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출력 낮아졌는데 체감 성능은 더 좋아졌다?! - 볼보 XC90 B6 & S90 B6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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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출력 낮아졌는데 체감 성능은 더 좋아졌다?! - 볼보 XC90 B6 & S90 B6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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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3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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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코리아가 신규 'B 파워트레인'의 정점에 해당하는 B6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차종을 일괄적으로 출시했다. 볼보자동차 B 파워트레인은 기존 순수 내연기관만을 사용한 DRIVE-E 파워트레인과는 다른, '고성능', '고효율', '친환경'의 3요소를 갖춘 신형 48V 전장계 기반의 마일드 하이브리드(Mild Hybrid Electric Vehicle, MHEV) 파워트레인으로, 국내 시장에는 지난해부터 B4와 B5 파워트레인의 도입이 이루어진 바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B6 파워트레인의 도입을 통해, 해외를 넘어 국내에서도 '전 라인업의 전동화'를 비로소 완수하게 되었다. 기존에 운영했던 T4, T5, T6, 그리고 D4, D5 등으로 구성된 기존 내연기관 전용의 DRIVE-E 라인업은 완전히 대체된 것이다. 새로운 B6 파워트레인을 장비한 볼보자동차의 XC90과 S90을 시승해 보며, 새로운 파워트레인의 힘과 매력을 함께 알아 본다.

먼저 시승하게 된 차종은 XC90이다. XC90은 외관 상으로는 지난 2019년 하반기 출시된 마이너 체인지 모델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단순한 형태’와 ‘시각적 안정감’을 모토로 하는 볼보자동차식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을 고급 자동차의 형태로 완성도 높게 구현하고 있으며, '스웨디시 럭셔리' 브랜드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한 터닝 포인트를 제공한 그 디자인 그대로다. 현행의 신세대 볼보자동차 모델들은 모두 이 XC90으로부터 뻗어져 나왔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눈에 띄는 변화는 실내에 있다. 새로운 B6 파워트레인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이므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T8과 동일한 시프트-바이-와이어(Shift-by-Wire) 방식의 완전 전자식 변속 노브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승한 차량의 트림은 고급 트림에 해당하는 인스크립션(Inscription) 트림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사용하는 최상위급 트림인 T8과 동일한 오레포스(Orrefos)제 크리스탈 시프트 노브가 적용되며, 바로 아래에 해당하는 모멘텀(Momentum) 트림에는 깔끔한 디자인의 전용 시프트 노브가 적용된다.

그 다음으로 시승하게 된 차는 S90이다. S90의 경우에도, 지난 해 출시된 신형 모델과 동일한 외관을 갖는다. 실내 또한, B5 모델과 거의 차이가 없으며, B5와 동일한 시프트-바이-와이어 방식 변속노브를 사용한다는 점도 같다. 컵홀더와 전방 트레이 사이의 공간을 활용한 무선 충전 패드 역시 동일하게 제공되며, 자동차 판 자녀보호 모드를 제공하는 '케어 키(Care Key)'도 기본 제공한다.

이번 시승의 핵심은 새로운 파워트레인인 B6 파워트레인이다. 이는 기존의 T6 파워트레인을 대체하는 성격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출시된 B4, B5 파워트레인이 기존 T4, T5 파워트레인을 대체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보면 된다. 이 파워트레인은 48V 전장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마일드 하이브리드(Mild Hybrid Electric Vehicle, MHEV)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B6 파워트레인은 기존의 T6 파워트레인에 비해 여러 면에서 변화가 있다. 기존 DRIVE-E T6 파워트레인의 경우, 2.0리터의 배기량에서 보다 극적인 성능향상을 위해, 터보차저와 수퍼차저(Supercharger)를 동시에 사용한 이른 바 '트윈차저'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이 힘으로 320마력의 최고출력과 40.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하지만 B6의 경우는 최고출력이 300마력/5,400rpm으로 저하되었다. 반면 최대토크는 42.8kg.m/2,100~4,800rpm으로, 기존보다 2.0kg.m 향상되었다.

B6 파워트레인은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라 할 수 있는 DRIVE-E T6 파워트레인에 비해 수퍼차저부터 다른 것을 사용한다. DRIVE-E T6 파워트레인은 엔진의 구동력을 직접 끌어와서 구동하는 전통적인 기계식 수퍼차저를 사용한다. 반면, B6 파워트레인은 엔지의 구동력을 끌어오지 않고, 독립된 전기모터를 이용해 구동하는 전동식 수퍼차저를 채용했다. 이는 구동저항으로 인해 고속/고회전에서 효율이 급감하는 기계식 수퍼차저의 한계에서 보다 자유롭다. 또한 엔진의 구동력을 직접 가져가지 않기 때문에 엔진의 효율 향상 또한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적용을 통해 추가적으로 전기모터의 동력까지 더해진다. B6 MHEV의 시동유닛을 겸하는 모터-제너레이터는 10kW(13.59마력)의 최고출력과 4.1kg.m의 최대토크를 갖는다. 이 수치는 제원표 상으로 그리 극적이라 할 만한 수치는 아닐 수 있지만, 체감 상으로 상당한 차이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파워트레인을 완전히 새롭게 일신하는 과정에서 가해진 여러 개량점들을 통해, 기존 DRIVE-E 파워트레인 대비 주행 질감 면에서도 한층 향상된 모습들을 경험할 수 있다.

먼저 시승한 차종은 XC90 B6. XC90 B6는 XC90 T6와 비교하면, 정숙성과 주행질감 모두 달라진 감각을 느길 수 있다. 먼저 시동을 걸 때의 느낌부터 다르다. XC90 T6의 경우, 별도의 시동모터가 존재하기 때문에 다소 요란한 소음 및 진동과 함께 시동이 걸리게 되지만, MHEV가 적용된 XC90 B6는 지극히도 부드럽게, 은근슬쩍 시동이 걸린다. 이는 기존의 시동모터에 비해 한층 큰 용적과 동력을 지닌 전기모터가 엔진의 시동 및 재시동을 전담하는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덕분에, 정차 시 시동을 껐다가 출발시 다시 시동을 걸어주는 스톱/스타트 또한, 종래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부드럽고 유기적으로 동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B6 파워트레인의 스톱/스타트는 마치 전기모터와 엔진이 유기적으로 동작하는 풀-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그것을 연상케 할 정도다.

그 뿐만이 아니다. 엔진을 대대적으로 재설계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DRIVE-E 엔진에 비해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물론, 회전수를 높이게 되면, 다소간의 소음 및 진동이 차내로 일정하게 들어오기는 하지만,  과거 5기통 못지 않은 독특한 고동감을 지녔던 DRIVE-E 엔진 특유의 맥동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4기통 엔진으로서는 상급에 속하는 매끄러운 회전질감을 지니고 있어, 한결 쾌적해진 느낌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가속력 면에서는 어떨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체감 상으로는 기존과 거의 동등할 뿐만 아니라, 일부 영역에서는 오히려 조금 더 향상되었다. 특히, 엔진이 가장 많은 연료를 소모하고, 가장 많은 무리가 가해지는 발차와 등판가속에서 한층 더 부드러워진 느낌을 받는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엔진의 동력 뿐만 아니라 전기모터가 동력을 보태주며, 한층 부드럽고 묵직한 감각의 가속을 맛볼 수 있다. 게다가 0-100km/h 가속 시간은 6.7초로, 순발력 또한 여전하다. B6 파워트레인은 단 2.0리터의 배기량으로 몸무게만 2톤을 웃도는 준대형급 SUV를 저항감 없이 부드럽게 가속시키는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섀시의 설정 면에서도 기존의 내연기관만 사용하던 XC90 T6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조금 더 묵직해진 느낌을 주며, 기본 섀시 설정 역시 보다 단단한 질감을 가진 다이내믹 섀시를 기본으로 적용하여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또한 새 엔진의 향상된 정숙성 덕분에 운행 환경이 한결 쾌적해졌다. XC90 B6 모델의 정숙성과 승차감은 고급 SUV에 요구되는 사항을 충실하게 채우고도 남는다.

다음에 시승한 차종은 S90 B6 인스크립션 모델이다. 이 차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XC90과 동일하며, 구동방식 또한 상시사륜구동으로 동일하다. 한정판으로 출시되었던 S60 폴스타를 제외하면, 상당히 오랫만에 국내 정식 출시된 볼보자동차의 사륜구동 세단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먼저 정숙성의 경우, 이전에 시승했었던 S90 B5와 거의 차이가 없는, 우수한 정숙성을 선사한다. 이는 XC90 B6에서 느꼈던 것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수퍼차저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고주파성 소음이 과거의 T6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지기도 하며, 묵직하고도 깔끔한 회전질감은 고급세단에 잘 어울린다. 

S90의 경우에는 XC90과는 달리, 투어링 섀시를 사용한다. 따라서 승차감은 조금 더 부드러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F세그먼트 세단에 근접한, 동급 최장의 휠베이스 덕에 제한적으로나마 의전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S90의 성격에 어울리는 설정이라 할 수 있다. 다이나믹 섀시만큼 단단하게 붙잡아주는 느낌은 아니지만, 안정감을 기본적으로 충실히 깔고 들어가는 볼보자동차의 섬세한 섀시 설정 덕분에 안정감 또한 고급세단의 기준을 충족한다.

가속은 XC90 때보다 한 발 더 빠르다는 느낌을 준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경박하게 날뛰는 것이 아니라, 잘 훈련된 군마(軍馬)처럼 묵직하고도 힘 있게 뻗어 나가는 스타일이다. 스로틀의 개도량이 가속페달을 밟는 양과 거의 정비례에 가깝게 올라가며, 출발 가속 및 등판 가속에서 더해지는 모터의 동력 덕분에 첫 발은 가볍지만 두 번째 발부터는 지긋이, 그리고 힘차게 나아간다. 큰 배기량의 자연흡기 가솔린 자동차에 탄 것처럼 자연스럽고 리니어한 가속 특성이 특징이다. 이미 속도가 붙어 잇는 상황에서 추월을 위해 속도를 올릴 때에도 지긋이, 묵직하게 힘이 뻗어나가는 특성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3.0리터급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품은 고급 세단을 주행하는 것과 유사한 감각을 선사한다. 준대형 SUV인 XC90에서 충실한 성능을 보여 준 B6 파워트레인은 세단인 S90에서는 그 보다 더욱 여유로운 성능을 보여주었다. 

볼보자동차의 B6 파워트레인을 선택할 수 있는 차종은 XC90과 S90, V90 크로스컨트리, 그리고 XC60의 4개 차종이다. 게다가 이들 4개 차종은 차종에 따라 기존 T6 사양 대비 가격을 무려 260-440만원이나 낮췄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XC90 B6 AWD 인스크립션은 기존 T6모델 대비 260만원 가량 낮은 9,290만원(인스크립션)에, XC60 B6 AWD 인스크립션은 기존 모델 대비 440만원 인하된 7,100만원에 판매된다.  또한 V90 크로스컨트리 B6 AWD PRO는 7,920만원, S90 B6 AWD 인스크립션 7,090만원으로 책정됐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측에서는 최근 몇 년간 전례 없는 성장을 이룩하며, 이미 '1만대 클럽'에까지 진입한 만큼, 차량의 수량배정 및 가격책정 면에서 더욱 유리해졌기에 이와 같은 가격 인하가 가능했다고 한다.

볼보자동차는 이제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시장에서도 '전 라인업 전동화'의 비전을 달성했다. 한 단계 성숙해진 파워트레인과 더불어, 기존에 제공한 충실한 안전/편의사양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가격까지 획기적으로 낮춰, 한층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는 B6 파워트레인까지 투입되면서 볼보자동차는 국내 시장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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