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괴물자동차 공작소, 헤네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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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괴물자동차 공작소, 헤네시 이야기
  • 모토야
  • 승인 2020.03.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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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전세계에서 자동차가 가장 빠르게 대중화된 나라로 꼽힌다. 미국은 1908년, 헨리 포드가 출시한 ‘모델 T’로인해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대량 보급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자동차가 가장 먼저 등장했던 서유럽보다도 더욱 빠르게 대중의 생활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자동차 역사의 초기, 서유럽에서는 자동차가 부유한 귀족이나 신사계급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반면, 미국에서 자동차는 적어도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부터 꼭 필요한 중단거리 운송수단으로 자리하기 시작했다. 픽업트럭이나 머슬카와 같이, 지역적인 특징과 대중성이 결합된 미국 특유의 자동차 문화도 이러한 토양을 바탕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은 대중과 아주 오래도록 함께 했던 만큼, 자동차 문화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발달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튜닝과 같은 애프터마켓 시장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그리고 이렇게 거대한 애프터마켓 시장으로 인해 수많은 기업들이 성장했으며, 그 중에는 튜너로 시작하여 자체적인 완성차를 제작하는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기업들도 있다. 이번에 소개할, 미국의 괴물 자동차 공작소, '헤네시 퍼포먼스 엔지니어링(Hennessey Performance  Engineering, 이하 헤네시)'도 그러한 사례 중 하나다.

헤네시는 ‘베놈 GT’로 유명한 미국의 튜너이자 소규모 완성차 제작사로, 1991년 설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창업주이자 CEO인 존 헤네시(John Hennessey)는 자동차와 속도에 엄청난 열정을 가진 사나이로, 자신이 직접 손 본 미쓰비시 3000GT를 타고 파이크스피크 힐클라임(Pikes Peak Hill Climb)과 실버 스테이트 클래식(Silver State Classic), 그리고 보네빌의 소금사막을 누비며 그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가진 속도에 대한 열정을 사업 아이템으로 삼아 세운 것이 바로 오늘날의 헤네시다. 헤네시가 회사를 설립 후 처음 선보인 차는 초대 닷지 바이퍼를 기반으로 '베놈 650R'로, 이 차는 모터트렌드와 카앤드라이버, 로드&트랙 등, 미국 유수의 자동차 전문매체에서 인정 받은 바 있다.

헤네시의 튜닝 프로그램과 완성차는 가히 '괴물'스러운 수준의 카탈로그 스펙을 자랑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일반적인 양산차를 기반으로 하는 차종 외에도 근래에는 섀시부터 독자설계한 자동차를 내놓기도 하는 등,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통상의 범주를 넘어 선 강력한 동력성능을 내면서도 이를 완성차로서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은 헤네시가 가진 역량을 보여준다. 헤네시가 창립 이래 지금까지 튜닝 및 제작한 차량은 1만대가 넘는다.

헤네시의 시작을 알린 첫 차는 '베놈(Venom) 650R'이다. 이 차는 1996년식 닷지 바이퍼를 베이스로 튜닝을 가한 차종이다. 이 차는 등장 당시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른 최고속도를 가진 일반도로용 자동차로 기록되었다. 이 차는 초대 바이퍼에 실려 있었던 8.0리터 V10 엔진의 실린더 보어(내경)를 늘려 8.4리터로 벌크-업 시켜 650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을 내며, 최고속도는 346km/h에 달해, 태생이 괴물이었던 바이퍼를 더더욱 강력한 괴물로 바꿔놓았다.

2010년도에 발표한 두 번째 베놈 시리즈인 베놈 GT는 한동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 타이틀을 쥐고 있었던 자동차로 유명하다. 로터스 엑시지(Exige)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차는 로터스 엑시지의 휠베이스를 늘리고 여기에 트윈터보 V8 엔진을 구겨 넣었다. 이 엔진은 GM의 LS계열 V8 엔진을 바탕으로 개조된 엔진으로, 무려 1,244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과 160.1kg.m의 충격적인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 엄청난 토크는 리카르도의 6단 수동변속기를 통해 뒷바퀴로만 전달된다. 심지어 엔진의 최고출력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800마력, 1,000마력, 1,200마력으로 세팅이 가능하다. 이 차는 2013년, 0-300km/h까지의 평균 도달시간 13.63초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으며, 비공식이기는 하지만, 0-322km/h까지 도달하는 데 고작 14.51초 밖에 걸리지 않는 괴물같은 추진력을 자랑한다.

헤네시가 2017년 선보인 베놈 F5는 헤네시가 섀시부터 엔진, 그리고 차체 디자인까지 순수하게 독자개발한 모델이다. 이 차는 현대적인 스타일의 외관 디자인과 더불어, 이미 괴물의 반열에 올라 있는 베놈 GT를 한참 초월하는 성능을 자랑한다. '퓨리(Fury)'라는 무시무시한 이름까지 붙은 베놈 F5의 엔진은 6.6리터의 배기량을 가진 OHV 방식의 트윈터보 엔진이다. 그런데 이 엔진의 카탈로그 스펙 또한 무시무시하다. 최고출력만 물경 1,817마력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는 베놈 GT에 비해 근 600마력 가량 상승한 수치다. 변속기는 7단 자동화수동변속기 혹은 6단 수동변속기를 제공한다. 베놈 F5는 올 해 진행될 테스트가 종료되는 대로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헤네시는 베놈 시리즈 외에도 다양한 차종을 커스터마이즈한 완성차들을 내놓은 바 있다. 포드 F-150 픽업트럭의 고성능 버전인 F-150 랩터(Raptor)에 전용으로 설계한 6륜 구동 시스템과 더더욱 강력한 엔진을 탑재한 괴물, 벨로시랩터(Velociraptor)를 내놓아 화제가 되었다. 또한 그야말로 등장할 때부터 '악마'같은 성능을 자랑했던 닷지의 챌린저 데몬(Demon)에게 엑소시즘을 행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엑소시스트(The Exorcist)라는 이름의 고성능차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차는 쉐보레 카마로 ZL1을 기반으로, 350마력의 출력을 끌어 올려 1,000마력의 최고출력을 자랑한다. 이 차는 0-60mph(약 96km/h) 가속에 단 2.1초, 최고속도는 217mph(약 349km/h)에 달하며, 쿼터마일 주파는 단 9.57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헤네시는 텍사스에 자체적인 테스트 트랙을 포함한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매년 500여대의 차량이 헤네시의 손길을 거쳐, 괴물 자동차로 다시 태어난다. 또한 헤네시는 2017년도부터 헤네시 스페셜 비클스(Hennessey Special Vehicles)를 설립하여 이곳을 통해 독자개발 모델인 '베놈 F5'를 생산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자동차 튜닝과 관련한 포괄적 실습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튜너 스쿨(Tuner School)'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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