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파나메라 S 시승기
상태바
포르쉐 파나메라 S 시승기
  • 류민
  • 승인 2012.03.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 나메라는 출시 당시 팬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다.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처음 만드는 세단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포르쉐는 보란 듯이 해냈다. 파나메라에 세단이라고 믿기 힘든 운동성을 담아냈다. 파나메라는 스포츠 세단의 강자들 틈을 단숨에 헤집고 들어갔다. 그리고 자신의 입지를 굳게 다지는데 성공했다. 




 

얌전하다. 파나메라의 앞모습 말이다. ‘성능을 생각하면 좀 더 과격해도 될 텐데’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카레라 GT의 앞모습을 연상시키는 당당함에 압도당했다.

전 체 비율부터 위압적이다. 차체 길이는 5m에 살짝 못 미친다. 그러나 너비는 동급에서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로 넓다. 차체가 사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가운데가 거우듬하게 부푼 보닛이 흉흉한 성능을 암시한다. 끝을 치켜 올린 헤드램프와 싸늘한 느낌의 주간주행등 역시 으스스한 분위기다.

앞 펜더 끝자락엔 방향지시등과 보닛 속의 열기를 빼내기 위한 구멍을 달았다. 방열 구멍은 카레라 GT를 연상시킨다. 그런데 기능보다 스포츠 세단이란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디자인적 표현에 가까워 보인다. 창문의 형태, 풍만함이 강조된 어깨선, 지붕에서 꽁무니로 이어진 곡선은 영락없는 포르쉐다.

거대한 해치도어는 지붕에서 내려오는 라인을 따라 뒤 펜더와 만난다. 도어 속엔 445L 용량의 짐 공간이 있다. 뒷좌석을 접으면 1263L까지 늘어난다. 모델에 따라 트렁크의 크기는 약간씩 차이난다. 그러나 4명분 짐을 넉넉하게 담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게 포르쉐 측의 설명이다.

해치 도어 밑엔 스포일러를 달았다. 시속 90㎞가 되면 자동으로 올라온다. 파나메라 GTS와 터보, 터보 S는 솟아 오른 뒤 다시 양쪽으로 펴진다. 고속에서 차체를 꾹 눌러주기 위해서다. 머플러는 뒤 범퍼 좌우로 각각 2개씩 뽑아냈다. 이 차의 성격을 암시하는 요소다.
 




파나메라는 4도어, 4인승이다. 도어를 열면 한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 기다린다. 포르쉐 스포츠 세단답게 전좌석이 버킷 타입이다.
실내에서는 높고 넓은 센터콘솔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콘솔은 뒷좌석까지 뻗어나가 공간을 자연스럽게 좌우로 나눈다. 앞좌석과 콘솔이 파나메라의 실내를 4등분한다.

대시보드 가운데엔 각종 정보를 확인하고 설정할 수 있는 화면이 자리한다.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기능도 품었다.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의 영어 앞 글자를 따서 PCM이라고 부른다.

센 터콘솔은 모니터 바로 밑에서 시작된다. 센터콘솔의 변속레버 주위로 각종 버튼을 달았다. 좌우대칭으로 겹겹이 V 모양을 이룬 스위치는 실내를 좀 더 화려하게 보이는 데 한 몫한다. 계기판엔 타코미터를 기준으로 좌우 2개씩 총 5개의 원반을 심었다. 시동 키 꼽는 구멍은 911처럼 스티어링 휠 왼쪽에 마련했다.

시승차는 파나메라 S다. 엔진은 V8 4.8L로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51㎏·m를 뿜어낸다. 옵션인 7단 PDK(포르쉐의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와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도 갖췄다. 

어 떤 상황에서도 가속 페달을 힘껏 밟으면 2040㎏의 육중한 차체가 무서운 기세로 달려 나간다. 빠른 가속의 비결로 강력한 엔진과 더불어 PDK를 꼽을 수 있다. 급가속은 물론 운전자가 원하는 변속을 귀신처럼 잽싸게 해치운다. 토크컨버터 대신 톱니끼리 꽉 맞물려 도는 만큼 직결감도 뛰어나다. 

0→시속 100㎞ 가속은 5.4초.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에 포함된 론치 컨트롤을 쓰면 5.2초까지 단축된다. 가속보다 감속은 더 빠르다.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얹으면 피스톤 6개가 지름 360㎜짜리 앞 디스크, 피스톤 4개가 330㎜의 뒤 디스크를 인정사정 없이 깨문다.

파나메라 S의 진가는 가·감속뿐 아니라 경쾌한 몸놀림에서도 드러난다. 덩치를 느끼기 힘들 만큼 민첩하다. 단단하되 편안한 서스펜션을 갖춘 덕분이다. 파나메라 S는 전자식 감쇠력 조절 서스펜션을 갖춘다.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의 이니셜을 따서 PASM이라고 부른다. 느긋하게 달릴 땐 부드럽고, 과격하게 몰 땐 단단해진다. 센터콘솔의 스위치로 단단한 정도를 인위적으로 정할 수도 있다. PASM은 파나메라와 파나메라4, 파나메라 디젤에서는 옵션이고, 그 밖의 모델에선 기본이다.

스티어링은 민감하다. 탄탄한 차체와 서스펜션이 뒷받침된 까닭이다. 스티어링 휠에 손가락만 스쳐도 앞머리가 움찔거린다. 또한, 저속에선 가볍고 고속에선 묵직해진다. 가변비율 스티어링 기어도 품었다. 그래서 고속주행 때 미세하게 조작할 땐 더디게 꺾인다. 반대로 주차하면서 과감히 조작할 땐 휙휙 꺾인다.

포르쉐가 파나메라를 4도어 포르쉐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피부와 와 닿는다. 포르쉐의 다른 스포츠카와 느낌이 고스란히 겹치기 때문이다. 




파나메라는 자연흡기와 터보 엔진, 뒷바퀴와 네 바퀴, 가솔린과 디젤, 하이브리드 등 총 9가지 모델로 나뉜다. 

기본형 파나메라와 여기에 사륜구동을 더한 파나메라4는 V6 3.6L 엔진을 얹는다. 최고출력은 300마력, 최대토크는 40.8kg·m다. 기본형이지만 0→시속 100㎞ 가속을 6.1(파나메라 4)와 6.3초에 끊는다.

파나메라 디젤은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56.1㎏·m를 낸다. 기본형 파나메라보다 가속은 조금 더디지만(6.8초) 11.8㎞/L의 연비를 자랑한다.

파나메라 S 하이브리드는 V6 3.0L 엔진에 수퍼차저와 전기모터를 달았다. 최고출력 333마력, 최대토크 44.9㎏·m, 10.2㎞/L의 연비를 뽐낸다. 0→시속 100㎞ 가속 역시 6.0초로 부족함 없다.

이번에 시승한 파나메라 S와 같은 엔진에 사륜구동을 더한 파나메라 4S는 0→시속 100㎞ 가속을 5.0초에 끝낸다. 파나메라 S보다 0.4초 더 빠르다. 

파 나메라S와 같은 엔진에 터보차저를 단 파나메라 터보는 500마력, 71.4㎏·m를 낸다. 터보 S는 550마력, 76.5㎏·m로 한 수 위다. 0→시속 100㎞ 가속은 터보 4.1초, 터보 S 3.8초. 최고속도는 터보가 시속 303㎞, 터보 S가 시속 306㎞다. 둘 다 사륜구동이 기본이다.

2단계 팽창 에어백과 각종 충돌에 대비한 섀시, 프리텐션 기능 시트벨트 등의 안전장치가 기본이다. 포르쉐 엔트리 드라이브,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 뒷좌석 모니터, 보스 또는 버메스터 사운드 시스템 등의 다양한 편의장비는 옵션으로 고를 수 있다.

포르쉐는 카이엔으로 SUV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엔 파나메라로 스포츠 세단을 다시 정의했다. 후발 주자로서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포르쉐는 해냈다. 파나메라는 스포츠카를 타고 싶되 뒷좌석이 아쉬운 이들에게 최고의 선택이다. 안락함과 짜릿함을 모두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글, 사진 | 류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