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부터 스포츠카, 상용까지 아우르는 유연함! - 직렬 6기통 엔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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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부터 스포츠카, 상용까지 아우르는 유연함! - 직렬 6기통 엔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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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2.2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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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렬 6기통 엔진은 주로 고급 자동차를 위한 엔진이기도 하면서도 스포츠카, 심지어 대형 상용차량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레이아웃이다. 직렬 6기통 엔진은 6개의 실린더가 일렬로 배치되어 있어, 폭발 행정에 따른 진동을 잡는 설계가 V6 엔진에 비해 유리하다. 폭발행정이 수직방향으로만 작용하는 직렬 6기통엔진은 각각 두 개의 피스톤을 함께 움직이게 만듦으로써 폭발행정에서 나오는 관성을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렬 6기통 엔진은 특유의 지나치게 긴 실린더 블록 형상으로 인해 탑재에 어려움이 있으며, 소형화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또한 불균형한 폭발행정의 관성 억제를 위해 크랭크샤프트 밸런서같은 부품이 필수다. 그러나 운전 중 진동이 다른 레이아웃에 비해 현저히 낮고 이론 상의 효율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진동이 적다는 것은 운전자의 피로도는 물론 차체가 감당하게 되는 피로도 역시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또한 두 개의 헤드를 갖는 V6 엔진과는 달리 헤드가 하나만 필요하기 때문에 생산단가 상승도 다소 억제할 수 있다. 우리나라, 그리고 세계에서 사용되었던 직렬 6기통 엔진들을 모았다.

대우자동차 XK엔진
대우 XK엔진은 1995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어 2002년, 매그너스 L6 모델을 시작으로 도입했다. 대우 XK엔진은 당시 볼보자동차 S90과 함께 세계에서 둘 뿐인 전륜구동형 직렬 6기통 엔진이었다. 또한 국내 완성차업계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초의 직렬 6기통 엔진이기도 하다. 개발은 정말이지 초스피드로 진행되었다. 98년에 개발이 시작되어 99년에는 생산 설비를 건설하기 시작했고 2000년도에는 시제품이 나올 정도였다. 이는 엔진 부품, 시스템, 매그너스 탑재 대응, 생산 설비 등에 이르는 과정에서 혁신적인 동시공학(Concurrent Engineering)을 적용한 덕분이다. 하지만 2000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생산이 지연되어 프로토타입 개발이 끝나고 2년 뒤인 2002년에 선보이게 되었다. XK엔진의 개발에는 총 510억원이 투입되었다.

대우 XK엔진은 직렬 6기통 엔진이면서도 같은 배기량의 직렬 4기통 엔진에 못지 않은 소형화 설계가 가장 큰 특징이었다. XK엔진은 직렬 6기통 레이아웃을 사용하면서도 기존 홀덴의 2.0 직렬 4기통 엔진에 맞춰서 만들어졌던 매그너스의 엔진룸에 그대로 장착 가능하게 만들어질 것을 요구 받았다. 또한 변속기도 기존에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야 했다. 여기에 고급 자동차용과 수출의 주역으로 설계한 엔진이었기에 직렬 6기통의 우수한 감성품질까지 요구되었다. 이런 터무니없는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XK 엔진은 당시 대우자동차 개발진이 투입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어 만들어 진 엔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빠듯한 설계로 인해 차기 제품을 위한 출력 강화나 엔진 바리에이션을 구성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 2002년 처음 선보인 대우 XK엔진은 2010년 생산이 종료되었다.

닛산 RB26DETT 엔진
일본이 버블의 풍요를 누리고 있었던 시절에 등장한 이 엔진은 일본 3대 스포츠카 중 하나인 닛산 스카이라인 GT-R에 탑재된 그 엔진이다. 따라서 이 엔진은 1980~1990년대 JDM(Japan Domestic Market, 일본 내수 시장용) 차량에 관심이 많았던 세대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전설'로 통하는 엔진이다. 엔진명인 RB는 각각 Response와 Balance를 의미하며, 숫자 26은 2.6리터(2,568cc)의 배기량을, D는 DOHC 기구 채용, E는 전자식 연료분사 기구 채용, 그리고 TT는 트윈터보차저를 각각 가리킨다. 처음부터 ‘종마’를 위한 심장으로 태어난 RB26DETT 엔진은 600마력의 최고출력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1990년, 닛산은 이 엔진을 탑재한 신형의 스카이라인 GT-R로 JTC에 참전, 1차전부터 기적과 같은 주행을 해낸다. 당시 참전 중이었던 다른 경주차들을 압도하는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이며, 스카이라인 GT-R의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가장 큰 특징으로는 강건한 구조로 만들어진 실린더 블록을 꼽는다. 이는 혹독한 레이스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튼튼한 실린더 블록은 스카이라인 GT-R이 가졌던 당대 최고 수준의 튜닝 포텐셜을 이루는 밑바탕이다. 이 때문에 RB26 엔진은 당시 일본, 심지어 미국의 애프터마켓 업계에서도 주목 받았다. 하지만 주철 블록을 사용한 탓에 무게가 너무 무거웠고 연비가 매우 나빴으며, 일반도로용 자동차로는 토크가 지나치게 고회전에 몰려 있어 운전이 까다로운 편이었다.

재규어 XK6 엔진
이 엔진은 재규어 스포츠카의 전설, E-타입의 심장으로 사용되었던 그 엔진이다.  '아름다운 고성능'을 확립한 'XK 시리즈'의 후계자로 탄생한 스포츠카 E-타입의 XK6 엔진은 3.8리터의 배기량으로 265마력의 힘을 발휘했다. 그리고 이 엔진을 채용한 덕분에  E-타입은 정지상태에서 60mph(약 97km/h)까지 가속하는 데에는 6.4초 밖에 걸리지 않았고, 최고속도는 150mph(약 241km/h)에 달했다.

이 엔진은 재규어 E-타입의 단종과 함께 거의 50년 동안 생산되지 않고 있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재규어는 이 엔진의 실린더 블록을 다시금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는 클래식 재규어 E-타입을 소유 중인 고객을 위한 것으로, 재규어의 순정 부품 및 액세서리 보증 프로그램이 적용되고, 고유 인증서까지 발급된다. 재규어는 오랫동안 미국 포드자동차로부터 공급받고 있었던 V형 6기통 및 8기통 엔진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최근, 자사의 독자개발 엔진 라인업인 인제니움(Insenium) 엔진 라인업에 새로운 3.0리터 직렬 6기통 엔진을 추가한 바 있다.

BMW B58 엔진
이제까지의 엔진이 모두 과거의 엔진이었다면, 이 엔진은 현재 쌩쌩하게 현역으로 뛰고 있는 최신 엔진이다. 바로 BMW의 B58 엔진이다. 과거부터 직렬 6기통 명가로 손꼽혀 온 BMW의 최신예 직렬 6기통인 B58 엔진은 신세대 엔진 패밀리에 적용된 독자적인 모듈러 구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엔진이다. 실린더의 개수에 따라 형식명이 달라지는 방식으로, 각각의 실린더는 보어(내경) 82.0mm, 스트로크(행정 길이) 94.6mm로 기통 당 0.5리터(499.5cc)의 배기량을 갖는다. 따라서 이를 3기로 배치하여 1.5리터급 3기통 엔진으로 구성한 것이 B38, 4기로 배치하여 2.0리터급 4기통 엔진으로 구성한 것이 B48, 그리고 6기 배치로 3.0리터급 직렬 6기통 엔진으로 구성한 것이 B58 엔진이다.

BMW B58엔진은 직렬 6기통 터보 엔진으로, 기존에 사용하고 있었던 N55계열 엔진을 대체하는 엔진이다. 실린더 헤드와 블록은 모두 고압주조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되며, 연료 공급은 가솔린 직접분사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더블 바노스(Double VANOS)라 불리는 BMW 고유의 가변 밸브 타이밍 및 가변 밸브 리프트 기구가 사용된다. 아울러 선대에 해당하는 N20 엔진의 트윈스크롤 터보차저를 공유한다. 현재 이 엔진은 BMW의 대형 차종에 주로 사용되며, 중형 이하 차종의 M퍼포먼스 모델인 M340i, M440i 등의 심장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커민스 ISB 6.7 엔진
미국의 자동차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디젤 엔진이 주력이 되기 시작하는 차종은 픽업트럭이다. 그 중에서도 적재중량 2,500파운드 이상의 헤비듀티(Heavy Duty)급 픽업트럭부터는 견인중량이 더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에 저회전에서부터 강력한 토크를 끌어낼 수 있는 디젤엔진이 주류가 된다. 그리고 여기서도 미국의 V8 사랑은 여전해서, 포드 슈퍼듀티나 쉐보레 실버라도 HD의 경우에는 V8 디젤엔진을 사용한다. 하지만 단 한 곳, 크라이슬러 산하의 램트럭은 직렬 6기통을 사용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직렬 6기통 엔진은 커민스의 ISB 6.7 엔진이다.

커민스 ISB 6.7 엔진은 미국의 디젤 엔진 전문 제조사 '커민스(Cummins Inc.)'에서 개발, 생산하고 있는 엔진이다. 램 트럭이 현행 모델에 사용되고 있는 커민스 ISB 6.7 엔진은 커민스의 'B 시리즈' 엔진의 바리에이션 중 하나로, 6.7리터의 대배기량을 자랑하며, 2000년 이후에 나타난 디젤엔진들의 상식이라 할 수 있는 커먼레일 고압 직접분사(CRDI)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현행의 커민스 ISB 6.7 엔진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390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과 128.5kg.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가지게 되었으며, 지금도 램 트럭의 최신형 픽업트럭과 중형 트럭, 그리고 섀시캡 차종에 이 엔진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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