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SUV시장은 쌍용자동차가 2017년 G4 렉스턴을 선보인 이래 지속적으로 성장 중에 있었으며, 지난 해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신규 대형SUV 모델 팰리세이드의 등장으로 시장 확대에 가속이 붙었다. 이어 국내 완성차 업계는 대형 SUV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그리고 올해 초에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서도 신모델 'GV80'을 내놓으며 대형 SUV 시장의 열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대형 SUV 열풍은 수입차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쉐보레 트레버스와 신형 포드 익스플로러, 신형 폭스바겐 투아렉 등이 연달아 출시되면서 시장의 주목도가 높아진 덕이다. 또한, 기존에 이미 대형 SUV를 공급하던 수입사들도 발빠르게 연식변경/부분변경 모델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거래 플랫폼 SK엔카닷컴에서 흥미로운 내용의 발표를 내놓았다. SK엔카닷컴은 자사에 등록된 인기 수입 대형 SUV 10종을 추려, 이들 차종의 잔존가치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 차종은 메르세데스-벤츠 GLE, BMW X5, 볼보 XC90,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렉서스 RX450h, 지프 그랜드 체로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포드 익스플로러, 포르쉐 카이엔, 혼다 파일럿이며, 연식은 모두 2017년식, 구동방식은 사륜구동 사양을 기준으로 했다.
SK엔카닷컴의 조사결과, 현재 국내서 인기 있는 중형~대형급 SUV들 가운데 가장 잔존가치가 가장 높은 차종은 71.5%를 기록한 볼보자동차(이하 볼보)의 XC90으로 나타났다. 볼보 XC90은 등장 이래 볼보 브랜드의 터닝 포인트를 마련, 현재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 나가고 있는 볼보의 오늘을 만들어 준 모델이다. 볼보자동차 XC90은 데뷔 5년차를 맞은 모델로, 지난 해 소폭의 개량을 거친 모델이 국내 시장에 판매 중에 있다.
볼보 XC90은 동급의 대형 SUV들에 비해 작은 배기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등한 수준의 성능을 보유한 파워트레인과 볼보의 각종 첨단 능동안전사양을 표준장비하고 있으며, 사양에 따라 다양한 편의장비를 제공한다. 대형 SUV의 소양인 넉넉한 실내공간과 편안한 주행질감에도 충실하다.
XC90의 뒤를 이은 차종은 65.9%를 기록한 렉서스의 RX450h 모델이다. 렉서스 RX450h는 이번 조사 대상 모델 중 유일한 하이브리드 SUV이기도 하다. 렉서스 RX는 뛰어난 효율과 신뢰도를 자랑하는 렉서스의 검증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무기로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모델이다.
3위는 62.5%의 잔가율을 기록한 메르세데스-벤츠의 GLE 클래스가 차지했다. 메르세데스-벤츠 GLE는 현재 메르세데스-벤츠의 SUV 라인업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중형~준대형급 SUV로, 일반 SUV형 모델과 쿠페형 모델이 동시에 판매되고 있다. GLE의 바로 뒤를 이은 차종은 직접적인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BMW의 X5다. BMW X5는 60.2%의 잔가율을 나타냈으며, 이들 4개 차종은 모두 평균에 비해 높은 잔가율을 보였다.
이에 반해 신차가격 1억원을 훌쩍 넘는 고가형 SUV들과 미국산 차종의 경우에는 모두 평균보다 낮은 잔가율을 기록했다. 5위를 기록한 차종은 56.0%의 잔가율을 기록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보그(Vouge) SE 모델이며, 포르쉐 카이엔 3.0(54.9%), 포드 익스플로러 3.5(54.6%), 혼다 파일럿(52.6%), 그리고 캐딜락의 초대형 SUV 모델 에스컬레이드(52.1%)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또한 이번 조사 대상 10개 차종 가운데, 절반 이하인 49.1%의 잔가율을 기록한 차종은 지프의 그랜드체로키로 나타났다.
SK엔카 사업총괄본부 박홍규 본부장은 “수입차 중 잔존가치가 높은 모델은 신차시장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모델이며 1억이 넘는 고가 모델은 거래량이 많지 않아 잔존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도 GV80을 시작으로 대형 SUV의 출시가 이어지면서 소비자의 관심이 점차 높아져 중고 대형 SUV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