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와 성능을 겸비한, 세계의 고전명작 GT 7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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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와 성능을 겸비한, 세계의 고전명작 GT 7選
  • 모토야
  • 승인 2021.01.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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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70년대는 그야말로 그랜드 투어러(Grand Tourer, 이하 GT)의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었다. GT란, ‘장거리를 안락하고 고속으로 운행할 수 있으면서도 넉넉한 공간과 고급 편의장비를 갖춘 고성능 자동차’로 요약할 수 있다. 물론 지금은 세계 곳곳의 양산차 제조사에서 조금이라도 고성능이거나 스포티한 요소를 부각시키고자 이 명칭을 남용하고 있는 관계로, 그 의미가 퇴색되기는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정통파 GT는 일반적인 양산차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고급 차종 중 하나다.

전통적인 GT는 큰 차체에서 오는 넉넉한 실내 공간 및 트렁크 공간, 그리고 고속 크루징이 가능하면서도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해야 한다. 전형적인 GT는 길이 4미터 중~후반대의 대형의 2~3도어 쿠페형 차체를 지닌다. 대부분의 퓨어 스포츠카들이 길이 4미터 내외의 짧은 차체를 지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큰 차체는 2명의 성인을 위한 넉넉한 실내 공간 및 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GT형 쿠페들은 2+2 좌석 구성과 더불어 트렁크에 골프백 1개 정도는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울러 큰 차체는 장거리를 고속 항주하는 데 유리하고 승차감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아름다움과 고급스러움, 안락함, 그리고 강력한 성능을 모두 품은, 진정한 귀족의 자동차라고 할 수 있었던, 세계의 고전 명작 GT들을 둘러 본다.

페라리 365 GTB/4 데이토나
1968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데뷔한 페라리 365 GTB/4는 페라리의 명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 차는 페라리 로드카의 플래그십에 해당하는 모델로, 2+2 좌석 배치와 더불어 리트랙터블 헤드램프 등, 당시의 기준으로 매우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졌다. 차명인 365는 각 실린더의 배기량을 의미하고 GT는 ‘그란투리스모’를, B는 이탈리아어로 쿠페를 의미하는 ‘베를리네타(Berlinetta)’를, 그리고 ‘4’는 캠샤프트의 갯수(즉, DOHC)를 의미한다.

이 차의 애칭이기도 한 데이토나는 1967년, 미국에서 벌어진 데이토나 24시 레이스에서 과거 포드에 패배했던 굴욕을 시원하게 되갚아 준 것을 기념하기 위해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365 GTB/4의 성능은 당대의 GT 중 단연 최상급이었다. 6개의 웨버 카뷰레터를 사용한 4,4리터(4,390cc) V12 엔진은 352마력/7,500rpm이라는 괴물같은 성능을 자랑했으며, 이 덕분에 0-60mph(약 96km/h)을 단 5.4초에 끝내고 최고 280km/h의 속도로 달릴 수 있었다. 운동성능 역시 훌륭하여 550 마라넬로의 등장 이전까지 가장 우수한 성능의 FR(앞엔진 뒷바퀴굴림) 모델로 남았다.

마세라티 기블리
마세라티 기블리는 현재 마세라티의 엔트리급 모델로서 기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차의 정신적 선조에 해당하는 초대 마세라티 기블리는 실로 정석적인 GT의 모습 그 자체였다. 1967년 태어난 마세라티의 초대 기블리(Tipo AM115)는 페라리 데이토나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고성능 스포츠카 중 하나로 통했다. 롱 노즈/숏 데크 형상으로 요약되는 당대 스포츠카의 전형적인 비례를 따르고 있는 이 대형 쿠페의 직선적인 스타일의 차체는 당시 카로체리아 기아(Ghia)에 몸담고 있었던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빚어낸 작품이다.

기블리의 심장은  4.7리터 V8엔진으로, 325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을 자랑했다. 이 덕분에 기블리는 6.8초만에 0-60mph(약 96km/h) 가속을 마칠 수 있으며 265km/h에 달하는 최고 속도를 자랑했다. 이는 당대에 등장한 스포츠카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성능이었다. 이 덕분에 초대 기블리는 마세라티의 향후 신차 개발에 있어서 본격적인 고성능화로 전환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람보르기니 350GT
람보르기니는 오늘날 우리에게는 그야말로 '슈퍼카'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람보르기니가 자동차 사업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내놓았던 양산차는 슈퍼카와는 거리가 한참 먼, 우아하고 품위 있는 GT였다. 이는 창업자인 선호에 기인한 것이었다. 페루치오 람보르기니의 '최애' 장르가 바로 GT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자동차회사를 일으키기 전까지 가장 아꼈던 차는 페라리의 GT들이었다.

람보르기니의 350GT는 지금의 람보르기니의 모습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우아하고 신사적인 품격을 갖춘 GT였다. 350GT의 유려한 외관은 이탈리아의 카로체리아 투어링(Touring Superleggera)의 작품으로, 전형적인 롱 노즈/숏 데크 형상에 충실하다. 그리고 이 우아한 보닛 아래 자리한 심장은  지오토 비자리니(Giotto Bizzarrini)가 설계한 3.5리터의 V형 12기통 엔진으로, 270마력의 최고출력을 냈으며, 0-100km/h 가속 시간 6.8초, 최고속도 약 250km/h의 성능을 자랑했다. 

메르세데스-벤츠 300SL
세계 최초의 걸윙 도어(Gull-wing) 도어를 적용한 자동차로 알려진 메르세데스-벤츠의 300SL은 지금의 AMG GT나 S클래스 쿠페 못지 않은, 당대 가장 아름ㄷ잡고 고급스러운 GT 중 하나였다. 1955년 처음 시장에 등장한 이 차는 반세기를 훌쩍 넘어버린 지금도 여전히 우아하고 고풍스러우며, 존재 자체만으로도 빛난다. 300SL은 본래 경주용 자동차로 처음 만들어졌지만, 당시 메르데세스-벤츠​의 판매를 맡고 있었던 막스 호프만의 눈에 들어, 로드카로서 1천대 한정으로 양산되기 시작했다.

경주용 자동차를 바탕으로 한 만큼, 성능 역시 당대 최강을 자처했다. 300SL의 길다란 보닛에 실린 3.0리터 6기통 엔진은 215마력의 최고출력과 28.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여, 최고시속 260km의 속도로 질주할 수 있었다. 특히 레이스를 위해 만들어진 알루미늄 보디와 항공기술을 접목한 ‘튜브 스페이스 프레임’을 사용했다. 그리고 이것이 300SL이 걸윙도어를 채택하게 된 이유다. 차대강성을 위해 차체의 중간 높이까지 프레임이 가로지르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도어로는 타고 내릴 수가 없었던 것. 하지만 걸윙도어를 채택하여 이 문제를 해결했다.

애스턴마틴 DB5
애스턴 마틴은 참으로 기복이 많은 스포츠카 제조사다. 이 회사는 창업 이래 한 번도 바람 잘 날이 없이 부침을 반복했고, 그 과정에서 영국인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다양한 GT와 스포츠카들을 만들어 냈다. 그 중에서도 DB5는 가장 특별한 차라고 할 수 있다. 이 유려하고 고풍스러운 GT가 바로 첫 번째 본드카이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의 영화판에서 제임스 본드의 애마로 등장했던 이 차는 문 닫기 직전이었던 애스턴 마틴을 수렁에서 건져 올렸다.

애스턴마틴 DB5의 매력적인 보닛 아래에는 282마력/5,500rpm의 최고출력을 내는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되어 있었다. DB5의 엔진은 DB4 밴티지에 사용되었던 것과 동일한 사양의 엔진으로, 시속 230km/h까지 질주할 수 있었다. 차체는 특허 기술로 제작된 마그네슘 합금 차체이며, 후륜에는 라이브 리어 액슬 서스펜션을 적용해 운동성능도 뛰어났다. 애스턴마틴의 고성능 GT카 DB5는 투어링 수퍼레게라가 빚어낸 아름다운 외관과 007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재규어 E-타입
재규어 E-타입은 자동차회사로서 재규어의 이름을 드높인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재규어 E-타입은 아름다운 외양과 놀라운 성능으로 영국 자동차 산업의 황금기를 장식한 자동차로 기억되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퓨어 스포츠카로 개발된 F-타입이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재규어 E-타입은 재규어의 역사를 이끌어 온 스포츠카 XK 시리즈의 혈통을 이어 받았다. 항공기 엔지니어 출신인 말콤 세이어(Malcolm Sayer)의 손길로 완성된 E-타입 외관은 롱-노즈 숏-데크 스타일의 정석을 보여주면서도 유려한 볼륨감이 강조되어 있었다. 심지어 그 자존심 강한 엔초 페라리조차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차라고 표현할 정도로 E-타입의 외관은 매력적이다. 하지만 성능을 등한시한 것은 절대 아니다. E-타입은 당시 르망 레이스를 호령하던 C-타입과 D-타입에게서 물려 받은 강력한 직렬6기통 파워트레인과 가벼운 알루미늄 합금 차체를 가져,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재규어 E-타입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총 7만 2,500여대가 팔려 나간 베스트셀러다.

토요타 2000GT
일본을 대표하는 토요타자동차(이하 토요타)는 가장 대중적인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다. 하지만 과거 토요타는 유럽에 내놓아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수준의 GT를 1960년대에 내놓은 바 있다. 바로 코드네임 ‘280A’로 개발된 '토요타 2000GT'다. 그리고 이 차에는 또 다른 특이 사항이 있다. 바로 악기 제조사이자 모터사이클 제조사로 유명한 야마하(YAMAHA)와의 공동개발로 완성된 차이기 때문이다. 이 차의 개발은 토요타보다는 야마하의 주도로 이루어졌으며, 지금까지도 렉서스 LFA 등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양사의 깊은 협력관계를 상징하는 차량이다.

이 차의 디자인은 정통 유럽식 GT의 롱 노즈/숏 데크 형상을 충실히 따르는 한 편, 토요타의 색채를 입히기 위해 토요타 스포츠 800의 전후면부 디자인을 참고하여 빚어졌다. 여기에 대체로 곡선적인 실루엣을 갖도록 디자인하여, 한층 우아하고 기품있는 외관으로 완성되었다. 실내에는 고급 가죽 소재를 아낌 없이 사용했으며, 전용의 천연 장미목(Rosewood) 장식으로 마감, 당대의 어떤 일본 자동차와 비교할 수 없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했다. 고급세단 크라운에 사용하고 있었던 2.0리터 배기량의 토요타제 직렬 6기통 엔진으로, 3개의 2연장 카뷰레터와 야마하 DOHC 헤드 및 밸브트레인을 사용하여 150마력/6,600rpm의 최고출력을 발휘했다. 이는 당시 시판중이었던 혼다 S800이나 닛산 페어레이디에 비해 한층 강력한 성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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