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포드 파워 스트로크 엔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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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포드 파워 스트로크 엔진 편
  • 박병하
  • 승인 2020.02.27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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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엔진은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는 '차가움'이고, 나머지 하나는 '뜨거움'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갖는 이유는 '금속'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증기기관으로부터 시작된 엔진의 역사이래, 인류는 항상 금속으로 엔진을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재료역학의 발달로 인해, 금속 외의 다른 합성 재료를 사용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지구상의 모든 엔진의 주류는 금속이다. 강철과 알루미늄 등의 금속은 엔진이 잠에서 깨어난 시점부터 가동 시간 내내 발생하는 고열과 마찰 등의 모든 부담을 감당할 수 있으며, 대량생산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자동차의 심장, 엔진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본 기사에서 다룰 수많은 자동차의 엔진들 중 쉰 다섯번째로 다루게 될 엔진은 지난 회차에 이어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V형 8기통 디젤 엔진을 다룬다. GM의 ‘듀라맥스 V8’ 엔진에 이어 다루게 될 미국의 디젤 엔진은 포드자동차가 사용하고 있는 '파워 스트로크' 디젤 엔진이다.

듀라맥스와 쌍벽을 이루는 아메리칸 V8 디젤
파워 트스로크(Power Stroke) 디젤 엔진은 포드자동차(이하 포드)의 헤비듀티급 픽업트럭 및 중형 트럭 라인업에 해당하는 슈퍼듀티 시리즈에 사용되고 있는 V형 8기통 디젤 엔진이다. 이 엔진은 1994년, 미국의 상용차 제조사 나비스타 인터내셔널(Navistar International Corporation)이 생산했던 엔진과 포드의 디젤엔진 브랜드를 통합 및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파워 스트로크 디젤 엔진은 서로 다른 설계적 기반을 가진 다양한 사양의 엔진이 존재한다. 나비스타 인터내셔널 계통에는 T444E 7.3리터 V8 엔진과 VT 6.0 V8 엔진, 맥스포스 7(MAXXFORCE 7) 6.4리터 V8 엔진이 존재하며, 포드 계통에는 스콜피온(Scorpion) 6.7리터 V8 엔진, 듀라토크(DuraTorq) 3.2리터 직렬 5기통 엔진, 그리고 이름의 원형이 된 파워 스트로크 3.0리터 V6 디젤 엔진의 여섯가지가 존재한다. 이번 기사에서 다루게 될 파워스트로크 엔진은 현재 포드 스콜피온 디젤엔진을 기반으로 출발하게 된 V8 6.7리터 사양과 나비스타 VT 계열을 중점으로 다룬다.

포드 파워 스트로크 디젤 엔진 중에서 포드가 2000년대에 사용했던 엔진은 나비스타 VT365 엔진의 설계를 바탕으로 하는 6.0리터(약 5,981cc) 사양의 엔진이다. 이 엔진은 포드의 헤비듀티급 픽업트럭 및 중형 트럭 라인업에 해당하는 슈퍼듀티 시리즈와 포드의 상용차 E-시리즈 등에 사용되었다. 이 엔진은 실린더 보어(내경) 95mm 피스톤 스트로크(행정 길이) 105mm의 실린더 8기가 90도의 뱅크각으로 마주보고 있는 구조를 띄고 있으며, 밸브트레인은 실린더 당 4밸브 구조를 적용한 푸시로드식 OHV(Overhead Valve) 방식을 사용한다. 실린더 블록은 컴팩트 흑연 주철(Compacted Graphite Iron)로 제작되었다.

컴팩트 흑연 주철은 기존 주철에 비해 가공하기가 매우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지만 디젤 엔진에 요구되는 ‘강성(Stiffness)’과 ‘인장강도(Tensile Strength)’, ‘내구성(Durability)’, 그리고 ‘피로강성(Fatigue Strength)’ 면에서 유리하다. 이 덕분에 별도의 실린더 라이너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히며, 같은 배기량의 일반 주철제 실린더 블록에 비해 중량 절감 및 소형화에도 유리하다. 이 컴팩트 흑연 주철은 후술할 6.7 파워 스트로크 엔진도 사용한다.

6.0 파워스트로크 디젤엔진은 325마력/3,300rpm의 최고출력과 77.3kg.m/2,000rp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2005년도 사양부터는 새로운 유압-전자식 유닛 인젝터(Hydraulic-Electronic Unit injector, HEUI)와 가변 지오메트리 터보차저(Variable-Geometry Turbocharger, VGT)를 새롭게 채용하면서 최대토크가 78.7kg.m/2,000rpm으로 향상된 바 있다. 6.0 파워스트로크 디젤 엔진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포드의 F-시리즈 슈퍼듀티와 E-시리즈 밴 및 섀시캡 모델에 사용되었다.

2011년도부터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포드의 파워스트로크 디젤 엔진은 스콜피온 엔진의 설계를 기반으로 하는 6.7리터(406 cu.in 약 6,653cc) 사양의 엔진이다. 6.7 파워스트로크 엔진의 실린더 보어(내경)는 99.1mm, 피스톤 스트로크(행정 길이)는 108mm다. 나비스타 VT365와 마찬가지로, 보어가 작고 스트로크가 긴 형태의 실린더를 가지고 있다. 실린더 헤드는 고압주조 알루미늄으로, 실린더 블록은 컴팩트 흑연 주철(Compacted Graphite Iron)로 제작된다. 피스톤은 단조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되며, 각 실린더는 90도의 뱅크각으로 마주보는 V형 8기통 구조로 배치된다. 6.7 파워스트로크 디젤 엔진은 컴팩트 흑연 주철제 실린더 블록을 사용한 덕분에 동급 대비 가벼운 약 440kg에 불과한 건조중량을 자랑한다.

연료 공급 시스템은 보쉬(Bosch)의 고압 커먼레일 시스템과 연료펌프, 그리고 전자식 피에조 인젝터를 사용하며, 터보차저는 시퀀셜 방식의 싱글 터보를 사용한다. 또한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6.7리터 파워 스트로크 디젤 엔진은 배출가스 저감을 위해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를 비롯하여 디젤 입자상물질 필터(DPF), 선택적 환원촉매(SCR) 등의 다양한 장치들이 적용되었다. 

6.7 파워 스트로크 디젤 엔진은 생산 초기에는 390마력의 최고출력과 101.6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하지만 초도 생산이 시작된 직후, 포드는 엔진 제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내놓았다. 이 업데이트를 거치게 되면 기존 파워스트로크 엔진의 최고출력을 400마력으로, 최대토크를 110.6kg.m까지 높일 수 있었다. 2015년도에는 배출가스 규제 대응 및 성능 향상을 통해 440마력의 최고출력과 118.8kg.m의 최대토크를 갖게 되었다. 2017년도에는 또 한번의 성능 개선이 이루어져 최대토크가 127.8kg.m으로 상승했다. 그리고 2018년, 파워 스트로크 디젤 엔진은 여기서 또 한번의 개선을 거쳐 450마력/2,800rpm의 최고출력과 129.3kg.m/1,600rp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그리고 지난 2019년 하반기, 포드는 2020년형의 F-시리즈 슈퍼듀티 픽업트럭을 발표하면서 '3세대'로 개선된 V8 6.7리터 파워스트로크(Power Stroke) 디젤 엔진을 선보였다. 슈퍼듀티의 6.7 파워스트로크 디젤 엔진은 동급 최강의 성능을 자랑하는 엔진으로, 475마력(약 481.7ps)의 최고출력에 무려 1,050ft.-lbs(약 145.1kg.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포드는 이 엔진을 두고 "1,000ft.-lbs의 벽을 깬 엔진"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리고 이 엔진을 품은 슈퍼듀티 트럭은 컨벤셔널 트레일러는 최대 24,200파운드(약 10,976kg)까지 견인 가능하고 핍스-휠(Fifth-wheel) 방식의 트레일러는 최대 32,500파운드(약 14,741kg)까지, 그리고  구즈넥(Gooseneck) 트레일러는 무려 37,000파운드(약 16,782kg)까지 견인이 가능한 막강한 견인력을 자랑한다. 

포드 파워스트로크 디젤엔진은 GM 듀라맥스 V8과 함께, 미국의 픽업트럭/중형트럭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V8 디젤 엔진으로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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