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탑건:매버릭" 속 전투기들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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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탑건:매버릭" 속 전투기들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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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0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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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만에 등장한 영화 '탑건(Top Gun)'의 후속작, 영화 "탑건:매버릭(Top Gun: Maverick)"이 6월 국내 개봉하면서 7월 3일 기준으로 관객 수 300만명을 돌파하며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침체되어 있었던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탑건:매버릭은 미 해군 항공대의 전투조종사 피트 "매버릭(Maverick, TAC네임)" 미첼 대령이 극초음속 유인기 프로젝트에 테스트 파일럿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탑건 스쿨에 교육생이 아닌, '교관'으로 부임하게 되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전투조종사를 중심으로 하는 영화인 만큼, 다양한 항공기들이 등장한다. 탑건:매버릭에 등장하는 다양한 전투기들을 알아본다. 내용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영화를 아직 관람하지 않은 이들은 영화를 관람하고 나서 보는 것을 권한다.

P-51 머스탱
영화 속 이야기가 시작되는 장면,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서 주인공인 피트 "매버릭" 미첼이 손수 정비를 하고 있었던 고색창연한 프로펠러 비행기의 정체는 제 2차세계대전 당시 등장하여, 한국전쟁에서도 맹활약을 펼친, P-51 머스탱이다. 연배가 있으신 분들에겐 '무스탕'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던 이 전투기는 미국 노스아메리칸에서 개발한 전투기(Pursuit)로, 우수한 기동력과 긴 항속거리를 이용해 폭격기들을 호위하는 임무를 맡았다. 영화 속에 등장한 머스탱은 배역을 맡은 톰 크루즈 본인이 실제로 소장하고 있는 기체라고 한다.

이 외에도 P-51 머스탱은 우리나라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 전투기다. 대한민국 공군이 창설된 이후 처음으로 운용한 전투기가 이 P-51 머스탱이기 때문이다. 전쟁이 발발한 다음 날인 6월 26일 미국에서 10대를 지원 받았는데, 이 때 이 머스탱을 조종했던 조종사들은 단 나흘간의 훈련만 받은 상태에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 10대의 머스탱은 무려 8,495회를 출격해가며 수많은 전과를 올렸다.

F/A-18E/F 슈퍼호넷
전작의 주인공이 F-14 톰캣이었다면, 본작의 주인공은 바로 F-18E/F 슈퍼호넷(Super Hornet, 이하 슈퍼 호넷)이다. 맥도널 더글라스가 개발한 경량급 함상 전폭기인 F/A-18 호넷(Hornet, 레거시 호넷)을 기반으로 대형화한 기종으로, 레거시 호넷과는 완전히 다른 체급으로 재설계된 별개의 기체다. 슈퍼 호넷은 1999년부터 미 해군에 배치되기 시작해, 신형 스텔스기인 F-35C가 배치되는 와중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미 해군의 주력 함상 전폭기다.

F/A-18E/F라는 제식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전투기는 공대공 전투 뿐만 아니라 대(對)지상 타격 임무도 수행하는 전폭기(戰爆機, Fighter-Bomber)이며, 현대의 기준으로 4.5세대 다목적 전투기(Multirole Fighter)라고 할 수 있는 기종이다. 슈퍼 호넷이 개발된 배경은 미 해군이 1960년대부터 운용하고 있었던 A-6 인트루더 함상 공격기의 노후화에 있었다. 당시 해군은 냉전의 종식과 이에 따른 예산 삭감으로 인해 함대방공 및 제공전투 임무를 맡을 F-14 톰캣들이 줄줄이 퇴역하고 있었던 것도 모자라 지상타격 임무를 맡고 있었던 A-6마저 퇴역이 임박하면서 전력에 공백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정부와 의회의 압력으로 울며 겨자먹기로 도입하고 있었던 레거시 호넷은 유지비용 절감 효과는 좋았으나 전반적인 성능은 불만족스러웠다. 물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레거시 호넷은 도입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개량이 이루어졌지만, 체급의 한계로 인해 짧은 전투행동반경을 극복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미 해군은 레거시 호넷의 설계 기반을 바탕으로 공중전과 지상타격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목적 대형 전투기를 개발했는데. 이것이 바로 F/A-18E/F 슈퍼호넷이다.

슈퍼 호넷은 '슈퍼'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레거시 호넷을 완전히 뛰어 넘는 체급 상승을 이루었다. 길이는 18.3m로, 레거시 호넷 대비 1.2m나 길어지고, 폭 또한 13.6m로 1.3m 더 커졌다. 높이는 4.88m로, 약 0.2m 더 높아졌다. 전반적으로 한 체급이 더 커진 크기를 가지며,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기종인 KF-16보다 훨씬 크며, 하이(High)급 전투기인 F-15K보다 약간 작은 수준이다. 여기에 고작 535km에 불과한 작전행동반경을 가진 레거시 호넷 대비 훨씬 상승한 722km의 작전행동반경을 가진다. 무장 탑재량도 크게 늘어, 공중전과 지상타격 등 다양한 임무를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슈퍼 호넷은 그동안 운용했던 F-14와 A-6들을 순차적으로 대체, 현재는 명실상부한 미 해군의 주력 함상 전술기로 자리 잡았다. 물론 이전에 운용했던 선배 전술기들에 비해 여전히 짧은 행동반경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는 하지만, 보조 연료탱크와 공중급유 기능 등을 유효하게 활용하여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여기에 미 해군에서는 A-6 인트루더 공격기 기반의 전자전기인 EA-6B 프라울러를 대체하기 위해 슈퍼 호넷을 기반으로 한 전자전기(電子戰機, Electronic-warfare aircraft)인 EA-18G 그라울러(Growler)까지 개발해 사용 중에 있다. 또한 신형 스텔스 전투기인 F-35C는 2019년에서야 초기 운용 능력을 획득했고, 전력화가 늦어지고 있으며, 미 해군이 슈퍼호넷의 성능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꽤 오랜 시간 동안 미 해군의 주력 함상 전폭기로 사용될 것이다.

F-14 톰캣
작전 브리핑 중 짤막하게 언급되며, 적국의 비행장 격납고에 주기되어 있는 상태로 등장했던 F-14 톰캣(이하 F-14)은 전작의 주인공이자, 본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기종으로 출연, 그 건재함을 과시한다. 이는 현재 현재의 가상적국인 이란이 팔레비 정권 시절에 미국에서 F-14를 사갔다가 현재의 이란에서도 운용되고 있는 것을 모티브로 한 듯하다.

F-14는 제 2차 세계대전 시기부터 미 해군의 걸작 함재기들을 만들어 왔던 그루먼(Grumman, 現 노스롭그루먼)사가 1960년대에 개발을 시작해 1974년부터 미 해군에서 도입해 운용했던 함재 전투기다. 특유의 가변익 구조와 더불어, 당대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 F-14는 현역 시절 내내 미 해군의 얼굴이 되었던 바 있다. 하지만 냉전의 종식 이후 대대적으로 불어닥친 군비 축소와 변화하는 전장 환경으로 인해 F-14는 급격하게 가치를 잃고 설 자리를 잃었고, 2000년대에 모두 퇴역하였다. 

F-14는 특유의 가변익이 돋보이는 외관이 특징이다. '역사 상 가장 아름다운 레시프로 전투기'로 영국의 수퍼마린 스핏파이어(Supermarine Spitfire)가 손꼽힌다면, F-14는 '역사 상 가장 아름다운 제트 전투기'로 손꼽힌다. 그리고  F-14의 아름다우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은 미국 뿐만 아니라 미국 외의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지는 각종 미디어 매체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마크로스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F-35C
미 해군의 최신예 전투기인 F-35C는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에서 잠시 스쳐 지나가는 컷으로 등장했다. F-35C는 이제 막 미 해군에서 운용되기 시작한 따끈따끈한 최신예 스텔스 함상 다목적 전투기다. 하지만 영화 상에서는 비중이 거의 없다시피한 수준으로 낮다. 그 이유는 이 기종이 현재 해군의 주력 전투기도 아닐 뿐더러, 스텔스기라는 특성으로 인해 첨단 디지털 기술 보다는 파일럿의 기량을 중요시하는 영화의 주제의식과도 맞지 않는 기종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더욱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면, F-35C는 복좌기(2인승)가 없어서 배우들이 탑승할 공간이 없는 것과 더불어, 보안 및 비용 상의 문제가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F-35는 1993년 발표된 3군(공군, 해군, 해병대) 통합 전투기 사업(Joint Strike Fighter) 사업으로부터 시작해 장장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크고 작은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며 완성에 이른 바 있다. 영화 속에서 잠깐 스쳐 지나간 F-35는 해군용인 F-35C형으로, CATOBAR(Catapult Assisted Take Off But Arrested Recovery) 방식으로 이착함을 하는 미 해군의 항공모함에서 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양이다. 지상이 아닌, 함상에서 운용하는 전투기이므로, 엔진부터 동체, 랜딩기어 등등의 세부 사양에서 공군형인 A형과 다른 점이 많다.

여담으로 대한민국에서는 3차 F-X 사업을 통해 공군형인 F-35A형을 선정, 2018년부터 출고를 시작해 2019년부터 전력화를 선언한 바 있다. 대한민국 공군의 F-35A는 대한민국 공군이 사상 처음으로 보유하게 되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이기도 하다.

Su-57
영화의 초반부터 '5세대 전투기'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슈퍼 호넷으로는 상대할 수 없는 기체"라고 내내 강조되었던 이 전투기는 정확한 기종명을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여러모로 러시아 수호이(JSC Sukhoi Company)의 최신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Su-57 펠론(Felon, NATO 코드명)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 전투기는 매버릭과 루스터가 적국의 F-14를 탈취해 도망치는 과정에서 엄청난 위압감과 함께 등장하며, "흉악범"이라는 NATO 코드명에 걸맞게 흉악한 기동성능을 자랑하며 매버릭과 루스터를 기겁하게 만든다. 영화 속에서 등장한 이른 바 '무중력 기동'은 현실의 Su-57도 가능한 기동이라고 한다.

러시아군 역사 상 최초의 실용 스텔스 전투기인 Su-57은 소련시절부터 축적해 온 러시아 항공기술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는 전투기다. 한창 개발되고 있을 2010년 초중반 당시에는 수호이 사내명인 T-50, 혹은 개발명인 'PAK-FA'로 불리고 있었지만 2017년 러시아 항공우주군이 'Su-57'이라는 제식명을 부여하면서 지금의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스텔스 성능과 더불어, 종래의 전투기들에 없는 고기동성을 양립한 5세대 전투기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사정으로 인해 양산이 지지부진하고 있는 상황으로 근시일내에 대량생산이 이루어질 지에 대한 여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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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80 2022-07-12 23:07:27
영화 보고 나서 궁금했는데 많은 도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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