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사이징, 전동화의 물결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V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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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 전동화의 물결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V8"
  • 모토야
  • 승인 2022.03.1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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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의 실린더가 양쪽에 각각 V형태를 이루며 배치되는 V8 엔진. V8 엔진은 가장 흔하게 쓰이는 V6나 궁극의 슈퍼카에 사용되는 V12 엔진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특징을 가지며, 예부터 고성능 자동차를 위한 심장으로 애용되어 왔다. V8은 미국에서 특히 더 사랑받는 엔진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식의 V8 엔진들은 5~6리터를 훌쩍 넘나드는 대배기량의 V8을 심장으로 하는 아메리칸 머슬카에서부터 강력한 견인력을 자랑하는 픽업트럭에 이르기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물론 V8은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에서도 오랫동안 사랑 받은 형태의 엔진으로, 스포츠카는 물론, 고급 세단에도 비교적 폭넓게 활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날로 엄격해져만 가는 배출가스 규제로 인해 그 설 자리를 많이 잃은 상태다. 이미 유럽 시장에서 V8은 소수의 고급 차종에만 적용되는 엔진이었고 배출가스 규제로 인해 그마저도 6기통 과급 엔진으로 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미국 시장에서도 승용차량에 사용되는 엔진의 절대다수는 6기통 혹은 직렬 4기통 엔진이 되어버린 지 오래이며, 그나마 얼마 극소수의 아메리칸 머슬카와 스포츠카들 후예들에게 사용되고 있으며, V8이 상식으로 통했던 픽업트럭 시장에서조차 V8은 6기통 과급 엔진들로 인해 주류에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V8은 아직 죽지 않았다. V8은 그동안 사용되었던 V12 엔진의 대체재로서 활용되는 것은 물론, 다운사이징과 전동화의 광풍 속에서도  내연기관으로서 가장 강력한 성능을 낼 수 있는, 그야말로 고성능 내연기관에게 있어서 '최후의 보루'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페라리 F154 엔진
최근 브랜드 최초의 V6 엔진을 탑재한 하이브리드 슈퍼카 296GTB를 내놓은 페라리지만, 현재 페라리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엔진은 다름아닌 이 F154 V8 엔진이다. 처음부터 과급기를 사용할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이 엔진은 뛰어난 성능과 효율성, 그리고 감각적인 질감을 갖춰 등장 이래 엔진 관련 부문의 상을 줄줄이 타간 바 있다. 이 엔진은 페라리 라인업 뿐만 아니라 마세라티의 거의 전차종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이 엔진은 총배기량은 세부 사양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3,797~3,902cc) 공통적으로  공통적으로 90도의 뱅크각(실린더와 실린더 사이의 각도)과 86.5mm의 실린더 보어(내경)를 갖는다. 실린더 헤드와 블록은 모두 알루미늄으로 제작되며, 실린더 헤드는 실린더 당 4밸브에 DOHC 방식을 취하고 캠 구동에는 타이밍 체인을 사용한다. 연료의 공급은 직접분사 방식을 채용하고 있으며 가변밸브타이밍 기구를 채용하고 있다. 이 엔진을 사용하는 페라리 양산차는 페라리의 GT 모델 로마와 포르토피노 M, F8 트리뷰토 등이 있으며, SF90 스트라달레에도 이 엔진이 사용된다.

맥라렌 M838T 엔진
맥라렌 오토모티브의 경우에는 첫 독자개발 양산차인 MP4-12C 이후로 지금까지 줄곧 이 V8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이 엔진은 오늘날 맥라렌 오토모티브의 근간을 만들어 준 심장이다. 이 엔진은 맥라렌이 F1 파트너였던 메르세데스와 결별하게 되면서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 엔진은 톰 워킨쇼 레이싱(TWR)이라는 팀이 인디카 레이스에 사용할 경주용 차량에 사용하기 위해 만들었던 3.5리터 V8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개발사는 과거 현대자동차의 독자 엔진 개발에도 도움을 주었던 영국의 리카르도 plc다.

이 엔진은 3.8리터의 총배기량을 갖는 V8 엔진으로, 처음부터 터보차저를 사용할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엔진이다. MP4-12C에 처음 탑재되었던 이 엔진은 통상 4.0리터 이상의 배기량을 가졌던  슈퍼카들 가운데 가장 작은 배기량을 가졌으면서도 그 동력 성능만큼은 자기보다 큰 배기량을 가진 엔진들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맥라렌의 M838T 엔진은 2014년에 출시된 650S는 물론, 21세기 최강의 슈퍼카 중 하나인 맥라렌 P1에 이르기까지, 720S 이전에 출시된 맥라렌 모델들의 심장으로 쓰였다.

BMW S63 엔진
BMW S63 엔진은 현행 BMW 그룹의 주력 V8 엔진이라 할 수 있는 BMW N63 엔진의 변형이다. S63 엔진은 그 중에서도 BMW 가문의 ‘종마’라고 할 수 있는 BMW M GmbH의 오리지널 M카들을 위한 엔진으로서 만들어진다. BMW M의 첫 트윈스크롤 터보 V8 엔진이라 할 수 있는 BMW S63 엔진은 2010년, BMW ‘X6 M’을 통해 처음으로 일반에 선보였다. S63 엔진은 전량 독일 뮌헨의 BMW 공장에서 생산된다.

BMW S63 엔진은 오로지 BMW M GmbH가 직접 만드는 오리지널 M카에만 사용된다. 퍼포먼스 브랜드로서 BMW M GmbH의 오늘을 상징하고 있는 엔진인 만큼, BMW 내부에서 만큼은 오직 M카에만 이 엔진이 허락된다. S63 엔진은 2009년 뉴욕 오토쇼에서 공개된 BMW 최강의 SAC(Sports Activity Coupe)로서 등장한 초대 ‘X6 M(E71)’를 통해 세상에 나타났으며, 10년이 지난 지금도 BMW M카의 핵심으로 기능하고 있다.

재규어 AJ-V8 엔진
재규어 AJ-V8 엔진은 1996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엔진으로, 1997년, 재규어 데임러 V8 모델에 처음으로 도입되면서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재규어 AJ-V8 엔진은 재규어가 90년대까지 사용해 왔던 대배기량 직렬 6기통 AJ16 계열 엔진과 V12 엔진들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기본적인 구조는 90도의 뱅크각을 가진 V형 8기통 엔진으로, 기통 당 4밸브의 DOHC(Double Overhead Cam) 밸브트레인을 사용하며, 사양에 따라 슈퍼차저를 탑재한 버전이 존재한다.

현행의 AJ-V8은 ‘AJ-V8 Gen.III’로 분류된다. 이 엔진은 재규어의 준대형 이상 차종 및 스포츠카 F-타입과 XK, 그리고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모델군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이 엔진은 애스턴 마틴에서도 독자적인 튜닝을 가해 V8 밴티지의 심장으로 사용하였으며, 포드의 경우 재규어를 산하에 두었던 시절에 링컨 차종 전용 사양으로 만들어진 3.9리터 버전을 공급받은 적이 있다.

아우디 4.0 V8 TFSI 엔진
이 엔진은 아우디의 가장 강력한 모델들이라 할 수 있는 'RS' 라인업에 사용되는 엔진으로, 배기량 대비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아우디 브랜드를 넘어 벤틀리, 람보르기니 차종에도 사용되고 있는 V8 엔진이다. 총배기량 3,993cc에 트윈터보차저를 사용해 뛰어난 동력성능과 응답성을 발휘하며, 직분사기구를 비롯한 다양한 첨단기술들이 적용되어 있다. 이 엔진을 사용하는 차종으로는 아우디 RS6와 RS7, RS Q8 등이 있으며, 아우디 브랜드 외로는 벤틀리 벤테이가, 람보르기니 우루스 등이 이 엔진을 사용한다. 

메르세데스-벤츠 M178 엔진
BMW에 S63 엔진이 있다면 메르세데스-AMG에는 M176, M177, M178의 트리오로 구성되는 바이터보 V8 엔진이 존재한다. 메르세데스-AMG 라인업에 사용되는 이 3종의 엔진 가운데 M178의 경우에는 그야말로 '궁극의 성능'을 위해 단련된 심장으로, 오직 메르세데스-AMG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AMG GT에만 사용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최신예 사양이자 궁극의 성능을 내는 M178 LS2의 경우에는 AMG GT 블랙 시리즈에만 사용되는 엔진으로, 730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과 800Nm에 달하는 무지막지한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GM LT4 엔진
최근 국내에서도 출시된 따끈따끈한 신차, 캐딜락 CT5-V 블랙윙에 탑재된 이 V8은 미국계 브랜드가 얼마나 'V8에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막강한 위력을 자랑한다. 이 엔진은 지금까지 GM 계열 양산차에 적용된 V8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엔진이다. 이 엔진은 1997년부터 GM이 사용하고 있는 LS계열 스몰블록 엔진의 5세대에 해당하는 유닛 중 하나로, 쉐보레 콜벳 Z06와 캐딜락 CTS-V에 적용된 엔진의 개량형이다.

총배기량 6,162cc(6.2리터)의 이 엔진은 여전히 고색창연한 실린더 당 2밸브의 OHV 밸브트레인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 성능은 전혀 고전적이지 않다. 이 엔진은 직분사기구와 가변밸브 타이밍 기구(VVT), 그리고 수퍼차저를 적용하고 있으며, 더욱 정교해진 엔진 제어를 통해  677마력, 91.9 kg.m의 괴물같은 힘을 발휘한다. 또한 이 엔진들은 마치 메르세데스-AMG의 엔진들과 같이, 한 명의 엔지니어가 모든 제작과정을 전담하는 제도로 생산이 이루어져, 엄격한 품질관리 하에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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