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은 쉐보레 K5 블레이저가 전기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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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넘은 쉐보레 K5 블레이저가 전기차로?
  • 모토야
  • 승인 2020.11.0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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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쉐보레의 'K5 블레이저(K5 Blazer)'는 쉐보레의 가장 상징적인 SUV 모델 중 하나다. 1969년 처음 등장한 쉐보레 K5 블레이저는 6세대 쉐보레 서버번(Suburban)을 기반으로 개발된 2도어 숏바디 SUV 모델로, 당대를 주름잡고 있었던 민수용 지프(Jeep CJ, Civilian Jeep), 포드 브롱코 등과 경쟁한 바 있다.

쉐보레 K5 블레이저는 철저하게 도구적인 가치에만 집중했던 이들 차종에 비해, 보다 승용차의 감각에 가까운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승차감, 자동변속기 채용과 뛰어난 성능 등, 여러 설계혁신이 두드러진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이 차는 1969년 처음 출시되어 1991년도까지 판매된 바 있다. 그런데 쉐보레가 이 당시 생산되었었던 K5 블레이저 중 하나를 순수 전기자동차로 탈바꿈시켜 화제다. 21세기의 전동화기술로 완벽하게 새 생명을 얻은 이 20세기 SUV의 이름은 'K5 블레이저-E(K5 Blazer-E)'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었다. 이 차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애프터마켓 쇼, 'SEMA360'에 출품하기 위해 쉐보레 만들어졌다. 이 차의 개발에는 퍼포먼스(Chevrolet Performance) 팀과 쉐보레 일렉트릭 커넥트(Electric Connect) 및 크루즈 패키지(Cruise Package) 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 차는 쉐보레가 추후 전개할 전기차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쉐보레는 2018년, 에코포 카마로(ECOPO CAMARO) 전기 경주차 컨셉트를 시작으로, 2019년도에 선보인 E-10 컨셉트 등을 통해 고성능 전기차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왔다. 특히 E-10 컨셉트의 경우에는 '20세기 클래식카의 전동화'라는 측면에서 클래식카 보존 및 복원 작업에 대한 수요가 높은 미국 시장에서 상당한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2020년도의 K5 블레이저-E를 통해 그 기술력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자 한다.

이 차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큼은 20세기의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다른 디테일이 있다면, 쉐보레(Chevrolet) 엠블럼에서 연달아 붙어 있는 'E'자와 'V'자 고압선을 표시할 때 사용하는 주황색으로 처리한 점 정도다. 인테리어 역시 전기차의 운용을 위한 계기류를 몇 가지 더한 것을 제외하면 40여년 전 모습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쉐보레 개발진은 1977년형 K5 블레이저를 'K5 블레이저-E'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기존 차량에 탑재되어 있던 쉐보레 스몰블록 계열의 400입방인치(약 6,555cc) V8 엔진과 자동 3단 변속기를 탈거하는 작업부터 진행했다. 대배기량 엔진과 변속기를 들어낸 자리에는 동사의 전기차 볼트 EV에 사용되는 전기모터와 제어 유닛을 설치했다. 이 전기 파워트레인은 200마력을 약간 웃도는 최고출력과 약 36.7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배터리팩 역시 볼트 EV에 사용되는 가용전력 60kWh급의 400V 배터리팩을 사용한다. 그리고 배터리 과충전보호 장치를 비롯하여 충격 보호 구조, 배터리 온도관리 시스템, 그리고 회생제동 기능을 포함한 볼트 EV의 기능들이 그대로 적용되어 있다. 쉐보레 측에서는 이 차를 전동화 관련 부품들은 볼트 EV의 구성품을 90%나 활용했다고 말한다. 나머지 10%는 K5 블레이저-E를 위한 전용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을 비롯하여, 유압식으로 작동했던 다양한 장치들을 전기차의 환경에 맞게 개수한 것이다.

쉐보레는 e크레이트(eCrate)라는 이름의 클래식카 전용 전동화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 K5 블레이저-E는 이를 위한 일종의 테스트베드라고 할 수 있다. 클래식카의 보존과 복원 사업이 활발한 미국 시장에서 이와 같은 전동화 패키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곧 전개될 쉐보레의 클래식카 전동화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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