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km까지는 맘껏 타도 된다?! - 르노 조에 장거리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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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km까지는 맘껏 타도 된다?! - 르노 조에 장거리 시승기
  • 모토야
  • 승인 2021.06.0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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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가 미디어를 대상으로 르노 조에(ZOE)의 시승행사를 열었다. 르노 조에는 프랑스 르노자동차의 순수 전기차로, 세계적으로 전기차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되는 닛산 리프(Leaf) 2세대 모델의 형제차이기도 하다. 르노 조에는 B세그먼트급 소형 해치백의 체급에, 대용량의 배터리와 충분한 동력성능을 자랑하는 전기모터, 그리고 유러피안 해치백다운 주행질감을 갖춘 전기차로, 공식 최대 주행거리는 309km다.

그런데 이번 시승행사는 조금 달랐다. 지난 해 출시 당시 국내서 진행했던 시승행사의 경우, 서울 시내 한복판을 지나 북악스카이웨이를 돌아서 회차하는 코스로 이루어졌었다. 하지만 이번 시승회는 무려 서울에서 안동까지 약 260여km에 달하는 장거리 시승코스를 마련했다. 조에의 최대 주행거리의 턱밑에 가까운 먼 거리를 설정하고, 이를 직접 시연하고자 한 것이다. 르노 조에와 함께 편도 200km를 훌쩍 넘는 장거리를 주행하면서 당시의 시승회에서는 캐치할 수 없었던 부분들까지 좀 더 짚어보고자 한다.

지난 서울 도심 시승회 당시 경험했었던 르노 조에는 전기차에 기대하게 되는 정숙함과 안정감 있는 승차감, 낮은 무게중심에서 오는 안정감과 유럽산 해치백의 발랄한 주행감각 등을 고루 갖춘 차로 기억된다. 그리고 이번 장거리 시승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바로 승차감과 안정감이다.

서울에서 안동까지 이르는 고속도로 구간에서 르노 조에는 비슷한 체급의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소형 해치백과는 판이하게 다른 느낌을 주었다. 그 중 가장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점은 바로 '승차감'과 '정숙성', 그리고 그 두 가지가 만들어 내는 '낮은 피로도'다.

먼저 승차감은 전형적인 유럽산 해치백의 탄탄한 질감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탄탄함은 고속도로에서는 확실한 안정감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배터리가 차체 바닥에 수납되는 전기차 특유의 구조에서 기인한, 낮은 무게중심을 통해 안정감은 한층 배가된다. 통상 르노 조에와 같이 휠베이스가 짧은 소형급 차종들은 아무래도 더 큰 차에 비해서 안정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 르노 조에는 오히려 자기보다 한 체급 위의 C세그먼트급 해치백처럼 행동하려 드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그보다 더 빠른 속도에서는 어떨까?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5.0kg.m의 전기모터가 가진 힘을 최대한으로 끌어내 가속을 시도하자,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응답성과 더불어, 마치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힘차게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그러한 가운데서도 전기차 특유의 묵직한 맛이 있다. 또한 지속적인 고속 주행에서도 전혀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직진안정성을 보여준다. 이 역시 상술한 낮은 무게 중심과 탄탄한 하체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안정감은 교통의 흐름에 관계 없이, 그리고 속도에 관계 없이 일관되게 유지된다.

그리고 이렇게 자그마한 차량으로 장시간의 장거리 주행을 하는 데도 의외로 피로감이 덜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소음과 진동을 유발하는 원인인 '엔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엔진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은 자동차를 탈 때 사람을 가장 피로하게 만드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남는 것은 없다시피한 전기모터의 진동, 그리고 노면과 공기저항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뿐이니, 상대적으로 피로감이 적게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목적지인 하회마을에 다다르기까지, 기자는 정말 뒷일은 생각지도 않은 채 달렸다. 페이스를 최대한 빠르게 잡고, 상황이 되는 대로 가속 페달에 힘을 놓지 않았다. 급가속을 밥 먹듯이 하고 뻥 뚫린 고속도로에서 전력질주를 시도하는 등, '막 타기'위해 애를 썼다. 운전 습관이 나쁜 경우에도 그만한 주행거리가 나올 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앞서 '의외로'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이렇게 강도 높은 주행 상황을 일부러 만들어가며 주행을 했는데도 피로감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져서였다.

르노 조에는 교외의 구불구불한 산악도로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내비치지 않는다. 오히려 물을 만난 고기처럼 능숙하게 도로를 휘젓는다. 소형 해치백의 컴팩트한 몸집과 탄탄한 하체 등과 더불어 전기차 특유의 낮은 무게중심과 중량배분에 유리한 구조 덕분이다. 하지만 차량 자체가 가진 포텐셜에 비해 타이어는 아쉬움이 있었다. 조에에 적용된 타이어는 접지력의 향상이 아니라 '구름저항의 감소'에만 관심이 있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에의 공인 최대주행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목적지인 안동 하회마을까지 약 260km를 주행한 르노 조에의 배터리 상태는 어땠을까? 출발했을 당시 97%였던 조에의 배터리 잔량은 10%까지 떨어져 있었고, 잔여 주행거리는 약 37km를 가리키고 있었다. 또한 기자는 조에를 시승하며 배터리를 아끼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배터리를 더 쓰기위해 노력했다. 주행 내내 에어컨을 사용했고, 오디오까지 자주 사용했다. 전력계 부하를 엄청나게 건 상태에서 주행을 한 것이다. 기자의 기준에서는 충분히 가혹하게 주행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역시 회생제동과 같은 여러가지 대비책이 제대로 작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함께 참가했던 취재진 대부분은 하회마을에서 추가로 충전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정도로 배터리 잔량에 여유가 있을 정도였다.

이번에 르노 조에와 장거리를 시승한 결과, 상당한 거리를 재충전 없이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전기차만이 줄 수 있는,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다른 장거리 주행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다른 제조사들에 비해 상당히 이른 시기부터 전기차의 상용화를 시도하고 지금까지 오랜시간 진행해 왔던 르노의 노하우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었다. 

비록 국내 장거리 대표 코스인 서울-부산 편도여행은 당연히 무리지만, 적어도 교외 출장이나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여행을 떠날 때에는 충분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적어도 왕복 250km 수준의 거리라면 아무 걱정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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