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에 이어 멸종위기, 수동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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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차에 이어 멸종위기, 수동변속기
  • 박병하
  • 승인 2020.08.19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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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197~80년대만 해도 자동변속기가 그다지 보편적이지는 않았다. 이 당시 자동변속기는 고급 승용차나 돼야 고가의 '선택사양'으로 적용할 수 있었다. 그 시절만 해도 자동변속기는 꽤나 구경하기 어려운 장비였고, 그 때문에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차량에는 '오토매틱(AUTOMATIC)'이라는 딱지를 자랑스럽게 달고 다닐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수동변속기가 장착된 승용차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자동변속기가 선택이 아닌 '상식'이 되어버렸다. 특히 국내에서는 1997년 이래, 장애인에게만 제한적으로 허용되었던 2종 보통 자동변속기 면허(A)를 일반인들도 취득할 수 있게 되면서 자동변속기는 빠르게 보급 속도를 늘려갔다. 그리고 승용차 시장에서 수동변속기는 빠르게 사장되기 시작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동변속기가 멸종위기에 몰린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자동변속기 면허가 허용된 것과 더불어, 조작이 불편하고 옵션 선택의 폭이 매우 좁으며, 중고차로 처분하기가 매우 곤란하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020년 현재, 수동변속기를 적용 가능한 국산차는 단 6종에 불과하다. 게다가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수동변속기 모델이 전무하다. 소형 승용차에 이어, 멸종위기에 내몰린 수동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는 국산차 7종은 무엇일까?

현대자동차 베뉴
현대자동차 베뉴는 현대자동차의 초소형 SUV로, 본래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된 전략 모델이었으나, 국내 시장에서도 이른 바 ‘혼라이프’를즐기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겟으로 출시가 이루어졌다. 현대 베뉴는 작은차체에 비해 넓은 실내공간, 다양한 편의기능과 차급을 넘는 선진 안전사양 적용, 그리고 ‘나만의 차’를만들 수 있는 다양한 액세서리 등이 특징이다. 그리고 베뉴는 현재 수동변속기를 적용하고 있는 몇 안되는 차 중 하나다. 단가가 낮은 수동변속기를 기본 사양으로 제공함으로써 시작가를 크게 낯춰 구매 시의 저항감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베뉴는 차량기본가격 1,473만원의 엔트리 트림인 스마트(Smart) 트림에서만 선택 가능하며, 그 이상으로는 스마트스트림 IVT가 기본 적용된다.

현대자동차 아반떼 & 아반떼 N라인
지난 3월 미국 헐리우드에서 무관중 스트리밍 방식으로 글로벌 공개된 신형 아반떼는 한층 파격적으로 변모한 디자인과 더불어 더욱 커진 몸집과 향상된 상품성으로 세단 시장이 위축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고성능 지향의 N라인 모델도 추가된 바 있다. 현대자동차가 아반떼에 수동변속기를 제공하는 이유는 베뉴와 같은 이유라고 비춰지며, N라인의 경우에는 운전 그 자체를 즐기는 이들을 위해 감성적인 측면에서 배려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반떼도 베뉴와 마찬가지로 차량기본가격 1,570만원의 엔트리 트림인 스마트(Smart) 트림에서만 선택 가능하며, 그 이상으로는 스마트스트림 IVT가 기본 적용된다. 아반떼 N라인의 경우 역시 엔트리 트림인 스포츠(Sport, 2,179만원) 트림에서만 선택 가능하며, 인스퍼레이션은 7단 DCT가 기본 적용된다.

현대자동차 벨로스터 N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디비전 'N'의 두 번째 양산차이자, 국내에는 최초로 정식 출시된 N 모델인 벨로스터 N은 6단 수동변속기를 기본으로 적용한다. 게다가 일반적인 수동변속기가 아닌, 해외의 스포츠쿠페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레브매칭(Rev Matching)' 기능까지 내장된, 그야말로 퍼포먼스 카에 어울리는 수동변속기를 품고 있다. 이 레브 매칭 기능을 활용하면, 고단 기어에서 저단기어로 넘어갈 때, 회전수를 강제로 올리는 힐 앤 토(Hill & Toe) 동작을 차량이 스스로 해주기 때문에 코너링에 돌입할 때의 부담을 크게 덜어 준다. 벨로스터 N은 단일 트림으로 판매되며, VAT 포함 차량 기본가격은 3,019만원이다.

쉐보레 스파크
쉐보레를 책임지는 경차 모델, 스파크는 기아 모닝조차 수동변속기 모델들 폐지해버린 현재 시점에서 유일하게 수동변속기를 선택 가능한 경차다. 그런데 수동변속기를 제공하는 형태도 다르다. 트림 레벨이 조금만 높아져도 자동변속기를 기본적용하는 다른 제조사들과는 달리, 기본 사양이 적용된 승용밴 모델부터 시작해서 최고 사양인 1.0 프리미어까지 5단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스파크 프리미어 M/T모델을 선택하게 된다면, 수동 모델임에도 크루즈 컨트롤까지 딸려 온다. 스파크는 현재 한국지엠서 판매 중인 승용 차종 중 유일한 수동변속기 적용 모델이기도 하다. VAT 포함 차량 기본가격은 승용밴 977~1,020만원, 승용 982~1,274만원이다.

쌍용자동차 베리 뉴 티볼리
기아 셀토스의 등장 이전까지 대한민국 소형 SUV 시장을 주름잡고 있었던 쌍용 티볼리는 데뷔 5년차를 맞은 지난 2019년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를 시도했다. 이름부터  ‘베리 뉴(VeryNew) 티볼리’로 짓고, 대대적인 규모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티볼리는 새로운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1.6 디젤 심장을 품고, 코란도를 통해 선보인 쌍용자동차의 새로운 기술들을 아낌 없이 투입했다. 티볼리는 엔트리 트림인 V:1트림에만 수동변속기가 마련되어 있다. 단 사륜구동과의 동시 적용은 불가능하다. VAT 포함 차량 기본가격은 1,683만원(개소세 인하분 적용).

쌍용자동차 코란도
과거에는 쌍용자동차를 상징하는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그리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 있는 코란도. 쌍용 코란도는 신진지프로부터 시작한 정통 사륜구동 자동차에서 출발했지만 2011년 코란도C를 통해 도심형 소프트로더로 변신을 시도했고, 지금의 코란도는 더욱 현대적인 구성의 도심형 크로스오버로 거듭났다. 하지만 정통 오프로더였던 옛 코란도와 뉴 코란도를 기억하는 계층에게는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으며, 실적도 기대와는 달리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쌍용 코란도는 전모델에 자동변속기가 기본사양이지만, 1.6 디젤 모델에 한해 마이너스 옵션으로 수동변속기를 선택 가능하다. 단 사륜구동과의 동시 적용은 티볼리와 마찬가지로 불가능하다. 가장 엔트리급에 해당하는 C3 트림의 가격은 2,253만원(개소세 인하분 적용)으로, 여기에 31만원이 빠지는 1.6 디젤 + 수동변속기 패키지를 선택하면 2,222만원이 된다.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티볼리가 소형 SUV 시장에서 힘을 잃은 지금, 쌍용자동차를 먹여 살리는 일등공신은 단연 렉스턴 스포츠 시리즈다. 쌍용자동차는 이 차를 두고 '오픈형 SUV'라는 기이한 캐치프레이즈로 설명하고 있지만, 이 차의 본질은 SUV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트럭, 즉, SUT(Sports Utility Truck)이며, 칸 모델의 경우에는 휠베이스와 적재함을 대폭 늘려 미주지역의 중형 픽업트럭에 가까운 구성을 보여준다. 국내 유일의 디젤 픽업이라는 특성 덕분에 레저용은 물론, 산업현장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엔트리 트림인 와일드(Wild) 트림에 6단 수동변속기가 기본사양으로 적용되며, 위의 두 모델과는 달리, 수동변속기 사양에도 4TRONIC 사륜구동을 적용 가능하다. 단, 칸 모델은 수동변속기를 제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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