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FCA 글로벌 미디움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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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FCA 글로벌 미디움 엔진
  • 박병하 기자
  • 승인 2019.10.11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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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엔진은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는 차가움이고, 나머지 하나는 뜨거움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갖는 이유는 금속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증기기관으로부터 시작된 엔진의 역사 이래 인류는 항상 금속으로 엔진을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재료역학의 발달로 인해 금속 외의 다른 합성 재료를 사용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지구상의 모든 엔진의 주류는 금속이다. 강철과 알루미늄 등의 금속은 엔진이 잠에서 깨어난 시점부터 가동 시간 내내 발생하는 고열과 마찰 등의 모든 부담을 감당할 수 있으며, 대량생산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자동차의 심장, 엔진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오랜만에 돌아 온 본 기사에서 다룰 수많은 자동차의 엔진들 중 쉰 번째가 되는 이번 순서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엔진, 정확히는 '엔진 제품군'이다. 2016년도부터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시작한 이 새로운 '엔진 제품군'은 알파 로메오와 더불어 FCA 그룹의 2리터급 엔진 라인업을 책임지게 된다. 이 엔진의 이름은 FCA 글로벌 미디움 엔진(이하 FCA GME)이다.

FCA 그룹의 2리터급 라인업을 책임진다
FCA GME는 2016년도부터 피아트크라이슬러자동차 그룹 내 양산차들에 도입되기 시작한 일련의 엔진 제품군이다. 이 엔진은 기존의 알파 로메오가 사용하고 있었던 '프라톨라 세라(Pratola Serra) 모듈러 엔진' 계열의 패밀리 B 계열 엔진들과 크라이슬러 '타이거샤크(Tigershark)' 계열의 엔진들을 대체하는 중배기량 엔진으로서 개발되었다.

GME 패밀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그 중 하나는 프로젝트명 '조르지오(Giorgio)', 다른 하나는 '허리케인(Hurricane)'이라고 불린다. 프로젝트명 '조르지오' 타입의 엔진은 유럽 FCA의 이탈리아 테르몰리(Termoli) 공장서 생산되고, 프로젝트명 '허리케인' 타입의 엔진 패밀리는 미국 FCA의 트랜턴(Trenton) 엔진 공장에서 각각 생산된다. 조르지오 엔진 패밀리는 알파로메오 줄리아(Giulia)와 스텔비오(Stelvio)에, 허리케인 엔진 패밀리는 크라이슬러 브랜드를 비롯한 닷지, 지프 브랜드 등에 적용된다. FCA GME 엔진은 2018년부터 중국 창사에 위치한 GAC(광저우기차)-FCA 파워트레인 공장에서도 생산되고 있다. 단 여기서 생산된 엔진들은 모두 중국시장 전용 모델에만 탑재된다.

FCA GME는 서로 같은 설계 기반을 공유하지만 세부적인 튜닝은 전혀 다르게 가져감으로써 하나의 설계 기반으로 다양한 성격과 특징을 가진 엔진들로 개발된다. 이는 오늘날 자동차 업계의 큰 흐름이라고 할 수 있는 다운사이징 경향과 더불어 모듈화 설계 등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점이라고 볼 수 있다.

FCA GME는 기본적으로 84mm의 실린더 보어(내경)와 90mm의 피스톤 스트로크(행정 길이)를 가진, 총배기량 1,995cc(2.0리터)의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이다. 밸브트레인은 실린더 당 4밸브의 DOHC 타이밍 체인과 벨트 중 하나를 사용한다. 기본적인 압축비는 10.0:1로, 과급 엔진이면서도 매우 높은 압축비를 가지고 있다. 밸브트레인으로, 밸브 구동에는 또한 처음부터 터보차저 사용을 전제하여 개발된 엔진이기도 하다. 이 엔진은 사양에 따라 200마력 이상의 최고출력을 내도록 설계되었으며, FCA가 내놓은 e-토크(e-Torque)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적용되는 엔진이기도 하다.

최신형 알파 로메오 차량에 사용되는 FCA GME 엔진들은 공통적으로 200마력을 상회하는 최구철력을 자랑한다. 현재 알파 로메오가 브랜드 부활의 주역으로 밀고 있는 스텔비오에 사용되는 2.0리터급 엔진은 200마력의 최고출력과 34.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 엔진은 줄리아에도 사용되며, 동일한 성능 수치를 나타낸다. 이 엔진은 고성능 사양도 존재하는데, 280마력의 최고출력과 41.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 엔진을 탑재한 줄리아는 ‘벨로체(Veloce)’라는 이름을 가진, 일반 모델과 콰드리폴리오(Quadrifoglio) 모델 사이를 메우는 준 고성능 모델로 판매된다.

GME 엔진의 크라이슬러 버전이라 할 수 있는 허리케인 엔진은 2018년 출시된 지프 랭글러(JL)에 처음 적용되었다. 이 엔진은 272마력/5,250rpm의 최고출력과 40.8kg.m/3,0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는 284마력/6,350rpm의 최고출력과 35.4kg.m/4,300rpm의 최대토크를 냈던 기존 랭글러(JK)의 3.6 펜타스타 엔진에 비해 최고출력은 다소 낮지만 최대토크는 더 낮은 회전수에서 더욱 높게 나타난다. 특히 신형 랭글러의 경우에는 더 가벼워진 몸무게와 더불어 활기찬 가속을 맛볼 수 있다.

중국 시장 전용으로 생산되는 FCA GME 엔진은 지프의 중국 시장용 대형 SUV 모델, 그랜드 커맨더(Grand Commander)에도 적용된다. 2.0리터의 배기량으로 3.5리터급 6기통 엔진에 준하는 성능을 내는 2.0 GME 엔진은 향후에도 다양한 FCA 모델들에 폭 넓게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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