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격소총의 패러다임을 열다 - AK-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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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격소총의 패러다임을 열다 - AK-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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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0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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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에서는 세계에서 최초로 실전배치된 돌격소총인 나치 독일의 StG44를 다루었다. 나치 독일의 StG44는 보병 간의 실질적인 교전 거리에서 고위력탄을 사용하는 당대의 볼트액션 소총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화력을 제공했다. 특히 만성적인 병기부족에 시달렸던 동부전선에 주로 투입되어, 볼트액션 소총과 PPSh-41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소련군에 상당한 피해를 주었다.

그렇다면 나치 독일 이래로,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돌격소총의 개념을 채용한 군대는 어디일까? 그것은 바로, StG44의 불벼락을 정면에서 얻어 맞았던 '소련군'이다. StG44를 통해 소련군은 '중간탄'의 효과를 피로서 절감하고 있었고, 그 때문에 소련의 총포류 개발을 전담한 병기국에서는 새로운 '중간탄'의 개발을 서둘러, 단 수개월 만에 완성시켰고 이를 사용할 경기관총과 반자동 카빈, 그리고 자동소총을 한꺼번에 개발했다.

소련의 중간탄은 이미 전쟁 중인 1943년경에 이미 완성이 되었다. 이 탄은 기존  소련군의 주력 병기인 모신-나강(Mosin-Nagant) 볼트액션 소총에 사용된 7.62x54mm R탄의 탄피 뒤쪽을 잘라내고, 탄두 크기와 중량을 조금 더 줄인 형태를 띄고 있으며, 1943년에 채용되었기 때문에 M43탄으로 지칭한다. 

이 M43탄을 활용한 보병화기 중 경기관총은 두쉬카 중기관총과 DP-28 경기관총으로 유명한 덱탸료프(Vasily Degtyaryov)의 RPD 경기관총이었고, 반자동 카빈은 시모노프(Sergei G. Simonov)의 개발한 SKS 카빈이었다. 그리고 PPS 기관단총을 개발한 천재 설계자, 수다예프(Alexey Sudayev)의 AS-44가 소련군의 자동소총으로 지목되었다.

하지만 이들 보병화기가 본격적으로 실전에 투입되기도 전인 1945년, 소련군이 마침내 베를린을 함락하고, AS-44의 개발 책임자인 수다예프의 사망, 그리고 전쟁 중 AS-44를 시험운용했던 부대들에서 나온 보고 등으로 인해, 자동소총의 개발 이념에 큰 변곡점이 생기게 된다. 소련군은 AS-44와 같은 자동소총은 향후 전장 환경에 맞지 않다고 판단, 기관단총을 대신할 수 있는 개념의 화기로 전환을 시도했다. 이렇게 태어난 소총이 바로 미하일 칼라시니코프가 개발한 AK-47(Автомат Калашникова, AK-47, 47년식 칼라시니코프 자동소총)이다.

AK-47은 소련군의 기본 보병화기로 채용된 것을 시작으로, 냉전의 시작과 함께 바르샤바 조약기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보급이 되었다. 1949년 채용된 이 총은 독일의 StG44의 영향을 크게 받아 설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세세한 작동구조는 전혀 달랐으며, 심지어 그동안 소련에서 만들어진 그 어떤 총기와도 닮지 않았다. 이는 설계자인 미하일 칼라시니코프가 소련 총포설계의 정규 과정을 이수한 엘리트가 아닌, 순수하게 독학으로 총기설계를 연구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미국식의 설계사상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

칼라시니코프의 AK-47은 극도로 단순한 설계가 특징이다. 기본분해가 탄창, 상부 덮개, 노리쇠뭉치 및 노리쇠, 복좌용수철 정도면 완료되기 때문에 야전에서 총기 손질이 매우 쉽다. 그리고 정밀도를 조금 희생하는 대신, 내부의 유격을 크게 잡고, 기관총에 주로 사용되는 롱스크로크 가스 피스톤 방식을 채용하여 어지간한 이물질에도 문제없이 작동하는 우수한 신뢰성을 자랑한다. AK 계열의 돌격소총은 지금까지 무려 2억 정이 넘게 만들어져 전세계에 퍼져 있으며, 구 공산권 국가들은 아직도 제식소총으로 사용 중이다.

AK 계열의 돌격소총은 수많은 파생형이 존재한다. AK-47은 AK의 가장 초기형에 해당한다. 현재 세계에 가장 널리 퍼진 종류는 'AKM'으로, 프레스 가공 공법을 적극 도입해 생산성을 더욱 높였다. 특히 중국에서 생산된 56식 소총이 AKM의 변형 중 하나다. 베트남전 이후인 1974년도에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5.45x39mm 탄을 적용한 AK-74가 도입되었으며, 지금도 'AK-74M'으로 개량되어 현재 러시아군에서 사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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