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아직 낯선 '체코'의 자동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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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아직 낯선 '체코'의 자동차들
  • 모토야
  • 승인 2020.04.0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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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과 서유럽의 경계에 걸쳐 있는 나라 체코 공화국(이하 체코). 체코는 폴란드와 독일 사이에 위치한 국가로, 과거에는 '보헤미아'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보헤미아 왕국 시절에는 신성로마제국과 오스트리아에 속해 있었고, 이후에는 소련의 위성국이었다가 1980년대 후반의 벨벳 혁명을 통해 슬로바키아와 분리, 현재는 독립국가로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에게 있어 체코는 주로 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명한 프라하 도심의 풍경, 그리고 최근에는 독일이나 벨기에 못지 않은 맥주 강국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체코가 유럽 내에서도 알아주는 제조업 강국이라는 점은 의외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 하다.

체코는 신성로마제국의 일원이었던 보헤미아 왕국 시절부터 제국의 주요 산업 시설이 밀집한 곳이었다. 이 때문에 제국에서 생산되는 산업재 중 7할이 체코에서 생산될 정도였으며, 경제의 중심지로 기능했다. 나치 독일이 개전 후 서둘러서 체코를 점령한 것도 체코의 든든한 제조업 기반을 획득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오래 전부터 중부 유럽의 공장 노릇을 해 왔던 체코는 오늘날까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제조업 강국으로 통하며, 여타의 동유럽 국가들에 비해 높은 소득 수준을 보이고 있다.

체코의 제조업은 주로 '기계'와 관련된 분야에서 강세를 나타낸다. 주요 수출품으로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전자기기 등이 있으며, 정밀 기계공업도 높은 수준으로 발달되어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비중이 큰 부문은 바로 '자동차'다. 체코의 자동차 산업은 독일이나 이탈리아 못지 않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체코 제조업의 핵심으로 기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 또한 체코에 공장을 두고 있다. 오늘날의 체코 역시 크고 작은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유럽의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에겐 아직 낯설지만 유럽에서는 주요 자동차 산업국으로 통하는 체코의 자동차 기업들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스코다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체코 자동차 기업 '스코다 자동차(Škoda Auto)'는 지금은 독일 폭스바겐AG의 자회사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알고 보면 폭스바겐보다도 역사가 오래된 자동차 회사다. 1895년 세워진 스코다는 본래 자전거 제작소로 시작했다가 이륜차 제작을 거쳐 1905년도부터 자동차 산업에 뛰어 들었다. 그러다 20세기 초에 들어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최대의 중공업 재벌 슈코다 웍스(Škoda Works, Škodovy závody)에 인수되어 소규모 제작소를 넘어, 자동차를 포함한 하나의 종합 중공업 기업으로 거듭났다. 

스코다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체코가 공산화되면서 국영기업이 되었다. 하지만 체코의 벨벳 혁명 이후 다시 민영 기업으로 돌아왔으며, 이 과정에서 오늘날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스코다는 이 스코다 웍스의 자동차 부문이 분리되어 독일 폭스바겐AG에 인수된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스코다 자동차는 스코다 웍스와는 관계가 없다. 이는 마치 오늘날 승용차를 생산하는 볼보자동차(Volvo Cars)와 트럭 및 중장비를 생산하는 볼보 그룹(AB Volvo)이 서로 무관한 것과 같다.

타트라
'타트라(TATRA TRUCKS a.s.)'는 1850년, 마차 제작소로부터 시작한 자동차 기업으로, 스코다(Škoda Auto)와 함께, 체코 자동차 산업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최대 규모의 자동차 기업이다. 타트라는 창업 초기에는 마차를 제작했지만 1890년대 후반부터 자동차 산업에 뛰어 들었다. 타트라 자동차는 공랭식 엔진을 사용하는 후방엔진 후륜구동(RR) 승용차로 유명했다. 독일의 국민차이자, 공랭식 엔진 및 RR 구동계 승용차의 대명사가 된 '폭스바겐 비틀'은 페르디난트 포르쉐가 타트라 T97의 설계를 도용하여 만든 자동차다.

타트라는 승용 부문 뿐만 아니라 상용 부문에서도 뛰어난 경쟁력을 자랑했다. 타트라는 버스 뿐만 아니라 노면전차 차량까지 제작하는 등, 다양한 차종을 만들었다. 타트라는 승용 부문은 90년대 이후 사업을 접었고, 오늘날에는 상용차 및 중장비 전문 제조사로 활약하고 있다. 타트라는 상용차량 뿐만 아니라 군용 트럭 등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프라가
프라가(Praga)는 1907년에 세워진 체코의 자동차 기업 중 하나로, 과거에는 고급 승용차와 군용 트럭을 주로 제작했다. 체코의 심장부 프라하에 위치한 이 자동차 제조사는 창사 초기에는 이탈리아 이소타(Isotta)의 자동차를 라이센스 생산하다가 1929년도에 체코 최대의 엔지니어링 회사 ČKD와 합병, 4행정 단기통 OHC 엔진을 탑재한 오토바이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프라가는 1947년,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체코가 공산화되면서 사라졌다가 2011년에 소규모 자동차 제작사로 부활했다.

프라가는 트랙 전용 스포츠카 R1을 선보인 바 있다. 프라가 R1은 사양에 따라 592~625kg에 불과한 공차중량에 210~380마력의 출력을 내는 엔진을 탑재하여 경주차와 진배 없는 기동력을 자랑한다. 또한 2016년도부터 르노 스포트의 엔진을 사용한 로드카 R1R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프라가는 경주용 카트와 다목적 경비행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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