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E93 3시리즈 컨버터블 (335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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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E93 3시리즈 컨버터블 (335i)
  • 모토야편집부
  • 승인 2011.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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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바람이 불던 어느 봄, E93 3시리즈 컨버터블과 함께 할 기회가 있었다. 그것도 무려 열흘이나. 살살 부는 봄바람에 마음까지 들떠 정말 하염없이 돌아다녔다. 

필자가 탄 차는 아주 가까운 지인의 차였다.  그 지인은 E90 328i을 탔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지금 아니면 컨버터블을 못 탈거 같다며 덜컥 차를 팔아버렸다.
다분히 즉흥적인 그분은 뚜벅이가 되고 나서 자신의 차를 골라 달라며 날 괴롭히기 시작 했다. 아이가 하나 있던 유부남의 조건은 간단했다. 1억 미만, 온가족이 탈수 있고 재미를 겸비한 컨버터블.

4인승을 떠 올렸다. 맙소사 생각보다 엄청 많다. 벤츠 E클라스, BMW 3시리즈, 렉서스 Is, 인피니티 G37, 폭스바겐 EOS, 푸조 207 과 308, 볼보 C70, 미니 컨버터블, 머스탱.. 국내 시장 규모를 생각해 본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일단 비교적 공간이 적은 차들을 베제해 보니 E클라스, 3시리즈, G37, C70, 머스탱이 남았다. 미안하지만 상대적으로 재미가 떨어지는 2차종을 또 덜어냈다. 굳이 설명은 않겠다. G37은 하드톱 작동에 문제가 있었다. 지금은 해결이 되었겠지만 오너들의 불만은 상당했다. 역시 제외다.

독일의 자존심 벤츠와 BMW가 남았다. (A5는 수입 전)

네이밍으로 볼때 E클라스가 한단계 윗급이지만 실내 거주성은 비슷한 수준이고 동 배기량 대비 퍼포먼스가 3시리즈 컨버터블이 앞섰다. 앞으로 다른글에서 차차 풀어나가겠지만 코리안 패키지 구성하에 있는 BMW와 벤츠의 출력 비교는 의미가 없다. 벤츠 코리아가 한국시장을 고려해 가격을 맞춰 나가면 구형 엔진과 기어박스가 탑재되는 경우도 있다. 이말은 BMW로 즐길수 있는 출력을 벤츠에서 느끼려면 돈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소리다.

또 3시리즈는 하드톱이지만 E클라스는 소프트 톱. 거주 여건상 보안을 중시한 그분은 소프트톱을 부담스럽게 생각했다. 

E클라스 카브리올레의 장점도 많았지만 벤츠의 ´E´를 손에 넣으려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지불해야 했다. 결정적으로 ´BMW에 한번 발을 들인 이들´의 행동양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3시리즈 컨버터블을 선택 했다. 

3시리즈 컨버터블은 네임벨류, 운전의 재미, 거주성, 하드톱의 도회적인 이미지, 컨버터블의 낭만. 어느 하나 빠지는게 없는 놈이다. 이놈은 세계 최고의 컴팩트카 3시리즈 쿠페의 컨버터블 버전이다. 동 세그먼트 최고인 만큼 디자인이면 디자인 성능이면 성능 많은 것이 담보 되어있다. 하드톱 컨버터블 루프 라인은 구조상 균형미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대 BMW는 훌륭하게 해냈다. 톱을 열었을 때나 닫았을 때나 변함없이 아름답다.


이전 모델, E46의 컨버터블까지는 소프트톱이었다. 무게배분을 중시하는 BMW의 고집이었다. 때문에 현행 모델에 하드톱을 채용한 사실에 대해 팬들의 설왕설래가 많았다. 하지만 BMW는 철학이 확고한 메이커. 차량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은 대단했고 실제로 그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팬들의 우려와는 달리 전체 벨런스가 좋은 4인승 하드톱 컨버터블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두가지 엔진이 준비 되어 있다. 328i는 3리터 231마력 27.7kg.m 의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 335i는 3리터 306마력 40.8kg.m 의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이다. 자연흡기 사양은 세계 최고의 직렬 6기통 BMW 실키식스 엔진을 마음껏 돌려가며 타기에 모자람이 없고 335i의 트윈터보 사양은 M3가 부럽지 않은 강력한 펀치력을 선사해준다.

하체 셋팅은 솔직히 말해 ´BMW의 3시리즈´라는 타이틀을 갖기엔 조금 불만족스럽다. 4인승인 관계로 무거운 하드톱은 뒷시트와 뒷 차축을 넘어 저 멀리 트렁크 한구석에 수납된다. 축 바깥쪽에 하중이 실린다는 것, 운동성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끼치는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로 인해 톱을 닫았을땐 리어 써스팬션의 반응이 사납고 톱을 열었을때는 조금 무르다.

댐핑 스트로크는 쿠페나 세단에 비해 좀 긴편. 톱 개방 여부에 따라 변화되는 무게 중심 때문에 접지 확보에 애를 쓴 느낌이다. 전체적으론 톱을 열었을 때의 토털 벨런스에 치중한 셋팅이다. BMW의 특유 벨런스, 50:50의 무게배분을 느끼긴 조금 어렵고 섀시 강성도 조금 아쉽다. 이로 인해 335i 를 타는 이들이 M3로 옮겨가기도 한다.

아, 이건 어디까지나 ´BMW´, 또 3시리즈를 기준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타사 모델과 비교한다면 역시 BMW 셋팅이란 말이 나올 것이다. 또 운동성이 조금 떨어진다 한들 머리위로 지나가는 바람을 맞으며, 코너에서 BMW 엔진을 신나게 돌려대면 아무 생각도 안든다. 그저 이 차가 사랑스러울 뿐이다. 

톱 오픈시 개방감은 좀 떨어지지만 바람이 덜 들이쳐 정숙성은 만점.
 175cm 72kg의 대한민국 ´평균´ 체격의 필자가 올바른 시트 포지션을 잡으면 하늘이 눈에 안 들어온다. 4인승 비율을 유지하면서 A필러 각도와 윈드 쉴드 탑 엔드를 설정 해야 했으니 어쩔수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스티어링 휠을 잡아 빼고 패달로 부터 좀 떨어져 앉으면 딱 좋은 수준인데, 평균 이상의 체격을 가진 분이라면 불만이 없을 듯 하다. 컨버터블을 선택 할때 개방감과 실내 정숙성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구입시 비교 차종을 전부 시승해 볼 것을 권한다.

´4인승´은 ´2인승´이 상상도 못하는 여유를 제공한다. 2인승 컨버터블은 여성용 핸드백 하나 놓을 공간이 없다. 남성용 가방이라면 트렁크를 열어야 한다. 보통 불편한게 아니다.왠만해서 2명 이상 타지 않는 도시인들에게 뒷좌석 공간은 엄청난 장점이 된다. 특히 오픈상태로 주차된 차에 짐을 던져 넣고 떠나는 자유로움에 중독 되면 벗어나기 힘들다.

또 2인승 컨버터블은 대부분 등뒤가 격벽으로 막혀 리클라이닝(시트 등받이 조절)은 꿈도 못꾸지만 4인승은 가능하다. 의자를 젖히고 쉴수 없다는 것. 상상외로 엄청나게 불편하다.

게다가 이 격벽은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답답한 느낌을 주지만 4인승의 뒷공간은 색다른 여유를 제공한다.수년전 비슷한 시기에 벤츠의 2인승 로드스터 R171 SLK를 한달 정도 탄 적이 있다. 그때 역시 즐거웠지만 4인승 컨버터블이 주는 여유는 분명 다른 것이었다. 마치 보트를 탄 기분이랄까? 시승했던 시기는 벗꽃이 지던 때 였다. 톱을 열고 굽이진 와인딩 로드를 경쾌하게 달릴때 뒷자석에 들이치던 바람, 눈처럼 날리는 벛꽃들이 실내로 들이치던 그 순간, 내 눈 앞에 펼쳐졌던 풍경과 손끝의 느낌, 귓가에 맴돌던 음악과 곁에 머물었던 따뜻한 봄바람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그 찰나를 표현치 못하는 수준 낮은 내 글솜씨가 답답할 뿐이다.

톱을 열고 이런 여유로운 낭만에 빠졌을 때 살짝 물러진 쇽은 오히려 부드럽게 느껴졌으며 그속에 감춰진 정밀한 벨런스를 만끽할 때, 속도가 빠르냐 느리냐는 중요치 않았다. 단언컨대 이건 3시리즈 컨버터블만이 선사 할 수 있는 특별한 느낌이었다.


도심으로 돌아와 톱을 닫으면 순식간에 신사로 변신한다. 그것도 아주 잘 차려 입은 멋진 신사. 소프트 톱보다 무겁고 우아함이 떨어지지만, 하드톱은 고층 빌딩이 즐비한 광경에 온전히 녹아 들어 갈 수 있게 도와준다. 언제 그랬냐는듯 차가운 이미지로 도심의 생활을 가능하게 도와준달까? 하드톱의 장점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톱 개방 여부에 따라 변하는 이 녀석의 두 얼굴이 이 3시리즈 컨버터블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3시리즈 컨버터블은 주중 바쁜 도시생활과 주말에 여유와 낭만. 두가지 전부를 얻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선택되리라 생각한다. 이놈은 내게 잊지 못할 봄을 주었고 최근의 BMW가 얼마나 상품성이 높은 차를 만드는지 깨닫게 해 준 아주 고마운 놈이다. 

E93 3시리즈는 E30, E36, E46 을 거친 4세대지만 BMW 컨버터블의 역사를 짚고 올라가보면 낭만주의자들의 꿈 BMW 2002 컨버터블이 있다. 필자는 2002 컨버터블의 팬이기 때문에 3시리즈 컨버터블이 더욱 근사하게 보였다. (1시리즈 컨버는 수입이 안되는 관계로..) 2002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다 쓰자면 너무 방대해질테니 언젠가 다른 글을 통하여 풀어보겠다. (아래 첨부된 2번째 영상 Katy-Perry ´teenage dream´의 m/v에 등장하는 차가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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