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으로 만들어진 자동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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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으로 만들어진 자동차가 있다?!
  • 모토야
  • 승인 2020.05.1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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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는 일반적인 가정용 공구 수준에서 사용되는 저가의 강철이 아닌, 다양한 종류의 특수강이 사용된다. 자동차용으로 만들어진 특수강은 자동차에 요구되는 강도, 취성 등의 물성이 우수하면서도 가격도 여타의 소재에 비해 매우 저렴한 덕분에 이른 바 '가성비'가 뛰어난 소재다. 물론 이 외에도 고성능/최고급 자동차에는 알루미늄 합금이나 파이버글라스, CFRP(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등등의 다양한 합성소재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이는 강철에 비하면 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강철이 아닌 다른 소재를 사용하여 자동차의 외판을 제작하는 시도는 전간기인 1936년에도 있었다.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자전거포를 운영하고 있었던 스트란스키 형제(Stránský brothers)가 만들어 낸 이 기이한 모습의 삼륜자동차는 차체(Body)의 외판을 금속이 아닌, '가죽'으로 만들었다. 이 차의 이름은 벨로렉스 오스카(Velorex Oskar)다.

이 차량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그 충격적인 외형에 있다. 물론 기본적인 구조 자체는 고전적인 스타일의 삼륜차에 속하는 모습이다. 스트란스키 형제는 이 차를 개발할 당시, 영국 모건(Morgan Motor Company)가 생산하고 있었던 삼륜차를 참고로 개발하여, 전륜에 2개, 후륜에 1개의 바퀴를 배치한 구조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 차의 차체 외장재는 일반적인 자동차에서는 통상 내장재로 사용되는 재료인 '가죽'이다. 벨로렉스 오스카의 차체는 강철 파이프프레임에 특수 가공 처리된 가죽을 팽팽하게 감싸서 완성된다.

가죽 외장재는 벨로렉스 오스카의 기이한 외관을 이루는 가장 핵심이다. 이들이 가죽을 사용한 이유로는 금속을 가공하는 비용이 너무 고가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벨로렉스 오스카는 본래 고가품이었던 자동차를 보다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기획으로 만들어진 차였고, 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고가의 소재를 적용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파워트레인은 상당수의 삼륜자동차가 그렇듯이, 모터사이클의 파워트레인을 사용한다. 벨로렉스 오스카의 심장은 체코의 유서깊은 모터사이클 제조사 JAWA의 150cc 공랭식 2스트로크 병렬 2기통 엔진을 가져왔다. 이 엔진은 16마력의 최고출력을 냈다. 이 뿐만 아니라 휠, 타이어, 그리고 브레이크까지 JAWA의 모터사이클에 사용된 것을 그대로 사용했으며, 이 때문에 프론트/리어 휀더 역시 모터사이클의 것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심지어 차량의 등화류와 실내의 계기류 또한 초기 모터사이클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벨로렉스 오스카는 본질적으로 바퀴 하나 더 달아 놓은 모터사이클의 형태에 가까웠다. 따라서 오늘날의 자동차만큼 구조가 복잡하기는 커녕, 매우 직관적이고 단순한 구조를 지녔다. 가죽으로 차체 외장을 덮은 덕분에 들춰내서 정비하기도 쉬웠다. 겉보이게는 상당히 조악하게 보일 수 밖에 없는 차량이지만, 동네 자전거포에서 하나하나 수제로 제작하는 차량임에도 신뢰도만큼은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벨로렉스 오스카는 총 150여대가 생산되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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