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메리칸 머슬도 전기차로? - 닷지 차저 SRT 데이토나 컨셉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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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메리칸 머슬도 전기차로? - 닷지 차저 SRT 데이토나 컨셉트 공개!
  • 박병하
  • 승인 2022.08.18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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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머슬(American Muscle)'은 핫 로드(Hot Rod), 픽업트럭(Pickup Truck) 등과 함께, 미국 자동차문화를 상징하는 존재다. 아메리칸 머슬카는 1950년대의 핫 로드에 이어, 1960~70년대에 지극히 미국적인 방법론으로 만들어진 고성능 자동차라고 할 수 있다.

아메리칸 머슬이 고성능을 실현하는 방식은 유럽식의 스포츠카와는 전혀 다른 방향성과 방법론으로 완성된다. 유럽식의 스포츠카들은 파워는 물론, 운동성에 이르는 전반적인 밸런스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소한의 차체 크기에 작은 배기량으로도 큰 힘을 낼 수 있는 엔진을 힘겹게 우겨 넣어야 하는 반면, 아메리칸 머슬카는 미국식의 크고 우람한 차체에 큰 힘을 낼 수 있는 대배기량 V형 8기통 엔진을 얹어 완성된다. 만약에 그 V8 엔진의 밸브트레인이 고전적인 OHV(OverHead Valve) 방식을 사용하고, 어마어마하게 큰 스로틀 바디와 카뷰레터(기화기)를 사용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이러한 머슬카들 가운데, 닷지 차저(Dodge Charger)는 가장 전설적인 존재로 손꼽히는 차다. 특히 1970년대의 닷지 차저, 그 중에서도 R/T가 붙는 모델은 크라이슬러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426 헤미(HEMI)'엔진을 탑재한 모델이다. 426 헤미엔진은 1964년 데이토나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나스카 레이스에서 포디움을 싹쓸이한 플리머스 벨버디어(Plymouth Belvedere) 경주차에 사용된 레이스 헤미(Race HEMI)엔진을 일반도로용으로 개량한 것으로, 이 엔진을 탑재한 차들로는 플리머스 바라쿠다, 닷지 챌린저, 닷지 차저 데이토나 등, 크라이슬러 그룹 내에서 반짝이는 명차들로 손꼽힌다.

특히 영화 '분노의 질주(Fast & Furious)' 시리즈를 초기부터 접해왔던 이들이라면 이 차량이 상당히 익숙할 것이다. 故 폴 워커가 분(扮)한 브라이언 오코너와 함께 시리즈의 두 주역 중 한 명인 '도미닉 토레토(빈 디젤 扮)'의 동반자와도 같은 1970년형 닷지 차저 R/T를 기억할 것이다. 물론 작중에서 워낙 험한 꼴을 자주 보기 때문에 결코 취급이 좋다고는 못하지만, 이 차를 통해 아메리칸 머슬의 '상남자'스러운 매력에 빠져든 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스텔란티스 그룹에서 아메리칸 머슬을 상징하는 닷지 차저의 전동화 컨셉트를 내놓았다. 그것도 '닷지 차저 데이토나 SRT(Dodge Charger Daytona SRT)'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닷지는 "전동화된 아메리칸 머슬의 미래"라며 본 컨셉트카를 소개한다.

닷지 차저 데이토나 SRT 컨셉트의 외관은 현행의 세단형 닷지 차저를 2도어 쿠페형으로 다시 디자인한 듯한 모습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시선을 끌어당기는 부분은 바로 전면부다. 닷지 차저 데이토나 SRT 컨셉트의 전면부 디자인은 1970년형 닷지 차저 R/T의 모습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시금 구현해낸 점이 인상깊게 다가온다. 특유의 역 슬렌트형 노즈와 더불어, 헤드램프가 내부에 설치되는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1970년대 차저의 그 모습을 단번에 연상시킨다.

반면 헤드램프의 경우에는 1970년형 닷지 차저 R/T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모티브가 되었을 닷지 차저 R/T는 소등시에는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에 숨어 있다가 점등시 전방으로 180도 회전하면서 나타나는 리트럭터블 헤드램프를 적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컨셉트카의 헤드램프는 블랙베젤이 적용된 것으로 보이는 슬림한 LED 램프를 적용함과 더불어, 라디에이터 그릴 둘레를 무드조명처럼 두르고 있는 LED 주간상시등으로 시선을 끌어당겨, 시각적으로 눈에 덜 띄게 만들고 있다. 이는 리트럭터블 헤드램프를 양산차에 적용할 수 없는 현재의 실정에 맞추면서도 1970년대 차저의 인상을 재현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전면부에는 반전이 숨어 있다. 이 차를 처음 보았을 때 라디에이터 그릴로 착각했던 이 부위는 사실, 공력성능의 향상을 위한 초대형 프론트 윙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 덕분에 머슬카 특유의 각진 형상으로 인해 초래되는 공기저항은 크게 줄이면서도, 프론트의 다운포스를 높여 안정적인 고속주행을 실현할 수 있다고 한다. 'R-윙(R-Wing)'이라고 명명된 이 독특한 프론트 윙 구조는 전설적인 닷지 차저 데이토나의 요소를 현대적인 방법론으로 융합한 것이라고 한다.

측면의 실루엣은 근육질 사나이가 멋지게 정장을 차려입은 듯한, 그 시절의 차저가 가졌던 맵시를 잘 재현하고 있으면서도, 현행의 닷지 차저와 챌린저 간의 연결점도 엿보인다. 또한 현대적인 고성능차의 스타일에 걸맞게, 낮게 깔려 있는 차체와 튼실한 볼륨감도 멋스럽다. 여기에 전용으로 디자인한 이중 스포크 형상의 독특한 휠과 강렬한 레드 컬러의 브램보 브레이크 캘리퍼도 고성능차 다운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뒷모습에서는 1차로 특유의 일체형 테일램프에 시선이 간다. 그러다가 아래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면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진 것 같은 느낌과 더불어, 아메리칸 머슬의 팬이라면 배신감마저 느낄 수도 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대배기량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테일파이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이 차가 전기차라는 것을 비로소 실감하게 될 것이다.

인테리어는 현행의 닷지 챌린저에 적용되고 있는 인테리어를 토대로 한층 현대화한 구조를 띄고 있다. 운전석을 향해 약간 틀어져 있는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대화면의 터치스크린을 배치하고 송풍구는 그 아래쪽에 가로형으로 배치하고 있으며, 센터 터널은 한층 더 올라 온 모양새를 띄고 있다. 여기에 기존의 가로 바 형태의 시프트 레버를 버리고 전통의 권총 손잡이형 기어 스틱을 재해석한 디자인의 시프트 레버를 적용했다. 또한, 기어 셀렉터 레버 뒤편에는 별도의 론치 콘트롤 모드 버튼으로 추정되는 스위치도 위치한다.

좌석 배치는 2+2 구성이지만, 앞좌석과 뒷좌석에 보두 버킷시트를 사용한다. 물론 양산화가 된다면 시트의 구성은 완전히 바뀔 수도 있지만 적어도 성인 4명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내 전반을 두르고 있는 붉은색의 간접조명 또한 고성능 자동차의 강렬한 분위기를 살려준다.

이 컨셉트카는 제목에서도 언급했듯이, '전기차'다. 이 차는 1970년, 나스카 최초로 200mph(약 321.8km/h)의 벽을 돌파한 차저 데이토나의 이름을 계승하고 있고, 전기차 특성 상 내연기관 차량 대비 중량이 훨씬 더 무거운 관계로, 훨씬 강력한 동력성능을 내는 구동계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차량에는 통상의 전기차들이 사용하는 400V 기반 시스템이 아닌, '밴쉬(Banshee)'라 명명된 800V 기반의 시스템을 사용한다. 여기에 새롭게 개발한 전동구동계용 다단변속기인 eRupt를 사용해 더욱 뛰어난 고속 성능을 낼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닷지에서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가장 강력한 닷지 챌린저 SRT 수퍼 스톡(Dodge Challenger SRT Super Stock)의 807마력보다 더 강력한 동력계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모든 주요 성능 지표에서 헬캣의 V8 엔진을 사용하는 사촌들보다 더 빠를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순간적으로 출력을 끌어올리는 파워샷(PowerShot) 기능도 제공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닷지 차저 데이토나 SRT 컨셉트는 전기차지만, 통상의 고요한 전기차들과는 다르게,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내연기관 기반의 SRT 헬캣 버전과 동일한 126dB의 소음을 발생시킨다고 한다. 즉, 전기차이면서도 아메리칸 머슬의 우렁차고 웅장한 배기음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이 차는 컨셉트로 공개되었지만, 현지 매체에서는 이 차가 빠르면 2024년도를 전후하여 양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 차가 진정한 '아메리칸 머슬'로서 미국인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그리고 현재 전기차 개발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닷지가 이 차의 공개와 함께 내건 목표치를 빠른 시간 안에 달성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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