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보다 뜨거운 질주 본능 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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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보다 뜨거운 질주 본능 M3
  • 김재민
  • 승인 2016.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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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산하의 BMW M은 올해로 설립 44주년이 된다. 1972년 모터스포츠 진출을 위해 BMW Motorsport GmbH(BMW 모터스포츠 유한회사를 의미한다. 이하 ‘BMW M’이라 칭한다.)가 만들어졌다. 당시 모터스포츠 강자인 포르쉐를 따라잡기 위해서 기술개발진을 포함한 모터스포츠 전문가 35명으로 구성됐다. 설립 이후 공격적으로 모터스포츠에 진출했고, 1973년부터 1979년까지 유럽 투어링카챔피언쉽(ETCC)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화제가 되었다. 경주차에 적용된 기술과 각종 대회참가를 통해 얻은 경험은 오늘날의 M카의 뿌리가 된다.



이후 BMW M은 1980년 F1 진출을 결정한다. 머신을 제작해서 직접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아닌 엔진만 제작해서 대회에 참가하는 팀에 제공하는 차원이었다. 당시에는 엔진이나 차체 개발에 대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페라리나 맥라렌 등과 같은 전통의 강자들이 F1에는 즐비하게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 대배기량의 V8이나 V6엔진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비해 BMW M이 들고 나선 엔진은 1.5L 4기통 터보차저로 구성되어 800마력을 발휘하는 M12이었다. 초자인 BMW M에게는 넘어서기 힘든 장벽임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BMW M은 F1 팀들에게 엔진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 엔진은 1년의 기간 동안 자체적으로 기획된 혹독한 테스트를 거쳐 탄생했다. 1982년 F1 팀 브라밤(Brabham)이 머신명 ‘브라밤 BT52’에 이 엔진을 탑재한다. 그리고 F1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된다. BT52가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만들어 내자 ATS, 베네통(Benetton), 리지에 애로우즈(Ligier Arrows)와 같은 팀에서 줄지어 BMW M의 엔진을 선택하게 된다. 그 결과 BMW M엔진을 탑재한 F1팀이 1980년대 총 9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다. 이를 통해서 BMW M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다.



이렇게 탄생한 차가 M1이다. M카의 원조가 된다. 뒤를 이어 고성능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M5가 제작된다. 당시 판매하던 5시리즈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이번 시승기에서 소개할 M3는 1983년, FIA에서 주관하는 그룹A 투어링카 레이스에 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이 시작되었다.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E30 3시리즈를 기본 바탕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레이스카로 사용되던 3.0 CSL에 기술을 접목해 1986년도에 처음 출시했다. 새롭게 개발한 직렬 4기통 2.4L 엔진은 M1에 적용됐던 밸브트레인 기술을 적용했다. 최대출력 195마력, 최대토크 23kg.m의 성능을 발휘했다. 변속기는 5단 수동 변속기만 선택할 수 있었다.


출시 이후 1987년 독일 투어링카 챔피언쉽 우승과 월드 투어링카 챔피언십(WTCC), 유럽 투어링카 챔피언십(ETCC)에서 우승을 휩쓸며 단숨에 명성을 날리게 된다. 레이스 무대에서의 성공은 일반판매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단종되는 1991년까지 총 17,970대가 팔렸다. 컨버터블 모델로도 출시하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컨버터블로 불렸다.


M3는 계속된 진화를 통해 현재 5세대에 이른다. 코드 네임 F80으로 2013년 12월에 발표되었다. BMW의 모델 체계 분리에 따라 M3는 세단 모델로만, 쿠페 모델은 M4로 출시된다. 출시된 5세대의 가장 큰 변화는 다운사이징에 있다. 고회전 자연 흡기 엔진의 장점과 터보차저기술의 강점을 결합해 만든 직렬 6기통 3.0리터 트윈 터보 엔진에 7단 M-DCT를 결합해, 최고출력 431마력, 최대토크 56.0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기존 M3보다 성능이 40% 높아진 수치다. 연료소비량과 배기가스양도 약 25% 줄였다. 0-100km/h까지의 도달시간은 4.1초다.



달리기 능력이 살아 숨 쉬는 외부


외관은 와이드앤로우(Wide and Low) 방식을 취했다. 강력한 주행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고안한 디자인이다. 앞모습은 입체적인 윤곽이 또렷하며, 오버 휠 하우스 때문에 차폭이 더욱 넓고 강인하게 보인다. 키드니그릴과 연계된 헤드램프를 비롯해 많은 공기를 유입시킬 수 있도록 디자인된 에어인테이크는 M시리즈의 시각적 차별성을 만들어 낸다. 파워 돔 보닛은 더욱 역동적이게 한다. 돌출된 파워 돔은 엔진룸의 수랭식 인터쿨러 장착으로 인한 결과물이다.



옆모습은 엉덩이를 치켜 세우고 출발 총성에 모든 신경을 집중시킨, 100m 경기의 육상선수를 연상시킬 정도로 에너지가 응축된 면이다. 프런트 휠 하우스 앞/뒤로 마련된 에어 커튼과 에어 브리더는 엔진과 브레이크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시킴과 동시에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도와 터뷸런스 현상을 최소화한다. 더불어 ‘트윈 스톡(twin-stalk: 쌍둥이 나무줄기)’ 형태의 차별화된 사이드미러는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시켜 준다. 날 선 2개의 어깨선은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에 이어지며 날렵한 성격을 확고히 표현한다.



루프의 전체면은 탄소섬유감화플라스틱을 적용했다. 5kg 정도의 감량을 통해 차량의 무게 중심을 좀 더 낮췄다. 보닛의 파워 돔 라인이 그대로 지붕으로 이어지며 주행 역학에도 큰 도움을 준다.



뒷모습은 듬직하고 견고한 느낌이 지배적이다. 앞모습과 옆모습에서 보여주었던 지배당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야수와 같은 본능이, 눈에 보이지 않는 강한 힘에 억제된 모습이다. 트윈 더블 머플러의 간격을 좁혀 중앙으로 모았고, 거니스포일러는 다소곳하게 트렁크 리드에 자리 잡았다. 입체적으로 구성된 M전용 범퍼는 디퓨저를 포함하고 있다. 앞모습과 마찬가지로 오버 휠 하우스는 저중심 차량이란 느낌을 크게 하고, 차량을 안정적으로 보이게 한다.



제원상 길이 X 너비 X 높이는 4,671 X 1,877 X 1,424mm다. 공차 중량은 1,520kg이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이 적용된 루프, 드라이브 샤프트, 프로펠러 샤프트, 트렁크 덮개, 엔진룸의 스트럿 브레이스와 알루미늄이 적용된 보닛 등으로 효과적인 중량 감소를 이뤄냈다.


단출하지만 달리기 능력에 최적화된 내부


실내는 3시리즈와 거의 같다. 센터페시아는 송풍구를 기준으로 상단 영역에는 디스플레이가, 하단에는 오디오와 냉난방 공조 영역이 위치한다. BMW의 표준화된 UI로 처음 접하는 사용자라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는 구조다.



가죽 소재의 M 전용 스티어링 휠은 림의 굵기와 감촉이 매우 만족스럽다. 기능 측면에서도 탁월하다. M1과 M2 버튼을 두어 나만의 드라이빙 모드(엔진/서스펜션/스티어링 휠)를 설정할 수 있다.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필요 모드로 설정해 두고, 간단한 버튼 작업으로 주행모드를 변경할 수 있다.



일체형 패널로 제작된 M 전용 스포츠 버킷 시트는 완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인색했던 럼버 서포트가 제공되며 사이드 볼스터의 조정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시트의 위치가 낮아 안정적이다. M 배지가 부착되어 있고 천공된 가죽 커버를 적용해 착좌감이 우수하다. 강렬한 빨간색 시트는 열정적인 달리기 능력을 내포하고 있어 시각적으로도 만족도가 높다.



이외에도 M 전용 도어 실 피니셔, 풋 레스트, 변속기 레버, 화이트 원형 계기판, 가죽과 대비되는 색상의 스티치, 전기 도금된 시프트 패들 등은 특유의 스포티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M3의 달리기 능력은 남다르다.


시동음부터 남다르다. 강력하면서 단호한 시동음이 조용했던 실내를 단번에 긴장감 넘치게 한다. 움직이지 않아도 이 차가 가진 성격을 대변해준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강직하게 울리는 엔진음은 심장 고동 소리와 맞물려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컴포트모드로 주행을 시작해본다. 어지간한 스포츠세단의 스포츠모드보다 더 강렬하고 기민한 움직임을 보인다. 2개의 터보를 단 엔진에서 분출되는 거침없는 반응은 매우 강렬하다. 컴포트라는 주행 모드명이 무색할 정도다. 금세 100km/h를 넘어선다. 제원상 0-100km/h 도달 시간이 4.1초라는 사실이 체감되는 순간이다. 서스펜션도 느슨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단단함을 유지하며 적당한 부드러움이 제공한다. 도심 주행에도 이질적이지 않고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개선된 엔진 장착으로 효율적인 연비를 구현할 수 있어 도심 주행에 더욱 만족도가 높다. 제원상 제공되는 연비는 도심에서 8.4km/l, 고속도로 11.5km/l, 복합 9.6km/l다. 고성능 모델로서는 보기 힘든 수치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을 시도하면 숨겨졌던 달리기 본능이 차츰 드러난다. 서스펜션은 더욱 단단해지고 스티어링 휠의 반응도 더욱 진중하며 견고해진다.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면 컴포트 모드와는 차원이 다른 반응으로 운전자를 긴장시킨다. 급가속을 시도하면 사정없이 운전자의 몸을 시트로 밀어낸다. 터보랙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지속적인 가속이다. 30km 단위로 증가해 330km까지 표시된 속도계의 끝까지도 도달할 기세다. 2개의 모노-스크롤 터보차저, 고정밀 직분사 시스템, 밸브트로닉(Valvetronic) 가변 밸브 타이밍, 더블-바노스(Double-Vanos) 등으로 구성된 M 트윈파워 터보 기술 덕분이다. 밸브트로닉과 더블-바노스가 동시에 작동해 흡기 밸브 리프트를 완벽하게 제어하며 날카로운 반응을 실현해낸다. 배기사운드도 달라진다. 위협적인 자세에만 머무르지 않고 직접 공격에 나선 맹수처럼 더욱 사나워진다. 모터스포츠 특성을 유지하기 위한 엔진 사운드는 트윈 배기 파이프의 혁신적인 전자 제어식 플랩으로 배기 배압을 최소화하고 전체 엔진 속도 구간에 걸쳐 M 시리즈 특유의 엔진음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더욱 다그치기 위해 주행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변경하면 AMG의 레이스 모드와 마찬가지로 론치컨트롤로 가장 맹렬한 달리기가 가능해진다. 전자제어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원초적인 주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물론, 전자제어의 간섭은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다. 패들시프트를 이용해서 차의 독특한 성향에 맞춰 변속과 가속을 시도해주면 주행의 만족도는 극대화된다. 무조건 가속 페달을 깊게만 밟아 가속을 시도하면 강력한 회전력으로 뒷바퀴의 접지력이 약해져 균형이 무너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주행 감성은 상상 그 이상이다. M3는 운전자가 생각한 것보다, 그 이상의 반응으로 도로를 정복해나간다. 생각보다 앞에 선 반응으로 가속을 채근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BMW 모터스포츠팀의 프로레이서 슈펭글러는 ‘서스펜션 설정이 매우 스포티하고, 앞차축 피드백은 매우 직접적이며, 뒤차축 그립감은 최고이고, 엔진 성능은 환상적이다. DTM 차량으로 이만한 모델은 없을 듯하다.’하고 테스트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코너링 능력은 견고한 차체와 전자기계식스티어링시스템(M 서보트로닉 기능 제공), 액티브 M 디퍼렌셜, 어댑티브 M 서스펜션 기능이 가장 큰 조력자다. 휜 정도가 큰, 연속되는 코너 구간에서의 탁월한 정복 능력은 M3만의 장기다. M 서보트로닉은 어떠한 노면 상황에서도 정확하고 정밀한 조향성을, 액티브 M디퍼렌셜은 뒷바퀴의 좌우 바퀴에 토크의 양을 최소화해 노면과의 최적의 그립감을, 어댑티브 M 서스펜션은 견고한 차체 자세를 책임진다. 공격적인 코너 공략에 손에는 땀이 배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인다.



강력한 주행을 든든하게 받혀주는 7단 M-DCT와 제동 성능도 빼놓을 수 없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M 컴파운드 브레이크는 차체를 뛰어난 안정감을 제공하며 정확하게 세워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전륜과 후륜에 각각 4 피스톤과 2 피스톤의 브레이크 캘리퍼가 제공된다. 옵션으로 M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를 장착할 수도 있다. M 고성능 엔진에 적합하게 개발된 7단 DCT는 빠른 변속으로 최고속도까지 거침없는 질주를 돕는다. 이전모델처럼 저속에서의 미세한 변속 충격은 흠이지만 전제적으로 체결에 따른 직결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이외에도 론치 컨트롤, 저속 주행 지원, 오토 스타트 스톱 기능 등을 지원한다.



강력한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숨은 조력자_냉각시스템과 드라이브 샤프트


2개의 울트라 다이나믹 터보차저 시스템과 6기통 엔진의 흡기 시스템에는 간접식 인터쿨러가 장착되어 엔진의 압력과 출력을 극대화해 준다. 고/저온 수랭회로의 측면에 탑재된 냉각장치 및 엔진과 기어오일에는 메인 라디에이터와 함께 냉기 시스템이 적용됐다. 정차 중에는 전기 냉각수 펌프가 터보차저 베어링 마운트를 냉각한다. 기어에서 발생하는 엔진 토크를 리어 디퍼렌셜로 전달하는 드라이브 샤프는 엄청난 하중이 가해진다. 특히, M3와 같은 고성능 차량에서는 더욱 심한 하중이 발생한다. 센터 베어링 추가 없이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된 M3의 라이브 샤프트는 기존의 것보다 40% 이상 중량을 줄였다. 더불어 회전 질량도 개선되어 역동적인 드라이브 트레인 성능을 강화했다.



M3는 여전히 강자다.


이전의 자연 흡기 V8 엔진에서 트윈 터보 V6로 실린더 개수와 배기량(-1,020cc)을 줄이는 혹독한 감량을 할 때만 해도 M3 본연의 달리기 맛을 잃을 것으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연신 오르내렸다. 그러나 출시 이후, 다운사이징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가한 출력과 향상된 연비,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운용의 묘로 유럽 현지에서 식지 않는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만남부터 헤어짐까지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남다른 레이싱 유전자를 지닌 M3의 시승은 무더운 여름 날씨에 만난 시원한 소나기처럼 시원했다.



국내 판매 가격은 M3 Sedan Performance Silencer Edition이 1억1,500만 원, M3 Sedan Special Paintwork Edition이 1억 1,95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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