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했던차]현대자동차 포터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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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했던차]현대자동차 포터 하편
  • 박병하
  • 승인 2020.02.0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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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중흥기를 맞은 1970년대 이후 상용차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은 경쟁적으로 상용차 시장에 뛰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1977년, 포니의 성공으로 고무 받은 현대자동차는 자사 최초의 독자개발 소형 상용차, HD1000을 내놓게 된다. HD1000은 비록 지금의 기준에서는 완성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상용차였지만, 적재중량 1톤급의 소형 상용차가 사실 상 없다시피 했던 당시에는 크게 각광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발굴해 낸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해 가고 있었던 현대자동차에게 크나 큰 악재가 닥쳤다. 바로 신군부 정권의 ‘자동차공업 통합조치’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로 인해 한동안 소형 상용차 시장을 기아자동차 봉고(Bongo)에게 넘겨 줘야 했다. 하지만 1986년, 자동차공업 통합조치가 해제되면서 현대자동차는 기다렸다는 듯이 새로운 포터를 내놓으며 1톤 화물차 시장의 주도권 싸움에 뛰어 들었고 점유율을 상당히 끌어 올렸다. 그리고 1996년도에는 한층 새로운 설계와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뉴 포터’가 등장, 1톤 화물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게 된다.

대한민국 대표 1톤으로 자리잡다

1996년 처음 등장한 현대자동차의 3세대 포터는 미쓰비시의 델리카 3세대 모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기존의 포터에 비해 한층 우수한 승차감과 향상된 편의장비를 가지게 되었다. 실내의 디자인 또한 3세대 델리카 기반의 그레이스와 동일하여 우수한 편의성을 갖게 되었다. 단, 캡의 디자인은 원본에 해당하는 델리카와는 상당히 달랐다. 3세대 미쓰비시 델리카 트럭의 경우, 밴/승합 모델(초기형 그레이스)과 동일한 4등식 사각형 헤드램프를 그대로 사용한 반면, 현대 포터는 원형 헤드램프와 분리형 방향지시등/차폭등으로 구성한 독자적인 디자인의 전면부를 적용했다.

여기에 델리카 트럭 모델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포터만의 슈퍼캡(Super Cab) 역시 적용되었다. 슈퍼캡은 적재함의 길이를 약간 희생하여 캡의 뒤쪽 공간을 조금 더 늘린 형태로, 이 형태의 캡을 가진 트럭은 싱글캡 대비 월등한 거주성은 물론, 공구 등의 다양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 한층 편리하다.

엔진도 다소 변화가 있었다. 기본적인 설계는 미쓰비시의 ‘아스트론(Astron)’ 디젤 엔진과 동일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이 엔진을 자체적으로 개량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엔진이 ‘T 엔진’으로, 현대자동차는 이 T 엔진을 포터와 그레이스, 그리고 사륜구동 SUV 모델 갤로퍼에도 적용하는 등, 폭넓게 활용하게 된다. 그리고 이 T 엔진은 1997년 등장한 개량형에 이르게 되면 배기량을 다소 늘린 사양의 T2 엔진을 적용했다.

3세대로 거듭난 현대 포터는 상용차 시장에서 경쟁자였던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확실한 우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뉴 포터는 기존의 포터에 비해 한층 향상된 편의사양을 갖춰 상품적인 측면에서 봉고에 비해 뛰어났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특출한 차별화 포인트라면 다름 아닌 ‘신뢰도’였다. 아스트론 엔진의 개량판인 T 엔진은 상당히 우수한 신뢰도를 보여주며 상용차 시장을 사로잡았다. 차를 운용하는 1분 1초가 수익으로 직결되는 상용차의 특성 상, 잔 고장 없이 항상 움직일 수 있는 신뢰도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경쟁 모델인 기아자동차의 봉고가 마쓰다 디젤 엔진의 낮은 신뢰도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현대 포터는 이후로도 많은 개량이 가해졌다. 1997년도에는 네 바퀴의 직경이 모두 동일한 고상형 모델이 추가되었고 이 시기를 전후하여 T2 엔진이 기본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또한 대시보드 디자인이 그레이스와 동일하게 변경되어 상품성을 한층 높였으며, 우드그레인 내장재까지 적용 가능했다. 1998년에는 당시 SUV 차량을 중심으로 한창 유행하고 있었던 범퍼가드(캥거루 범퍼)를 새롭게 도입하는 한 편, 2채널 2센서 방식의 ABS가 추가되는 등의 추가 개량이 가해졌다. 3세대 포터는 4세대 모델의 등장 이전까지 역대 포터 역사 상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히며, 소형 상용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지칠 줄 모르는 전성시대를 열어 준 주역이기도 하다. 3세대 포터는 국내 외에도 파키스탄 등, 제3세계 국가 일부에 수출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1996년 등장한 현대자동차 포터는 2004년에 들어 단종을 맞게 되었다. 이는 2000년대를 전후하여 크게 강화된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 관련 규제와 더불어, 엔진은 물론, 차량 자체의 노후화로 인해 더 이상 시장의 요구에 부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3세대 포터의 자리는 같은 해 등장하여 오늘날까지 소형 상용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포터 2’가 이어 받았다.

4세대 포터에 해당하는 포터 2는 T 엔진을 바탕으로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는 ‘A 엔진’을 탑재하여 연비를 크게 향상시키고 배출가스를 크게 낮췄으며, 당시로서는 한층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포터2는 현재 데뷔 15년이 넘은 지금까지 소형 상용차 시장의 중심에 있으며, 최근에는 전기차 버전도 등장하여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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