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독자개발 엔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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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독자개발 엔진들
  • 모토야
  • 승인 2021.07.1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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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는 '엔진'이다. 엔진이 없는 자동차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 제조사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다. 그리고 현재 지구상에서 엔진을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제조사들은 소수다. 이는 엔진의 개발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 그리고 연구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엔진을 자체적으로 개발 및 생산할 수 있는 제조사는 덩치가 큰 기업들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몇몇 제조사를 제외하면, 모두 자체개발 엔진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특히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뿐만 아니라, 이제는 사라져버린 대우자동차도, 그리고 현재 험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쌍용자동차도 자체적으로 엔진을 개발하여 자사의 양산차에 사용 중이다. 그리고 이들이 개발한 독자개발 엔진들은 대한민국의 자동차 산업이 해외의 제조사로부터 독립을 이루고, 자체적으로 발전을 이룩하는 데 혁혁하게 기여했다.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의 첫 독자개발 엔진들을 둘러본다.

현대 알파 엔진은 그리스 문자를 사용하는 초기 현대차그룹의 독자개발 엔진 라인업의 시발점이다. 영국의 리카르도 plc(Ricardo plc)가 초안을 맡은 이 설계를 기반으로 현대자동차의 마북리 연구소에서 개량 및 시험을 거쳐 개발된 알파 엔진은 현대적인 멀티 포인트 인젝션(Multi Point Injection, MPi, 다점 연료분사방식)을 채용하고 과급기의 사용까지 고려하는 등, 상당히 선진적인 설계를 보였다. 알파 엔진은 현대자동차의 첫 쿠페형 승용차 스쿠프(Scoupe)를 시작으로, 현대자동차의 다양한 소형~준중형급 차종에 널리 사용되었다.

기아 T8D 엔진은 기아의 첫 독자개발 엔진으로, 현대자동차에 인수되기 전의 기아자동차가 보여주었던 모험적인 성향과 성능우선주의를 대변한다. 이 엔진은 상당히 과감한 설계가 돋보였다. 협각 밸브의 채용을 시작으로 피스톤에는 그래파이트 코팅을 적용하는가 하면, 피스톤을 확실하게 냉각하기 위한 오일제트 기구까지 도입했다. 그 뿐만 아니라, 피스톤 핀은 고정방식을 전부동식(Full-Floating Type)으로 만들었다. 이 구조는 중~소배기량 엔진의 고속운전에 유리한 구조다. 이 엔진은 중형세단 크레도스를 시작으로, 로터스로부터 라이센스를 사들여 생산한 스포츠카 엘란 등에도 사용했다.

대우 XK 엔진은 대우 XK엔진은 당시 볼보자동차 S90과 함께 세계에서 둘 뿐인 전륜구동형 가로배치 직렬 6기통 엔진이었다. 또한 국내 완성차업계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초의 직렬 6기통 엔진이라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 이 엔진은 당시 대우자동차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만든 엔진으로, 같은 배기량의 직렬 4기통 엔진에 못지 않은 소형화 설계, 알루미늄 합금 블록 사용, 오픈 덱(Open deck) 구조 채용, 그리고 타이밍 체인 등을 적용하는 등, 선진적인 요소들을 대거 도입했다. 이 엔진은 당시 포지셔닝 실패로 부진하고 있었던 매그너스에 적용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등, 대우자동차의 마지막을 장식한 엔진으로 남아 있다.

쌍용 XDi270 엔진은 창사 이래 자체 엔진을 가지지 못해 겪어야 했던 온갖 설움과 역경을 딛고 처음으로 획득한 독자개발 엔진이다. OM602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엔진은 총배기량 2.7리터(2,696cc)의 직렬 5기통 디젤 터보 엔진으로, 델파이(Delphi)의 3세대 커먼레일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엔진은 1,600바(bar)dml 초고압 분사시스템과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32비트 ECU를 채용하는 등의 기술혁신을 보여주었다. 2003년 출시한 '뉴 렉스턴'을 통해 처음 선보인 이 엔진은 초기에는 170마력, 최후기형인 XDi270 XVT에 이르면 191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을 발휘하여, 현대차의 3리터급 디젤엔진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당대의 국산 디젤 엔진 중 최강의 성능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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