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성능 과시하는 오리지널 하이브리드 M카 - BMW XM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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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성능 과시하는 오리지널 하이브리드 M카 - BMW XM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23.05.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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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모터스포츠와 고성능차량을 전담하는 M 디비전(BMW M GmbH)의 첫 차, M1이 탄생한 지 45주년이 되었다. 그리고 BMW는 이 특별한 해를 기념하기 위해, 근 반세기만에 M1의 뒤를 이를 차세대 오리지널 M카를 선보였다. 하지만 새로운 M카는 등장과 동시에 복잡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정통 미드엔진 슈퍼카였던 M1과 달리, 덩치 큰 SUV인 것도 모자라서 무거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이하 PHEV) 구동계까지 탑재하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에 시승할 차가 바로 그 차, XM이다. 근 반세기만에, SUV의 모습으로 나타난 오리지널 M카 XM을 시승하며 그 진가를 알아본다. 부가세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2억 2,190만원.

XM의 외관은 현재 BMW가 플래그십 제품군부터 적용해 나가고 있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로 빚어져 있다. 그리고 그러한 디자인 언어를 한층 과감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특히 전면부는 이미 신형 7시리즈 및 X7 등에 적용된 바 있는 상하 분리형의 헤드램프를 적용함과 더불어 8각형의 대형 키드니 그릴이 두드러진다. 이 팔각형 키드니 그릴은 안쪽에 별도의 면발광형 LED 램프가 적용되어 있어, 야간에는 LED 주간상시등과 더불어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 낸다. 헤드램프 또한 LED를 사용하고 있으며, 우수한 광량으로 쾌적한 야간운전 환경을 만들어준다. 이 외에 범퍼 등의 디자인에서는 우수한 공력 특성을 얻기 위해 양 끝단에 에어로포일을 설치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굉장히 과격하고 우락부락한 인상으로 인해, 사나운 맹수 같은 느낌을 준다.

측면에서는 육중한 덩치를 실감할 수 있다. BMW XM의 차체 길이는 5,110mm에 휠베이스는 3,105mm에 달해, 대형급 SUV의 몸집임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폭과 높이는 각각 2,005mm, 1,755mm로 이 또한 대형 SUV들 가운데서도 상당히 큰 축에 속한다. 특히 경쟁상대로 지목되는 포르쉐 카이엔이나 람보르기니 우루스 등을 상회하는 크기라는 점이 포인트다. 반면, 차량 자체의 실루엣은 상당히 날렵한 스타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차량의 어깨선부터 시작해서 윈도우 라인으로 휘감는 형상의 측면 장식이 독특한 느낌을 전달한다. 특히 시승차의 경우에는 이 장식이 황동빛으로 마감된 전용 색상이 적용되어 차체 색상과 세련된 대비를 이루며 인상적인 스타일을 연출한다. 또한 블랙 하이글로스 페인팅으로 마감된 도어 핸들에는 입체적으로 만들어진 다각형 패턴이 눈에 띈다. 타이어는 전륜에 275/40 R22, 후륜에 315/35 R22 규격을 사용하며, 전용 22인치 알로이 휠은 BMW 로고가 대문짝만하게 양각된 휠캡으로, 전면부의 그릴 조명과 더불어 한층 과시적인 디테일을 보여준다.

뒷모습 역시 고성능 차종임을 강조하는 대담한 스타일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입체적으로 도드라지는 가로형 테일램프와 과격한 스타일이 돋보이는 범퍼 하부 디자인, 그리고 세로로 배치되어 있는 테일 파이프 등이 인상적인 뒷모습을 완성한다. 대형의 체급이면서도 스포티함을 크게 강조하고 있는 외관 디자인이며, BMW의 다른 SUV 라인업과도 한층 차별화된 외관을 보인다.

인테리어는 과격하기 짝이 없는 외관과 크게 상반되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특히 시승차의 경우에는 독특한 브라운 & 블루 투 톤 컬러로 구성하고 군데군데에 빛나는 메탈과 카본 장식으로 꾸민 인테리어는 다른 BMW 모델들과는 확연히 다른, XM만의 감각을 연출한다.

또한 M 전용 스티어링 휠과 시프트 노브, 전용 페달 등, 초고성능 모델임을 강조하는 디테일들이 적용되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내부의 마감품질 또한 BMW의 모든 모델들 가운데 가히 최상급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최고급 스포츠카이자 SUV임을 보여준다. 대형의 중앙 디스플레이는 XM 전용 UI(User Interface)로 디자인된 iDrive 시스템을 적용해, 독특한 시각적 효과와 더불어 편의성을 도모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상부에는 XM 전용으로 만들어진 독특한 파라매트릭 패턴의 소재가 적용되어 있다. 통상 파노라마 선루프의 절개부로 사용되는 이 공간을 이러한 방식으로 꾸민 것은 상당히 독특한 부분이며, 심지어 색상도 브라운 알칸타라 소재로 마감된 헤드라이너와 상반된 블루 알칸타라를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간접조명까지 적용해 시각적으로 넓은 공간감과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XM의 앞좌석은 고성능 차종의 것에 걸맞은 본격적인 스포츠 시트가 적용되어 있다. XM 전용 스포츠 시트는 일견으로는 헤드레스트 일체형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헤드레스트는 독립식이며, 전동식으로 높이를 조정 가능하다. 이 뿐만 아니라 등받이 상부에 해당하는 어깨받침의 각도, 사이드 볼스터(시트 등받이의 날개 부분), 착좌부 앞쪽의 허벅지 받침과 착좌부 좌우측의 날개 부분까지도 전동식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앞좌석은 3단계의 열선과 통풍 기능, 그리고 마사지 기능까지 제공한다. 단, 마사지의 강도는 다른 차량용의 마사지 기능에 비해 강도가 다소 약한 편이다.

뒷좌석은 체급에 걸맞게 널찍하고 넉넉한 공간과 함께, 우수한 착좌감을 제공한다. 성인 남성에게도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며, 독립식 공조장치와 열선 기능을 비롯한 다양한 편의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뒷좌석의 등받이는 대형급의 SUV임에도 불구하고 리클라이닝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다른 공간은 여유가 있지만 머리공간은 날렵하게 빠진 루프라인으로 인해 머리공간은 약간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BMW XM의 트렁크 용량은 500리터로, 통상적인 중형~준대형급 세단에 비해 큰 편이지만, 체급 자체에 비해서는 약간 작은 편이다. 특히 상단의 칸막이 위쪽의 공간이 작고, 트렁크 바닥이 상당히 높은 편이기에 체감 상으로는 작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단, 내부 공간 설계는 돌출부가 거의 없이 평탄하게 설계되어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한 구조로 되어 있다. 뒷좌석을 모두 접게 되면, 총 1,510리터까지 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BMW XM은 BMW M 디비전 역사 상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구동계를 적용한 차다. XM의 PHEV 시스템은 주 동력을 담당하는 4.4리터 V8 엔진과 전기 모터로 구성되는데, 엔진은 489마력의 최고출력과 66.3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전기 모터는 197마력의 성능을 낸다. 이 두 가지 동력원의 동력을 합산하면 총 653마력의 최고출력과 81.6kg.m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그런데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의 동력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굉장히 무거운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MW XM은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단 4.3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또한 XM은 통상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대비 한층 대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하므로, 충분한 동력을 보유한 전기모터를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전기모터 단독으로도 추진이 가능한데, 이 때에는 최고 140km/h까지 가속할 수 있고, 환경부  인증 기준으로 최대 62km를 주행할 수 있다. 따라서 왕복 30km 이내의 근거리 통근용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전기차처럼 운용도 가능한데, 이 전기차 모드 하에서는 BMW 그룹과 영화음악 작곡가 한스 짐머가 공동 개발한 BMW 아이코닉사운드 일렉트릭이 흘러나오며 XM의 성향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분위기를 제공한다.

이러한 이유로 BMW XM은 일상에서는 상당히 조용하고 편안한 차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아니다. BMW XM을 운행하다 보면,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로 인한 소음이 강하게 차내로 파고든다. 시승차는 피렐리 P-제로 HL 타이어를 사용하는데, 이 타이어는 마른 노면에서의 접지력을 가장 우선하는 초고성능 타이어다. 정숙성에 대한 배려가 떨어지지만 강력한 접지력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타이어를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엔진까지 가동을 시작하면 이 소음과 뒤섞여 차내에 긴장감을 불러 일으킬 정도가 된다. 그러면서도 의외로 외부 소음 유입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승차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SUV의 그것과는 크게 다르다. BMW XM의 승차감은 상당히 단단한데, 단순히 단단한 느낌미나 있는 것이 아니라 노면의 굴곡을 샅샅이 훑는 느낌을 준다. 굴곡이 있는 노면을 지날 때마다 노면의 정보가 손목과 등허리로 낱낱이 들어 오는 느낌이다. 이는 대단히 전형적인 초고성능 스포츠카의 그것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운전을 하는 내내 긴장감을 늦추게 만들지 않는 이러한 성향은 성능중심의 차를 선호하는 운전자에게는 독특한 경험으로 다가오겠지만, 일반적인 고급 SUV로 접근하려는 이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일상적인 운행 환경에서 몇 가지 신경 쓰이는 요소가 더 있는데, 그것은 발차(發車)할 때와 정차할 때의 움직임이다. 발차할 때에는 가속페달을 정말로 조심해서 조작하지 않으면 차가 고삐 풀린 야수처럼 뛰어 나가려고 하고, 정차할 때 브레이크 페달을 최대한 조심스럽게 조작하지 않으면 노면에 내리 꽂듯이 잡아 세우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자동차를 운행하듯이 편하게 몰려고 하다가 당황스러운 상황에 종종 직면할 수도 있다. 

가속성능은 가히 오리지널 M 차종에 걸맞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선보인다. 마치 항공모함의 사출기(Catapult)처럼, 공차중량만 2.75톤에 달하는 XM에 가열찬 추진력을 선사한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한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은 오른발에 강하게 힘을 주게 되면 0→100km/h 가속 시간 4.3초의 막강한 위력을 몸소 체감할 수 있다. 성난 야수처럼 달려드는 XM의 힘은 스스로 오리지널 M카이자, 슈퍼카 'M1'의 후계자임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핸들링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까지 경험했던 SUV들 가운데 가장 신기한 경험을 안겨준다. 몸집과 몸무게에 맞지 않다 싶을 정도로 민첩하고 직관적인 조종성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단단하고 노면을 낱낱이 훑는 느낌의 서스펜션 세팅과 타이어 세팅, 스티어링 시스템 하나하나까지 스포츠카의 것에 상응하는 감각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의도에 놀랄 만큼 빠릿빠릿하게 반응한다. 특히 5미터를 넘는 길이에 몸무게도 2톤을 훌쩍 넘어 장비중량 기준으로 3톤에 다다르는 SUV가 이토록 정확하고 민첩하게 몸을 움직여 주니 그것만으로도 실로 기묘한 경험이다. 이토록 스포츠카스러운 성향으로 기묘한 경험을 안겨주는 SUV는 손에 꼽는다.

이렇게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 준 BMW XM은 연비 면에서도 인상적이다. 4.4리터 V8 엔진을 사용하는 차종임에도 공인연비가 도심 9.6km/l, 고속도로 10.4km/l, 복합 10.0km/l에 달하는데 실제로도 전기모터를 잘 활용하게 되면 이보다 더 적은 연료로도 주행을 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BMW 차선 유지 보조 기능, 스탑 앤 고 기능이 포함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이 포함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기본 탑재되는데, 차로 변경 기능이 추가되어 방향지시등 작동 시 차량 스스로 옆 차로로 이동할 수도 있다.

거진 반세기만에 태어난 BMW M1의 후계자 XM은 비록 SUV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그 성격과 경험은 지극히 스포츠카에 가까운 차다. 성능이 뛰어난 SUV를 두고 "SUV의 탈을 쓴 스포츠카"라는 표현을 하곤 하는데, 이는 본래 지극히 비유적인 표현이지만, BMW XM은 체감 상, 이와 가장 가깝게 완성된 차라는 생각이 든다. 일상에서는 SUV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불편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SUV에서 접하기 어려운 실로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는 BMW XM은 SUV의 시대라고 해도 무방한 오늘날, 가장 트렌디한 스타일로 재탄생한 새로운 시대의 오리지널 M카라고 할 수 있는 특별한 자동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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