어 로고를 중앙 상단에 위치시키며 존재감을 뽐내고, 후드 위의 날 선 4개의 선은 모두 라디에이터그릴로 그 끝을 모아 공격성을 극대화했다.



측면은 전형적인 쿠페 스타일이다. 전면의 공격적인 성향이 측면의 날렵한 동적인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헤드램프에서 테일램프까지 곧게 이어진 어깨선, 가로 장식 벤트의 연장선을 갖게 하는 선, 입체적으로 가장 아래 영역에서 견고한 느낌을 배가시키는 선까지, 모두 과하지 않게 면에 부드럽게 스며들어 재규어의 특성을 살린다.



후면은 거칠고 격렬한 움직임을 듬직하게 받아내는 면이다. 크롬선을 양측의 테일 램프까지 수평으로 이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했고, 원형의 테일 램프는 공격적인 주행 성능을 표현했다. F-타입에서 시작된 상징적인 형상을 그대로 반영했다.



제원상 길이 X 너비 X 높이는 4954 X 1880 X 1457mm다. 길이는 263mm 줄고, 너비는 20mm 넓어졌고, 높이는 148mm 낮아졌다. 축거는 2960mm로 이전의 2909mm보다 51mm 길어졌다. 차체의 길이는 다소 짧아졌지만, 축거는 길어져 이전 모델보다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재규어 모델 중 가장 우수한 0.26 Cd의 공기저항계수를 실현했다.



비즈니스맨을 위한 차별된 사무공간


가족 중심의 세단보다는 비즈니스 세단을 표방한 성향이 실내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가장 먼저 랩어라운드(Wrap Around)방식을 위해 별도의 천연가죽 패널을 덧댄 대시보드는 운전자를 편안하게 감싼다. 이 마감은 도어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센터페시아는 실내 공간을 알루미늄 패널이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중앙에 위치하며 10.2인치 디스플레이와 냉난방 조작부로 구성된다. 뉴 XJ에 적용된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인컨트롤 터치 프로(InControl™ Touch Pro)가 제공되는 디스플레이는 터치 반응 속도가 혁신으로 개선되었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며 개인 모바일 기기의 데이터와 미디어와도 연동할 수 있다. 픽셀 수의 증가로 보다 선명하고 또렷한 이미지가 제공된다.



천연가죽소재의 3-스포크 스티어링휠은 부드럽고 쾌적한 질감이 꽤 만족스럽다. 12.3인치 풀 HD 계기반은 다양한 주행 및 차량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주행모드와 운전자의 선호(주행정보/내비게이션/테마)에 따라 4가지 방식으로 디스플레이를 변경할 수 있다. 재규어 최초로 적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주행속도, 기어변속, 내비게이션 등의 정보가 표시된다. 다이얼방식의 기어변속기 주변에는 주행 관련 모드를 두어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천연 가죽소재의 시트는 푹신함의 정도나 인체를 감싸는 면적 등에서 흡족할 만한 수준을 하고 있다. 너무 단단하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푹신하지 않다. 운전석의 경우 10X10방향 전동 조정이 가능하다. 메모리 기능으로 운전석과 룸미러, 그리고 스티어링 휠을 탑승자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길어진 축거 때문에 뒷좌석 공간은 보다 여유롭고 넉넉해졌다. 다리 공간 15mm, 무릎 공간 24mm, 머리 공간은 27mm가 늘어났다. 그러나 성인 3명이 편안하게 탑승하기엔 다소 부족한 공간이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적으로 505리터가 제공된다. 40:20:40 폴딩 시트를 모두 접으면 적재공간은 최대 885리터로 확대된다. 스페어 타이어와 공구함은 트렁크 바닥면의 밑 공간에 제공된다.



우아한 책상과 고급스러운 가죽 의자, 그리고 사무에 필요한 다양한 편의시설까지 전반적으로 멋지게 꾸며진 사무 공간처럼 느껴진다. 벤츠나 BMW와 차별되는 점잖은 화려함이 특징이다. 재규어가 말하는 비즈니스 세단의 정체성을 바르게 표현해낸 느낌이다.



차체


알루미늄 차체 제작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재규어는 차체의 75%에 해당하는 영역을 알루미늄 소재로 적용했다. 알루미늄은 첨단 소재(RC5754)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약 22000 Nm에 이르는 차체 강성을 확보했다. 이전 세대 대비 28% 이상 강화된 수치다. 또한, 패널 접합부에는 우주 항공 산업에서 영감을 받은 리벳 본딩 기술을 적용해 단단하고 강력한 내구성을 갖춘 차체를 완성했다. 이러한 기술을 적용한 결과, 50:50에 근접한 차체무게배분을 완성했고, 기존 모델 대비 최대 190kg 가벼워졌고 연비와 CO2 배출량도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서스펜션


서스펜션에도 알루미늄 소재가 적용되었다. 전륜에는 알루미늄 더블 위시본이 적용되었다. F-타입 서스펜션과 동일한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후륜에는 주요 부품들을 알루미늄을 사용해 단조 또는 공동 주조의 방법으로 제작한 인테그럴 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축에 발생하는 각 방향의 힘들 독립적으로 제어하는데 탁월한 성능을 가진다.



파워트레인


2.0리터 인제니움 디젤 엔진에 ZF사의 8단 자동변속기를 물려, 최고 출력 180PS /4,000rpm, 최대토크 43.9 kg.m /1,750-2,5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인제니움 엔진은 볼보의 드라이브-E 엔진과 동일한 개념으로 생산된다. 동일한 엔진 모듈를 바탕으로 디젤과 가솔린 엔진 모두를 생산할 수 있다. 제원상 연비는 도심 12.6km/l, 고속도로 16.8km/l다. 복합 연비는 14.2km/l다. 구동방식은 뒷바퀴 굴림 방식이다. 공차 중량은 1830kg이다.



짜릿함보다는 편안함과 안락함


주행을 위해 운전석 시트에 앉으면 풍족한 면적을 자랑하는 시트가 편안하게 온몸을 감싼다. 독일 브랜드의 차량에서 느끼는 감성과는 조금은 격을 달리한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드라이브 셀렉터가 슬며시 고개를 들고,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에는 이미지와 텍스트가 타일방식으로 표현된다. 윈도우 초기 화면과 같은 인터페이스를 가졌다. 오디오와 차량, 그리고 편의 기능 설정을 위해 터치를 시도했다. 터치와 이에 따른 반응은 매우 빨랐다. 주춤거림 없이 화면 전환에 따른 설정이 편리했다. 사이드미러 조작 관련 및 창문 개폐 버튼의 위치는 다소 불편했다.


디젤 엔진임에도 아이들링 상태에서의 진동과 소음은 가솔린 엔진 수준으로 매우 만족스럽다. 경박스러운 시동도 아니다. 정제된 엔진 시동음은 주의를 환기해내며 엔진을 깨운다. 도심 주행은 여유롭고 편안함이 특징이다. 노면의 잦은 충격에도 인테그럴 링크 서스펜션은 지혜롭게 충격을 다스려낸다. 큼지막한 디스플레이와 버튼들도 편안한 주행을 돕는 조력자들이다. 처음 차에 탑승해도 기능에 따른 시인성과 가독성이 높아 사용이 편리하다. 묵직한 스티어링휠의 응답성은 여성운전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어 보인다. 안락함과 정숙성은 우수한 편이다.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묵직한 스티어링휠의 응답성은 차체의 견고함과 맞물려 안정적인 자세를 만들어 낸다. 가속 반응을 위해 풀 엑셀을 시도하면 차체는 미끄러짐 없이 올곧게 반응하며 돌진한다. 1750rpm부터 발현되는 최대토크는 차체를 쉼 없이 전방으로 내몬다. 5000rpm을 오르내리며 100km/h 정속 주행을 시도하면 엔진회전수는 1700rpm에 이른다. 가속의 질감은 등을 밀어내는 수준은 아니다. 여유롭게 반응하며 기어단수에 맞춰 적정한 세기로 가속한다. 다이내믹모드로 변경하면 사운드와 가속에 따른 반응은 좀더 사나워진다. 가속에 따른 순발력도 반 박자 빨라진다. 그러나 최고속도에 다다르기에는 차체에 비해 출력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 풍절음과 노면으로부터 발생하는 소음차단은 만족스럽다. 17개 스피커를 갖춘 825W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은 선명한 해상도와 풍부한 음향 출력으로 주행의 재미를 높여준다.



와인딩 구간에서는 토크 벡터링 기능이 빛을 발휘했다. 토크를 분배해 차체가 급격히 무너지는 현상을 최소화한다. 1.8톤이 넘는 거구지만 반복되는 와인딩 구간에서도 당당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도록 돕는다. 언더스티어 현상이 가볍게 발생했지만, 불안한 수준의 것은 아니다. 정해진 속도로 코너 구간을 주행한다면 크게 염두에 둘 사항은 아니다.



또 다른 주행 안전장치는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ll Surface Progress Control, 이하 ASPC)이다. 미끄러지기 쉬운 노면 상황에 적합한 스로트, 기어, ABS 인풋 등을 세밀하게 제어해 최적화된 트랙션을 제공한다. ASPC은 3.6km/h와 30km/h 사이에서 작동되며 운전자는 페달 조작 없이 핸들만 제어하면 된다.


실제 주행 연비는 도심에서는 10.9km/l, 고속도로에서 100km/h 정속주행시 17.2km/l를 기록했다.



올 뉴 XF는 독일 차에서 느낄 수 없는 점잖은 신사의 품격이 느껴지는 차다. 동시에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재규어가 그 문턱을 낮춰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모델이기도 하다. 평범함보다 특별함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모델이다. 시승차인 20d 포트폴리오의 판매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7180만 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