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인 아메리칸 럭셔리 세단 - 링컨 컨티넨탈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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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인 아메리칸 럭셔리 세단 - 링컨 컨티넨탈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7.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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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링컨(Lincoln), 그 중에서도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인 컨티넨탈을 시승했다. 링컨 컨티넨탈은 장장 14년여만에 돌아 온 링컨의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으로, 포드 계열의 최고급 세단을 상징하는 이름이며, 그야말로 `포드의 자부심`이라 할 수 있는 모델이다. 새로운 링컨 컨티넨탈은 완전히 새로워진 감각적인 디자인과 패키징,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 수입 고급 세단 시장을 공략한다. 시승한 컨티넨탈은 라인업 최상위 모델인 프레지덴셜(Presidential)이다. VAT 포함 가격은 8,940만원.

 링컨 컨티넨탈의 외관 디자인은 80~90년대의 링컨 컨티넨탈이 취해왔던 지나치게 미국적인 스타일에서 탈피한 느낌을 준다. 전장 X 전폭 X 전고 5,115 X 1,910 X 1,495(mm)의 거대한 차체는 대륙적 기질이 농후하지만 차체를 아우르고 있는 선과 면들은 불필요한 기교가 적어, 우아하고 정돈이 잘 된 느낌을 준다.

 새로운 컨티넨탈에는 링컨이 제시할 새로운 시그너처 스타일과 함께, 새로운 기술들이 녹아 들어 있다. 그 동안 `세퍼레이트 윙` 라디에이터 그릴로 대변되었던 링컨의 디자인 언어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시그너처 그릴로 인상을 완전히 일신했다. 특히, 새로운 컨티넨탈에 적용된 링컨 시그니처 그릴은 링컨의 엠블럼 형상을 재해석하여 허니컴 패턴과 같이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파격적인 스타일링이 돋보였던 그 동안의 링컨 신차들과는 크게 다른, 한층 세련되고, 중후하며, 정제된 분위기가 흐른다.

 헤드램프는 LED를 사용하고 있으며, 헤드램프의 끝자락에서부터 차체를 타고 일자형 LED 테일램프에 이르기까지 측면을 유연하게 흐르는 어깨선은 럭셔리 세단의 절도와 기품을 대변한다. 특히, 컨티넨탈의 어깨선은 도어핸들 등, 돌출된 부분이 전혀 없어, 한층 더 깔끔한 느낌을 준다. 이는 링컨 브랜드 최초로 도입한 특유의 e-래치도어 덕분이다.

 이 e-래치도어는 새로운 컨티넨탈의 외관 디자인에서 단연코 가장 인상적인 디테일이다. 컨티넨탈의 깔끔한 어깨선을 만들어 준 일등공신인 e-래치도어는 완전 전자식으로 작동하는 도어 래치로, 손잡이 안쪽에 위치한 버튼을 가볍게 눌러주는 동작으로도 차 문을 여닫을 수 있다. 차내에서는 도어에 마련된 버튼을 가볍게 눌러서 차 문을 여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물론, 이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하여, 운전석 도어에는 별도의 기계식 래치를 마련해 놓았다.

또한, 컨티넨탈은 스마트키를 소지한 운전자가 차량에 접근하면 이를 감지해 앞문 양쪽 바닥에 링컨 로고의 웰컴매트를 조사하고 차량 내외부의 LED 조명, 도어핸들, 실내등을 순차적으로 작동시킨다. `링컨 웰컴 테크놀로지`라 명명된 이 기능은 차에 오르기도 전부터 탑승하게 될 사람에게 감각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링컨 컨티넨탈의 e-래치도어로 문을 열고 실내에 들어서면, 외관만큼이나 감각적인 디자인의 인테리어가 탑승자를 맞는다. 링컨 브랜드는 새로운 컨티넨탈의 실내를 ``전용기의 일등석과 최고급 가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하며, ``링컨 컨티넨탈의 인테리어는 어느 좌석에 앉더라도 최상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컨티넨탈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다소 미래지향적 스타일을 추구했던 기존 링컨 차종들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보다 보수적인 스타일을 취하고 있지만, 시각적으로는 더욱 안정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링컨 컨티넨탈의 최고급 사양인 프레지덴셜 모델은 랩소디(Rhapsody), 샬레(Chalet), 서러브레드 (Thoroughbred)라는 세 가지 테마의 인테리어를 제공하는데, 시승차는 샬레(Chalet) 테마가 적용되어 있다. 프레지덴셜 모델에는 전용의 베네치안 가죽 소재와 알칸타라로 꼼꼼하게 마감되어 있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실내 곳곳을 휘감고 있는 베네치안 가죽은 부드러우면서도 튼튼한 느낌의 질감이 꽤나 인상적이다. 컨티넨탈의 실내 마감에 사용되는 가죽은 전량 스코틀랜드의 브리지 오브 위어(Bridge of Weir)사의 최고급 가죽으로, 컨티넨탈을 위해 전용으로 생산된 다. 또한 차내 곳곳의 금속 및 천연무늬목 마감은 컨티넨탈의 고급스럽고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악센트가 되어 주고 있다.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타입으로, 차의 크기에 비해 컴팩트한 사이즈와 손에 쏙 들어오는 그립감을 준다. 림의 굵기가 가는 편이어서 손이 작은 운전자에게도 불편하지 않다. 센터페시아의 좌측에는 링컨 특유의 버튼식 변속 스위치가 일렬 종대로 늘어 서 있다. 이 부분은 운전자에 따라 호오가 분명히 갈리는 부분. 이 덕분에 센터 콘솔 주변의 수납공간은 대체로 넉넉한 편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포드 싱크(SYNC)의 최신 버전인 싱크 3을 사용하고 있다. 이전의 4등분 레이아웃의 싱크 2에 비해 보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인터페이스에 가까워졌으며, 터치 감도도 한층 자연스러워졌다. 내비게이션으로의 접근은 기존의 엉뚱한 버튼에 억지로 기능을 할당해 놓지 않은 점이 반갑기는 하지만, 여전히 시스템과는 따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7인치 수준의 작은 화면 크기와 여전히 한글화 인터페이스를 지원하지 않는 것도 아쉬운 부분. 다만, MP3 파일의 곡 제목 등은 한글 폰트를 지원한다.

 오디오로는 하만카돈 그룹의 고급 오디오 브랜드인 레벨(Revel)의 `레벨 울티마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19개의 스피커가 차체 구조에 맞춰 최적화된 위치하여 모든 좌석에서 `퀀텀 로직 서라운드`로 제공하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음원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MP3 음원 외에도 무손실 음원(FLAC)을 지원한다.

 특유의 외형이 인상적인 컨티넨탈의 앞좌석은 `30-웨이 퍼펙트 포지션 시트(30-Way Perfect Position Seats)`라는 별도의 이름까지 붙어 있으며, 글자 그대로, 무려 30방향에 달하는 조정 기능을 갖추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라 할 수 있는 등받이의 각도와 착좌부 전후의 높이 및 거리조절의 8방향은 물론, 포드 특유의 3단 분할식 허리받침과 헤드레스트, 어깨 받침, 옆구리를 지지하는 사이드 볼스터, 착좌부의 측면 지지부, 심지어는 좌우가 별도로 설계된 착좌부에 이르는 수많은 부위를 사용자의 체형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다. 다만, 처음 이 시트를 접하게 되면 그 다양하기 이를 데 없는 조절 기능 때문에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다. 여기에 등받이를 이루는 부위들이 다소 얇게 설계되어 있어, 착좌감에 있어서는 다소 호오가 갈릴 수 있다. 시트 포지션은 다소 높은 편이다. 앞좌석은 3단계의 열선과 통풍 기능을 모두 지원하며, 포드 특유의 멀티 컨투어 마사지 기능도 제공한다.

 뒷좌석은 안락한 편이다. 등받이의 각도도 적당하고, 앞좌석에 비해 착좌부가 부드러운 느낌이어서 안락한 감각이 더 강조되어 있다. 공간의 경우, 넉넉한 다리 공간 및 어깨 공간과 더불어 쿠페형 스타일의 함정에 빠지지 않은 그린하우스의 설계 덕분에 머리 공간도 대체로 넉넉한 편이다. 뒷좌석은 2개 방향으로만 조절이 가능하며, 조수석 측 자리에서 조수석을 직접 조정할 수도 있다. 착좌부 양쪽에 3단계의 열선과 통풍 기능, 그리고 멀티 컨투어 마사지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쇼퍼 드리븐 용도로도 크게 손색이 없다. 뒷좌석 안전벨트는 포드 특허의 에어백 내장형 안전벨트가 적용되어 있다.

 트렁크 공간은 체감 상으로는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폭은 넓은 편이지만 높이가 얕은 편이다. 스키스루 기능을 지원한다.

 링컨의 최고급 세단인 컨티넨탈의 심장은 포드의 3.0리터 에코부스트(Ecoboost) 직분사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이다. 이 엔진은 링컨 역사상 가장 강력한 393마력의 최고출력과 55.3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엔진이다. 변속기는 포드의 자동 6단 셀렉트시프트 변속기를 사용한다. 파워트레인을 통해 생성된 동력은 포드의 인텔리전트 A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로 모두 전달된다.

 링컨 컨티넨탈은 고급 세단에 걸맞게 정숙한 느낌이다. 특히,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소음은 꽤나 착실하게 막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는 컨티넨탈에 탑재된 링컨 드라이브 컨트롤(Lincoln Drive Control)에 포함된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NC) 등에 힘입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은 차에서 발생하는 노이즈와 반대되는 음파를 출력해 소음을 상쇄한다. 다만, 파워트레인으로부터 비롯된 소음은 다소 부각되는 편이다. 그러나 엔진의 음색 자체가 그다지 거슬리는 느낌은 아니어서 충분히 용인해줄 수 있다. 파워트레인으로부터 유입되는 잔 진동은 적은 편.

 승차감은 부드러운 느낌이 주를 이루지만, 은연 중에 단단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고정관념 상의 미국식 세단들처럼 대책 없이 넘실거리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부드러우면서도 진중한 맛이 있는 승차감은 확실히 고급스럽고, 고급 대형 세단에 어울린다. 이 승차감은 링컨 드라이브 컨트롤에 포함된 연속 댐핑 제어(CCD)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주행 중 0.02초마다 노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이 각 바퀴로 분산 전달 및 흡수되도록 보조, 가장 안정적인 승차감과 조종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다만, 뒷좌석에서는 다소 거친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을 시작하면 거대한 덩치가 묵직하면서도 힘차게 전진을 시작한다. 보다 급격한 가속을 시도할수록 400마력에 가까운 힘을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차체 앞쪽이 제법 들어올려진다. 과급 엔진의 특성 상, 중저회전 영역에서부터 터져 나오는 두툼한 토크 덕에 추월 가속에서 특히 힘찬 느낌을 받는다.

 다만, 가속이 진행될수록 체감되는 힘은 제원 상의 400마력에 가까운 힘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자체적인 중량이 무거운 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포드의 6단 변속기가 지나치게 여유를 부린다는 느낌이 든다. S 모드에서조차 변속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고, 시종일관 여유를 부리며, 직결감보다는 부드러운 변속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고속 영역까지 진득하게 밀어붙여 주지만, 가속 내내 긴박감보다는 여유로운 점이 더 부각된다. 이러한 점은 확실히 고전적인 미국식 세단에 가까운 측면이기도 하다.

 스티어링 시스템은 속도감응식 전동 파워 스티어링을 사용하고 있다. 직결감이나 조작감 등은 전형적인 포드 자동차들이 보여주는 적당한 정도의 느슨함을 보여준다. 물론, 앞바퀴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정도의 이질감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조타에 따른 차체의 반응은 길이만 5미터를 넘나드는 덩치와 2톤이 넘는 몸무게를 감안하면, 지나치게 민감하지도, 둔중하지도 않은 편이다. 운전자가 의도하는 바에 아주 충실하지는 않지만, 적당히 따라와 주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코너링에서는 토크벡터링이 가능한 똑똑한 상시사륜구동계와 링컨 드라이브 컨트롤에 포함된 연속 댐핑 제어 등의 능력에 힘입어, 고전적인 미국식 세단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세련된 몸짓을 보인다. 급하게 꺾여 들어가는 코너에서도 덩치와 몸무게에 비해 그다지 서투른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물론, 이는 차체 및 섀시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각종 장비들의 지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온 대형 세단, 링컨 컨티넨탈의 공인 연비는 도심 6.3km/l, 고속도로 9.8km/l, 복합 7.5km/l로, 체급에서 예상할 만한 수준이다. 시승을 진행하며 트립컴퓨터를 통해 기록한 도심 연비는 규정속도로 주행 가능한 정도의 시간대에서 5.0 km/l, 출퇴근 시간대의 정체 구간에서는 4.2km/l를 기록했다. 컨티넨탈에 탑재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이용하여 고속도로를 100km/h로 정속주행한 경우의 평균 연비는 11.5km/l를 기록했다. 도심 연비는 공인연비에 미치지 못하지만, 고속도로 연비는 약간 웃도는 정도라 할 수 있다.

 링컨 컨티넨탈을 직접 경험해 보면, 그동안의 전형적인 미국식 대형 고급 세단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 미국식 대형 세단에서 나타났던 조잡함이나 투박함은 말끔하게 지워내는 한 편, 미국식 대형 세단이 갖는 당당한 풍채와 넉넉한 공간, 여유로운 가속감각 등의 매력 포인트들은 잘 살려냈다. 그러면서도, 예나 지금이나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독일식 고급 세단을 딱히 무리하게 흉내 내려 들지 않은 점도 매력적이다.

 링컨 컨티넨탈의 진정한 존재 가치는 종래의 고급 대형 세단과는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누가 실내에 송아지 가죽을 한 장이라도 더 두르는지, 누가 전에 없었던 `첨단 편의사양`이라는 이름의 장난감을 하나라도 차에 더 달아 놓는지, 누가 더 빠르고 날렵하며, 누가 노면에서 오는 충격을 1mg이라도 더 숨길 수 있는지는 링컨 컨티넨탈에게는 별로 중요치 않다.

 

물론, 고급 대형 세단으로서, 링컨 컨티넨탈은 남들이 하는 평균만큼은 따라간다.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을 알아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외에는 철저하게 감각적인 부분에서의 접근을 통해 운전자와 탑승자를 대한다. 독특하고 감각적인 대형 세단을 원하는 이에게 있어서 링컨 컨티넨탈은 가격적인 부분을 떠나서, 충분히 경험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세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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