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에 부활한 토요타 스포츠카의 정수, ‘GR수프라’ 한국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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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에 부활한 토요타 스포츠카의 정수, ‘GR수프라’ 한국 상륙!
  • 박병하
  • 승인 2020.01.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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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요타자동차가 21일(화), 17년만의 부활을 맞은 토요타 스포츠카, ‘GR수프라’를 대한민국에 정식으로 출시했다. 토요타의 GR수프라는 1978년, 스포츠카 셀리카(Celica)의 고급 모델로부터 시작한 스포츠카로, 닛산의 스카이라인 GT-R, 혼다의 NSX 등과 함께 일본의 3대 스포츠카로 꼽혔던 4세대 수프라(A80)의 후신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2019년에 처음 선보였는데, 4세대 수프라가 단종된 시기가 2002년이니 무려 17년 만에 부활한 셈이다.

또한 GR수프라는 현행의 토요타 양산차들 중 처음으로 ‘GR’ 브랜드가 붙은 모델이기도 하다. 수프라의 차명 앞에 붙은 ‘GR’은 토요타의 미디어/커뮤니티 서비스와 모터스포츠 활동을 전담하고 있는 ‘토요타 가주레이싱(Toyota Gazoo Racing)’이 주축이 되는 스포츠 브랜드다. 기존에는 ‘G’s’라는 이름의 내수전용 고성능 브랜드였으나, 지난 2017년 ‘GR’로 브랜드를 개편하면서 글로벌 시장으로도 전개하게 되었다.

GR수프라는 한국토요타자동차가 2020년을 맞아 처음으로 출시한 신차이기도 하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 2019년 하반기 일어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부터 촉발된 불매운동으로 인해 상당한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하지만 한국토요타자동차는 꾸준한 사회활동과 더불어 2020년도 상반기부터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예고했는데, 그 첫 타자가 바로 GR수프라다. 

‘수프림 펀 투 드라이브(Supreme Fun-To-Drive)’라는 컨셉트 하에 개발된 GR수프라는 컨셉트카 FT-1의 스타일을 과감하게 반영한 내/외관 디자인이 특징이다. GR수프라의 외관 디자인은 토요타 최초의 스포츠카, ‘2000GT’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이 돋보인다. 토요타 2000GT는 토요타와 야마하의 합작으로 태어난 최고급 GT 성향의 스포츠카로, 토요타 스포츠카 계보의 시조에 해당하는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GR수프라는 쿠페의 스타일링에 있어 정석 중의 정석인 ‘롱-노즈 숏-데크’의 비례를 그대로 따르고 있음은 물론, 고속주행 시 다운포스를 이끌어내는 후면 디자인, 볼륨감 있는 전/후면 휀더 등으로 수프라의 운동성능을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디테일에서도 2000GT의 모습들이 나타난다. 윈드스크린과 시각적으로 일체화를 이루는 A필러와 날카롭게 떨어지는 윈도우 라인, 그리고 공기역학적 특성을 개선하면서도 헤드룸까지 늘려주는 더블버블 루프(Double-bubble Roof)까지 2000GT의 것을 쏙 빼 닮았다. 

그 외의 디테일로는 선대인 4세대 수프라(A80)의 것을 기묘하게 닮은 헤드램프가 있다. 헤드램프는 총 6개의 LED 램프를 사용한다. 뒷모습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직경 100mm에 달하는 듀얼 테일파이프, 전용으로 디자인된 19인치 알로이 휠, 그리고 후면의 GR 엠블럼으로 스포츠카의 디테일을 차량 곳곳에 자신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인테리어는 86의 인테리어와 BMW 특유의 실내 레이아웃이 기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둥글넓적한 경적 패드를 가진 스티어링 휠과 단순한 플로어 콘솔은 86의 것을 닮았고, 수평기조가 강조된 대시보드의 레이아웃은 BMW의 것을 거의 그대로 활용한 느낌이다. 심지어 플로어 콘솔에는 i-Drive 컨트롤러까지 배치되어 있다.

시트 포지션은 정통 스포츠카의 낮은 포지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측방 시계를 충분히 고려한 설계가 적용되어 쿠페 모델임에도 충분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패들 시프트와 운전에 필요한 버튼은 운전자와 가깝게 배치하여 시선이동을 최소화했다. 또한 몸의 흔들림을 잡아주는 하이 백(high back) 스포츠시트와 콘솔의 무릎패드 등,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토요타 GR수프라는 설계적인 측면에서 여타의 토요타 양산차와는 전혀 다르다. 차량의 뼈대가 되는 설계 기반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 토요타의 신차이면서도 현재 토요타가 ‘더 좋은 차 만들기’를 위해 개발해 낸 새로운 개발체계인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 계열의 플랫폼이 아닌, BMW Z4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심지어 엔진은 BMW의 직렬 6기통 터보 엔진을 사용하는 것도 모자라서 변속기 또한 ZF의 자동 8단 변속기를 사용한다. 차량의 중추를 이루는 요소들이 자사의 순수 혈통이 아닌, 외국의 혈통을 가져 온 것이다.

GR수프라가 이러한 탄생 배경을 가진 것은 과연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이 날 출시 행사에서는 GR수프라의 개발 책임자를 맡은 ‘타다 테츠야(Tada Tetsuya)‘ 수석 엔지니어가 참석하여 GR수프라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는데, 타다 수석 엔지니어가 20분여에 걸쳐 풀어 놓은 개발 비화 속에서 그 답이 나왔다. 그리고 그 답은 공교롭게도, ‘선대 수프라의 아이덴티티를 계승하기 위한 것’이다. 

토요타 수프라는 초대 모델부터 시작해서 줄곧 유지해 오고 있는 기계적인 특성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직렬 6기통 터보 엔진’, ‘전방엔진 후륜구동(FR)’, 그리고 ‘50:50의 중량 배분’이 그것이다. 타다 수석 엔지니어가 밝힌 바에 따르면, GR수프라의 개발은 86이 출시되었던 2012년도부터 탐색 개발이 시작되었는데, 이 당시 토요타는 자체적인 직렬 6기통 엔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고, 새로 개발되어 공급되고 있던 엔진은 6기통 엔진은 전부 V6였다. 또한 기존의 후륜구동 플랫폼을 개조하여 적용하기에는 기술적으로 대응이 어려웠다고 말한다. 즉, 새로운 수프라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0’에서부터 새로 만들어야 할 상황이었던 것이다. 

새로운 스포츠카 하나를 위해 모든 것을 새로 개발한다는 것은 아무리 세계 1,2위를 다투는 토요타자동차라 할 지라도 상당한 위험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토요타는 이미 렉서스 LFA의 개발을 통해 그것과 정확히 똑같은 상황을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었을 터였다.

이 때 토요타는 같은 해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 기술과 관련하여 제휴관계를 맺은 ‘친구’가 있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직렬 6기통 엔진 분야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기업이었으며, 50:50의 무게배분을 갖는 후륜구동 자동차들이 핵심이었다. 이 친구의 이름은 바로 ‘BMW’였다. BMW는 2인승 로드스터 Z4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참이었고, 양사는 같은 해 새로운 스포츠카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데 합의하게 되었다.

양사는 기초적인 설계 기반을 닦기 위한 선행 프로토타입의 개발에 착수하여 완성된 프로토타입을 일본에 보내, 토요다 아키오 사장의 테스트까지 거쳤다. 타다 수석 엔지니어는 “선행 프로토타입의 개발이 끝난 이후부터 양사의 개발팀은 완전히 분리되어 독자적으로 개발에 들어갔다”며, “개발팀 간에는 어떠한 교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시의 나는 BMW Z4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새로운 BMW Z4는 출시 직전에나 가서야 시승을 해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현재까지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차는 Z4와 GR수프라 뿐”이라고 말했다.

GR 수프라는 먼저 출시했던 소형 스포츠 쿠페, ‘86’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섀시 강성을 가진다. 심지어 토요타자동차가 사력을 다해 개발했던 슈퍼카, 렉서스 LFA의 카본파이버 섀시보다 더 높은 차체 강성을 가진다. 엔진은 340마력의 최고출력과 51.0kg.m의 최대토크를 내는 BMW의 직렬 6기통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을 사용한다. 0-100km/h 가속을 단 4.5초에 끝낼 수 있는데, 이는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BMW Z4 40i에 비해 더욱 빠르다. 또한 정밀하게 조율된 섀시를 통해 우수한 코너링 성능까지 겸비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GR 수프라는 처음부터 애프터마켓을 고려하여 튜닝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두었다. 가령 보닛을 붙잡아 주는 걸쇠는 처음부터 2개가 마련되어 있다. 이는 모든 토요타 계통의 양산차를 통틀어서 오직 수프라만 적용되어 있는 사항이다. 또한 범퍼나 휀더 상부에 장식용으로 마련해 둔 공기토출구 등은 손쉽게 타공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다. 심지어 변속기와 디퍼렌셜 기어에는 고출력 대응에 대비한 오일쿨러의 설치도 배려하여 윤활유가 순환할 수 있는 경로를 미리 마련해 두었을 정도다.

GR 수프라는 다양한 안전/편의사양도 함께 적용된다. 1.8인치 풀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주행 중 다양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전방충돌 경고장치, 차선이탈 경고기능,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및 어댑티브 하이빔 시스템 등 다양한 예방안전기술이 적용되어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대한민국에 출시된 토요타 GR수프라는 30대 한정으로 공급된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7,380만원이다. 그리고 GR수프라를 선택한 30명의 고객을 위한, 다양한 특전을 준비했다. 국내 고객을 위한 특전은 수석 엔지니어 타다 테츠야의 서명이 들어 간 감사의 편지, 자신의 이름과 혈액형이 새겨진 레이스용 헬멧과 네임 플레이트, 그리고 마지막으로 토요타 GR 레이싱팀의 경기 초대권 등으로 구성되어, 자동차는 물론, 모터스포츠까지 파고드는 코어 유저의 성향을 고려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토요타 코리아의 타케무라 노부유키 사장은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GR 수프라와 함께 스포츠 드라이빙의 재미를 느껴보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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