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온로드 머신, 페라리 하이퍼카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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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온로드 머신, 페라리 하이퍼카의 역사
  • 모토야
  • 승인 2021.03.0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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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F40의 등장 이후로 매 10년 주기로 출시되는 페라리의 하이퍼카 시리즈는 전 세계의 자동차 애호가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으로 통하고 있다.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성장해 온 페라리의 정수만을 모아서 만들어진 이 차들은 시선을 사로잡는 이탈리안 디자인과 당대 최고의 성능으로 페라리를 꿈의 자동차로 만들어 나갔다.

페라리의 정수와 최신 기술력을 응집한 하이퍼카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인 1980년대, 세계 랠리 선수권 대회(World Rally Championship, 이하 WRC)가 한창 인기를 끌고 있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당시 페라리는 포뮬러 1, 르망 24시 등의 굵직한 로드 레이스들 뿐만 아니라 랠리 판에도 발을 들이려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당시 페라리는 WRC의 신설 클래스인 '그룹 B'에 참가하고자 했다. 그룹B는 1982년도부터 시험적으로 운영되다가 1983년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었다. 그룹 B는 공차중량 1톤 미만의 차체에 500마력의 최고출력 제한, 그리고 당대  톱 클래스에 해당하는 그룹4의 절반에 불과한, 단 200대의 연간 생산 대수로 호몰로게이션을 취득할 수 있는 파격적인 규정을 내걸었다. 여기에 공차중량 1톤 미만만 충족한다면,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개조가 가능했다.

당시 WRC 주최측은 그룹 B의 더욱 느슨한 규정을 통해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연출하고 더 많은 제조사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했다. 하지만 WRC의 그룹 B는 WRC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들춰내고 싶지 않은, 이른 바 '흑역사'로 남아 있다. 그룹 B에 참가하는 경주차들은 WRC의 비좁은 코스를 달리기에 지나치게 크고 강력하여 “빠른 코너에서는 눈의 초점을 맞추기가 어려울 정도로 빨랐다”고 할 정도로 당시의 레이서들은 그룹 B를 악몽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1986년, 두 차례의 참혹한 인명사고를 겪고 난 이후, 그룹 B는 결국 폐지 수순을 밟기에 이른다. 

이렇게 WRC판에서 벌어진 '광기'의 상징으로 남은 그룹 B지만, 그룹 B로 인해 만들어진 자동차들은 지금도 엄청난 가치를 인정 받고 있으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페라리 하이퍼카 역사의 스타트를 끊은 차가 바로 '288GTO'다. 

288GTO
페라리 288GTO는 1984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등장한 페라리의 슈퍼카다. 288GTO는 동사의 미드십 스포츠카인 308GTB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본 바탕이 되는 308 GTB와는 상당한 부분을 재설계했다. 리어 미드십 레이아웃은 그대로 유지했으나 휠베이스를 늘리고, 차폭을 넓혔으며, 차체도 다소 길어졌다. 비포장도로를 전속력으로 달려나가야만 하는 랠리의 주행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또한, 괴물 같은 스펙을 자랑하던 그룹B의 경쟁자들과 경쟁하기 위해, 2.8리터의 V8 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있었다. 400마력/7,000rpm의 최고출력과 50.5kg.m/3,800rp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뿜어내는 이 엔진과 1,160kg에 불과한 몸무게를 가진 288GTO는 0-100klm/h 가속을 단 5초 안에 끝낼 수 있다. 여기에 페라리 로드카 최초로 최고속도 300km/h의 벽을 돌파하면서 페라리 하이퍼카의 역사를 시작했다.

F40
288GTO의 뒤를 이은 차는 페라리의 창업주이자, 일생을 모터스포츠에 투신한 엔초 페라리(Enzo Ferrari)의 유작, F40이다. 1987년 등장한 페라리 F40은 페라리의 창사 4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슈퍼카로, 페라리 역사 상 최고의 슈퍼카로 항상 거론되며, 괴물같은 퍼포먼스를 자랑하던 포르쉐 959를 눌렀다고 평가되는, 페라리 역사에 가히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페라리 F40은 288GTO에 사용했던 티포 120(Tipo 120) 엔진을 개량한 티포 120A 엔진을 탑재했다. 이 엔진은 478마력/7,000rpm의 최고출력과 58.8kg.m/4,0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그리고 여기에 288GTO와 마찬가지로, 308/328의 섀시를 토대로 차체구조를 설계하여, 가볍고 빠른 발놀림을 가진, 진정한 의미의 스포츠카를 구현해냈다. 페라리 F40은 단 4초 안에 0-100km/h 가속을 해치울 수 있었고, 최고속도는 포르쉐 959보다 빠른 322km/h를 기록했다.

F50
1995년, 페라리 F40의 뒤를 이은 F50은 당시 물경 391km/h의 최고속도를 기록한 '괴물' 하이퍼카, '맥라렌 F1'을 이기기 위해 만들어진 차다. 이 차에는 페라리가 그동안 F1 등,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쌓아 올린 경험과 기술력을 총동원되었으며, 여러모로 페라리의 로드카 역사에서 새로운 시도가 많이 나타나는 모델이다.

페라리 F50은 심장부터 달랐다. 페라리의 F1 경주차에 사용된 3.5리터 V12엔진을 기반으로 한 엔진을 적용한 것이다. 물론 수명 확보를 위해 배기량은 4.7리터로 올리는 한 편, 최고 회전수를 8,500rpm으로 줄이는 등의 개량을 거친 이 엔진은 520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을 자랑했다. 게다가 과급 엔진도 아닌, 자연흡기 엔진으로 배기량 1리터 당 100마력을 훌쩍 상회하는 초고출력 엔진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나 최고속도는 325km/h에 그쳐, 맥라렌 F1과의 속도경쟁에서는 밀리고 말았다. 그렇지만, F50은 카본 모노코크 차체구조 등, 현대적인 하이퍼카의 방법론을 이루는 신기술들을 제시한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엔초 페라리
F50의 뒤를 이어 나타난 페라리 최강의 하이퍼카는 바로, 창업주의 이름을 딴 엔초 페라리다.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개발된 이 놀라운 슈퍼카에는 F50과 마찬가지로, F1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신기술들을 대거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F1 경주차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관 디자인, 버터플라이 도어 등과 같은 외관적 특징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또한 엔초 페라리는 그동안의 페라리 로드카들 중에서 전자장비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엔초 페라리의 심장은 660마력의 최고출력을 자랑하는 V12 6.0리터 엔진이다. F50과 마찬가지로 자연흡기만으로 배기량 1리터 당 110마력의 출력을 내는 고성능 엔진이다. 여기에 F1 무대에서 습득한 에어로 다이내믹스와 카본파이버 차체, 가변식 리어스포일러 등과 같은 첨단 장비를 통해 F50의 두배에 달하는 다운포스를 생성 가능하여 완벽에 가까운 조종성을 갖춘 슈퍼카로서 평가 받는다. 엔초 페라리는 등장한 지 20년이 다 돼가는 오늘날에도 F40과 함께, 페라리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슈퍼카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라 페라리
엔초 페라리의 뒤를 잇는 모델로 태어난 라페라리는 페라리 슈퍼카 계보가 본격적인 '하이퍼카'로 넘어가는 이정표를 제공했다. FF와 F12에 사용되었던 V12 6.3리터 엔진을 극한으로 끌어내어 800마력의 힘을 낸다. 엔진 출력만 봐도 라페라리는 대단한 모델이다. 그러나 F1 기술을 집약한 엔초 페라리의 후속 모델답게 특별한 요소가 있다.

라페라리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전기 모터의 힘을 받아 라페라리는 시스템 합산 출력이 1000마력에 가까운 963마력을 낸다. 최고시속은 350km를 상회하며 하이-커스(HY-KERS) 시스템을 더했다. KERS (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s)란 운동에너지를 저장하였다가 힘이 필요한 시점에 추가 가속 에너지를 사용하는 장치로, F1 경주차에 적용된 기술이다. 현재까지 라페라리는 총 500대가 만들어졌으며, 본래는 499대까지 만들기로 했지만, 2016년도에 발생한 이탈리아 중부지역의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1대를 더 제작했다. 아울러 페라리 창사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오픈톱 모델인 아페르타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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